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타글리트 프로그램 2, 이스라엘 속의 아랍인 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 문제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의 입장만을 주장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또한 방문 일정에는 유대인만이 아니라 아랍계 국민들과 만나는 시간도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이스라엘에는 타글리트 프로그램의 정체성 찾기 교육에 반감을 갖고 이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시민단체들도 있다.
이들은 타글리트 프로그램이 해외 유대인 청년의 뿌리 찾기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공짜 여행으로 유혹하여 극우이념을 심어주는 선동에 불과하다며 프로그램 참여 거부를 촉구한다. 또한 자신들과 뜻을 같이 하는 미국 내 유대인들과 협조하여 미국 출발 전 공항에 모인 타글리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실상을 폭로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그간 타글리트 프로그램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한 참가자들 중에서 진보적 성향을 가진 일부가 중도에 이탈하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이는 대부분 즉흥적인 반감에서 비롯된 우발적인 이탈이 아니다. 대부분의 중도 이탈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반대하는 인권 운동 단체와의 사전 협의에 따라 기획적으로 이루어진 이탈이었다.
아랍 국가들과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에는 이스라엘 국적을 가진 아랍인들이 많다.
이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이미 이스라엘 영토로 선언된 지역에서 오랫동안 거주해 온 아랍인들이다.
이들은 이스라엘 건국과 동시에 치러진 독립전쟁 중에도 살던 지역을 떠나지 않고 계속 버텨왔던 아랍인들이다.
이들을 ‘48 아랍인’이라고 부른다.
이들에게는 1952년에 제정된 국적법에 따라 모두 이스라엘 국적이 주어졌다.
이들과 그 자녀들은 오늘날 이스라엘 인구의 약 20%에 해당하는 아랍계 이스라엘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당연히 유대인들과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
이들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들도 있다.
종교적으로 보면 이들 대부분은 무슬림이다.
국적으로는 이스라엘 국민이면서 민족으로는 팔레스타인계 아랍 민족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자신들의 조국(이스라엘)과 민족(팔레스타인)의 갈등인 셈이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에는 또 다른 신분의 아랍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이들은 예루살렘에 집중되어 있다.
약 90여만 명인 예루살렘 인구 가운데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사람은 절반이 넘은 약 53만 명 정도이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요르단에 속한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던 사람들 대다수가 아랍인이었다. 그런 까닭에 아직도 아랍인이 동예루살렘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약 30만 명에 그친다.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이 계속 증가하면서 23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을 장악하였지만, 아랍인 주민의 대부분은 상당 기간 요르단 국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동예루살렘의 아랍인 학교에는 요르단에서 만든 교과서를 사용했다.
요르단으로서도 언젠가 이스라엘로부터 동예루살렘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들 아랍인 주민들과의 연대를 계속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변했다.
1987년 말 이스라엘의 점령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과의 민중봉기인 ‘인티파다’가 확산되면서 혼란이 지속되자 1988년 요르단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에 대한 연고권을 포기하고 법률적, 행정적 관계들 단절했다.
동예루살렘을 장악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떠나지 않은 아랍인 주민들에게 무기한 거주를 허용하는 증명서를 발급했다.
참고 서적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날의 이스라엘, 최용환 지음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