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장대높이뛰기 세계 챔피언이었던 숀 바버가 의료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19일 전했다. 29세 한창 나이라 안타까운 일이다.
에이전트 폴 도일은 미국 텍사스주의 자택에서 고인이 세상을 등졌다고 로이터 통신에 털어놓았다. 도일은 "믿기지 않는 선수 이상으로 숀은 늘 본인보다 다른 이를 앞세우는 마음 따스한 사람이었다"고 애석해 한 뒤 그렇게 젊은 나이에 좋은 사람을 잃는 일은 비극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2015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우승과 팬아메리칸 게임 우승을 차지했으나 이듬해 리우올림픽에서 10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해 1월 6m를 뛰어 세계기록을 작성했는데 현재도 캐나다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미국도 복수 국적으로 갖고 있는 그가 베이징 대회에 출전한 라파엘 홀츠데페(독일)와 르노 라빌레니에(프랑스)를 누르고 우승하자 필드 육상계가 화들짝 놀랬다. 캐나다육상협회는 당연히 엑스(X) 계정에 올린 성명을 통해 고인의 넋을 달랬다.
폴란드의 장대높이뛰기 선수 피오트르 리섹은 2017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은메달에 그쳤는데 "폴란드 땅에서 열린 여러 대회에 고인을 초청할 수 있었는데 믿기지 않는 다정함으로 마음을 열어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10월에 고인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직전 코카인 양성반응이 나왔는데도 버젓이 올림픽에 출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입길에 올랐다. 그는 특히 온라인 광고 사이트를 통해 만난 여성과 하룻밤 지내는 동안 몸 속에 코카인 성분이 들어왔다고 변명했는데 캐나다 스포츠분쟁조정센터(SDRCC)가 너그럽게 이를 받아줬다.
수사 착수 두 달 만에 공개한 결정문에 따르면 바버는 에드먼턴에서 열린 캐나다선수권대회에서 캐나다 신기록을 경신하며 우승한 뒤 7월 9일 약물 검사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경기 전날 밤 가명으로 온라인 광고 사이트 크레이그리스트에 여자를 찾는다는 광고를 냈다. “약도 안하고 병도 없는 직업여성”을 초대한다고 글을 올렸다. 바버는 “경기 전날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나중에 털어놓았다.
그는 전모가 밝혀진 지 몇 시간 뒤 취재진과 전화 통화를 통해 ”배움의 경험“으로 삼겠다고 밝혔다고 야후! 스포츠가 전해 어이없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살아가며 배워야 하고 사랑하며 배워야 할 것들이 있게 마련인데 난 이런 상황에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삶에 내게 주는 모든 경험들에 감사하며 늘 경험은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