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석산(積石山) 산행기
■ 날자 : 2010년 10월10일
■ 날씨 : 맑음
■ 산행 길 :
성구사▶국수봉(479m)▶적석산(475m)▶칼봉▶음나무재▶깃대봉(520.6m)▶성구사
■ 산행거리 : 약 8.5km
■ 산행속도 : 느리게
■ 산행시간 : 6시간29분
■ 함께 한 사람 : 나의 마눌님과 함께
■ 구간별 산행시간 : 성구사▶(2시간33분.점심시간포함)국수봉▶(20분)적석산▶(28분)칼봉▶(37분)음나무재▶(1시간)깃대봉▶(1시간31분)성구사
정말 오랜만에 옆지기와의 달콤한 여행입니다.
아마 함께 산행한지가 10년은 된 것 같습니다.
한 때는 옆지기를 대동하고 새끼들과 가끔은 산에 올라 가족의 화합을 이루기도 하고, 남들이 부러워 할 정도의 가족 간의 체력을 갖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든 것이 나의 이기심에 의하여 박살(?)이 나고 가족을 내 팽개치고 나 홀로 및 산 마니아들을 따라 나섰고, 그것도 모자라 마라톤을 넘어 울트라마라톤에 까지 푹 빠졌으니 그 죄! 깊고도 넓지요.
그 세월이 10년이 넘었습니다.
물론 그 동안 얻은 것도 참 많았습니다.
많은 것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마라톤의 완주후기 및 산에 오른 후 적은 등정후기는 나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책으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누어 드려야지요.
창원시 진전면으로 향해가는 국도 너머로는 수확의 계절을 맞아 풍요로움이 요동을 칩니다.
25년을 같은 이불 밑에서 함께한 나의 마눌님의 얼굴에도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새색시 같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주름진 얼굴에는 기미까지 진을 치고, 펑퍼짐한 엉덩이와 튼튼한 허리(?)는 우리부부의 지나간 세월을 연상케 합니다.
이제는 우리부부의 새끼들도 각자의 공부를 위해 고향을 떠나고, 중년에 접어든 우리부부의 공간만이 집에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이제 아끼고 사랑하렵니다.
지나온 세월보다 남은 세월이 훨씬 적게 남았으니까요.
들머리인 성구사 돌담엔 세월의 흐름이 역역하고..............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적석산의 풍채는 꽤나 아름답습니다. 정상에서 정상으로 이어진 구름다리가 애처로워 보입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양촌리 온천지구입니다. 한 때는 그 기운이 펄펄하였으나 지금은 세월에 파 묻혀 찾는 이가 그다지......
온천물에 싹을 피운 벼가 이제는 황금으로 변했습니다.
몇일전에 제가 저의 매실밭에서 이놈들에게 봉변을 당할 뻔 했습니다. 비록 한방의 침을 맞았으나 며칠을 고생했지요.
벌침 좋아하시는 분들! 적석산 이곳으로 안내 해 드릴까요? 다만 가운데 다리에 쏘이는 것! 저는 책임지지 못합니다.
주인은 온데간데 없고 객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시절이 하수상한들 이건 너무하지 않습니까?
회전회자에 먼저 앉으면 주인이라는 노래 가사도 있지만.....
한마리의 벌이 너무 많은 구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도 한번 날아 볼까요?
황금들판과 푸른바다가 조화를 이루고......
적석산에서 바라 본 함안 여항산 입니다. 저 여항산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산에 관해 무례한 일 때 직원들과 함께 여항산에 저의 새끼를 데리고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졸도 했었지요. 왜냐고요? 너무 힘들어서.....그 연유로 나는 칼을 갈고 산으로 향했었지요. 그래서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이곳에도 깊은 가을이 왔습니다. 저 억세꽃이 바람에 날릴 때 성큼 겨울도 오겠지요.
돌탑에 돌을 올릴 때 저의 옆지기는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볼품없는 나와 우리들의 새끼 둘 잘 되라고 적석산 산신령님께 빌고 또 빌었겠지요.
한쪽으로만 향해 있는 꽃머리들! 역시 태양이 최고 입니다. 우리들도 태양을 바라보듯이.....
이 산의 주인장(정상석)과 함께 포즈를 취해 보았습니다. 먼 훗날 주인장은 그대로 있을진대 나그네 둘은 흙으로 돌아가겠지요.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면 수줍음을 탑니다. 그 옛날 맥주 한잔에 내 가슴속을 파고 들듯이.....
늙고 싶지 않으나 늙어 지는 법! 2개월 더 있으면 내 나이도 오십 + 3이구나.......
적석산에서 바라본 낙남정맥의 일부인 깃대봉 정상부분입니다. 발산재로 흐르는 능선은 아름답기만 하고.....오늘 옆지기의 컨디션이 괜찮아 저곳까지 올라 볼 작정입니다.
언젠가 이 곳에 왔을 때는 이 구름다리가 없었지요. 좋기도 하고.... 묘미는 없는 것 같기도 하고.....지리산에 케이블카가 생긴다면 반대하는 이 보다 찬성하는 이가 많겠지요. 전 반대쪽이라 이만 왈가왈부를 하지 않을렵니다.
토실토실 열린 만개열매가 가을을 재촉합니다. 경남의령에는 만개떡이 유명한데 사실 그 떡속에 만개가 들어있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먹어 본 결과 떡속에는 만개가 없는 것 같고, 떡을 만개잎이 감싸고 있더군요. 그래도 맛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사 잡수어 보시지요. 인터넷으로 주문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 지나온 길들이 추억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또 산에 가지요.
나의 망태기! 정말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국산 망태기 이지만 아주 훌륭하지요. 쓰임새도 좋고....
15년이 넘은 나의 애마 입니다. 아직은 속도측정 무인카메라를 겁네지요. 앞으로 10년은 더 같이 하다가 땅에 묻어 줄렵니다.
첫댓글 차량넘버가 제 고향 진주분임을 가르쳐 주시네요. ㅎㅎ 부부함께 고운 취미로 오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고향분 이시군요. 반갑습니다. 다음에 뵐때 인사 나누도록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두분이 함께 하셨으니 더 좋은 산행이었을겁니다. 자주자주 같이 산행하시지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많은 세월동안 옆지기를 잊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함께 하니 그 또한 괜찮은 산행이었습니다. 관심에 감사를 드리면서....
중년이라는 글귀가 왠지 맘에 와 닫는군요~
두분이서 가을날에 줄거운 산행을 하셨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제 애창곡 중에 "중년신사"라는 노래가 들어 있지요. 가끔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기도 하구요. 값진 내 인생 지금부터. 지금부터. 라는 가사가 마음에 쏙 들지요. 늙은신사가 되기 전 님도 많은 추억시간 가지시길.....
부부끼리 산앨 다니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아릅답습니다 ㅎㅎㅎ 궁금한게 있는데요~~벌집밑에 있는 사진요 몬 사진인가요? 버섯인가요? 신기하게 생겼네요 ^^
잘은 몰라도 '운지버섯' 같은데....
먹을수있는 버섯인가요? 아님 독버섯???
버섯인데 이름은 잘 모르지요. 아마 딱딱해서 못 먹을 것 같은데요. 전 아직은 약초나 꽃이름에 대해 상식이 부족해서리....진정한 산꾼이 되고 난 후 약초꾼도 되어 봐야지요. 오드리델뻔님도 낭군님과 함께 하시어 오드리햅뻔이 되셔야지요?
감사합니다 ^^
살방살방 가시면서 사랑님과 함께한 모습들이 참으로 좋아 보이네여~ 덕분에 낯선 풍경도 구경하고
차를 보니 검소한 님의 성품도 보여 좋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프로도 함께하시는 모습 자주 보여주시길 바래여~
적석산 구름다리 건너서 보이는 마을이 제 처가입니다,그리고 그 산 넘어가 제 고향 입니다,구름 다리 만들기 전에는 난초가 엄청 많았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습니다,그냥 놓아두지를 않내요,사모님과 좋은 산행 이어 가십시오
10년만에 사모님과 오붓한 산행하셨습니다. 10년이면 너무 하신 것 같은데 ㅎㅎ. 자주 다니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여름에 잠깐 산행한 적석산과 가을의 적석산은 색다른 맛이 있네요.부부가 함께 한 산행 너무 부럽습니다...ㅎㅎ
두 분에 산행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행복한 산행 계속 이여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