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5년 4월 11일(금) 오후 4시
대상 : 대전 민족사관
내용 : 행운 바이러스, 이상한 나라 앨리스를 읽고
이번 주는 다행히(?) 원래 커리큘럼 순서로 돌아왔다. A조는 행운 바이러스라는 책을, B조는 이상한 나라 앨리스를 읽었다. 근데 완전히 글 내용과 반응이 서로 완전히 엇갈렸다. 먼저 행운 바이러스를 읽은 A조는 그런대로 책을 잘 요약했고, 느낀 점이나 자신의 생각들을 적어 놓았다. 하지만 반대로 B조는 완전히 폭망(?)했다. 이 녀석들이 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내용을 어느 정도는 파악을 하긴 했고, 줄거리 요약도 나쁘지 않게 적었지만, 문제는 이 책을 통해서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그 책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파악을 하지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로 느낀 점을 작성한 것이다.
물론 행복 바이러스를 읽은 A조도 책의 내용을 깊이 있게 파악한 것은 아니다. B조와 비교를 했을 때 그나마 조금 나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녀석들의 고질적인 문제다. 줄거리 파악은 어느 정도 하고 있다. 계속 이야기 하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다. 그리고 몇 주째 중심 단어와 한 문장의 요약을 강조했기에, 책을 읽고 자신들의 언어로 한 단어와 한 문장으로 책을 설명하고 요약하는 거에 대해선 요즘은 어느 정도 한다. 어느 때는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들을 가지고 말하기도 해서 칭찬을 받기로 한다. 하지만 책의 논지, 핵심 메시지, 그런 줄거리와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은 여전히 떨어진다.
특히 이상한 나라 앨리스를 어려워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스토리는 어렵지 않지만, 그 배경적인 내용과 의미를 찾아내서 이해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특히 그 시대의 상황들을 비판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까지 녀석들이 파악하기엔 힘들다. 이럴 때 수업 시간에 시간을 따로 떼어놓고 책의 시대적 상황과 의미, 목적을 설명해야 한다. 이상한 나라 앨리스와 연관된 그 당시의 영국의 상황,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서 비판하려고 했던 대상들과 의미들을 열심히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그냥 그저 그렇다. 구지 복잡하게 그런 거까지 알아야 하냐는 표정과 반응이다. 책을 이해하려고 그런 것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반응은 그저 그랬다.
이 수업의 목적이 책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왜 그런 안목을 키워야 하는지, 그것이 나에게 의미가 되는지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지 않으면 누구도 녀석들을 움직이게 할 순 없다. 녀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분석하고, 비판할 수 있는 힘을 키워가야 한다. 나는 그저 옆에서 녀석들을 보조하고 도울 뿐이다. 어느 누구도 스스로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더 발전시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수업이 그런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작은 잔소리가 그들에게 동기부여의 소리로 들리고, 그들 자신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