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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삼태극 원문보기 글쓴이: 삼태극
麻姑思想硏究(마고사상연구)
河 泓 鎭(서예가)
역사가 오래된 민족일수록 많은 신화나 설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왜냐하면 역사가 너무나 오래 되었기 때문에 문자로 역사를 기록할 단계에서는 상상도 못할 내용들이 태고적부터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신화나 설화는 비록 實證的科學(실증적과학)은 아니지마는 그 민족의 의식활동의 始源的原型(시원적원형)이 되고 理性的認識(이성적인식)의 대전제가 되므로 實證的歷史(실증적역사)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우리 민족의 최초의 說話(설화)라 할 수 있는 麻姑思想(마고사상)에 대하여 한 번 고찰해 봄으로써 인류의 始源(시원)과 우리 민족의 뿌리 사상을 이해하고 아울러 단군 이전의 역사도 자동 밝혀지리라 본다.
신라 朴堤上(박제상)이 지었다는 「符都誌(부도지)」에 의하면 "麻姑(마고)는 선천과 후천의 중간인 朕世(짐세)에 八呂(팔여)의 「音(음)」에서 나온 神人(신인)으로 지상에서 가장 높은 麻姑城(마고성; 이 城도 音에서 나왔다고 함) 에서 살면서 天符(천부)를 받들고 지키며 선천을 남자로 하고, 후천을 여자로 하여 배우자 없이 두 딸 穹姬(궁희). 巢姬(소희)을 낳았고,' 이 두 딸 역시 선후천의 정을 받아 결혼하지 않고 네 천인(黃穹 . 白巢 . 靑穹 . 黑巢)과 네 천녀가 있게 되었는데 , 이 들은 城(성)중에서 나오는 地乳(지유)를 먹고 살면서 네 천인은 '律(률)'을, 네 천녀는 '呂(려)'를 맡아보았다" 한다.
후천의 문이 열리면서 이 율려(律呂)가 다시 부활하면서 '音象(음상)'을 이루니 聲(성)과 音(음)이 섞인 것이라고 하며 마고가 마고성과 나란히 있는 實達大城(실달대성)을 끌어당겨 天水(천수)의 지역에 떨어뜨리니 물 가운데 땅이 생기고 육지와 바다가 병렬하며 산천이 길게 뻗어지게 되었다 하며, 이것이 여러 차례 변하며 水域(수역)과 地界(지계)가 다 함께 상하가 바뀌며 돌므로 비로소 曆數(역수)가 생겨나게 되었고 상하가 회전함에 따라 氣(기) . 火(화 ). 水(수) . 土(토)가 서로 섞여 빛이 낮과 밤 그리고 사계절을 구분하고, 초목과 짐승들은 살찌게 길러내니 모든 땅에 일이 많아졌다 한다.
이로부터 氣(기)와 火(화)가 서로 밀어 하늘에는 찬 기운이 없고, 水(수)와 土(토)가 감응하여 땅에는 어긋남이 없었는데 이는 音象(음상)이 위에 있어 언제나 비춰주고 響象(향상)이 아래에 있어 듣기를 고르게 해 주는 까닭이었다 한다.
이상 본바와 같이 麻姑(마고)는 지상에서 가장 높는 마고성에서 살았으므로 천지를 창조한 조물주는 아니다. 그러나 '音(음)'에서 나와 자기의 딸이 낳은 천인 천녀로 하여금 '율(律)'과 '呂(려)'를 관리케 하면서 지각변동은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갖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音(음)'에서 마고가 나 왔다는 말을 정신현상으로 보면 五官(오관)을 통하여 들어오는 단순한 성(聲)과는 달리 意識(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법칙 즉 律呂(율려)가 들어 있는 '音(음)'에 나왔다는 의미로 의식 없이는 만물이 존재하여도 존재하는지를 알 수 없는 상태서 사물을 인식하게 하는 의식이 생겨나게 하는 원초적인 근원인 '音象(음상)'에서 태어났다는 말이다.
그것도 아름다움과 긍극적 善(선)을 지닌 '律呂(율려)'의 '八呂(팔려)'에서 태어났으니 이 자리가 선(善)과 德(덕)의 本源(본원)이요 美(미)와 快(쾌)의 根 (근저)인 것이다.
자연도 合目的性(합목적성)을 띠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本源(본원)에 합치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音(음)'에서 나와 두 딸에게는 五音七調(오음칠조)를 맡아보게 하고 두 딸이 낳은 천인 천녀에게는 '八音 (팔음)'을 맡아보게 할 수 있었던 「麻姑(마고)」가 '실단산성'을 떨어뜨려 지각변동을 가져오게 하고 이 지각변동으로 인하여 氣 . 火. 水. 土가 서로 섞이게 되어 밤낮과 사계절이 생겨 曆數(역수)가 생겨나게 되었다는 것이며, 氣와 火가 서로 밀어 하늘에는 찬 기운이 없고, 水와 土가 감응하여 땅에서 어긋남이 없으니, 音象(음상)은 하늘에 별들의 짜임새처럼 明暗(명암)으로 소리의 淸濁(청탁). 高低(고저)를 나타내고, 소리의 長短(장단)은 별들의 거리와 같아 한 갓된 '象상)'을 이루어 비추어 주니 그 질서는 音象(음상)과 같고 그 音(음)의 질서를 아래에서 共鳴(공명)하여 象(상)을 이루니(響象) 조화의 소리가 인간 심상에 합목적적으로 떠올라 善(선)의 세계가 펼쳐지게 된다는 것과 같다..
이는 伏羲(복희)가 八卦(팔괘)를 그을 때 '우르러 보아 하늘에서는 象(상)을 관찰하고, 굽어서는 땅에서 법칙을 관찰하였다'는 이치와 같으며 또 中庸(중용)에 나타나 '節度(절도)에 맞는 것을 和(화)라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律呂(율려)의 질서에서 數(수)가 나옴을 알 수 있고 이 수의 법칙으로 우주를 가늠하므로써 星座(성좌)의 질서를 알아 曆數(역수)와 節候(절후)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동양의 음과 절후와의 관계도 여기에서 나왔고, 희랍 피다고라스학파의 수의 원리와 별들의 소리와의 관계도 이 「마고 사상」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기독교 성경의 창세기에는 야훼의 명령대로 만물이 생겨난 것으로 되어 있어 창조주 야훼는 만물을 의식하고 있었으나 진흙을 비져서 만들어진 인간에게는 의식이 부여되지 않았으므로 인간의 의식과 창조의식은 오로지 야훼로부터 올 수밖에 없었는데 비하여 「마고 사상」은 우주의 律呂(율려)인 音象(음상)을 地上(지상)의 響象(향상)이 共鳴(공명)하여 인간정신에 투영되는 역할을 하므로써 인간의 인식이 성립하는 원리로 되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서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한 창조의식도 허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神) 중심 사상이 아니라 인간중심 사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形體(형체)없는 象(상)으로 象(상)을 삼고, 강제 없는 법으로 법을 삼아 스스로 다스려지는 초경험적 세계이므로 純善(순선)인 사회 즉 神仙(신선)세계와 같은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인간의 자유의지가 생겨날 여지를 당초부터 하지 않고 오르지 신의 명령에 의해서만 사유하고 움직이는 기독교사상과 다른 점이라 하겠다. 따라서 선악에 대한 책임도 마고 사상에서는 창조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기독교 사상처럼 인간이 비록 원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타(뱀)의 使嗾(사주)로 인하여 짓게 된 것이므로 그 책임은 어디까지나 만물을 창조하고 인간의 의지를 좌우하는 창조주에게 돌아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再臨(재림)한다는 구세주는 오지 않고 늘어나는 사회악을 방치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인가?
그 해답은 인류의 근본과 악의 근원을 밝히고 있는 마고 사상에서 찾아보기로 한다..
앞에서 본바와 같이 本音(본음) 즉 율려를 관리하는 자가 비록 여덟 사람이었으나 울려나는 공명의 소리를 알아듣고 관장하는 자가 없었기 때문에 만물의 생존기간이 짧아 조절이 되지 못하였다.
이에 마고는 네 천인과 천녀에게 명하여 겨드랑이를 열어 출산하게 하니 이들은 결혼하여 각각 3남 3녀를 낳았다. 이들이 地界(지계)에 처음으로 나타난 인류의 조상이었다 한다. 그 후 몇 대를 지나서 인구가 불어나 그 후예가 각각 3,000명이나 되었는데 이로부터 네 천인과 네 천녀가 낳은 3남 3녀 12사람은 각각 성문을 지키고 나머지 자손들은 響象(향상)을 나누어 관리하고 修證(수증)하니 비로소 曆數(역수)가 조절되었다 한다. 城中(성중)의 모든 사람들은 품성이 순정하여 능히 조화를 알고 地乳(지유)
를 마시므로 혈기가 맑았다 하며 영혼의 의식에 따라 소리를 내지 않고도 능히 말을 하며 魄體(백체) 가 때에 따라 움직여 형상을 감추고도 능히 행동하여 땅기운 중에 퍼져 살면서 그 수명이 한이 없었다 한다.
이처럼 신선세계 같이 되었다가 白巢氏族(백소씨족)의 支巢氏(지소씨)가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젖을 마시러 乳泉(유천)에 갔다가 샘은 작고 사람들은 많으므로 다섯 번이나 양보하다가 끝내 자기는 마시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巢(소)에 오르니 배가 고파 쓰러졌는데 五味(오미)를 다 먹어보다가 넝쿨에 달린 포도를 발견하고 따먹게 되자 힘이 펄쩍 생겨났다. 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니 처음에는 의심하다가 실제로 먹어보니 지소씨의 말과 같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따먹게 되었다.
백소씨의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크게 놀라 열매를 먹는 습관과 자율성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니 마고는 그만 성문을 닫고 水雲(수운)의 위에 덮혀 있는 실달대성의 기운을 거두어 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의 혈육이 탁하게 되고, 심기가 혹독해져서 마침내 천성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胎精(태정)이 불순하여 짐승처럼 생긴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고 또 조숙하여 命(명)이 짧아짐과 어울러 그 죽음이 遷化(천화)하지 못하고 썩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마고 사상은 인간의 타락이 타의에 의하여 저질러지거나 신의 창조물에 의하여 저질러지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인간 자신에 의하여 저질러지게 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그것도 배가 고파 죽을 지경에 이르러 마고가 그처럼 고귀하게 생각했던 생명을 보전하기 위하여 부득이 식물(포도)의 생명을 해치는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선악은 기독교 사상처럼 本源(본원; 즉 신 자체)에서 온 것이 아니라 삶의 부득이한 방편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사회악에 대한 책임도 인간 스스로가 지고 고쳐야 하지 신이 고쳐야 할 사항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본래의 선으로 다시 돌아가게 수양하고 닦아서 실천에 옮겨야 할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마고가 천인 천녀를 결혼시켜 자손을 불어나게 하니 土俗信仰(토속신앙)에서 '마고 할머니'가 자식을 점지해 준다고 믿었고 또 마고가 생사고락을 관리하니 産婦(산부)의 고통과 아기의 병고를 없게 하여 준다고 믿어 아기 생후 삼칠(21일)을 마고 할머니에게 비는 풍속이 생긴 것이다. 또 동식물울 가릴 것 없이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淸淨(청정)한 세계를 이상으로 여기니 불교사상이 여기에서 나왔으며, 형체 없는 세계 無(무)에서 형상 있는 現象界(현상계) 즉 有(유)가 나온 것으로 되어 있으니 도교가 여기에 연원 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純善(순선)인 純粹理性(순수이성)에서 理性 理念(이성이념)의 실천적 윤리인 仁. 義. 禮. 智가 나왔으니 유교 또한 純善(순선)의 세계인 마고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 할 수 잇다. 그러므로 신라의 최치원 鸞郞碑序文(난랑비서문)에서 '나라에 玄妙(현묘)한 도가 있으니 풍류라 하여 자세한 것은 仙史(선사)에 적혀 있는 데 실로 삼교(儒. 佛. 道)을 포함하고 백성을 교화한다'라고 하였던 것이다.
포도를 따먹은 사람들의 성품이 악해지고 형태가 짐승에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최초 포도를 따먹은 支巢氏(지소씨)를 원망하게 되자 지소씨는 미안하게 생각하여 권속을 거느리고 城(성)을 나가 멀리 숨어 버리자 포도를 따먹은 사람들도 城(성)을 나가게 되니 천인중의 맏이 黃穹氏(황궁씨)가 스스로 修證(수증)하여 복본할 것을 권유하였다. 이 때에 氣(기)와 土(토)가 서로 마주치어 시절을 만드는 광선이 한 쪽에만 생기므로 차고 어두었으며, 水(수)와 火(화)가 조화를 잃으므로 모든 것들이 시기하는 마음을 품으니 이는 빛을 거둬들여서 비추어 주지 아니하고 성문이 닫혀 있어 들을 수 없기 때문이라 한다.
성을 떠난 사람들 가운데 전날의 잘못을 뉘우친 사람들이 성 밖에 몰려와 직접 복본하고자 하지만 복본할 때가 아니어서 복본하지 못하고 地乳(지유)를 얻고자 성곽 밑을 파헤치니 그만 샘의 근원이 사방으로 흘러내려 단단한 흙으로 변하여 마실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풀과 과일을 투어 취하게 되니 혼탁이 극도에 달하여 淸淨(청정)을 보전하기 어렵게 하며, 이에 黃穹氏(황궁씨)가 마고에 사죄하고 책임을 스스로 지며 복본할 것을 서약하였다. 이 때에 천인들이 일단 성밖에 나가 나누어 살면서 대성을 완전하게 보전하고자 하므로 황궁씨는 天符(천부)를 信標(신표)로 나누어주고 칡으로 식량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며 사방에 분거할 것을 명령하였다. 이 때에 우리 민족은 뿔뿔이 헤어지게 되었는데 앞에 나간 사람들이 성질이 사나워져서 뒤에 나온 이들을 해치고자 하므로 바다와 산을 넘어 떨어져 살게되어 서로 내왕이 거의 없게 되었다 한다.
이 때에 마고는 두 딸과 더불어 대성을 보수하고 천수로 청소를 하고는 대성을 虛達城(허달성)의 위로 옮겨 버렸는데 이 때에 청소한 물이 동과 서에 크게 넘쳐 운해주의 땅을 크게 부수고 월식주의 사람들이 많이 죽게 되었다 하며. 이로부터 지계의 중심이 변하여 曆數(역수)가 차이가 생기니 처음으로 朔(삭)과 販(판)의 형상이 있었다한다. 이와 같이 마고 사상은 인간세계의 변동과 역수와의 관계 속에서 항상 생각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바 이는 인간 思惟(사유)의 형식적 합목적성을 자연의 합목적성과 결부시켜 천지창조의 宇宙心(우주심)에 합치시키고자함에 있는 것이다.
제일 맏이 황궁씨는 천산주에 도착하여 복본하기를 진력하다가 천산에 들어가 돌이 되어 길게 調音(조음)을 율려 인세의 혹량을 남김없이 없앨 것을 도모하고 기어이 대성 회복의 서약을 성취하였다 한다. 우리는 여기서 巨石文化(거석문화)와 고인돌 문화가 祖先(조선)숭배사상과 관련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황궁씨의 장자 有因氏(유인씨; 한인의 아버지)가 天符三印(천부삼인)을 이어받으니 이것이 곧 天地本音(천지본음)의 象(상)으로 그것은 진실로 근본이 하나님임을 알게 하는 것이었다. 유인씨가 천년을 지나고 나서 아들 桓因(한인)씨에게 天符(천부)를 전하고 곧 산으로 들어가 (계불)을 專修 (전수)하며 나오지 아니하였다 하는바 오늘날 전해지는 산신제는 자연에 대한 감사제일 뿐만 아니라 조상에 대한 숭배사상도 깃 들어 있는 것이라 하겠다.
천부삼인을 이어받은 한인씨는 인세를 증리하는 일을 크게 밝히니 이에 햇빛이 고르게 비추이고 기후가 순조로와 생물들이 거의 안도함을 얻게 되었다 하여 사람들의 괴상한 모습도 점점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한다. 한인씨의 아들 桓雄氏(한웅씨)는 천부삼인을 이어받아 修 除 (수계제불)하고 天雄(천웅)의 도를 수립하여 弘益人世(홍익인세)하다가 아들 壬儉(임검; 단군왕검을 말함)에게 천부삼인을 전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우리가 간과 할 수 없는 것은 단군 설화에 나오는 熊女(웅녀)는 짐승이 아니라 앞서 말한바와 같이 풀과 열매를 먹고 타락한 인간이란 점이다. 그래서 환웅에게 사람다운 사람으로 復本(복본)하기를 빌었더니 그 방법을 알려 주시어 사람다운 사람으로 다시 뒤돌아 오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웅이전 인류의 역사와 맞아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임금씨(단군왕검)는 아버지의 유업을 이어받아 백성들의 생업을 육성함과 아울러 사해를 돌아다니며 천부를 照證(조증)하여 修信(수신)하고 의혹을 풀고 복본할 것을 맹서하며 마고성과 같은 符都(부도)를 찾게 건설할 것을 약속하고 곧 돌아와 동북의 磁方(자방)에 符都(부도)를 건설할 땅을 택하였다.
아울러 태백산(중국 섬서성에 있는 태백산임)에 天符壇(천부단)을 짓고 사방에 堡壇(보단)도 지었는데
그 규모는 도랑길 사이만 해도 천리나 되었다 하며 四津(사진), 四浦(사포)의 사이도 천리간격으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 사이에는 6部(부)를 설치하여 여러 부족이 살았다 한다.
이에 환궁씨의 후예 6만을 이주시키고 뗏목 8만을 만들어 사해의 諸族(제족)을 초청하여 박달나무 숲에 神市 (신시)를 크게 열고 수계정심하여 천상을 살핀 후 마고의 계보를 닦아 그 족속을 밝히고 천부의 음에 준하여 그 어문을 정리하였다 하며, 禮(예)와 陽(양)이 교차하는 중심지에 朝市(조시)를 설치하고 八澤(팔택)에 海市(해시)를 열어 매년10월에 朝祭(조제)를 행하니 사해의 諸族이 모두 지방 토산물을 바치며 교역하니 이름하여 「朝鮮祭(조선제)」라 하였다 한다. 우리는 여기서 단군왕검이 다스리는 국가를 왜「朝鮮」이라 이름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때에 陶堯(도요; 요임금을 말함)가 천산 남쪽에서 일어났는데 일차 出城(출성)한 사람들의 후예라 하며 符都(부도) 서쪽 堡(보)의 干(간)에게 도를 배웠으나 數(수)에 밝지 못하면서 오행의 법을 만들어 帝王(제왕)의 도를 주장하다가 巢夫(소부)의 許由(허유)에게 꾸지람을 듣고 관문 밖으로 나가 무리를 모아 황궁씨의 후예인 苗裔(묘예)를 쫓아내었다. 이 사건이 書傳(서전)에 나오는 三苗(삼묘)의 난으로 요임금 쪽의 역사에서는 삼묘가 일으킨 난으로 되어있으나 그 근본 원인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묘족이 쫏겨난 그 땅은 원래 한웅씨의 아버지 有因氏(유인씨)의 고향이었는데 王儉氏(왕검씨)가 여러 사람을 이끌고 부도를 나간 틈을 타고 일어났기 때문에 왕검씨도 어찌할 수 없었다. 그래서 묘족들은 저항을 하다 어찌할 수 없어 동. 서. 북으로 뿔뿔이 헤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의 주도권이 요임금쪽으로 기울어짐을 할 수 있다. 묘예를 쫓아낸 堯(요)는 곧 九州(구주)의 땅을 그어 나라를 만들고 스스로 數(수)의 중심인 5가운데 제왕이라 칭하며 唐都(당도)를 세워 符都(부도)와 대립하게 되었다. 이 때에 거북이 등에 지고 나왔다는 負文(부문)과 蓂莢(명협; 보름까지는 날마다 잎이 하나씩 나고 보름이후부터는 잎이 하나씩 떨어지는데 작은 달에는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말라버린다고 하는 풀)이 피고 지는 것을 보고 신의 계시라 하여 그것으로 인하여 曆(역)을 만들어 독자로 선을 걷게 되므로써 천부의 이치와 부도의 역을 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壬儉(임금)은 우선 유화정책을 쓰기로 하여 유인씨(한인아버지)의 손자 有戶氏(舜의 아버지)와 그의 아들 有舜(유순)으로 하여금 환부 권사 등 100여명을 인솔하고 가서 堯(요)를 회유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舜(순)은 堯(요)의 공손함과 후한 대접에 호감을 갖게 되었고, 堯(요) 또한 舜(순)의 사람됨을 보고 사위를 삼아 왕권을 인계하려고 두 딸을 주어 결혼하게 하였다. 舜(순)의 아버지는 반대하여 몇 번이나 舜(순)을 경계하였으나 실패로 돌아가고 결국 舜(순)은 堯(요)의 후계자가 되어 檀君(단군)의 符都(부도)를 떠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書傳(서전)에서는 舜(순)의 아버지 高 (고수; 여기서는 有戶氏)가 후처의 아들 象(상)을 사랑하여 舜(순)을 죽이려 까지 하였다 하고 있으나 세상을 보는 방향이 달랐기 때문에 미워하였다고 보는 것이 온당한 판단이라 하겠다. 또 사마천의 「사기」「오제본기」에 黃帝(황제)로부터 舜(순)임금 禹(우)임금에 이르기까지 다 같은 姓(성)으로 나라 이름만 달리하였다 하였고, 孟子(맹자) 「離婁章.下(이루장.하)」에서는 舜(순)은 東夷人(동이인)이라 하였는데도 그 근거가 어디에 연원하고 있는지를 몰라 의심을 품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박제상의 「부도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 의문이 풀려짐과 아울러 요. 순이 모두 우리 민족 계통임이 명확해진 것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마고」는 토속신앙의 '마고할머니' '삼신할머니' '産神(산신)'으로 추앙되어 자식을 점지해주고 산부를 도우며 인간의 생명과 생사고락을 주재하는 온정 어린 할머니로 믿어왔던 것이다. 뿐 만아니라 인류의 창시자요 우리 민족 역사의 근원자인 동시에 자연과 인간의 상관관계를 매개해 주는 신적 존재로 신봉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日帝(일제)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자 미신으로 낙인 받게 되었고, 해방 후에는 서구사상이 들어오자 우상숭배 또는 미신으로 오인 받게 됨은 물론 al믿음이 두터웠던 부녀자들 자신마저도 자연분만자가 줄어들자 「産神(산신)」으로 믿는 자가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물론 내용 중에 인간으로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 없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기이한 자연의 현상은 우주의 율려에 근원하여 생겨난 인간에게 어떤 한계를 깨닫게 하므로써 생명을 준 자연에 대하여 숭고함을 자아내게 하고 또 그 숭고함은 인간 세상의 도덕율을 창조하는데 기여토록 계시하는 것으로 인식하여야만 자연과 인간이 상호관계 속에서 최고의 善(선)을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마고 사상에서 나오는 기이한 현상은 인간이 時空(시공)속에 사는 이상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하기 때문에 자연을 통하여 인간이 오만하지 않도록 깨우쳐 주는 것이지 미신으로 신봉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인간은 말로써 인간을 깨우친다면 인간의 인식을 초월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초월한다 하더라도 일종의 관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자연을 통하여 인간 경험의 초월성을 보여주는 것은 空想(공상)이 아니라 오히려 초월현상 자체가 實相(실상)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사상이 미신으로만 호도 되어 난무하므로써 자연은 여지없이 망가지고, 살상(殺傷)은 끊길 날이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진리는 아직도 살아있고 고매한 한국사상은 우리의 뇌리에 유전인자로 전해지고 있으니 전통사상을 발굴하여 남북이 통일되고 인류가 하나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적 모델을 찾아내는 일이 우리의 소명이 아닌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