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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시 둥글게 부탁드립니다.)
Q. 아이유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A. 단 두 글자로 완성된 한 편의 시.
Q. 'DEAR MOON'에서 가장 와닿는 가사는 무엇이었나요?
A. '가닿지 않을 만큼 깊어진 밤까지 하얀 빛을 그 고요를'
이 가사가 나오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니까 너무 구석져서 그늘진 곳까지도 '제발 공평하게 그 빛을 주세요.' 라는 마음으로, 나는 지금 이렇게까지 잠겨 있지만 '여기까지 그 빛으로 나에게 닿아 주세요.' 라는 마음으로 쓴 구절인데. 진짜로 뭔가 그 빛을 바라는 간절함이 잘 전달된 것 같아서, 그 구절을 제일 좋아합니다.
Q. 아이유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있다면?
A. 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강하지 않아요. 겨우 제 자신을 지킬 만큼? 무너지지 않을 정도. 약해 빠지지도 않았지만 누구나 이만큼은 스스로 지키면서 살아가잖아요. 겉모습이 다를 뿐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있죠.
Q. <좋은 날>의 후속곡, 자작곡인 <싫은 날>이 실렸더군요.
A. 중3 때 만들었는데 콘서트에서 새로운 무대를 고민하다가 다시 끄집어냈어요. 연습생 때 굉장히 외로웠는데, 누군가가 따뜻함을 베풀어 주면, 오히려 열등감에 꼬여 스스로 차가워졌던 것 같아요. 진짜 사람이 못날 때 그렇잖아요.
Q.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세요?
A. 잘 먹으면 쑥쑥 자라고 잘못 먹으면 탈 나는 것.
Q. 팬을 거품으로 비교했을 때 이젠 ‘버블버블’ 하지 않을 시기도 되지 않았나?
A. 거품 얘기가 나올 때마다 팬들에게 내가 비누가 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곤 했는데 이제 진짜 그런 시기가 된 것 같다. 믿음을 줘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Q. 아이유 씨가 타인을 마주할 때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아이유는 어떻게 사람을 보나요?
A. 사람을 볼 때요? 이것도 요즘 달라진 것 중 하난데, 전에는 제 안에 카테고리가 있었어요. 이런 부류의 사람, 저런 부류의 사람. 그리고 그게 좀 맞아왔어요, 그 판단이. 근데 최근에는 제 카테고리와 엇나가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아, 이런 식으로 사람을 쉽게 분류하면 안 되겠다, 나는 사람을 많이 만나볼 필요가 있다, 생각하고 있어요.
Q. 그럼 평소에 아이유는 시를 쓰나요, 작사를 하나요?
A. 저는 그냥 말을 하는 것 같은데요. 많이 써요. 예전에는 좀 반반이라서 작곡을 하면서 말이 붙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근데 요즘에는 거의 90%의 확률로 써놓은 글에 멜로디를 추가하는 식으로 작업하고 있어요. 네, 말이 저는 1번이에요, 노래를 할 때는.
Q. 지금 생각나는 가장 좋은 소리는 뭔가요?
A. 유인나 씨의 목소리요. 저는 언니가 방송에 나올 때처럼 뭔가 딱 의식을 가지고(웃음) 좋은 소리를 내려고 했을 때보다, 그냥 평상시에 '이 사람 목소리 정말 예술이다.', '어떻게 어떤 음역대에서도 이렇게 고른 톤을 유지하나.' 그러거든요. 기쁠 때든 놀랄 때든 어떤 감정이라도 듣기가 좋아요, 인나 언니의 목소리는.
Q. 활동 사이사이는 채우고 쏟아내고 공허해지는 일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그 기복을 어떻게 감당하죠? 허무할 때는 그냥 빠지도록 두는 편인가요, 아니면 벗어나려고 뭐라도 하는 편인가요?
A. 허무해질 때는 재빨리 다음 스텝을 생각해요. 저도 그게 썩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빠져나갈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이라서 그렇게 해 왔어요.
Q. 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A.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잖아요? 그것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 충분히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장 ‘못 견디겠으니까 다른 정신없는 일을 할래.’ 그러는 게 결국 제 건강에도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Q. 다음은 ‘무릎’의 가사예요. “그 좋은 손길에 까무룩 잠이 들어도 / 잠시만 그대로 두어요 / 아주 깊은 잠을 잘 거예요.” ‘좋은 손길’이라는 말이 유난히 귀에 들렸어요. 전혀 무해하고 안전한 감정, 지금 이런 순간이 없다는 말은 못하지만 왠지 영영 돌아갈 수 없는 옛날에 대한 노래 같아서.
A. 돌아갈 수 없는 게 맞죠. 그 사람을 데리고 와서 그 사람 무릎에 눕더라도 그때는 아니니까. 단지 그 무릎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시절, 그때의 모든 것을 그리워하는 거니까.
Q. 언제가 떠올라요?
A. 아주 어릴 때 이야기예요. ‘무릎’은 불면에 대한 곡이니까. 정말 잠이라는 것에 대해서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었을 때. 잠은 당연한 거였잖아요? 해가 뜨고 달이 뜨는 것처럼 그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 때. 그 시기가 정말 돌아가고 싶은 시기 아닐까요? 자고 싶을 때 눈 붙이면 자고. 개인적으로는 할머니 무릎을 생각하면서 쓴 곡이에요. 우리 할머니는 예쁘고 정정하셔서 그 무릎에야 언제든지 누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때가 되는 건 아니니까.
Q. 불면이 있어요?
A. 있죠. 그런데 괴로운 건 지났어요.
Q.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어요?
A. 그렇게까지는 거짓말이고요. 또 당연한 게 된 거죠.
Q. 하루에 몇 시간이나 자요?
A. 매일매일 너무 달라요. 아주 피곤할 때는 그냥 잠들 때도 있긴 해요. 그런데 보통은 잠을 자려고 노력을 하죠. 노력을 해야 되는 게 억울한 거예요. 아니 잠은 원래 기본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건데.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르면 숟가락을 놓고. 이런 기본적인 인간의 조건은 내가 대가 없이 받고 태어난 건데.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난 ‘기본 템’인데. 근데 살다가 그걸 바보처럼 잃어버린 거예요, 내 기본 템을. 기본 템을 갖고 발전을 해서 ‘레어 템’을 얻는 것이 삶인데, 그러진 못할망정 기본템을 잃어버렸으니 그걸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제 모습이 너무 바보 같고 답답한 거예요. 그게 너무 답답한 날 쓴 곡이에요.
Q. ‘스물셋의 아이유는 어떤 사람입니까?’ 정색하고 물어보면 어때요?
A. 이런 질문 받을 때마다 대답이 또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별다른 것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특이점을 말할 게 별로 없어요. 제 인생에 대해서, 가치관이나 신념이 확고한 사람도 아니고요, 상황에 따라서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히는 사람이에요. 딱 말을 하기가 어렵죠. 1분 후에 바뀔 수도 있으니까. 네, 저는 이렇게 바뀌는 사람이에요.
Q. 왜 다른 사람들은 자꾸 아이유가 성숙하다고 생각할까요? 감성이 풍부하고 깊은 것과 성숙한 것은 아주 다른 얘긴데, 보통 사람들은 그걸 착각하죠. 감성이 풍부해서 이해의 폭이 넓은 사람을 두고 성숙하다고 하기는 쉬우니까. 왜들 그러는지, 그런 궁금증 가져본 적 있어요?
A. 그냥 ‘아, 그렇구나’ 그랬어요. 스스로를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어떤 부분은 남들보다 더 발달했고 어떤 부분은 아직 못 자란 부분이 있고. 그게 제각각 다른데, 다만 남들이 보기에 ‘어, 얘는 좀 성숙해 보이네’라고 생각할 만한 어떤 부분이 발달했나 보다, 그냥 그렇게 생각해요.
Q. 나는 그렇지 않은데 자꾸 그렇게 말하면 싫지 않아요?
A. 그런 생각이 아주 안 들었다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점점 안 들더라고요. 생각이 또 바뀌었어요. 그걸 오해라고만 할 수 있나? ‘그 사람이 보는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라고. 저는 정말 극과 극의 이야기를 듣거든요. 보통 연예인들이 그렇겠죠? 나는 하나인데 보는 시선은 너무나 여럿이니까.
Q. 그런 얘기를 직접 들어요?
A. 누군가 저를 좋아한대요. 그 이유가 제가 똑똑하게 굴어서래요. 약아서. 약아서 저를 좋아한대요.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저를 좋아한대요.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 이유는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막 뱉어서래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저를 싫어한대요. 제가 영악해서, 약아서 싫대요. 그러고 또 다른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데 그 사람은 제가 멍청해서 싫대요. 그러니까 사실 어느 장단에도 맞출 수가 없어요. 그냥 그게 다 나인가 보다 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럼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지? 그건 불가능한 거죠.
Q. 좀 힘들었죠?
A. 힘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원할 때는 안 생기고 원하지 않을 때는 또 생겨요. 어쨌든 살아야 하니까. 그러니까 힘이 없는 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힘이 드는데, 어쨌든 힘이 있는 상태가 더 힘든 것 같아요. 힘이 아예 없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잖아요. “힘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어”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너무 힘이 들지만 굳이 원하지 않는 힘이 있을 때, 그때가 정말 괴로운 상태인 것 같아요.
Q. 스물다섯 아이유를 정의해 보자.
A. 나에 관해서 조금 알 것 같은 나이다. 이제 겨우 자신을 달랠 방법도 알게 됐다. 가수로서는 나를 아는 분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그만큼 책임감도 빼놓지 않고 생각해야 할 때다. 스물다섯의 아이유는 단순히 소리를 낸다기보다 내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Q. 음악과 연기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비유와 설명을 당신이 해준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아이유의 일기장이나 메모장을 엿보고 싶은데…
A. 최근 넉 달 정도 일기를 안 썼다. 요즘 약간의 무기력감, 권태를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안 하던 짓을 좀 해보려고, 열다섯 살 연습생 때부터 하루도 안 빼놓고 쓴 일기를 잠깐 멈춰봤다. 나에겐 일종의 탈선이다. 습관처럼 지켜오던 나만의 규칙을 하나씩 놓아버리는 것. 그래도 내 세상이 크게 안 무너지더라.
Q. 남은 모르는 나만의 규칙과 공식이 내 생활을 지탱하는 것만 같은데, 거기서 기둥 하나 빼도 내 집이 안 무너진다는 사실을 알았나?
A. 잊지 않으려고 애쓰던 것들이 제법 있었다. 일기도 내겐 그런 노력의 하나였다. 이제 자연스레 잊히는 것들은 좀 잊고 싶다. 그래도 될 것 같다.
Q. 가사를 쓰거나 작업하다 괴로울 때면?
A. 김이나 작사가님이 알려준 방법이 있다. 가사를 쓰다가 말들이 내 것 같지가 않고 어렵게 느껴질 때는 그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한번 찾아보라고. 예를 들어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 중 ‘생각의 옛말’이나 ‘애틋하게 그리워하다’라는 설명이 있다. 그럼 ‘사랑은 본질적으로 부재에서 비롯되나?’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지. 그런 접근으로 찾아보다가 알게 된 건데, ‘외로움’에는 반대말이 없다. 외로움을 무찌를 수 있는 건 없나 보다. 이제 ‘외로움의 반대말을 찾아서’ 라는 새로운 주제를 하나 킵할 수 있는 것.
Q. 10대 시절과 부모님’이라고 하면 당신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나?
A. 돌이켜보면 내 10대 시절은 회색이다. ‘고됐다’는 정도가 알맞을 것 같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너무나 상반되는 조합의 귀여운 캐릭터들 같아서. 엄마에게는 뭉클한 느낌도 들지만, 아빠는 떠올리기만 해도 웃기다. 아빠랑 내가 동시에 물에 빠지면 아빠는 일단 열심히 혼자 헤엄쳐 나가실 거다. 나는 우리 아빠가 떠올리면 아련해지기보다 웃음 나오게 하는 아빠라서 참 고맙다. 같이 물에 빠졌을 때 날 안 구해주셔도 되니까 평생 그렇게 사셨음 좋겠다. 내 인생에 제일 큰 선물 같다.
Q. 25살의 아이유는 어떤 가수이자 여성일까요?
A. 저는 뭔가 이렇게 가수고, 작사를 하고, 여자이고, 카테고리를 나눠서 생각해 본 건 없는 거 같아요. 그냥 25살의 나라고 생각을 했을 때 이제는 조금 이 상황에선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되더라, 하는 데이터도 생긴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의 아이유가 그 무렵의 아이유에게 한 마디 해줄 수 있다면, 뭐라고 할까?
A. 걔가 나보다 언니라 감히 해줄 말이 없다. 걔 덕에 내가 지금 잘 살고 있거든. 그냥 난 이제 어떻게 사는 게 좋겠냐고 물어보고 싶다.
Q. 어떤 인간들에게 질투를 느끼나?
A. 나보다 훨씬 더 부지런한 사람들. 그러면서도 그 생활에 불만이 없는 그런 사람을 만나면 내가 참 무력해진다. 스스로가 못나게 느껴지고, 나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것 같고. 그리고 천재 부류. 내가 너무나 애써야만 겨우 해낼 수 있는 일을 툭툭 즐기면서 하는 사람들. 그렇기 때문에 나와는 전혀 다른 고민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Q. 아이유의 약점은 뭔가?
A. 사실 아주 게으르다. 의지박약이다. 도전 같은 걸 즐기는 타입도 아니고,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이 아니면 그 상황에 잘 동화되거나 즐기지 못한다. 그래서 잘 즐기는 사람을 동경하고 질투하는 것 같다.
이별한 후에 바로 이별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헤어지자고 얘기하는 것은 그냥 절차일 뿐,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이별은 이어지죠.
맞아, 인생은 때때로 되게 못됐어. 내가 그걸 알지만, 그래서 나는 노력 중이야. 인생은 그래서 나도 똑같이 못되게 굴기 보다는 쟤가 못되게 나한테 구니까 나는 그냥 더 노력할 거야, 내가. 그렇게 살 거야.
예전엔 노래 연습부터 시작했는데, 이제는 생각 많이 하고 글 많이 쓰고 책 많이 읽고 그래요. 그게 더 도움이 돼요. 기교는 허구한 날 연습하면 늘지만, 그것뿐이에요.
또박또박 나름대로 잘 걷다가도 행운이 보이면 잡고 싶어 손을 뻗고 엇박을 타다가 중심을 잃어 휘청대는 내 모습이 언젠가부터 멋져 보이지 않았다. 요즘엔 어느날 내 지난 날을 돌아봤을 때 평생 동안 받았던 행운을 다 골라내도 남는 게 꽤 많은 인생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누군가의 인생을 평생 업고 갈 수 있는 타인은 없다. 내가 음악을 하면서 세상에게 받았던 많은 시들처럼 나도 진심 어린 시들을 부지런히 쓸 것이다. 그렇게 차례대로 서로의 시를 들어주면서, 크고 작은 숨을 쉬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럴 수도 있는 거다.
그런 일도 있는 거다.
그런 관계도 있는 거다.
그런 마음도 있는 거다.
내가 싫으니까 남도 싫고 세상 모든 걸 꼬아서 보고 의욕도 사라지고 가끔 한 번씩 그런 롤러코스터를 타요.
난 열정이란 단어와 내가 정말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왔다. 오히려 운이 좋다고 생각했지. 근데 그렇게 재미있어 하면서 활동하는 것 자체가 열정이라고 하더라. 아, 이 마음만 잊지 않으면 되겠구나, 그랬지.
모순된 문장들의 나열. 그게 지금 내 마음이야. 나도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어. 어떤 날은 이렇고 싶고, 어떤 날은 또 저렇고 싶고. 내가 진짜 원하는게 뭔지 모르겠어. 그냥 순간순간만 있을 뿐이야. 너희도 그러니?
그냥 길 잃은 강아지 보고 쓴 건데, 어쩌다 보면 사람도 예쁨 받다가 언제든 버려질 수 있잖아. 그래서 가사도 강아지 얘기인지 사람 얘기인지 모호하게 써 봤어. 사실 연예인도 사랑 받다가 멀어질 수도 있고 그래서 어느 정돈 내가 걱정하는 내용이기도 하고. 그렇게 복합적인 내용이야.
팬들이 마음을 불러줄 때 그렇게 울컥해요. 왜냐면 마음이라는 곡은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깨끗한 부분을 거르고 걸러서 쓴 곡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마음을 들으면 제가 좋아져요.
불안하면서 근사해 보이게 사느니, 그냥 초라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살아야지.
(f(x) - 불러본다 (Vocal By 루나, 크리스탈)에 대한 아이유의 리뷰)
루나의 성격만큼이나 모두를 포용하는 듯한 루나의 목소리가 좋다. 크리스탈의 목소리는 순수하다. 크리스탈이 첫사랑 소년을 잃고 울먹이는 소녀라면, 루나가 그 소녀를 안아주는 것 같다.
날 잘 모르는 사람들은 독하니까 살아남았을 거다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에요. 그때가 열여섯 살 땐데 내가 인기가 있든 없든 회사에서 날 내치지 않고 앨범만 꾸준히 내준다면 인기 있는 가수가 아니어도 괜찮겠다 생각했어요. 나를 내려놓고 나니까 부담감이 사라지더라고요.
모두가 다 나로 태어나잖아요. 그게 뭐 사랑이든 경쟁이든 뭐든지 간에 내가 나만 나로 생각하고, 쟤들은 다 너로 생각하니까. 그런데 사실 쟤들도 다 나고, 각자 다 '나'들의 싸움이고 '나'들의 관계인데. 내가 상대를 항상 '너'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어려워지는 거구나, 사람이.
무대가 작다고 그곳에 오신 관객분들이 작은분들이 아니시잖아요.
불러주시면 당연히 감사하며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오늘 저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무언가를
함성 소리 하나로 바꿔 주셨어요. 진짜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자음 하나하나, 모음 하나하나 꼼꼼하게
마음 구석구석 다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어요.
Q. 언니는 힘들 때 어떻게 이겨내나요?
A. 가끔 져요.
(정재원 - 한 마디 (Feat. 조원선)에 대한 아이유의 리뷰)
목소리만 빼고 다 울고 있는 것 같다. 악기도 울고 있고 가사도 원망에 찼는데 목소리는 담담해서 완벽하게 슬프다.
저는 매 순간 여러분과 함께 있어 주지 못하잖아요. 근데 여러분들은 항상 저를 염두에 두고 계시니까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내가 다 모이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나는 여기에 있는데, 내가 없는 그 자리에서도 나를 계속해서 떠올리시잖아요? 그러면, '내가 그렇게 많구나. 와...' 하면서 기분이 이상한 거예요. 되게 기분이 이상하지만 ‘엄청 잘해야겠는데?’, ‘뭐가 됐든지 간에 잘해야겠는데?’라는 생각도 들고. ‘그분들의 머릿속에 각각 다 다른 아이유가 존재하는데 어떤 하나의 아이유도 훼손시키지 않도록 내가 진짜 잘해야겠는데?’. 이렇게 제가 함께 있어 주지 못하지만, 매일매일 저와 함께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여러분.
(지방 콘서트가 마무리되던 중 슬퍼하는 팬들에게)
제가 찾아갈게요.
여러분은 구태여 차비와 힘을 쓰지 마세요.
제가 꼭 다시 보러 오겠습니다.
회사도 저도 전부 다 설명할 수는 없는 나름의 이유와 사정이 있지만 그런 부분까지 전부 여러분들이 이해하고 참아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무조건 응원해 달라고 하지 않아요. 여러분은 그냥 여러분이 좋아하는 제 모습을 좋아해 주시면 돼요. 전부 이해해 줄 필요도 없어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 '마음에 안 들어!'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저는 그냥 맡은 일 책임감 있게 다 열심히 하고 있을게요. 열심히 하는 모습 보고 응원할 마음이 드시면 그때 응원해 주셔도 돼요. 나를 위해 무리해서 이해하거나 노력하거나 하지 않아도 정말 괜찮아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어서 늘 미안합니다.
여러분이 언젠간 아이유보다 당장 해야 할 업무나 출퇴근이, 시험이, 눈앞의 애인이 훨씬 더 중요해지는 때가 오잖아요? 그럼 그때 가서 이제 팬질 손 털자 할 때 하더라도 '내가 내 존재도 모르는 사람한테 혼자만 일방적으로 시간 낭비 했구나', '쓸데없는 짓 했구나' 하면서 후회하지는 않게 해주고 싶어요. '적어도 완전히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내 덕분에 아이유가 더 반짝반짝 할 수 있었고 행복해했다'는 정도의 확신은 가질 수 있도록 저도 저 나름의 방식으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줄게요. 그러니까 그냥 여러분이 짐작하는 것보다도 아주 약간 더 제가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산다는 거 정도는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한다는 기준이 너무 애매해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
네가 네 것을 찾고, 너만의 그것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돼.
내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하면 그냥 그거 좋다고 이야기해 주는 사람들,
들어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러면 나는 그게 잘하는 게 아닌가 싶어.
'못해요, 못해요'를 입에 달고 살다가 그걸 고쳐 보려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해 봤더니 결국 '잘 모르니까 한번 해 볼게요'를 이유 삼아 나를 바꿀 수밖에 없겠더라.
우리 사이 시간은 자꾸 쌓이는데 그 사이에 우리가 처음보다 더 가까워졌는가를 생각해 보면 꽤 많은 유애나들이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우리는 모두 조금씩 변하니까요.
저도 꽤 많이 변했죠? 말투, 웃음소리, 화장법, 문체, 목소리, 심지어는 즐겨 쓰는 이모티콘 하나까지도 변함 없기가 참 힘들어요. 그렇죠? 나도 우리 유애나가 변하는 모습을 봅니다. 몸집이 커졌다가, 살이 빠졌다가, 마냥 즐겁다가, 화도 났다가 나와 같이 자라고 단단해지고 함께 한 살 한 살 나이 드는 유애나를 나도 우리 여러분에게 지지 않고 부지런히 바라봅니다. 근데 사실은 또 하나도 안 변했다는 것도 알아요. 그쵸? 숫자가 바뀌고, 옷이 바뀌고, 표정이 바뀌어도 아직도 우리 서로를 또렷이 바라보는 그 알맹이가, 눈동자가 그대로인 걸 우리끼리는 사실 되게 잘 알고 있어요. 맞죠?
항상 작고 안전했던 내 세상을, 조금 위험하더라도 크고 넓게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우리만의 푹신한 세상 안에서 느적느적 사이좋게 지내요.
모자란 사람이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달빛이 되게 엄청 공평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두운 데 있을 때는 빛이 안 보이고 사방이 깜깜하고 그럴 때가 많은데, 오히려 그럴 때 보이는 빛이 달빛인 거예요. 밝을 때보다 어두울 때 더 잘 보이는 빛이 어두운 곳에서도 구석구석까지 다 받을 수 있고, 햇빛보다 공평한 빛이지 않나.
제발 네가 내 병을 옮지 말고 정말 곤히 잘 잤으면 좋겠어. 내가 이렇게 깨어 있어서 참 다행이다, 너의 밤을 내가 지켜줄 수 있어서. 그런 마음으로 쓴 곡이거든요. 이렇게 말하는 건, '잘 자.' 큰 말 아니지만 제 입장에선 정말 정말 공들인 고백이고, 또 어떤 저의 순정입니다.
끝까지 모를 거예요, 제가 어떤 가수인지. 그래서 그때 그때 조금 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딱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으니까요. 늘 정의는 하고 싶어요. 조금 간단해지고 싶으니까.
Q.미래의 '지은이'이게 하고 싶은 말은?
10년 동안 아이유로서 지은이는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과거의 지은이'에게 빚지지 말기를.
잘 해내고 있길 바라요.
연약하지만 눈부신 그 모든 이름들에게.
첫댓글 와 깨달음이 거의 맹자급인데...?? 와
사랑
단 두 글자로 완성된 한 편의 시...
와...😭 갓지은...싫은날이 중3때요..?ㅠㅠㅠ
너무 멋진 사람ㅠㅠ
말을 어떻게 저렇게 잘할까ㅠㅠㅠ나한테는 최고의 시인이야 뭔가를 바라보는 관점도 되게 특별해...천재 같음 걍
책 써줬으면 좋겠어,,
노력을 해야되는게 억울했다는말 진짜 공감된다ㅠㅠㅠ
마음 따수워져ㅠㅠㅠㅠ 멋있는 사람💙💜💙💜
진짜 좋아 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무릎 맞을거야!! 길잃은 강아지는 그게 제목이야!!
나왜울어ㅠ퓨
난 아이유의 이런 생각과 말들이 참 좋아 공감도 많이 되고 곱씹게 돼 나중에 또 읽어야지
하 진짜 주책맞게 우는중ㅠㅠ 고작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정도ㅠㅠ 과거의 지은이에게 빚지지 말기를ㅠㅠ 하 언니 사랑해ㅠㅠ
그것도 너무 좋았는데 뭐더라 그 지금 이 감정 하나하나를 물감으로 만들어서 나의 팔레트를 새롭게 채워나간다..? 이런 말이었는데.. 유애나들 뭔지 알지ㅠㅠㅠㅠ..?ㅠㅠ
무슨 경지에 이르는 사람같어,,그릇이 대체 얼마나 큰거야ㅠㅠ
항상 응원해 내 사랑 💛💜
북마크 할게!! 글 써줘서 고마워~!
😂😂❣️❣️너무 좋다
어휘력 진짜 좋은 듯
눈물난다..
진짜 아이유가 쓴 소설 한 번 읽어보고 싶다
너무 멋있어 진짜ㅠㅠㅠㅠㅠ
사랑해 지은ㅠㅠ
사랑해 잘자 지은아💜
이지은 사랑해 !
몇개를 캡쳐한건지.. ㅠㅠ 너무 콕콕 와닿는 말들이야
새벽에 눈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뭉클하다
북맠하고 항상 볼래 .. 글 써줘서 너무 고마워
아 넘 좋다,,
진짜 좋다
진짜 아이유는 내 생각보다 훨씬 깊고 멋지고 강한사람같아.... 저렇게 내면과 생각을 다듬고 다듬다보면 나중엔 얼마나 더 멋진사람이 되어있을까....
위로받고 갑니다 🌊 ...
ㅜㅜ복사할 수 있게 복금 풀어주실 수 있나요
진짜 멋있는 사람....
이거보고 나만우냐 왤케 울컥하냐 아이유란 사람의 삶에 내가 비춰져서 자연스레 옛 생각이드네
아이유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