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내가 살고 있는 대구 시민의 쉼터이요,
분지인 대구 허파의 기능을 소중히 담당하는 명산
가까이 있으므로 소중한줄 모르며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그러나,내겐 항상 편안 하게만 대하여 주는 그곳,
피곤에 지치고 삶이 빡빡히 가슴 누를때마다 쉽게 찾는 명산.
산세로 보자면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펼친 형상을 한
동봉과 서봉을 이어 일곱겹의 병풍을 만들어
풍수지리학 적으로도 명산이라 꼽히는 그산이 가까이 있다.
때문인지 몰라도 바위 곳곳이나, 계곡 구석구석에 神氣를 업그래이드
할려는 자칭 보살들의 놀이터가 되곤 하여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또,그만큼의 유명한 사찰도 산재해 있다.
남쪽으로 세번을 올라 열심히 불성 드리면 꼭 한가지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약사여래불 갓바위 부처님이 있고,
(특히, 부산 울산 마산지역분들의 기도빨이 잘 듣는답니다.)
남으론 조선 중기 숙종이 불공을 드려 최무수리 사이에서 영조를
얻었던 파계사와 많은 말사를둔 동화사, 비구스님들의 기도 도량인
부인사, 전탑이 아름다운 송림사 등이 대표적이며 동쪽으론 은해사가 있다.
하여, 그많은 세월을 내려 오며 오만 가지의 설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이곳 팔공산이 가까이 있어 나는 늘 행복한 생활속에 담겨져 있다.
일곱겹의 병풍처럼 둘러 쳐진 산세 중앙에 무거운 무게로 버티고 계신
동양 최고 높이의 석불, 통일대불의 웅장함에 씁쓸해 하는것만 빼고...
매번 지나쳐 왔음에도 한번도 게으름의 어쩔 수 없는 이 몸뚱아리와
사람들의 입에 너무 유명세를 타신듯 하여 찾기싫은 반골의 기질 때문인가!
한번도 발길을 않고 있는데 어느날 인가
"자기 제2석굴암 가봤어요?"
무슨 바람이 불었는가 제2석굴암 가보잔다.
잘되었구나 이참에 팔공산 한티재를 넘어 언젠가 귀동냥,눈동냥 한적 있는
한밤마을과 은해사 거조암의 영산전을 답사 해보리라!
우리 뱃살공주가 스펀지에 잉크가 물들듯이 서서히 답사에 재미를 붙여가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팔공산 석굴암 이라...
왜 다들 제2석굴암이라 하는지... 경주 토함산 석굴암보다 1세기쯤 앞선 걸로 추정 된다고 하던데, 아마 최근에 발견된 거라 그리 부르는 것을
이름하여 삼존석불로 고처 부르는 것이 다행일듯 하다.
삼존석불 입구에 다다르자 풍만하고 정다운 모습을 한 석불좌상이
반긴다.
울 뱃살 한마디말이 과간 " 볼이 탱탱해서 찰싹찰싹 때리고 싶어."
이런 화상을 보았나!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세치혀를 함부로 놀리고...
혼자 삼키고 말았다. 어쩔까나, 듣고보니 참인걸...
*석조비로자나불좌상 - 9세기 후반에 유행하던 조각으로 광배는 없고, 머리는 나발에 육계는 평평하며 너무나 풍만한 얼굴에 목에는 짧지만 삼도로 표시되어 있다. 뱃살공주의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삼존석불. 가까이 오르지 못하게 입구를 봉쇄해 놓았다.
어쩔까나 워낙에 찾으시는 불자들이 많아 훼손을 염려하여 그리하였음을...
그나마 이제서야 우리 중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냄을 다행이라.
멀리서나마 합장하고 찬찬히 올려다 보는 수 밖에, 그나마 감사드리고 있는데 아들놈이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두리번 거리고 있자니 이놈이 누굴 닮은겐가? 낑낑거리고 삼가 들지못함을 알리는 팻말을 무시한체 올라 입구에 서 합장을 하고 있다!
저그 누이 도움으로 들어선게 틀림이 없다. 작전은 누나가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건 요놈이렸다!
유난히 옥타브 높은 뱃살공주 지르는 고함에 모두가 깜짝놀랐다!
이때는 전혀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행동을 해야함을 나는 안다.
딴청을 피우고, 계곡으로 발길을 옮겨 아무것도 없는 계곡에 카메라 앵글 맞추는 시늉으로 외면했다.
문득 떠 오르는 고불고님 글귀하나 생각나더라!
"동심의 천연 스러움이 부처의 향기보다 못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
팔공산 석굴암(삼존석불)-깍아 지른 절벽 천연동굴에 숨기듯 모셔져 있다. 신라 19대 눌지왕때 아도화상께서 절을짖고 수도 전법을 하였다 전해지며, 원효대사 께서 미타 삼굴을 봉안 하였다 한다.
아미타불, 대세지보살, 관음보살.
먹음직한 호박전과 막걸리의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군위군 방향으로 2킬로쯤
내달리면 대율리, 즉 한밤마을이 나온다.
가면서 울 뱃살공주에게 아주 어려운 질문을 던져보았다.
언젠가 고불고님과 대화중에 사찰을 왜 절이라 이름 하였는지!
물어본 즉 뱃살대신 울 아들놈 대답이 명쾌하다.
"절에가믄 절을 많이 하니깐 절이라 한다."
흐걱! 난 아무말도 못했다.
*한밤마을 돌담길
한밤마을은 부림홍씨 집성촌으로 마을 한가운데 마을의 회의 장소였으며 마을의 대소사를 결정짖고 회의한 유형문화재인 대청이 있으며
석조미륵입상이 모셔진 일반 가정집처럼 편하게 자리한 대율사란 작은 사찰하나, 초등학교 앞 인위적 조성된 비보림 솔밭 끝에 돌기둥으로 진동단이란 글이 새겨진 그 끝에는 오리대신 시멘트로 둥글게 덮어놓은 오리아닌 오리가 있다.
비보림이란, 풍수의 허약한 곳을 보완해주는 마을의 지기가 빠져 나가는 것을 막고, 역신의 눈을 가린다는 우리 조상들의 소박한 믿음이 맞은편 당산목과 함께 금줄이 쳐져 있다.
남해 금산 보리암 삼층석탑도 비보의 성격이 진하다 들었다.
나즈막한 돌담길을 걸어 돌아돌아 고향같은 내음으로 기분이 좋다.
오래된 기와지붕들과 세월을 넘어온 담장의 이끼들이 마을의 전설을 이야기를 풀어줄듯한 기대로 돌아다니다 보니 이번엔 울 가족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멀리서 깔깔거리며 조용한 마을 시끄럽게 떠더는 우리 아이들 소리...
그래, 그네들 눈으로, 가슴으로 기억속에 언젠가 한부분 이라도 자리하겠지...
*한밤마을 중앙에 있는 대청
몇몇이서 내가 항상 꿈꾸어 온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음식과 술,고스톱- 아마 마을안에 잔치가 있었나 보다) 아이고 부러워라!
*이런 돌담이 굽이굽이 늘어져 있다.
두번째 찾은 마을이라 대율사를 찾으니 쉽게 찾는다.
조용한 가정집에 불쑥 찾아드는 맘으로 발을 들여놓고 나니 석조미륵입상이 조용히 굽어보고 계신다.
합장하고 돌아 나오는길이 가볍다. 항상 감사히 여기라는 말씀이신가?
네잎클로버 찾기에 정신없는 뱃살이랑 아이들을 일깨워 허기진 배를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실컨 묵고나니 소나무 그늘아래 잠이 솔솔 쏟아져 온다.
시원한 소주 한잔 반주삼아 곁들여 넘겼으니 이것이 극락이로세!!!
비보림 속에 숨어 누워 청하는 오수라! 그맛이 꿀맛이로세!!!
구름이 언제 끼었더냐! 따가운 햇살이 얼굴을 사정없이 내려 쬐임에
눈을 떠고 나니 분명 그늘아래 몸을 숨기고 잠들었건만 내가 움직인것이냐 아니면 지구가 움직였던 것이냐! 그것도 아니면 태양, 네가 움직 였단 말이냐!!!
태양빛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주위를 돌아보니 조용하니 나 말고는 아무도 없다.
개울가 숲속에서 낄낄 거리는 소리들려 눈비비며 내려가 보니
뱃살을 위시하여 아들,딸 저그 아버지 술담아 줄꺼라 산딸기 따느라 정신이 없다. 하이고 이뿐것들...(ㅎㅎ 복분자 술을 맹글어 주겠다?)
*딸아이 이만큼 땄다, 자랑하며 내미는팔.
술담겨 놓았습니다. 두됫박쯤 담았으니깐 소주 4L. 몇달을 참고 있어야 된다나?
아이들 갈무리하고 영천 은해사 방향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크, 불심검문에 조수석에 앉아서 캔맥주 마시는꼴이 시러웠는가,
대낮에 애꾿은 울 뱃살 운전하다 음주 측정 당했었지 큭!
거조암.
은해사 산내 암자로서 신라 효성왕 2년(서기738)에 창건되었다가 고려 우왕 13년 혜림법사와 법화화상이 오백나한을 모시고 영산전을 건립하였다.
유서깊고 영험있는 나한이라하며 우리나라 목조건물로 부석사 무량수전과
조사당, 봉정사 극락전, 수덕사 대웅전이 있으며 국보14호로 지정되어 있다.
조용하고 아늑한 사찰을 생각 했던게 탈이였는가!
한쪽에선 중창불사가 한창이고 오백나한 뵙고 불심가다듬는 수많은
중생들로 시장바닥 같이 왁짝지껄하다.
*영산전앞 삼층석탑
*거조암 영산전
정면 7칸 측면 3칸으로 아름다운 처자 피부마냥 뽀오얀 벽 질감에
가슴이 따뜻해져 온다.
단층을 입히지 않는 나무결과 함께 맛배지붕이 멋스럽다.
*영산전 측면 -
영산전 뒤를 아들 손잡고 천천히 걸었다.
깨끗함이 이를데 없이 손을대면 곱게 화장한 분가루가 묻어 나올것만 같고.
나무 기둥들이 전혀 손상 되지않고 깨끗하게 날 반긴다.
어느 불심깊은 님이 있어 아들놈 보더니만 노란 참외몇개 적선하는데
돌아오는길 은해사 입구에서 동동주 한잔 걸치고 참외로 입가심하며 여유부리며 돌아왔다.
때론 빠르게, 때론 흐느적 거림의 여유를 가지고 이날처럼 살아가는것도
크게 나쁘지 않을것 같구나!
야근중에 바쁘게 올려 사진이 몇장 빠졌습니다.
잠이 쏟아 집니다! 아직 갈길은 멀고만...
첫댓글 쉬어 가면서 하세요...몸 생각 하셔야죠...요즘사찰 모두 불사로 영 마음이 내키지 않아요...
아주 좋은 여행후기 잘 보고 갑니다
칠곡에서 들어가니 멋진 사우나 하던데 아십니까? 대구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 오네요. 팔공산이 만나는 아지트 였는데..
팔공산을 아주 오래전에 갔었는데 그때는 군사지역이라고 가지 못하게 했어요. 한여름 땡볕에 붉은 황토먼지 뒤집어쓰고... 어느 민박집에서 잠만자고 나왔죠. 너무 고생을해서 거의 기억이 없어요.가족이 함께 다니시는 그림이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후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