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만 내세우고 책임은 없는 사회
문제만 생기면 벌 떼처럼 일어나서 시끄럽게 떠들다가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예전처럼 돌아가 버리는 이 고질적인 우리 사회의 병폐 중심에는 “무책임”이라는 천박한 의식이 숨어 있다.
권리만 강조했지, 책임은 안 지는 아주 해괴한 인권, 특권 의식이 지금 우리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학생 인권, 범죄자의 인권, 국회의원의 특권 등 권리만 있고 거기에 맞는 책임은 없는 이상한 사회가 되고 만 것이다. 책임지지 않는 사회,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결국 아노미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언제나 손해를 보고 이상하고 변칙적인 방법으로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성공하는 그런 사회에서 무엇을 기대하며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 야비한 속임수가 능력으로 인정받고 남들이 모르는 정보를 이용해서 자신의 잇속을 챙긴 사람들은 지혜로운 사람으로 평가받는 그런 사회, 그런 사회는 희망이 없다.
일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아도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먹여 살리는 그런 구조적인 폐단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할 것이다. 가난한 자들을 적극적으로 도우라고 권장하는 성경에도 무책임하게 공동체 안에서 일도 안 하면서 일만 만드는 사람들에 대하여 이렇게 권고한다.
(살후 3:10) 우리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도 너희에게 명하기를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하였더니
(살후 3:11) 우리가 들은즉 너희 가운데 게으르게 행하여 도무지 일하지 아니하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자들이 있다 하니
(살후 3:12) 이런 자들에게 우리가 명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권하기를 조용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먹으라 하노라
최근 서초구 초등교사의 자살 사건으로 교육계가 들썩이고 있다. 사람들은 이 애석한 젊은 죽음 뒤에 학부모들의 갑질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 자식의 권리를 지켜 주려고 갑질을 해서라도 남의 자식을 죽이는 이런 식의 빗나간 자식 사랑의 종착점은 어딜까? 그렇게 해서 내 자식의 자존심을 지켜 주면 그 아이가 바르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을까? 이보다 더 큰 착각이 어디 있겠는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그런 전통적인 사고 의식은 아니더라도 자기 권리만 내세우는 그런 빗나간 인권은 후일 그들이 성장해서 이 사회의 중심이 되었을 때 하나같이 자기 권리만 찾으려고 할 텐데 그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문제의 중심에는 문제의 아이들보다는 문제의 부모들이 있다. 그들은 대부분 과거 그들의 부모들에게서 “너희들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공부만 해”라는 말을 듣고 자라거나 그렇게 공부만 했지, 어떻게 자신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어야 하는지 배우지 못했다. 조금의 손해도 안 보려고 발버둥 치고 행여 내 자식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 봐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그들도 그 부모들의 잘못된 교육의 결과인 셈이다.
인성보다는 성적으로 좋은 아이와 나쁜 아이를 구분 짓고 SKY 합격생들의 이름을 현수막을 내걸어서 학교의 자랑처럼 내세우는 이상한 나라, 좀도둑은 잡아가도 큰 도둑들은 사회의 저명인사로 인정받는 나라, 죄를 짓고도 내가 뭘 잘못했냐고 우기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가장 많은 나라, 또 그래야만 정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믿는 아주 고약한 나라, 이런 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정말 우리나라가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이제는 권리만이 아니라 책임도 함께 강조하는 균형 잡힌 나라가 되어야 한다. 목소리만 크면 이기는 줄 아는 감정적인 사회가 아니라 자기 책임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그런 구성원들이 서로 자신의 몫을 하면서 서로를 세워주는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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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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