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이 들면 숨기려고 하지 마요
모두 다-벗고 가는 인생 여행길인데
숨기면 그만큼 짐만 늘어난다
짐 되는 일 접고 벗는 연습 해야 할 때다
솔직하고 군더디기 없이 깔끔한 마음이 오히려 편안하다
편안한 걸 모르고 자꾸 쌓으면 스트레스만 늘어 간다
스트레스는 모든 병의 근원이 아니겠나
현대병은 스트레스가 쌓여 응고된 암 덩어리 아니겠는가
심신에 저항력이 허약해지면 그 부분으로 질병이 발현되는 것이라고도 본다
노환도 인위적으로 만들어 가지 말고 자연의 섭리이기에 받아드려
벗고 벗으며 비우고 가볍게 살아갈 일이다
무엇이 그리 모자라는지 쌓기만 하면 그것 언제 가져가려 하는지
뚫려 있는 목구멍 메우느라 애쓰면
과부하에 소화불량 되지 않겠나
과욕으로 남겨놓은 사물들
끝내는 쇠잔해 병드니 경쟁적으로
병원이나 노인요양시설로 바삐 퍼 나르느라고 날밤 보낸다
부의 축적은 병 의원 노인요양시설로 옮겨가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도 불만이 있어 의사들의 군중 집회 병의원 집단휴진까지 한다 하니
한계점은 어디까지인지
조금 남은 나부랭이로 사후에 공덕비 세워준들 묘비 잘 세웠다며 봉분 문 열고 나와 칭찬하는 죽은 사람 보지 못했다
후손들 재산분할등기 잘했다고 죽은 사람 입회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
고인이 모두 잘 알았다고 한들
저승과 이승 사이 누가 전해주겠나
또 전해준들 뭣 하겠나
백 년 천 년 그 이후 이 세상에 돌아온들
돌아온다는 사실이 있기나 한지
후손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가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머니들 알기나 하겠나
오늘 일도 잘 모르면서 내일을 기약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 있는가
또 혼령이 영원히 존재한다면 지구촌이 비좁아 비켜 다닐 수 없을 것이다
살아 콩나물이라도 나눠 먹어야 기억된 영혼으로 존재하지
그렇지 못하면 살아질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존재한다는 것은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영혼도 내가 구성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다
우주적으로 보면 모두가 짧은 날 하루살이다
만일 신이 있다면 나 이외의 위치에 존재하고 있기에 하루살이의 이승에서는 사람이 신을 찾아다니면서 잘 되기를 희망하는 접신 방법이라도 있겠지만
저승에서는 신의 손에 의해 찾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육체의 길이 끝났기에 사람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없다
그러니 신이 찾아주지 않으면 끝장 아니겠나
반면
붓다(부처)의 위치는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늘 내 안에 존재하고 있기에 스스로 정진 수행하면 된다
우리 스스로 맑은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서는
선행으로 자비광명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맑고 향기 나는 불심이기도 한 것이다
요즘 하루살이 인생들
일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선량을 봉해 버렸는지
도덕적 윤리적으로 마음 비움 없이 찌들고 구겨진
국민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물들이
나라 곳간 지키겠다고 아웅다웅하는데
그런 인물들 들락거리면 시래기 국물 정도 얻어 먹겠나
허리 굽혀 얻은 재화
노력도 없이 탐내는 좀팽이들에게 남겨 줄 일이랑 하지 말고
상식이 통하는 일을 해야 한다
상식은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에 의해 발췌된 통계인 것이 아닌가
우리 일반상식에 의한 정서로
가솔 이웃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가 되는 것에 만족하고 도움 주며
나이 듦의 배려로 올바른 지혜만 전수하면 될 일 아니겠나
물심양면 부담도 없이
정신적 지혜를 모을 때다
오랜 기간 쌓아온 직관력과 통찰력 있는 지혜에
블라인드를 드리우고
권모술수의 헌옷 입히면 더욱 안된다
믿음 쌓이면 아낌없이 줘야 할 것이 아닐까
그러면 타알-탈 털고
아니 텅텅 비우며
가볍게 인생 여행길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시인 수필가 소설가 / 현법 유 재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