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좌지기(宥座之器)(swings81)
孔子觀於魯桓公之廟, 有欹器焉。夫子問於守廟者曰:「此謂何器?」對曰:「此蓋為宥坐之器。」孔子曰:「吾聞宥坐之器,虛則欹,中則正,滿則覆。明君以為至誡,故常置之於坐側。」顧謂弟子曰:「試注水焉。」乃注之水,中則正,滿則覆。夫子喟然歎曰:「嗚呼!夫物惡有滿而不覆哉!」子路進曰:「敢問持滿有道乎?」子曰:「聰明叡智,守之以愚;功被天下,守之以讓;勇力振世,守之以怯;富有四海,守之以謙。此所謂損之又損之之道也。」<孔子家語 三恕 4>
공자가 노(魯) 환공(桓公)의 사당을 둘러보다가, 비스듬히 기대어 놓은 그릇을 보았다.
공자는 사당을 지키는 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것은 무슨 그릇입니까?"
사당지기가 대답하였다. “그것은 아마도 유좌(宥坐)라는 그릇입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내가 듣기로 유좌(宥坐)라는 그릇은 속을 비워 두면 기울어지고, 반쯤 채워 놓으면 바르게 서 있으며, 가득 채워 놓으면 엎어져서 쏟아진다고 하였소. 그런 까닭에 명석한 군주는 이 그릇이 지극히 정성스러운 것이라고 여겨서 항상 자신이 앉아 있는 왼쪽에 두었다고 하더이다."
공자는 제자들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시험 삼아 물을 부어 보아라."
이에 물을 부었더니, 물을 중간쯤 채우자 반듯하게 섰지만, 가득 채우자 곧 엎어져서 쏟아지고 마는 것이었다. 공자는 슬픈 기색을 하면서 탄식을 하였다.
"아아! 무릇 물건이 어찌 가득 차고서 엎어지지 않는 것이 있겠는가!“
이에 자로가 앞으로 나서며 여쭈었다. "감히 여쭙건대 가득 채운 것을 그대로 유지할 도리는 없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총명하고 지혜가 있다고 할지라도, 자신을 지키는 데는 어리석은 듯이 하고, 공로가 천하를 덮는다고 할지라도, 자신을 지키는 데는 양보로써 하며, 용감한 힘을 세상에 떨친다고 할지라도, 자신을 지키는 데는 겁을 먹은 듯이 해야 하며, 재산이 부유하여 온 세상을 차지했다고 할지라도, 자신을 지키는 데는 겸손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자신을 덜고 또 덜어내는 도리라 하는 것이다.“
[출처] 10-04[說苑(설원)] <제10권 경신(敬愼)> 04.중용(中庸)의 도리 <유좌지기(宥座之器)>|작성자 swings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