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노트
초호화 여객선의 침몰이라는 재앙 속에서 꽃피는 남녀의 사랑을 담은 이 영화로 제임스 캐머론 감독은 우리 시대 최고의 흥행 감독의 지위를 굳혔다. 98년 아카데미상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작품.감독.주제가.작곡.미술.촬영.편집 등 11개 부문을 휩쓸어 역대 아카데미상 최다 부문 수상 기록을 냈다. 흥행에서도 [타이타닉]은 미국에서만 5억 93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등 [쥬라기공원]을 훌쩍 뛰어넘는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타이타닉]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대규모 물량공세에 있었다. 제작비 2억 5천만달러를 쏟아부으며 273m 실물 크기의 여객선을 건조해 세트장에 빠뜨린 것은 캐머론이 아니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재난의 현장을 실감 넘치게 만들어낸 정교한 컴퓨터 그래픽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캐머론은 완벽주의자답게 비디오만을 위해 따로 특수 테크놀로지를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비디오는 영화 원판의 좌우가 잘리고 화질이 떨어지게 되지만, [타이타닉]은 이 부분에 보완장치를 마련한 것. 영화 촬영 당시 비디오 제작을 염두에 두고 슈퍼35mm로 따로 촬영해 영화 화면 비율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작은 얼굴들을 근접 포착했다. 또 색채와 음질을 보완해 영화에 버금가는 생동감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아카데미 최다부문 수상을 비롯해 국내에는 물론이고 전세계에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이 작품을 꽤나 오랫동안 기다렸을 것이다. 전미 박스오피스 14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20세기 말 최대 흥행감독이 됐다. 영화의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럿은 최고의 청춘스타가 됐음은 물론이다. 새삼 간략하게 줄거리를 말하자면, 타이타닉호를 타고 뉴욕으로 가는 도중 신분을 달리하는 두 남녀가 만난다. 17살 로즈는 화가 지망생인 잭을 만나 신분을 초월한 열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이들에게 배가 침몰하는 재앙이 닥쳐오고,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면서 잭은 죽게 된다. 멜로드라마와 재난영화의 특징을 잘 배합해 올 한해 최고의 흥행작의 영예를 누릴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 때문에 2개의 비디오로 출시되며, 판매용으로도 출시된다.
씨네21 리뷰
<아바타>로 3D영화의 파급력을 전세계에 알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15년 전 이미 <타이타닉>(1997)이라는 초유의 블록버스터를 만들었다. 과거 대작들을 3D영화로 컨버팅하는 것이 유행인 최근 할리우드에서 그 대상으로 <타이타닉>을 선택한 것은 적절했다. 낭만적 사랑, 인간의 오만과 편견, 죽음과 맞서는 인간 군상 등 소재와 주제에 있어 대중서사의 집대성이라 할 <타이타닉>은 3D영화가 가야 할 길을 이미 오래전 예고한 작품이다.
1912년, 첫 항해를 시작한 타이타닉호는 항해 닷새 만에 승객 1500명을 차가운 바다에 수장시키며 침몰했다. 20세기 내내 이 끔찍한 참사를 둘러싼 에피소드들은 여러 경로로 세계에 퍼졌지만 영화로 만드는 일은 세기말에서야 가능했다. <타이타닉>은 몰락한 귀족 로즈(케이트 윈슬럿)와 가난뱅이 화가 잭 도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운명적인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20세기 초 사회와 예술에 대한 풍부한 주석을 포함한 대서사극이다. 영화를 다시 보니 변함없이 느껴지는 부분과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교차한다. 여주인공을 능가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름다움은 화면 속에서 여전한데 현실의 세월은 흘렀다는 것이 기묘하다. 15년 전에는 젊은 커플의 사랑이 눈에 가득 찼는데 지금은 로즈의 생명력에 이율배반의 감정이 느껴진다. 적어도 로즈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같은 건 없는 여자 같다. 그런 사랑과 이별을 하고도 다른 남자와 결혼해 자식 낳고 100살까지 건강하게 산 것을 보면 말이다. 처음 보든 다시 보든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글 이현경(영화평론가) 2012-04-04
수상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