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만 있을때에는 잘 모르던 것들이 한국을 떠나면 잘 보이
더라는 말.. 여러분들 많이 들어보고 또 경험해봤을 겄입니다.
그 많은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의료정책" 입니다.
국민들의 "알권리"... 아주 중요하죠 그쵸? 이제까지 국민들은
정부가 혹시 매스컴을 조작해서 알권리를 빼았는거는 아닌가..
하면서 의심스러워 했습니다. 지금의 사태를 제대로 보도하는
언론도 없는것 같습니다만 지금부터 제가 말씀드릴려는 "알권리"
는 좀 색다를 것입니다.
십여년 전부터 선진국대열에 낀다 못낀다 참 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의료정책은 선진국 문턱도 올라가 보지 못했습니
다. 왜냐면 우리 국민들은 자신들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무조건 약국이나 병원에서 지어주는 약을 받아먹어야만
했습니다. 바로 알권리를 상실한것이였죠. 미국에선 환자에게
약사가 주는 약이 무슨약이고 또 어떻게 먹어야하며 부작용은
무엇이고, 또 주의할점은 무엇인가 환자에게 건네줄때 분명히
말을 하도록 법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죠. 그 흔한 항생제 중에 하나인 cephalexin (Keflex) 물약을
의사가 처방했을때 약사는 그 약을 환자에게 주면서 아래와 같
은 말을 꼭 해야만 합니다.
1. 이것은 cephalexin 이라는 항생제 입니다.
2. 환자가 만약 페니실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면 이약도
알레르기반응을 보일 확률이 약 20% 정도 됩니다.
3. 이 약은 1 teaspoon (5ml) 씩 8시간에 한번씩 10일 동안
계속 먹는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몇일먹다가 몸이 좀
좋아진다고 약을 중지하면 않됩니다.
4. 이 약은 냉장고에 보관해야만 합니다.
대충 이정도의 information은 환자에게 주어줘야 약사의 일을
했다고 볼수 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제까지 환자가
약이름을 약사한테 가르쳐 달래도 약사들은 가르쳐 주지 않았
다. 필자도 한국에 96년에 갔을때 감기로 동네약국에 간적이 있
었다. 약사는 "감기때문에 왔어요." 라는 내 말에 아무런 증상
에 대해 질문도 않하고 몇가지 약을 개별포장기를 이용해서 3일
치를 지어주었다. 적어도 그 약사는 나에게 기침을 하는지.. 코
가 막혔는지.. 가래가 끌는지.. 정도는 물어봤어야 하는데 말이
다. 난 기가막혀서 이 봉지속에 들어 있는 약이름을 물어보자
그 약사는 그냥 먹으면 되니까 괜히 그런데 신경쓰지 말라는 투
로 얘기했다. 그래도 내가 계속 약이름을 알고싶다니까 약이름
은 알아서 뭐하냐구 나한테 오히려 물었다. 내가 그때서야 나도
미국에서 약사질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더니 그때서야 미
안하다면서 약을 다시 지어 주겠다고 했다. (즉, 필요없이 들어
간 약은 빼서 주겠다라는 말)
난 amoxicillin 500mg 21알만 사가지고 나왔다.
개인적인 경험을 너무 길게 얘기해서 미안합니다..........
하여간에 이제는 국민들도 자기가 무슨 약을 먹고 있는지 정도는
꼭 알아야 한다. 고등학교 졸업후 4년동안 공부해서 남을 진찰
하고 처방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것이다. 그나마 약대에서 배
우는 4년동안의 교과과정에 clinical 한것은 거의 없다.
Calcium channel blocker를 CHF환자에게 조제하면서 digoxin
level을 걱정하는 약사가 몇이나 되며 lithium을 먹고있는 조울
증 환자가 ACE inhibitor가 적힌 처방전을 들고 왔을때 lithium
level을 걱정하기때문에 의사에게 확인전화를 걸수 있는 약사가
과연 한국에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위궤양 약중에 Propulsic
(cisapride)라는 약이있다. 이 환자가 동네약국에 가서
erythromycin 이라는 항생제를 사먹으면 이환자는 심장마미로
죽을수도 있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위에 열거한 모든 얘들이 환자가 자기가 먹는 약이
무엇인지도 모르기때문에 일어날수 있는 위험한 일들이다.
병원에 의사가 없으면 다른사람이 대신 진료를 못하듯이, 약국에
약사말고 다른사람이 약을 환자한테 건네주는 일은 있어서는 않
된다. 집안에 남편이 약사면 아네까지 까운입고 약국에 나와 앉
아서 약사처럼 일하는 한국에 현실은 어처구니가 없다. 보건배째
부 장관은 도데체 귀머거리이고 장님이던가...
난 약사이지만 도저히 약사의 임의 조제는 찬성할수가 없다.
대체조제에 대해서는 조건부로 찬성할수 있다. 그 조건이란
다음과 같다. 미국처럼 brand name drug과 generic drug을 확실
히 해놓아야 할것이다. 그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선 많은
generic drug의 효능검사를 미리 해놓아야만 한다.
일단 시행해보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가서 문제가 생긴
약을 list 에서 빼버릴려는 속셈인듯한 정부의 IQ는 과연 두자리
는 커녕 한자리 인듯 하다. 제발 정부에게 부탁할것이 하나 있
다. "보건배째부 나으리 여러분들... 당신들 실력이 모자라면 밑
에애들이라도 미국같은 나라에 연수를 보내어서 미국에선 어떻
게 의료정책이 돌아가고 있는지 겉핥기식 말고 정확히 알아오게
하시죠" 한국사람들.. 필리핀 출신 의료인들 깔볼꺼 하나 없다.
미국에서 보면 한국도 별다를게 없으니...
하여간에 내가 지금 문제점으로 생각하는것들만 결론적으로
몇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1. 약국의 전산화 시스템의 부재
2. OTC (처방없이도 살수 있는약) 와 Rx 의 정확한 구별의 부재
3. Brand name drug 과 generic name drug의 구별 부재
4. 너무 싼 처방료와 조제료 (캘리포냐의 약사 평균 연봉은 약
8만불 정도 합니다. 전문의들은 20 - 40 만불 정도)
5. 무분별한 제약회사의 광고와 그앞에서 힘못쓰는 매스컴
6. 정부의 기가차는 정책
7. 약대의 시대에 뒤떨어진 교과과정
8. 의대의 잘못된 인간교육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정부와 싸움
박질 하는 교수나 제자나... 다들 욕을 벌구 있음)
9. 국민들의 후진국적인 의식수준
10.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땅에 태어난 우리들의 팔
짜
휴우.. 두서없이 너무 열받아서 글을 막 써서 죄송합니다
# 이글을 올린 저 개인 의원 의사입니다.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
하는것이 제 천직이라 믿고 어서 이 전쟁과도 같은 사태가 끝나
고 진료실로 돌아가서 걱정되는 몇몇 환자들을 돌보고 싶습니
다, 하지만 정부의 비열한 언론플레이와 정부가 생각하는 그런
의약분업은 이땅에 있어서는 안될 또 다른 사생아이고 우리 국민
들이 모두 피해를 볼 그런 망나니로 자라날겁니다, 과연 돈때문
에 의사들이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이 떨쳐 일어났다고 생각하십
니까. 과연 대한민국의 의사들이나 의대교수들, 의대생들 그모두
의 수준이 그렇다고 생각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