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를 일러 맑은 고을이라 부른다.
백제시대에는 상당현, 통일신라시대에 와서는 서원경이라 하였고
고려 태조에 이르러 청주목을 두어 오늘에 이른다.
그런 연유로 하여 지금에도 상당이라든지 서원이라는 이름이
그리 낯설지 않게 청주의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고,
청주는 예로부터 교육도시라 하였는데 오늘날에도 변함없어
인구에 비하여 많은 대학이 있다.
인근지역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유학오는 학생들이 많아
주말에는 보따리를 둘러 멘 학생들로 고속버스는 만원을 이룬다.
그래서인지 길가는 중고등학생들의 눈망울 또한 또랑또랑하다.
시내 한복판으로는 그야말로 무심하게 흘러가는 무심천이 있어
도시는 깨끗하며,
예나 지금이나 청주사람들에게 무심천은 마음의 고향이 되어
타향에 있는 이들에게는 그리운 이름으로 마음에 자리한다.
이제 무심천은 곳곳에 있는 징검다리를 건너
시내 어느 곳으로나 쉽게 다닐 수 있으며,
연중 맑은 물이 흐르고 체육시설도 많이 설치하여
청주시민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된다.
특히 벚꽃이 필 때면 무심천변에 가득한 벚나무에서
일시에 피어난 벚꽃으로 가히 무릉도원이다.
청주를 찾는 길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서다 청주 인터체인지에서 좌회전하여
플라타너스 터널을 지나야 제격이다.
잘 생긴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큰 나무들이 길 양쪽과 중앙에 끝없이 도열하여 있고
서로 뻗은 무성한 가지들로 터널을 이루어,
어쩌다 잎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엽서만한 햇살이 오히려 반가운 길이다.
청주를 찾는다면 이 길을 지나야 청주에 온 것을 느끼고
청주를 생각하면 이 플라타너스 터널이 생각날 터...
청주 시내에 들어서서 무심천의 잔잔히 흐르는 물 앞에 서면
우암산의 짙푸른 산그림자가 물에 비친다.
소가 누워 있는 형국이라 하여 와우산이라고도 불리는 우암산은
어느 곳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조용하고 깨끗한 산책코스이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명암약수는 예전에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철분 함량이 많다 하여 사용하지 않아 아쉽고,
가까운 초정리에서는 세계 3대 광천수라 일컫는 약수가 솟아
청주사람들은 초정약수로 만든 사이다를 즐겨 마시며,
초정약수는 용출량이 많아 약수를 사용하는 대중탕마저 있어
몸에 달라붙는 까끄러운 거품의 작용으로 피부병도 치료가 된다 한다.
그리하여 일찍이 세종대왕도 초정에 와서는 눈병을 고쳤고
세조임금도 몸의 종기를 치료하겠다며 여기저기 떠돌다 초정에 들린다.
명암약수를 뒤로 하고 작은 호텔 앞 소롯길로 접어들어 오르면
그 옛날 쌓은 성이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으니 상당산성이다.
백제시대에 토성으로 축성되었으나 조선조에 이르러 임진왜란, 병자호란과
이괄의 난 등 여러 난이 일어나매 숙종은 돌로 개축한다.
성문을 들어서면 2차 방비를 위한 내옹성도 온전하고
측면을 방비하는 치성도 온전하다.
둘레는 4킬로가 조금 넘고 간혹 오르막 내리막도 있으나
대체로 평탄한 성벽길을 따라 한 시간 여 걸으면 일주를 할 수 있으며,
분화구처럼 생긴 넓은 터를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쌓은 성 속에
포실한 느낌을 주는 동네가 있다.
외부와 단절되어 임꺽정이나 나옴직한 그 옛날로 돌아간 듯한 마을이며,
삼십 여 호가 모여있는 동네 앞에는 산 정상임에도 저수지도 있어
농사짓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저수지에는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먹는 커다란 잉어들이 물살을 가른다.
성 입구에 모여 있는 동네는 전통 한옥으로 집을 지어 아담하고
많지 않은 다락논에는 벼들이 튼실하게 자란다.
이 곳의 몇 집은 사시사철 이 곳을 찾는 길손들에게 대추술이며
오골계, 꿩들을 고아 옛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월 청주시민의 날에는 온 시민들이 성에 올라 국운의 융성과
청주의 발전을 기원함과 아울러 가정의 화평을 비는 성돌이 행사를 가진다.
성곽을 따라 오르면 청주 시내가 발 밑에 옹기종기 정답게 보이고
넓은 평야 한 복판에 자리한 조치원도 눈에 들어오는데,
예전에는 지방에 가면 지방마다 건축물의 특색이 있어
정다움과 아울러 어느 곳인지를 알 수 있었으나,
이제는 어디를 가도 경쟁이나 하듯 높디높은 아파트로 인하여
시골인지 도시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음이 아쉬운 일이다.
고개를 돌리면 멀리로 증평, 초정도 찾을 수 있고
더 멀리로 속리 영봉인 듯한 높은 산이 아스라이 보인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하늘은 끝간데 없이 맑아
동해의 푸른 물을 보는 듯하고,
햇살은 밝아 눈부시지만 바람은 시원하다 못 해 청량하다.
무릇 청주에 오면 상당산성을 찾을 일이고
상당산성에 오르면 먼 옛날을 만난다.
첫댓글 오래 전의 상당산성길을 추억하며...
참나원, 할말이 없습니다.
청주에 살으셨나요? 어찌그리 소상하게 설명을 ......... 우리는 청주를 들러도 건성으로 갔나봅니다.
에전 우리 시아버님께서 여행 다녀오시면 나그네님처럼 설명을 잘 해 주셨는데. 아버님이 그립습니다.
한번더 가봐야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날 되세요.
오래 전, 발길따라 다녀왔습니다.
그리구, 어디를 가면 먼저 공부를 하지요.ㅎ
하이고~ 형님~~
어찌 이렇게 자세하게도 상당산성을 소개 해 주시나요..
마치 청주시에서 상당산성을 알리는 홍보글 같습니다..ㅎ
산성의 높이가 해발 4~500m로 시내가 후덥지근할때 산성에 오르면
아주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어 자주 오르는 곳이지요.
청주 시민들에게는 편안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랍니다.
고맙습니다~ 형니~~임~~~!!
상당산성 밑 명암호텔에서 묵으며 공부 좀 했어요.ㅎ
명암호텔은 아주 가끔 커피 마시러 가는 곳입니다..ㅋㅋㅋㅋ
그렇구나~~ 소상한 설명 감사합니다.
감사하다 하시니 감사하지요.ㅎ
정선나그네님 으째 그리 청주를 잘아시나요,ㅎㅎ~~본인도 아들 며느리 청주에(6년차) 살고 있는데.광명역에서 ktx 타고 30분이면 오성역에 도착해서 택시 이용 하면 15분정도 참 편하고 시간 절약 되어서 좋아요,
그러시군요. 청주에 가면 상당산성에 오르시라 권합니다.
청주에 "상당산성" 아주 자세히 가이드 역활을 하시었네요. 덕분에 공부 잘하고. 꼭 기억 해두겠습니다.
내주의 사람들께 아는척해도 될까요? 설명 감사드림니다.
널리 알리려고 글을 썼으니 아는 척 많이 하세요.ㅎ
정선님 발길이 처처에 이르시니
우리나라 곳곳을 앉아서 공부하는 즐거움이라~~~~!! ^^*
발길닿는대로 다니던 여행의 끝이 정선이라는...ㅎ
닉네임이 정선나그네가 어울리네요.ㅎㅎ
기가 막히게 청주를 잘 표현하셨네요.^^
제가 청주가 집이거든요. 지금은 인천으로 시집와서 살지만... 제 고향은 청주.
부모님과 오빠 둘 다 청주에 살고 있어요.
나그네님은 혹시 지(知)적 도사님이세요?ㅎㅎ 모르는게 없을거 같은 나그네님, 학교다닐때 공부는 매번
1등만 하셨죠?ㅎㅎ
공부의 1등과 여행은 달라요.ㅎ
그런가요?ㅎㅎ
나그네님!
청주에 대해서 그렇게 소상하게 얘기하믄 안되지라.
우리 청주 사는 사람한테도 기회를 줘야지라
안 그럼감요!
청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에구, 그러네요...ㅎ
나그네님은 필력이 대단 하십니다..상당산성과 청주가 한눈에 들어 옵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길...
네, 님께서도 좋은 날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삶의 이야기 방, 방문하는 시간까지 아끼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제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청주에서 오랜 직장생활, 그리고 대전을 포함하여 금강권 지식재산권(발명특허) 꿈, 실행중입니다. 청주 우암산에서 능선을 타고 상당산성까지 가면 신선이 됩니다.
그 산 속에서는 말씀대로 신선이 되지요.
청주가 태어난 고향인데도 이렇게 표현을 못하는데 참 해박하십니다
나그네님의 글을 종종 자주 읽고 감상하고 갑니다
댓글을 생략 하믄서리 ............죄송..
이제부터는 댓글도 주시고 글도 쓰셨으면 좋겠네요.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선생님도 사람인디...ㅎ
나그네 그이름 자체가 그냥 나그네가 아니옵니다.
저는 청주쪽은 가보지 못했으나 이렇케 속속드리
내 고향을 안내하듯 지리교시를 해주시니, 안보고도
본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하다 하시니 감사하지요.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여행이 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