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실질상장폐지 38개사..매년 21%씩 감소
우회상장 요건 강화로 부실퇴출 비율 확 줄어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코스닥 시장에서 '문제아'들이 줄어들고 있다. 경영의 투명성, 자본잠식, 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퇴출되는 불량기업들이 솎아내지면서 코스닥시장이 정화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46개사다. 2010년 75개사, 지난해 58개사였던 것에서 매년 평균 21%씩 감소했다.
이들 중 흡수합병이나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택하면서 상장폐지가 되는 기업, 혹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자진 상장폐지 기업들을 제외하면 기업 부실로 퇴출되는 회사들은 2010년 67개사, 2011년 46개사였지만 올해는 38개사로 줄었다. 기업 경영상 문제점이 부각돼 상장폐지되는 기업들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1.3%, 올해는 전년 대비 17.4%의 비율로 줄어든 것이다
올해 시장 퇴출사유 중에는 기업의 계속성 및 경영 투명성 기준 미달이 넷웨이브, 어울림네트, 엔케이바이오 등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인스M & M, 비앤비성원, 보광티에스 등 11개사가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됐다. 아이스테이션, 어울림엘시스, 어울림정보 등 8곳은 자본잠식으로 시장에서 퇴출됐고 이 외에 최종부도가 발생한 SSCP와 금강제강을 비롯해 무한투자가 불황장세 속 시가총액 40억원 미달을 사유로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매년 불량기업들의 상장폐지 비율이 감소한다는 것은 코스닥시장에 더없이 반가운 신호다. 퇴출시킬 기업들이 줄어들 정도로 코스닥 시장이 건전화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은 원래 가능성 있는 유망한 기업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불량기업들이 우회상장 등을 통해 뒷문으로 증시에 입성, 거짓정보로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검은 거래가 횡행하면서 시장 질서가 어지럽혀졌다.
때문에 코스닥시장은 우량기업을 코스피 시장으로 빼앗기고 외국인, 기관자금을 유치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겪어왔다. 개인투자자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코스닥시장에 불량기업들이 줄어드는 것은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 도입 덕이 크다. 우회상장요건을 강화해 불량기업들이 들어올 '뒷문'을 막았다는 점도 시장 투명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09년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된 이후 시장이 빠르게 건전화되고 있다"며 "제도 첫 시행 때는 퇴출기업이 많았는데 점차 제도가 정착되면서 불량기업들이 줄고 있고 기업들 역시 경영할 때 상장폐지기준을 염두에 두고 불법적인 행위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도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 시행상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이 더욱 투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