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노선 통과 지역 집값, 착공 이전 대비 4억6502만원 올라
B·C노선 인근 평균 집값과 비교해 각각 15·4% 더 높아
“사업 속도 빠르고 내년 일부 개통 기대감 반영”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B노선·C노선 3개 노선 중 A노선 통과지역의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GTX 노선 중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고 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부동산R114 자료를 살펴보면 GTX 환승역인 서울·삼성·청량리역을 제외한 각 노선별 서울 통과지역의 집값을 살펴본 결과 A노선의 집값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2022년 4분기 A노선 통과지역(은평·강남)의 가구당 집값(매매 평균가 기준)은 17억1832만원으로 A노선 착공 직후인 2019년 3분기(12억5330만원) 대비 4억6502만원이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B노선(구로·중랑·용산·영등포)은 3억9321만원, C노선(노원·서초·성동·도봉)은 4억4746만원씩 각각 상승했다. A노선과 B노선 비교 시 상승폭이 약 15% 차이나는 셈이다. C노선과는 4% 가량 차이가 났다.
경기도에서도 A노선(고양·성남·화성·용인·파주) 통과지역의 집값 상승폭은 2억6893만원으로 B노선(1억9695만원), C노선(2억3508만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주택 거래량도 A노선 통과지역이 더 많았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서울 내 GTX 통과지역의 평균 거래량은 A노선 3만8656건, B노선 1만9825건, C노선 2만1199건으로 A노선이 약 2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A노선 통과지역의 강세는 GTX 사업 속도 차이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A노선은 B·C노선과 달리 이미 공사에 들어가서 내년 부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이 더 몰린 것이다.
이처럼 A노선의 공사가 빠르게 진행된 것은 높은 사업성 때문이다. 실제로 GTX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사업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비용 대비 편익비율이 A노선은 1.33로 나타났다.
B노선(0.33), C노선(0.66)과 비교해 유일하게 1.0을 넘긴 것이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인구수가 많은 지역인 은평구·강남구·고양시·용인시 등을 지나는 만큼 사업성이 좋게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B노선은 공사비와 공사 난도 등으로 수차례 유찰을 겪으며 사업이 다소 지연됐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4월 4일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B노선 사업이 늦춰졌지만 전속력을 내기 위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C노선은 삼성~양재역 구간 직선 연결 가능 여부 등으로 은마아파트 일부 주민들의 반대를 겪고 있는 상황이며, 도봉구간 지하화 여부에 대한 국토부의 판단도 남아있다. 두 노선 모두 착공에 들어서지 못했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첫 삽을 아직도 뜨지도 못한 B·C노선과 달리 A노선은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미 공사에 들어간 지 3년이 넘었고 내년 인 2024년 부분 개통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호재로 꼽히는 GTX 개통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A노선 인근 부동산은 집값도 빠르게 오르고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A노선이 지나는 서울 지역의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A노선의 서울 첫 역사인 은평구 연신내역 초역세권에 ‘빌리브 에이센트’를 이달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역이 위치한 용산구에선 ‘호반써밋 에이디션’(용산국제빌딩5구역 재개발)도 분양에 나선다.
삼성역이 위치한 강남구에선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이 상반기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하반기엔 삼성물산의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익 재건축)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