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THE FORWARDING _ 나의 일과 이야기의 시작
탁탁탁탁 ... 띠띠~익 쿵쿵 또각또각
오늘도 타자치는 소리, 복사기 소리 사람들 붐비는 어느 사무실,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오늘도 미간을 찡그리며 비슷한 나이때 쯤 되는 여직원에게 이를 꽉 물고 화난 음성으로 이야기한다.
“이대리 S&G건 화물 보안증이랑 MSDS 사전 제출 했어요? 안했어요?”
“네? 아 네 과장님 분명히 어제 보낸 것 확인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보안청에서 태클걸질 않나! 세관에서 왜 SECURITY 관리대상에 지정했냐고! 당신 이거 납기 지연되면 하루마다 얼마나 타격이 있는지 생각해 봤어요?”
“죄송합니다.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무기 운송은 처음이라..”
“아~~~~! 미치겠다. 처음? 처음? 나는 해봤어요? 나는 해봤냐고! 오더를 받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알아내고 조치해야지. 쳐 기다리고 기도하면 뭐가 나오나요? 모르면 백방으로 물어보길 하던가! 안 그래요? 이대리님!”
쾅!
“....”
얼굴이 뻘개져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못 이겨 책상을 내리친다.
그녀는 7년 이상 물류사에서 일한 베테랑 사원이며, 핏대를 세우고 고함을 치면서 당당히 욕하는 것이 이 업계에 겨우 2년밖에 안된 사람, 사실 그게 바로 나다.
차장 부장 이사까지 다 모여 있는 사무실에서 이렇게 과장 나부랭이가 고함을 칠 수 있는 것도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일 따윈 상관없다. 왜냐하면, 잘 못하면, 내가 죽는다. 일하나 잘못된다고 죽느니 마느니 하는 것이 농담으로 들릴 수 있지만, 현실은 항상 상상을 초월한다. 내 경우에는 항상 최악으로 치닫는 결과가 엎치고 겹쳐지는 감은 확실한 편이다.
보통 우리 일은 시급하지 않다는 화물이 엄청 급해서 시시때때로 챙겨줘야되고, 갑자기 현지사정으로 선적이 지연되어 선사 운송사 전화통을 붙잡고 업데이트 상황을 계속 보고해야한다. 게다가 현지에서 SURRENDER 처리를 하지 않아 화물을 찾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계속해서 지랄아닌 지랄을 해서 겨우 일의 결과를 내야한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A라는 장소에서 B라는 장소까지 무슨 짓을 해서라도 운송해줘야하는 그런 일이다. 그게 나라가 됐든 지역이 됐든 그 어디가 됐든 말이다.
그렇다고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로 혹은 항공기로 운항을 할 수 없는 선사의 책임도 아닌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하나의 몇 시간 지연 때문에 운송사, 화주(고객), 출하지의 공장 line이 손해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실험이나 테스트, 혹은 그 이상의 것들이 그들이 원하는 날짜에 시간에 적합하게 도착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책임을 져야할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특히 내가 주로 맡고 있는 화물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되고, 미안하지 않아도 미안하게 생각해야한다. 또한 미안하다고 생각하는데 그쳐야하는 게 아니라 그에 따른 배상을 해줘야하는 것이다.
아마 처음 내 글을 보는 사람은 도대체 먼 소리를 하는지 모를거다.
단순 tm같은 서비스직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역업이라고 하기엔 어떤 것도 생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배나 비행기 혹은 트럭이나 기차로 운송하는 운수업도 아니다.
우리가 선사라고 부르는 회사들은 대한항공 아시아니 항공, 터키항공, 중국 동방 항공... 등의 항공사들, 고려해운, 남성해운, 현대상선, .... 등의 배나 비행기를 가진 회사들을 지칭하는데, 우리는 그 어느 것도 속하지 않고 실물자산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회사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공생관계이자 고객이자 동업자이다.
어떤 물건을 수입을 하거나 수출을 할 때, 모든 것을 대행해주는 화물운송주선업자라고 분류하는데, 항공기나 배의 화물을 대량으로 싣고 수출입을 주도하는 것이 바로 포워딩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로지스틱스, ~물류, ~통운, ~해운항공 ... 여러 가지 이름이 있다.
수출입을 할 때,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자가 모두 알 수 없기에 그 과정을 대행해 주면서 서비스 비용과 더불어 이윤을 창출한다. 나쁘게 말하면, 유통 사기꾼이며, 좋게 말하면 종합물류 글로벌 비즈니스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외국으로 여행을 간다고 치자.
처음에 여권을 만들어야 하고, 그 여권을 바탕으로 여행지에 대한 티켓예매를 해야한다. 그러면 항공사에서는 좌석에 대한 부킹을 넣어야한다. 그리고 출발당일이 되면 적어도2~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여 티케팅을 해야 한다. 그 후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물품이 있는지 확인하고, 수화물이 있으면 수화물을 따로 맡겨야한다. 그 다음으로 출국 수속을 밟고, 위험물이나 항공규정에 위반되는 물품이 없는지 검사한다. 이상이 없을 때, 정해진 시간에 항공기에 정해진 좌석에 탑승하고 도착을 기다린다.
현지에 도착을 하면, 티켓에 표시되어 있는 수화물을 찾으러 가야한다.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는 자동 화물 라인에서 자기 물건을 찾아야하는 것이다. 그 후 다시 출국했을 때, 과정을 반대로 반복한다. 물론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다. 규정이 엄격한 나라는 입국심사 자체가 많고 힘든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과정을 마치면, 외국에 도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물어물어 가면 되지만, 외국에서는 어떨까?
외국어에 자신이 있거나 여행을 자주 다녀 본 사람은 모르겠지만, 외국 여행이 처음이거나 정말 마음먹고 큰돈 쓰면서 휴가를 가는 사람들은 어떨까?
별거아니라고 하면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엄청난 도전인 것이다.
나이가 어리고 많고를 떠나서 이런 두려움과 리스크까지 겪으며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면, 이 모든 과정을 대신해 주면 어떨까?
여권 발권 여행 가이드 숙소 관광 여행코스부터 한국에 무사히 귀환하는 것까지 모두 말이다.
그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행사 , 투어 가이드이다.
그들은 그 모든 서비스를 해주며, 조금씩 살을 붙여 엄청난 이윤을 창출한다.
물론 비싸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기 스스로 무언가 대단한 외국 여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고객은 화주 즉, 수출자와 수입자이다.
사람대신 물건을 싣고 그 모든 과정을 대행해주는 것이다.
화물에는 원자재, 원재료, 곡물..... 거의 모든 물품이 다 운송이 진행되는데, 그 중에는 위험물도 있고, 온도를 유지해줘야되는 생동물이나 약물, 화학물 등이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이런 일반 화물과는 예외되는 특수한 일이 섞여 있다. 그것이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주 업무이다.
내 나이 올해로 36살 딱 30 중반이다.
보통 내 나이쯤 되는 사람들일 보면 보통 대리나 잘되면 과장정도의 직함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기업 인턴부터 공공기관 연구 인턴. 아르바이트 및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쭉쭉 입사하고 그만두기를 반복해왔던 덕분에 2년전 이 회사의 주임으로 34살을 맞이하게 되었다. 뭐 여기까지 어떻게 왔느니 하는 긴 이야기를 다하려면 소설책 몇 권을 써도 모자라니 생략하는 게 맞고, 과거는 더 이상 이야기하기도 싫다. 꼰대들의 잘나갈 때 어쨋느니 하는 나이는 아직 아니니까 말이다.
실제로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난 이 회사에서 2년 동안 두 번의 초고속 승진을 해서 과장에 자리에 있고, 항상 낭떠러지에서 외줄을 타듯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햄릿처럼 이 특수화물 관련된 일을 이어나가고 있다.
어떤 로맨스 드라마에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것은 인생에서 아픔을 겪거나 나쁜일이 일어나 괴로움을 느끼는 것이 아닌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다.
생애 어떤 접점도 없는 이 일을 하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고속승진의 기로에 있는 지금의 나는 적어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지루한 나의 삶 속에서는 말이다.
이 모든 것은 10년이나 사귀어 온 내가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그녀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그 순간부터 내 이야기는 시작된다.
**저의 첫소설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독자님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기대합니다~
기대 감사요!
참신하고 기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연재하시냐고 고생하시고 앞으로도 기대 하겠습니다.
아 참신하도록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
기대되요~
감사합니다.^^ 댓글덕택에 글 다시 시작하게 되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