팝음악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싱어송라이터 아델이 1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5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트로피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감성이 풍부한 이라면 '아델'의 노래 '섬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를 듣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을지 모른다. 12일 열린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상'을 비롯해 6개 부분을 휩쓴 영국 여가수 아델의 노래는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들며 사랑을 받고 있는 걸까. 월스트리트 저널(WSJ) 인터넷판은 13일 아델의 노래 '섬원 라이크 유'가 사람들을 울리는 이유를 분석했다.
심리학자들은 듣는 이의 강한 감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특정한 멜로디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멜로디가 슬픈 가사, 파워 있는 목소리와 결합되면 인간의 뇌에 큰 자극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존 슬로보다는 20년 전 한 실험을 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눈물이 나거나 소름이 돋는 등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멜로디 구절을 고르게 했다. 참가자들이 고른 20개 멜로디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20개 중 18개의 멜로디가 '아포자투라(앞꾸밈음)'라는 음악적인 요소를 갖고 잇었다.
'아포자투라'는 약간의 불협화음을 만들어 내는 일종의 꾸밈음인데, 듣는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부여한다. 연구에 참가한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의 심리학자 마틴 건 교수는 "예상을 벗어났던 멜로디가 예상한 대로 돌아오게 되면, 듣는 사람의 긴장은 풀어진다. 그리고 이런 이완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런 '음악적 긴장 해소'의 순간에 소름이 돋는다. 하나의 음악 안에서 몇개의 아포자투라가 이어질 때 사람들의 감정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고, 이것이 고조되면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델과 댄 윌슨이 함께 만든 노래 '섬원 라이크 유'는 아포자투라와 유사한 꾸밈음을 갖고 있다. 거기에 아델은 노래 곳곳에서 목소리의 음량과 세기를 조절해 미니 롤러코스터와 같은 작은 긴장과 이완을 만들어낸다.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그리고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등에도 이처럼 감정적인 반응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담겨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다른 특징은 부드럽게 시작해 갑자기 커진다는 것이다. 감정을 움직이는 음악들은 도중에 새로운 악기나 화음, 또는 목소리가 돌연 등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섬원 라이크 유' 역시 처음에는 부드럽게 시작해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 잔잔하고 슬픈 가사가 센티멘털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후렴구가 시작되면 아델의 목소리는 한 옥타브 상승하고, 목소리 볼륨도 한껏 올라간다. 화음은 변화하고 가사는 드라마틱해진다.
듣고 있는 음악이 익숙한 패턴을 깨고 나갈 때,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시스템은 깜짝 놀란다. 그리고 흥분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한다. '섬원 라이크 유'는 눈물과 소름을 촉발시키는 멜로디의 조합과 감성적인 목소리, 그리고 슬픈 가사의 결합으로 감정을 뒤흔드는 노래가 되었으며,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WSJ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