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당 전화, 사리에 밝고 학문이 도도한 도덕성을 지닌 젊은 인재들로 개혁정치를 펴나
가시지 않으시오면 뇌물비리로 얼룩진 이나라 조정의 앞날은 어두워질 것이며 그리되
면 전화의 치세가 사초에 난세로 기록될 수도 있싸옵니다.
중종 (불편한)..음!(정광필을 보며)수천대감도 그리생각하시오?
정광필 전하께오서 조정을 쇄신하시겠다는 어의를 천명하시었사오니 이번일에 연루된
의정부정승들과 육조판서들중 누구도 사직을 하지않고 있사옵니다. 이는 전하께오서
정사를 돌보시는데 큰 부담이 될 것이옵니다. 하오니 우선 그들의 사직서부터 받으신
연후에 조정인사를 마무리 하시는것이 옳을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중종 (눈을 감으며)과인 좀 더 상량해본 연후에 처결할테니 경들은 이만 물러들 가시
구려.
안당 전하, 이번에 실기하시오면 민심이 떠나가옵고 이나라정치가 백년을 뒷걸음칠 것
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중종 알았으니 물러들 가라 하지 앉았는가?!
안당,정광필 예..(조아리고 방밖으로 나간다)
중종(E) 과인의 치세가 사초에 난세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s# 대궐 일각
정광필과 안당, 걸어오다가 멈춰선다.
정광필 영모당대감, 아까편전에서는 말씀이 과하시었소이다. 전하께오서 심기가 불편
하신듯 싶었소이다.
안당 과하다니요? 주상께 직언을 올리지 못하는 신하가 어찌 신하라 자처할수가 있겠
소이까?! 이사람은 이반된 민심을 돌이켜세우는 방도는 이번뇌물비리에 연루된 자들중
그 죄상이 큰 좌의정을 파직시키고 군기시다리에서 참수하는 것이라 생각하오이다!
정광필 허어, 영모당대감, 누가 듣겠소이다.
안당 들으라지요! 정국공신입네하고 십수년동안 영화를 누려온자들을 퇴출시키는 길만
이 이나라 종묘사직을 바로 세우는 길이외다.
정광필 (주변을 둘려보다가)어허, 이만 퇴궐하십시다.
정광필과 안당, 어디론가 간다.
박희량, 담장뒷편에서 모습을 드려내고 걸어가는 정광필과 안당의 뒷모습을 의미심장
하게 노려본다. 박희량, 어딘가로 휙-가버린다.
s# 옥매향 안채마당
모린, 안채방쪽에 서서 방안을 엿듣고 섰다.
윤원형(E) 허면 앞으로 조정에 정변이 일어날것이란 말이오?
모린(E ) (흠짓)정변..?(안방쪽을 보는)
s# 동 옥매향 안채 방안
난정, 윤원형에게 술한잔을 따라주고 말한다.
난정 예, 그렇고말고요!
윤원형 부인, 어찌 정변이 난다는말인지 내 아둔한 머리로는 도통알수가 없구려. 소상
히 말씀해보시구려.
난정 주상전하께오선 뇌물비리에 연루된 조정신료들을 용서를 해주시었으나 내심 믿지
를 못하실것이옵니다. 조만간 전하께오선 참신한 인물들을 등용하시오 조정을 물갈이
하실것이옵니다.
윤원형 ..그러실테지요. 허니 이 사람도 그 참에 조정에 들어가는게 모양새가 좋지않
겠소?
난정 소방님, 그리되면 지금껏 조정을 장악하고 부귀영달을 누리던 구렁기같은 신료들
이 가만있지는 않을것이옵니다. 그들은 살아남기위해서라면 무슨 짓거리라도 벌릴것이
옵니다.
윤원형 (반신반의의 표정으로 술잔을 들어 입술을 축이는)..구렁이같은 대신들이 정변
을 일으킬것이다?
난정 예, 이번에 조정에 들어가시어 정변에 휩쓸리시는것보다는 때를 기다리시라는것
이 중전마마의 뜻이라 생각하옵니다.
윤원형 허면 난 언제 조정에 출사를 하게 되는게요?
난정 당당히 과거를 보시어야지요.
윤원형 과거라니요?! 부인, 당치도 않소. 내반토막도 안되는 공부로 어느세월에 팔도
에서 올라온 쟁쟁한 선비들과 자웅을 견줄수 있단말이오?
난정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고 하였사옵니다. 소첩이 서방님께
오서 장원급제하실수있도록 해드릴것이옵니다. 하오니 염려거두시옵소서!
윤원형 장원급제라? 허허허! 그래요, 내 부인을 빋으리다. 자, 부인도 한잔 받
으시구려..(난정의 잔에 술을 따라주며)헌데 부인은 언제 내 집에 들어오실 작정이시
오?
난정 (미소쌩끗)소첩, 길일을 택일하여 들어갈것이옵니다.
윤원형 자 드십시다(술을 들이키다가 생각난듯) 아, 참. 부인 지난번에 도총관대감이
내집에 걸을 하셨습디다.
난정 (흠칫보며)예에, 도총관대감이요?
s# 대궐 일각
윤임과 비단보자기에 싼 패물함드 윤임처, 걸어온다
윤임 (멈춰서서)나는 대비전을 들테니 부인은 중궁전으로 드시구려..
윤임처 예, 대감.
윤임 부인, 중전마마께오서 어떤 꾸지람과 수모를 주신다해도 낯빛을 바꾸면 아니될것
이오. 모두가 세자저하와 우리가문을 위해서라는것을 잊지 마시오.
윤임처 예. 소첩도 잘알고 있사옵니다.
윤임 (끄덕이며) 허면 내 먼저 가리다.(어디론가 걸어간다)
윤임처 (한숨을 내쉬다가 다른편으로 간다)
S# 중궁전 마당
윤임처, 패물함을 들고 중궁전 합문을 들어와 멈춰서서 심호흡을 한 후에 중궁전 계단
을 오른다.
엄상궁(E) 중전마마, 판부사댁 정부인 들었사옵니다.
s# 동 중궁전 방안
윤임처, 윤비앞에 큰절을 올린다.
윤임처 중전마마, 회임을 경하드리옵니다.
윤비 (자애롭게 보며)고맙습니다.. 헌데정부인께서 참으로 힘든 발걸음을 하시었습니
다.
윤임처 (패물함을 바치며).. 마마, 회임을 경하드리는 하례물이옵니다.
윤비 하례물이요? 호호, 참으로 알수없는 일입니다. 내 면전에서 이사람을 중전의 자
리에서 찍어내시겠다고 눈을 부라리시던 판부사대감께서 이렇듯 정부인을 통해 하례물
까지 보내시다니요?
윤임처 (방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마마, 대감이 죄를 지었다면 신첩이 대신받겠사옵
니다. 하오니...
윤비 (말을 자르며 엄하게)판부사대감이 죄를 지었다면 판부사대감께서 용서를 구하고
죄를 씻으시는 것이 도리이거늘 어찌이리도 무례한 망발을 하시는겝니까?
윤임처 (당황하여 더욱 조아리며)마, 망극하옵니다..!
s#동 중궁전 방 밖 복도
경빈, 희빈, 창빈이 엄상궁과 오상궁이 서있는 방문쪽으로 다가와 선다.
윤임처(E) (방안에서) 마마, 신첩의 짧은 생각을 너그럽게 용서해주시옵소서.
경빈 (엄상궁을 보며)누구 들어계시는가?
엄상궁 판부사댁 정부인이 들어계시옵니다.
경빈 (야릇한 미소) 그래?.. 엄상궁, 고하여주시게.
엄상궁 중전마마, 일품명부 세분 들었사옵니다.
윤비(E) (방안에서) 들라하게!
엄상궁 예.
s# 동 중궁전 방 안
윤비 앞에 윤임처, 방바닥에 고개를 박고 납작 엎드려있다. 방문이 열리고 경빈,희빈
,창빈이 방안으로 들어서다가 흠짓 본다.
윤임처 다리가 후들거리는 지 간신히 일어서서 경빈,희빈,창빈에게 고개를 숙이고 방
밖으로나가려는데
윤비 (휙-보며)정부인!
윤임처 (움찔 경기를 일으키듯이 놀라 돌아보며)예, 중전마마
윤미 (패물함을 밀치며)냄새나는 이 물건역하니 도루 가지고 가세요.
윤임처 (울상)마마, 그것은 중전마마의 회임을 경하드리기 위한 하례물이온데..
윤비 정부인께서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신겝니까?!
윤임처 (파랗게 질리며) 예에?
윤비 판부사가 뇌물을 받아 치부한 일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인데 이 사람이 어찌 아따
위 부정한 하례물을 받을수 있겠습니까?!
윤임처 마,마마..
윤비 판부사께서 뇌물을 받아챙긴것도 모자라 그 죄를 이사람과 이삶의 가문에 덮어
씌우려고 했던일을 진정으로 뉘우치신다면 당장 가산을 풀어 백성들에게 돌려주세요!
내 판부사가 가산을 풀었다는 소문을 듣기전에는 판부사나 정부인의 어떤 말에도 귀
를 막을것입니다!
윤임처 (흐느끼는)마마..
윤비 (버럭)어허, 뉘앞에서 눈물을 보이시는겝니까? 어서물러가세요!
윤임처 (입술을 깨물며)..예, 마마..(패물함을 집어들고 방밖으로 나간다)
경빈,희빈,창빈 (써늘해지는데)...
윤비 (경빈,희빈,창빈을 보며)세분 일품명부들꼐서 중궁전에 어인 발걸음이십니까?
경빈,희빈,창빈 (써늘한 분위기에 감히 입을 떼지못하는데)...
경빈 (미소)신첩들은 중전마마의 회임을 경하드리러 왔사옵니다.
윤비 그래요? 이리 내려들 앉으세요.
경빈,희빈,창빈 예..(쭈빗쭈빗 윤비앞에 내려와 앉는다)
윤비 엄상궁, 다과상을 들이게.
엄상궁(E)(방밖에서) 예>
윤비 (미소)내 마침 세분 빈들께 이를 말이 었었는데 마침 잘들 걸음하시었소.
경빈,희빈,창빈 (긴장하는)..
윤비 (미소로 경빈, 희빈,창빈을 보는)..
s# 동 중궁전 앞 마당
금이와 향이를 비롯한 경빈,희빈,창빈처소 상궁나인들이 서있다. 윤임처, 패물함을 든
채 눈물을 흘리며 중궁전을 나와 계단을 내려간다. 윤임처, 중궁전을 원하스럽게 돌아
보다가 합문쪽으로 나간다.
s# 자순대비 방 안
자순대비, 윤임을 보며 쌀쌀맞게 말한다.
자순대비 판부대감, 당분간은 대비전에는 발걸음을 하지마세여.
윤임 (놀라)예에? 마마, 그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대비마마께오서 파평윤문인 소신을
어찌 멀리하시려는것이옵니까?
자순대비 판부사대감이 대비전에 자주 발걸음을 하시면 중전의 복중용종에게 좋지못한
영향을 끼칠까 저어되어그런겝니다.
윤임 마마, 하오나 이번에 중전마마께오서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온다면 세자저하께
위해가 되실것임을 불을보듯 자명할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대감! 이 늙은이가 보기에 세자한테 위해가 되는 분들은 판부사나 희락당 대
감이십니다.
윤임 예에?
자순대비 이번에 조정에서 중전과 중전의 오라비들을 퇴출시키는데 판부사와 희락당대
감이 앞장서시었다고 들었습니다. 중전께서는 보교를 타고 궐밖으로 나가시는 순간까
지도 모든것을 짊어지고 떠나시려고 했어요.
윤임 마마, 그것은..
자순대비 이 늙은이 말을 더 들어세요!
윤임 (찔끔)...!
자순대비 중전께서 아무리 만듯한 성품을 지니셨다고는하나 중전도 사람이고 아녀자입
니다. 대감들께서 세자의안위를 내세워 중전을 음해하시려고한다면 중전께서도 억하심
정이 생겨 세자에대한 마음이 달라지실수도 있음이십니다.
윤임 ...!
자순대비 허니 당분간 궐내출입을 삼가시면서 자중하세요. 그것이 진정으로 세자를 위
하시는 길이 될겝니다.
윤임 (답답한) 마마, 어찌 소신을 믿지못하시는것이옵니끼?! 분명준정마마께오서는..
자순대비 더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외면하며)이만 물러가세요!
윤임 마다!
자순대비 이만 물러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윤임 ...
S# 대궐일각
윤임, 힘없이 걸어오는 얼굴위로.
윤임(E) 허어 상전벽해라더니 내 처지가 어찌 이리되었누?
윤임처 (반대편에서 걸어오고있다)
윤임 (윤임처를 보고 급히 다가가며) 부인,부인! 중궁전에 드신일은 어찌되시었소?(패
물함을보고) 아니, 어찌 하례물을 전하지않으신게요!
윤임처 (눈물핑하여원망스럽게 보며 패물함을 휙-건네며)대감께오서 직접 중전마마께
전하세요!
윤임 (패물함을 받으며)왜요? 중궁전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소이까?
윤임처 소첩, 평생이런 망신과 수모는 처음이옵니다. 소첩 두번다시는 바깥일에는 끼
어들지 않을터이니 그리 아시옵소서!(돌아서 총총히 가버린다)
윤임 부인!부인..(윤임처를 쫓다가 멈춰서서 패물함을 내려다본다)
s# 중궁전 방안
윤미와 경빈,희빈,창빈이 다과상을 놓고 마주앉아있다.
윤비 나무도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는 옛말이 있소. 지금껏 내명부들이 중궁전의 권위
와 위엄에 복종하였던 것은 이사람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이란 것을 나역시 잘알고 있소
.(경빈을 힐끔보며) 물론 그렇지 않은 자들도 있었지만..
경빈 ...
윤비 허나 내 이번회임을 계기로 왕실과 내명부의 존경을 받는 중전이 되고자하오. 그
러기위해서는 여기계신 세분빈들께서 이사람을 도아주셔야할것이오.
희빈 지당하오신 말씀이시옵니다. 신첩, 중궁전에 충성을 다 바치겠사옵니다.
윤비 희빈, 그 말씀이 참이오?
희빈 신첩, 지난번 중전마마께오서 탕약을 지어 신첩의처소를 몸소 찾아주신 일로 큰
감동을 받았사옵니다. 신첩은 창빈을 본받아 중전마마를 떠바칠것이옵니다.
윤비 고맙소, 희빈..
경빈 중전마마, 왕실과 내명부의 존경을 받으시려면 무엇보다 이번에 대군아기씨를 생
산하시옵소서! 중전맘께오서 대군을 생산치 못하시오면 중궁전의 권위와 위엄은 일순
간에 무너져내릴수도있사옵니다.
희빈,창빈 (경빈을 보는)..
윤비 (끄덕이며) 내 경빈의 말을 깊이 새기도록하겠네.
경빈 황감하옵니다.
희빈,창빈 (의외의반응에)..?
윤비 (떠보듯) 허나 내가 대군을 생산한다면 경빈과 복성군의 앞날이 더욱 흐려질수도
있음인데 어찌하누>
경빈 신첩은 중전마마께오서 이번에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도록 축수발원드릴것이옵니
다! 하오니 그럴걱정은 접으시옵소서.
윤비 그말을 믿어도 좋겠소, 경빈?
경빈 (야릇한 미소) 예, 신첩을 믿고 지켜보시옵소서!
윤비 (미소)고맙구려. 자, 차들듭시다.
윤비(E) (찻잔을 들고 경빈을 보며) 경빈, 네 때를 기다리려함이더냐?
경빈(E) (찻잔을 들어마시면서 윤비를 힐끔보며)암요, 이사람은 중전께서 시커먼 속내
를 드러낼때까지 겨울잠을 자러 동굴로 들어간곰처럼 기다리고 또 기다릴것이외다!
윤비와 경빈, 동상이몽의 미소로 서로를 보는 얼굴에서.
S# 장대인 사람채 외경
s# 동 장대인 사랑채 방안
장대인과 심정, 마주 앉아있다.
장대인 경빈마마께오서 모든 거래를 화천군대감을 통하라고 명하시었다 말씀이시옵니
까?
심정 또한 자네와 남소문 객주를 통해서 단한푼이라도 조정으로 흘러들어가서는 아니
될 것이라는 말씀도 계시었네.
장대인 (미소)마마께오서 조정의 정적들의 자금줄을 말리시려 하시는게군요>
심정 어떤가? 장대인이 그리만 약조해 준다면 남소문객주가 조선의 상권을 움켜쥐는데
뒷배를 봐주겠네
장대인 조선의 인삼독점권은 어찌 되는것이옵니까?
심정 (은밀하게 인삼독점권은 복성군마마께오서 보위에 오르시는날 자네수중에 떨어질
걸세. 허니 자네도 복성군마마를 위해 물심양면 힘을 써야할 것이야!
장대인 좋사옵니다! 그리 약조드리지요!
심정 허면 난 이만 돌아가보겠네.(일어서며)나중에 또 보세나.
장대인 (일어나며 명나라식 인사)살펴가시옵소서.
심정 (방밖으로 나가면)
장대인 (의자에 앉으며 혼잣말)일국의 군주를 내 손으로 옹립한다? 암 그 또한 보람이
서는 일이겠지! 하하!
능금 (방밖에서)장대인어른 능금이오.
장대인 오, 들어오너라.
능금 (갓과 도포차림으로 방으로 들어오며)화천군대감이 무슨일로 다녀가신게요?
장대인 (미소)능금, 우리같은 장사꾼힘으로 조선의 역사가 바뀔수있다고 생각하느냐?
능금 (앉다가 의아하여 보는) 그 무슨 뜻으로 하시는 말이오?
장대인 아니다. 차차 말해주마..헌데길상이는 만나보았는냐?
능금 예..헌데 아직은 좀더 말미가 필요할듯 싶소.
장대인 능금아,길상이는 중궁전에 장자방이 윤승후관작은 안으서의 수족노릇을 하고
있다. 장차 우리에겐 화근이 될것이 자명하다.
능금 ...
장대인 네 만약 지금 길상이의 마음을 돌려세우지못한다면 언젠가 너나 내가 길상이의
비수에 등을 찔릴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능금 (어금니를 무는)...
장대인 그전에 먼저 네 손으로 길상이의 명줄을 따버리는것이 상책이야.
능금 (버럭)잘알고 있소!
장대인 오냐, 길상이 일은 네게 맡기마. 허나 나를 실망시키지는 말거라!
능금 믿으라고 하지 않았소?!(벌떡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장대인 (뭔가 생각하는)...
S# 동 장대인 사랑채 마당
능금, 마당으로 내려서는데 송서방이 다가온다.
송서방 ..느,능금아.
능금 (무섭게)또!또!
송서방 (조아리며)행수어른..백도주어른을 방면시켜주시겠다는 약조는 어찌되신겝니까
요?
능금 장사꾼 밥으로 잔뼈가 굵은 자네가 그런 약조를 빋었다 말인가?
송서방 예에, 하오면..?
능금 (휙-가버린다)
송서방 (그 뒤를 쫓으며)행수어른,행수어른!
s# 의금부 옥사 안
백치수, 피딱지가 엉겨붙은 몰골로 멍하게 앉아있다.
백치수 (눈물이 핑돌며)..허어, 내 헛살았구나..참으로 헛살았어..허허허..(헛헛하게
웃다가 끝내 흐느낌을 터뜨린다)..흐흑.
s# 홍경주 사랑채 방안
홍경주, 머리에 천을 싸맨채 신음소리를 내며 누워있다. 그앞에 남곤이 앉아있다.
남곤 남양군대감, 어서 훌훌털고 일어나셔야지요.
홍경주 (저으며)..내손으로 추대해올린 전하께오서 이 늙은이를 내치셨는데 무슨 살아
갈힘이 있게소이까?
남곤 허어, 포악하던 폐주 연산을 한주먹에 몰아내신 대감께오서 어찌 그런 심약한 말
씀을 하시는겝니까?!
홍경주 대감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산다는게 일장춘몽인것을..왜 그리 아등바ㅡㅇ거리
고 살았는지 모르겠구려.. 참으로 모르갰어요..
남곤 (홍경주의 손을쥐면 안쓰럽게 보는)...
윤원형 예, 아버님, 고진감래란 말처럼 중전마마께오서 간난신고를 넘기시오니 이제
탄탄대로가 열리는 듯 싶사옵니다.
윤지임 이럴게 아니라 우리 삼부자 내일이라도 입궐하여 중전마마께 경하인사를 드려
야겠다.(김시를 보며)며늘아, 네그동안 맘고생이 젤루 심했을테니 함께 중궁전에 들자
구나.
김씨 (감격의 눈물을 찍어내며)예, 아버님.
윤원로 (뚱한)>.
윤원형 헌데 형님은 어찌 꿀먹은 벙어리마냥 입에 자물통을 채우고 있으신게요?
윤지임 (윤원로를 보는)..
윤원로 원형아, 주상전하께오서 우리형제의 출사에 대해서는 정녕아무말씀도 아니하시
었느냐?
윤원형 형님, 아까 말씀드리지않았소? 중전마마께오선 우리형제가 과거를보아 당당하
게 조정에 들어오길 바라신다고...
윤원로 너하고 내가 무슨 재주로 과거에 급제를 한단말이냐?! 이는 필시 중전마마께오
서 우리 형제들이 출사하는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시는게다!
윤원형 형님, 그런말이 어디있소?
윤원로(못마땅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서서 방문쪽으로 나가려는데)
윤지임 원로야, 네 어딜가려는게냐?
윤원로 (분통)아버님, 중전마마께오서 이러실수는 없사옵니다! 소자는 중전마마를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금부에끌려가 가혹한 국문까지 받았사옵니다. 하온데 중정마마께오
선 어찌 소자와 원형이를 이리 대하시는지 모르겠사옵니다!
윤지임 이놈아, 네 지금 중전마마를 탓하는게냐?
윤원로 두고보시옵소서! 소자, 중전마마의 뒷배가 아니더라도 이번에 꼭 조정에 출사
를 할것이옵니다! (방문 쾅-닫으며 방밖으로 나가버린다)
윤지임 얘, 원로야! 저놈의 성질머리하고는..쯧쯧..
윤원형 아버님, 내버려드십시오..형님이야대장간쇠처럼 쉬달고 쉬식는성정이니 뒤탈은
없으실겝니다.
윤지임 하긴..
윤원형 하오면 소자도 물러가옵니다..
윤지임 그래 몸조리를 더 하거라.
윤원형 (김시의 부액을 받아 일어서며)부인..내 부인께 할말이있소이다.
S# 동 윤원형 초당 방안
김씨, 놀란 눈으로 윤원형을 본다.
김씨 예에? 난정이를 집안에 들이실것이란 말씀이옵니까?
윤원형 부인께서 마음 편치는 않으시리란것을 잘아오. 허나 중전마마께오서 명하신 일
이니 부인께서 현명하게 받아들여조실것이라 믿소.
김씨 (착잡한)...중전마마께오서 윤허를 하시었다면 백번천번 따를것이옵니다. 서방님
과 이댁가문에 대죄를 지은 소첩이 무슨 할말이 있겠사옵니까?
윤원형 (손을쥐며)..부인..
김씨 (글썽거리는 눈물을 참아내며)소첩은 중전마마께오서 난정이를 위전으로 뫼시라
해도 그리 따를것이오니 심려거두시옵소서.
윤원형 고맙소, 부인...
김씨 ...!
S# 갖바치마당
갖바치, 한편에 서서 멀리하늘을 살피고섰다. 방백인과 당골네, 툇마루에 걸터앉아 이
불홑청을 양쪽에서 맞잡고 엇박자로 팽팽하게 당기고 있다. 방백인, 당골네가 당기는
힘에 홑청 끝 자꾸 놓친다.
당골네 (흘겨보며) 임자, 하루 밥세끼 꼬박꼬박 챙겨먹으면서 어찌 그리 힘을 못쓰는
게요?
방백인 여편네야, 남녀가 유별하거늘 어찌 사내가 아녀자 일에 능통하길바래?
당골네 남이들으면 사내일은 변변한줄 알겠네? 양기가 순전히 입으로만 뻗쳐갖구는?
방백인 뭐야? 이 여편네가 칵!
당골네 그만두슈. 새로 빤 홑청에 때만 타겠수! (갖바치쪽 돌아보면)갖바치어른!
방뱅인 이 여편네야, 형님께서 천기를 읽고 계신게 안보여?
당골네 천기는 무슨? 에휴, 임선비라도 계시면 좋으련만 어딜가신게지?
갖바치 (하늘을 살피다가 미간을 움찌하며) 허, 조정에 또 한바탕 피바람이 몰려올 징
조로구만 이일을 어쩐다?
S# 대궐문앞 (*혹은 중문 앞정도)
임백령, 군과과 군졸들이 지키고 서 있는 문쪽으로 걸어온다.
군관 (다가오면) 뉘시오?
임백령 이사람은 해남에서 올라온 임백령이란 유생이오.
군관 헌데 무슨 볼일이슈?
임백령 내 주상전하를 알현하고 긴히 아뢸말씀이 있어 왔소이다! 허니 비켜들서시오.
군관 (어이없게 보면)뭐요? 이런 미친양반을 보았나? 치도곤을 맞기전에 썩돌아가시오
! (군졸들을보며)이선비를 멀리 뫼시거라.
군졸들 예> (임백령에게 다가서는데)
임백령 (버럭)물러들 섯거라! 언놈이 감히 군주에게 직언을 하려는 선비의앞으로 가로
막는단말이냐?
군졸들 (그서슬에 찔끔하여 물러서는)..
임백령 (바닥에 정자세로 앉으며) 길을 열지 못하겠다면 내 주상전하를 알현할때까지
는 이자리를 떠나지 않을것이니 그리 알거라!
군관과 군졸을, 낭패한 표정으로 임백령으로 보는데 임백령, 결연한 표정으로 대궐문
을 쏘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