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규는 붉은 빛이 흐르는 현관과 깨끗하고 아늑한 거실을 지나,
♡재빈이 방♡ 이라고 팻말이 달려 있는 방으로 들어가
재빈을 침대에 조심스레 누위고 양말을 벗긴다.
그리고 아이를 내려다 보다 피식 웃고 만다..
“……바보 같은 니 고모. 재빈이 가방 그냥 가지고 가 버렸네….”
-다음날 아침-
띠리릭-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부엌에서 오믈렛을 만들던 진규는 피식 웃으며
밥과 야채를 열심히 볶는다.
“크흠, 그 뭐냐. 어제 밤에 재빈이 가방을 가지고 갔네? 하하, 이거 새 책도”
“온 김에 아침 먹어라, 너 올 줄 알고 삼 인분 하고 있으니깐”
부엌 앞에 엉거주춤 서서 재빈의 가방을 바닥에 내려 놓으려던 보미는
배시시 웃으며 재빈의 방 쪽으로 슬라이딩 하듯이 뛰어 간다.
“재빈아아아아~ 고모 왔찌롱!! 어라? 씻으러 갔나 보네”
재빈의 방 문을 열은 보미는 초록색과 연두색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방을 두리번거리다
방문을 닫으며 부엌으로 들어가 앞치마를 입는다.
“계란만 부치면 되네? 부지런도 하셔라”
“오늘부터 신인가수 실버 녹음인데, 시간 괜찮겠어?”
“나 없어도 녹음 잘 돼. 너 오늘 바쁘지? 재빈이 작업실에서 데리고 있을게, 전화 해”
진규는 노란 계란을 뒤집게로 능숙하게 뒤집는 보미를 슬쩍 내려다 보다 고모~ 라고 소리치며
부엌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재빈을 향해 뒤 돌아 선다.
“송재빈 스톱!!. 샤워 했으면 할 일이 뭐지?”
“로션 바르고 샤워코트에서 예쁜 옷으로 갈아 입기! 고모 잠깐만~”
보미는 공룡이 그려진 샤워코트를 입고 방안으로 들어가는 재빈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다가
계란이 살짝 타는 냄새를 맡으며 노랗게 지져진 계란을 얼른 프라이팬에서 그릇에 옮겨 담는다.
“연예기획사 팀장님 아들 크면 연예인 해도 되겠어. 어쩜 저렇게 멋있냐”
“내 아들이니깐. 당연히 멋있지”
“그 왕자병은 중학생 때부터 안 고쳐지더냐?”
보미와 진규가 오믈렛 합작을 식탁에 전시하고, 예쁜 옷으로 갈아 입은 재빈은
자신의 가방을 반가워 하다 식탁 의자에 올라 앉는다.
오랜만에 셋이 함께하는 아침 식사라 그런지, 재빈은 쉴 새 없이 조잘거리고,
보미는 그런 재빈을 넋 놓고 바라보며 그가 입에 케첩을 묻힐 때마다 냅킨으로 그의 입가를 훔쳐 준다.
진규는 보미에게 핀잔을 주면서도 그녀를 제지 하지 않는다.
그 들은 행복 하다..
-녹음실-
실버의 악보들과 컨셉들을 쭉 훑으며 읽어 나가던 보미는 똑똑-하고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컴퓨터에서 눈을 떼고 쓰고 있던 안경을 벗는다.
“네?!”
“선생님, 실버가 벌써 왔는데요”
“아, 들여 보네!”
-연예 기획사 음악팀 사무실-
“쥬니가 자작한 곡들이 아주 다 느낌이 좋아요, 이제 이 음악을 어떻게 녹음하고 나타내냐에
그의 3집이 달렸습니다”
“데모를 한번 틀어 보겠어요?”
“네, 팀장님”
회의실에서 천재 가수 쥬니의 3집 컨셉 사진을 넘기던 여직원이 컴퓨터 앞으로 가,
쥬니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데모식으로 녹음을 한 그들의 노래를 튼다.
30초에서 1분 정도를 듣고, 진규가 손짓을 하면 다음 곡으로 넘기는 여직원은
진지하고 우수에 찬 진규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좋아요, 더 자세한 건 쥬니와 내가 회의를 가져 보죠. 쥬니가 대충 뭘 원하는 지 알겠네요”
“네, 팀장님.”
“그럼 이제 오디션 곡들로 넘어 가 볼까”
-금빛 유치원-
“재빈이 가족은 세명 이네요?”
햇빛 반 아이들 앞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선 재빈은,
선생님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그림을 한참 내려보다
다른 아이들의 그림을 쳐다본다. 그리곤 천천히 앵두 같은 입을 연다.
“난 엄마가 돌아가셨대요. 엄마는 안 계세요”
“……재빈아, 꼭 발표 안 해도 되는데. 근데 정말 잘 그렸네~”
“하지만 슬프지 않아요. 엄마보다 더 사랑하는 고모가 있으니까요. 고모는 무조건 내 편이고요,
나랑 아빠를 웃게 해 줘요. 우리 고모는 노래도 잘하고 악기도 잘 다루는 천재에요”
“맞아요, 재빈이 고모는 얼굴도 이쁘죠?”
반 아이들이 턱을 괴고 앉아 재빈의 똘망똘망한 눈과
또박또박 이야기를 이어 가는 그의 입을 주목한다. 햇빛 반 선생도 처음엔 당황 했지만,
오히려 재빈의 당당함에 감동을 받은 듯 그의 발표를 도와준다.
“우리 아빠는 유명한 연예인들이랑 일 한대요. 좀 바쁘시지만,
그래도 나랑 노는 건 절대 까먹지 않아요. 그림처럼, 아빤 키도 크고 세상에서 제일로 멋져요.”
-녹음실-
“반갑습니다, 유보미라고 해요”
“잘 부탁 드립니다. 실버 입니다”
“사실 요즘 음반 시장이 많이 안 좋죠, 그만큼 기획사들이 앨범에 쏟는 돈도 적어지고.”
보미는 얼굴이 하얗고 귀엽게 생긴 실버에게 따뜻한 녹차를 한잔 건넨다.
실버는 고개 숙여 인사 하고, 보미는 그의 마주편 의자에 앉으며 환하게 웃는다
“녹음 할 때는 따뜻한 차랑 물병은 잊지 마요. 목에 무리 가면 곤란하지 않겠어요?”
“음반 시장이 어려워서… 사실 걱정이에요. 물론, 프로듀서님이 유능하신 건 알지만”
“아니요~전 유능하지 않아요. 전 그저 한곡 한곡 싱어의 혼과 마음을 담는 걸 도울 뿐인걸요”
똑똑-
“네?”
“많이 바쁘십니까~”
“어??? 준희야….”
사무실 문이 열리고, 쥬니가 헐렁한 티셔츠에 츄리닝 바지를 입고 모자까지 쓰고 나타났지만,
톱가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와 자신감 덕분에, 신인가수 실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구십도로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신인가수 실버 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반가워, 사무실에 붙은 포스터도 보고, 그때 연습하는 것도 지나가다 봤어. 열심히 해”
“어라!! 실버 뭐예요! 나한텐 그렇게 인사 안 했는데!! 피~”
쥬니는 귀엽게 입을 삐죽이는 보미를 내려보다 머리를 긁적이는 실버에게 눈길을 돌린다.
“이분께 정중하게 해. 아주 훌륭하신 분이거든. 자, 나가서 시작 해”
“네!! 잘 부탁 드립니다!!”
실버가 사무실을 뛰어 나가자, 보미는 쥬니를 올려보며 그의 모자 챙을 툭 친다.
그 바람에 모자가 쥬니의 두 눈을 가리지만, 쥬니의 입모양을 보면 그가 웃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너가 다 해라~ 자기 맘대로야! 그리고 이렇게 갑자기 오면 어떡해”
“그냥 갑자기 누나가 보고 싶으니깐! 그리고 갑자기 미친듯이 노래도 하고 싶었고.”
“누나라고 하지 말고. 프.로.듀”
“아~ 실버가 메인 녹음실 쓰면…… 난 그냥 옆방 좀 쓴다!!”
쥬니는 보미의 말을 끊으며 그녀의 짧은 머리를 헝클어트리고 사무실을 나와
녹음실 안에서 목을 풀고 있는 실버를 가만히 바라본다. 그리곤 실버가 자신과 눈을 마주치며
다시 인사를 하자, 살짝 웃어 보이곤 옆 방 조금 작은 녹음실 안으로 들어 가 버린다.
“선생님! 쥬니 더 멋져진 것 같죠? 음악성만 천재가 아니고 진짜 완벽해욧!!”
“완벽해욧??! 오늘은 쥬니가 아니고 실버가 주인공이니깐 딴 데 쳐다보지 말구우! 오케이?”
“오케이 입니다~”
보미는 사무실로 뛰어 들어온 여성 엔니지어 한명의 볼을 살짝 꼬집고 사무실을 나와
녹음실 쪽으로 걸어간다. 기타를 연주하며 마이크 앞에서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노래를 부르는 쥬니.
악보만을 똑바로 쳐다보며 긴장된 표정으로 마이크에 입을 바짝 가져다 댄 실버.
쥬니가 5년 전에 처음으로 이 곳에 왔을 때도 실버 만큼 긴장되어 있긴 했었다,
하지만 그는 마이크 앞에 서는 순간 다른 사람이 되어 노래를 시작했고,
밖에서 음악을 듣던 보미는 온 몸에 감도는 전율을 느꼈었다.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여러 생각들……
아…… 이래서 쥬니가 천재라고 했구나. 이래서 난…가수가 아닌 이 길을 선택 했을 지도 모른다…
보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쥬니가 자신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녹음실 앞으로 걸어가
해드폰을 연결해 자신의 머리에 해드폰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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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유키 입니다..
인소닷에 소설을 처음 올리는데..
사실 그남자 그여자 사이는 이미 다른 곳에선
완결이 났지요....
그래서 동시 연재로 같이 올립니다^^
인소닷 여러분이,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댓글 꺅..재밋어염ㅋㅋ
정말요?^^ 쭉쭉쭉! 올리겠습니다 헤헤.. 제 꽃잎1번방 소설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재미있네요...재빈이 너무귀엽네요.....보미가 프로듀서인가요...다음편도기대...
재빈이 같은 아들을 갖고 싶지만 ㅋ 아직 학생이니...재빈이 같은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한테 부탁했다가 무지 맞았는데 ㅋ
완결이 낫다구요?? ㅜㅜ 어디서죠? ㅜㅜ 너무 궁굼해용 !! ㅋㅋㅋㅋ
헤헤헤 금방금방 올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히?? 잘보구가요 보면서 막 미소가>\ㅋㅋ
다행이예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쓰고 싶었거든요!!!감사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