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詩를 보았다.
번번히 단어조차 틀리고, 띄어쓰기, 붙여쓰기 등이 허술하고...
아랫처럼 댓글 달았다가 삭제했다(아무런 인간관계가 없기에, 남의 글을 지적질하는 것도 싫고).
여기에는 하나의 글감으로 올린다.
꽃 잎 향연 → 꽃잎 향연
흰 뭉개 구름 피어 → 흰 뭉게구름 피어
유월의화원 → 유월의 화원
뭉개 구름?
이런 구름도 있냐?
뭉게구름이라고 붙여서 써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관찰력이 띄어나서 눈으로 보는 사물의 모양, 귀로 듣는 소리, 코로 맡는 내음새, 입으로 맛을 식별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손가락으로 만지고, 살갗으로 느끼는 느낌을 나타내는 말이 엄청나게 많다.
일년 사계절의 하늘에는 숱한 구름이 생멸하고 흐를 게다. 지역에 따라서, 시간에 따라서, 기후조건에 따라야 각양각색의 구름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흐르고, 사라질 게다.
구름을 나타내는 말이 엄청나게 많다.
구름 앞에 수식어가 붙은 단어는 띄어서 쓰는 게 아니라 붙여서 써야 한다.
뭉게 구름 → 뭉게구름
새 털 구름 → 새털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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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심하다.
구름이란 단어를 검색하다가 그만 두었다.
마음은 서해안 시골로 내려가 있다.
세무사한테 들려서 국세를 낼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 4월 말경 고향 앞뜰 관개수로공사 확장으로 논이 조금 들어갔고, 보상비를 쥐꼬리보다 조금 더 길게 받았다.
보령시청에서 납세 신청에 필요한 관계서류를 우송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나도 오늘 송파구 잠실 동사무소에 들러서 내 신상에 관한 증빙서류 몇 종류를 발급받았다.
납세 액수가 적은 경우에는 지방국세청에 들르면 직원들이 서류작성을 도와주면 좋으려만 이들 세리(稅吏)들은 돈 뜯는 데에는 이골이 났으나 돈을 내게끔 하는 서류 작성에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고작 내뱉은 소리가 '세무사한테 가 보세요'라고 조언한다.
얼마 안 되는 보상비를 받고는 성실하게 납세려면 별도로 세무사를 통해야 하는 현실이 웃긴다.
세무사를 거치려면 그게 다 돈이 추가로 들어가는 이치는 뻔할 터.
관계 증빙서류 몇 종류를 동사무소를 통해서 발급받았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지방 세무사한테 들러서 서류를 신청한 뒤에 일정 금액을 납세해야 할 터.
마음은 은근히 바쁘다.
글 쓰다가 중단하고...
토지대장 들을 살펴봐야 할 터.
폐쇄된 구토지대장 서류를 떼야 하는데.. 관공서는 벌써 문을 닫았을 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를 미리서부터 궁리해야겠다.
시골에 내려가야 할 목적은 또 있다.
지금쯤 앵두나무 가지에 흐드러지게 매달렸다가 땅바닥에 마구 떨어지는 앵두(5월 25 ~5월 29일 절정).
매달린 앵두를 조금이라도 따고 싶다.
당요병환자가 달콤한 과일에 욕심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빨갛게 익은 앵두를 조금이라도 따서 입안에 털어넣고 싶다. 자연 그대로의 맛이기에.
1.
큰딸이 떨이하는 아보카도를 샀다면서 자랑할 때다.
아내가 열대과일을 살펴보다가 목소리를 높혀 지청구를 퍼부었다.
'오래되어 상한 것이 눈에 안 보이냐'로 힐난했다. 과일 깎는 칼로 아보카도를 반으로 잘라내는 족족 상한 흔적이 역역했다.
아내는 모조리 쓰레기 처리하겠다면서 출입문 쪽으로 내버렸다.
내가 반으로 쪼갠 아보카도 하나를 집어서 과도로 겉껍질을 살살 벗겨낸 뒤에 먹기 시작했다.
싱싱한 맛은 없어도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저녁밥을 먹은 직후라서 더 먹을 수는 없고.
아내한테 지청구를 먹은 큰딸은 멀쑥해져서 대꾸도 전혀 하지 않은 채 방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아내를 힐끗 쳐다본 뒤에 '인간성이...'라고 나즉하게 말했다.
과일을 사 온 딸의 입장/처지를 생각하면 막말에 가까운 지청구, 히스테리성 잔소리는 줄여야 했는데..
자식한테 매몰차게 대하는 성벽이 도졌기에.
나는 아니다..
성미 성깔이 엄청나게 급해도 내 자식한테는 온화하게 말한다. 지금껏.
밥 먹었기에 칫솔질하고 거실에 나갔다.
아카보도를 담은 비닐봉지 두 개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묻지도 않았다.
나는 그 열대과일이 상했기로서니 조리를 다르게 하면 충분히 먹게끔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지녔다.
하나의 식재료로 숱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다. 늘 새롭게 연구하고 변화시켜서 새로운 먹을거리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궁량 궁리를 하면 그 방법은 숱하게 많이 떠오를 게다.
아보카도를 오로지 날것, 생으로 먹을 것이 아니라 끓이고, 삶고, 데치고, 불로 살짝 굽는 등 새롭게 변화시키면 된다는 생각이다.
잠시 뒤에 아내한테 어떻게 처리했으냐고 물으니 아내는 큰딸한테 내주었단다.
나는 큰딸한테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물을 수도 없다.
아내는 '왜 썩은 것을 찾아요?' 묻고는 나한테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여차하면 말싸움이라도 할 듯한 기세이다.
나는 머저리, 등신인 양 입을 꾹 다물었다. 이겨서는 안 될 사람이 아이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자식 넷의 어머니이기에.
바른소리를 내다보면 감정폭발로 생뚱맞게도 기분만 더 상할 터.
그저 입 다물어야겠다면서 이런 잡글이나 쓴다.
말싸움에서 이기고 싶지 않은 게 함께 사는 식구이다.
가장인 내가 참으면 어둠은 서서히 비껴날 게다.
아카보도 씨를 과도로 썰으니 얊게 썰어진다.
맛을 보니 틉틉하고, 쓴맛이 난다. 탄닌이 많을 것 같다.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씨를 먹는다는 내용은 없다.
썰어서 말리면 살구씨처럼 먹을 수 있겠다.
입맛으로 느끼는 독성은 그다지 강한 것 같지는 않다.
현지에서는 씨를 먹는지, 음식물 쓰레기로 내다버리는지를 모르겠다.
한 번 더 검색해야겠다.
첫댓글 아보카드!
딱 한 번인가 두 번인가 먹어보았는데
그저 덤덤한 맛! 이더군요.
이따금 먹는데도 맛은 별로이대요.
비싸기는 무척이나 비싸고...
그 돈으로 다른 거 사 먹는 게 훨씬 실속이 있겠지요.
넘쳐나는 외국산 과일...
@최윤환 자유게시판 란에 제 글 한 편 올렸습니다.
읽어주시면 감사!
김말이 초밥 같은데 곁들여 먹었음 좋았을텐데, 얼마만큼이었을까? 그 단단한 씨를 자르셨다구요? 호기심이 참 많으시네요. 원래 숲속의 버터라고 숙성해서 먹음 당뇨에 좋다고 합디다. 담엔 껍질벗겨 씨 발라 버리고 잘게 부셔 냉동시켰다가 식빵에 발라먹기도 하고 다른 과일과 믹서기에 갈아 아침 쥬스로도, 주부9단 요리사 자격증 소지자가 알려드립니다.친절하게 설명 드려보세요.가정에 평화를...ㅎ
댓글 고맙습니다.
생활의 지혜를 올려주셨군요. 주부9단은... 생각을 바꾸면... 창의적, 창조적, 창발적,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롭게 변화 변모를 하겠군요. 길들여지는 것보다는 톡톡 튀는 생각(새롭게 변화하는)이 생활에도 있었으면요.
기회를 만들 수 있기에...
요리사 자격증에 빙그레 웃습니다. 어떤 맛을 낸다는 거여?
나는 배가 고프면 다 맛이 있던데...
@최윤환 뭐나 뭐니해도 우리 세상사는 이야기가 피부에 잘 와닿지요? 그래서 시장이 반찬이라고...
찔레꽃 붉게피는 남쪽나라 내고향
언덕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고름 입에물고 눈물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는 못잊을 사람아
달뜨는 저녁이면 노래하던 동창생
천리객창 북두성이 서럽습니다
작년봄에 모여앉아 찍은사진
하염없이 바라보니 즐거운 시절아
- - - - - - - - 백난아가 부른 '찔레꽃' 가사입니다.
찔레꽃은 대한민국 어딜 가도 흰색인데
위 가사에서 보면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이라니
이렇게 노래 가사에서도 오류(잘못된 표현)가 발견 되었는데도
여태것 바로잡지 않고 그냥 부르고 있습니다.
당연히 '찔레꽃 하얗게 피는'으로 고쳐야 합니다.
아니어요.
찔레꽃은 하얗게 피는 종류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색깔로도 핍니다.
서해안 제 시골집 텃밭, 왕대나무밭 언저리에는 흰색, 붉으스레한(연분홍) 찔레가 핍니다.
새들이 씨를 물어다가 떨어뜨리거든요.
연분홍빛 찔레꽃 피는 그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내일, 또는 모레에는 서해안 제 시골집에 가 있을 겁니다.
찔레순을 꺾어서 씹어서 먹었고, 찔레꽃 따서 입맛 다셨고, 이제는 찔레뿌리를 캐서 물로 끓여서 마실까요?
먹을거리가 천지에 가득 찼기에... 찔레열매를 따 먹은 뒤에 목질의 씨를 툭 하고 멀리 내뱉어야겠습니다.
무척이나 많이 번지대요. 보이는 족족 뽑아내고, 낫과 톱으로 잘라내도... 그 강인한 생명력에는 감탄...
@최윤환 그러네요.
인터넷 검색해 보니까 연분홍꽃도 있네요.
저는 아직 못 보았는데.....
하지만 붉은 찔레꽃은 없는 줄로 압니다.
그리고 찔레꽃을 먹나요?
저도 충청도 시골에서 자랐지만 아까시꽃, 진달래꽃은 먹었어도
찔레꽃은 안 먹어 보았습니다.
@박민순 찔레순을 많이도 꺾어 먹었지요.
한국의 식물은 거의 5,000종에 가깝습니다.
남북한의 길이가 길고, 단 동서의 길은 짧아서...
제주도 남방계열의 온난대/열대성 식물과 이북 압록강 두만강 지역의 한대성 식물분포도 등을 고려하면
한국도 다종다량의 자연식물보존국가이지요.
한국의 지형으로는 독성식물이 적습니다. 특히나 이른 봄철의 어린 순, 어린 잎사귀, 뿌리와 줄기 등은 그다지 독성이 강하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에 끓이고 데치고, 물에 우려내고 등을 하면요.
찔레잎은 차도 우려 마시고,
한 번 실험해 보세요. 조금씩만 맛 보세요...
서해안 제 집에는 찔레꽃이 많이 피고 지지요. 지겹게도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