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는 자외선이 강한 맑은 날씨를
예고했는데 제주도 동부 지역은 옅은 안개가
시야를 가려 산천이 부옇게 보이는 그런 날이다.
대천동 사거리에 7명이 모였다. 선달네은 오늘
도 커다란 하귤을 잔뜩 싣고 와서 나누어주기
바쁘다. 하나를 벋겨 한입 베어무니 상큼한
과즙이 입안 가득 감돈다.
체오름 가는 농장 안으로 들어섰다. 철쭉과
참꽃나무가 화사한 꽃당장을 하고 우리를 맞
는다. 농장주인이 바뀌어서 그런지 관리를 하
지 않아 도로도 많이 페어 있고 주변에 잡초가
무성하다.
제집인양 터를 잡아 노란 서양금혼초가 수도
없이 핀 길을 지나 체오름 기슭에 닿았다. 신록
으로 뒤덮인 체오름은 변함없이 우리를 맞는다.
동남쪽 수직 굼부리 쪽의 무너진 붉은 속살도
풀과 나무가 자라 많이 가려졌다. 1~2년 후에는
완전히 가려질 것이다.
기슭에 너른 잔디밭에서 한참을 쉬다가 천천히
오름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름은 지금 새로 돋아
나는 잎으로 생기가 넘치고 있었다. 나무에 물 오
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서쪽 봉우리에 올랐다. 해무가 끼어서 선명하
지는 않지만 가까이 있는 오름들은 잘 보인다.
그래도 다른 때에는 이 곳 경치가 환상적이 었
는데 조금은 아쉽다. 작년에는 그 많던 보리볼레
(보리밥나무 열매)도 올해는 전연 볼 수가 없다.
해거리를 심하게 하는 모양이다.
여기서 한참을 앉아 놀다가 다시 삼각봉이 있
는 동쪽 봉우리에 가서 잠시 쉬었다가 내려서
굼부리 안쪽으로 향했다.
여기는 우리가 늘 점심을 먹던 곳에서 조금
안쪽으로 더 들어간 곳이다. 커다란 후박나무
가 그늘을 드리운 바로 옆이다. 해무 때문에
해가 비치지 않아서 양지쪽에 앉았다.
즐거운 점심시간. 이런 신선들이 살만한 곳
에서 먹는 음식이야 그 종류를 불문하고 꿀맛
이다. " 이 행복 희수까지 굿짝!!!"
오늘은 편안하게 앉아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
다. 오늘의 화재는 완산 관수 등이 강의 받고
있는 '풍수지리'에 대한 내용이다. 알아서 손해
볼 것은 없지만 모르고 사는 것이 마음 편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돌아오는 길, 서양금혼초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체오름은 오름 하나만을 올랐는데도 제법 운동
량이 많다. 은하수의 만보기는 12000보를 기록
했단다. 진입로가 비교적 길고 오름을 올라 다시
굼부리까지 도는 코스를 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비록 다른 해처럼 많은 인원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편안하고 느긋하게 그리고 체오름의
정기를 담뿍 받아 행복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
다. 2012. 5. 10.
첫댓글 ... 그래서 봄이오면 삼라만상이왕성,여름오고 비바람 치는 주기적 순환속 대 자연의 법칙속에서 적응,대처하며 살고들 있으니 풍수를모르는게아니라 잘알고 있다고.. ..다만 구체적 현상을 체계적으로 느끼지 못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것으로 착각... 고프면 찿아먹고 , 자고, 해 뜨고,계절가고...다 잘 알면서 모르고 사는게편하다니 덜 자연스럽군요 !현실과 맞지 않은것은그저 그렇구나, 그래도 체계적으로 알고 사는 것이 여유 롭고 현명 하다고 생각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