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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이종원 순애, 순임이, 순심이....이런 이름들은 하나같이 순박하고 토속적인 이름이다. 이런 순수한 이름을 가진 여인과 풋풋한 사랑 한번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순천이란 동네가 바로 그렇다. 인근 고흥이나 광양처럼 격한 느낌도 없이 화장기 하나 없는 순수한 얼굴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아가씨보다는 아줌마...아니 어머니의 따뜻한 품안 같은 곳이 바로 순천이다. 네모가 아닌 동그라미, 직선이 아닌 곡선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데 그 장녀 이미지의 첨병은 다름아닌 순천만이다. 800만평의 광활한 갯벌, 60만평의 하구 갈대밭, 붉디붉은 칠면초, 갯벌을 박차고 나온 짱뚱어들. 스멀스멀 뒤뚱거리는 농게. 날개짓하며 창공을 나는 왜가리 등 그야말로 순천만은 자연교과서다. 1.2km 갈대숲 데크를 아무생각없이 걷다보면 간난아기때 맡았던 어머니의 냄새가 난다. 내 원초적 고향이 바로 순천이다. 대충 횡하니 둘러보면 순천만의 진면목을 느낄 수 없다. 저녁무렵 땀을 뻘뻘 흘리며 능선을 타고 용산전망대까지 가야 한다. 그곳에 우뚝서면 바람을 타고 온 S자 물길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부드러운 산자락 위엔 붉게 물든 노을이 펼쳐지고 그 물길에 유람선 한 척이 도와주면 일생일대의 명장면이 만들어지게 된다. 인공과 자연의 절묘한 만남을 먼발치에서 지켜보게 된다. 전망데크에 주저 앉아 젊은이들은 마음껏 풍경에 취한다. 수첩을 꺼내들고 깨알같은 글씨로 감동을 써내려가며 핸드폰 사진을 부지런히 찍어 아는사람에게 이곳 풍경을 중계한다. 그런 어수선한 사람보다는 묵묵히 물길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흐느끼는 사람이 더 많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처럼 무언가 새출발이 필요할 때 순천만을 찾으면 새로운 계획이 술술 나오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저 세상사는 것이 힘겹고, 사람이 애타게 그리울수록 이곳을 찾는다. 어머니 품안으로 들어가 솔직한 자기 고백을 해야 하는 사람만이 이곳을 찾을 자격이 있다. 새벽의 무진 풍경도 놓칠 수 없다. 바다의 따뜻한 기운이 밀물이 되어 올라가고 산에서 내려온 개울의 찬기운이 충돌해서 만들어낸 물안개를 봐야 진정 순천만의 속내를 발견하게 되는 셈이다. 순천만 자연생태관 순천만 생태에 대해 문외한이라도 걱정하지마라. 순처만 자연생태관이 도와준다. 순천만의 갯벌, 철새, 생물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육안으로 보기 힘든 순천만의 전경을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다. 1층 메인홀에는 흑두루미 조형물이 있다. 하도 커서 머리는 이층까지 닿아 있다. 2층은 갯벌탐험장으로 꾸며졌다. 갯벌 생성과정과 순천만 갯벌정보가 전시되어 있는데 마치 갯벌 위를 거니는 것처럼 꾸며졌다. 갯벌생성의 원인은 달의 인력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갯벌의 기능, 갈대이야기, 철새이야기등 아이들의 흥미를 자아낼 수 있도록 모형과 영상물등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전세계 흑두루미의 1%가 순천만을 찾고, 검은머리 갈매기도 희귀종이라고 한다. 원형극장에서는 순천만의 사계와 습지식물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이렇게 사전 지식으로 무장하고 생태체험에 나서면 더욱 잘 보인다. 한여름에는 순천만에 그늘이 없기 때문에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이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길을 나서는 것이 좋다.
순천만 선상투어 갯벌에 가장 근접하게 다가 가서 바다식물과 새를 보기 위해서는 유람선(1인당 6천원 40분 소요)을 타는 것이 좋다. 대대항에서 출발하는데 아침 9시부터 해질무렵까지 평일에는 2대가 주말에는 5대가 번갈아 운행한다. 대대나루는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 '안개나루'로 표현한 포구로서 용산전망대에서 보았던 S자 물결을 근거리에서 체험할 수 있고, 순천만 안쪽의 갯벌과 갯벌에 살고 있는 짱뚱어, 게 등 갯벌생물과 철새등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노을빛에 물든 유람선 선상투어에서 만난 왜가리
유람선은 직접 뻘에 닿아 가까이서 농게와 장뚱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황금 노을과 새
순천만은 우리나라 유일의 습지 보호지역이다. 새들의 군무가 압권이다.
갈대숲 탐방로 대대선착장에서 자전거를 빌려 장산갯벌체험장까지 농로를 이용해 바람을 가르며 하이킹을 해도 좋다.(성인 3천원, 2인용 5천원 061-741-3157)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기념하여 이름 붙여진 무진교는 아치형의 다리로서 갈대 대크의 풍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수로 풍경이 달라지는데 왜가리, 백로, 갈매기 등의 군무를 볼 수 있다. 나무데크를 오가며 마음껏 자연과 교감할 수 있다. 가까이서 갈대를 관찰 할 수 있으며 가끔 뛰어 오르는 짱뚱어와 게를 관찰하면서 자연의 신비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쇠오리, 개개비, 오목눈이등 작은 새들과 농게 , 칠게, 방게등 게들을 볼 수 있으며 가끔 너구리나 수달 발자국도 보인다.
용산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여름 갈대숲. 늦가을이면 갈색으로 변한다.
굽이길이 아리랑 가락처럼 흐느끼고 있다. 순천만 생태에 관련된 설명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읽어가면서 산책하면 좋다. 갈대숲뿐아니라 수로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늦가울과 겨울에는 용산전망데 S자 물길에 해가 들어오는데 여름에는 해가 우측으로 떨어진다. 그렇다면 포구쪽 S자 물길에 일몰 포인트를 맞추는 것이 좋은데 ..이곳이 찾아가기 힘들 뿐 아니라 절벽이라서 아주 위험하다. 이 사진 생명을 무릎쓰고 찍은 사진이어요.
오른쪽이 대대포구
용산전망대 포구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산이 용의 모습을 하고 있어 용산이라고 부른다. 등산로는 목쪽으로 올라가는데 능선을 타고 20여분 오르면 꼬리쪽에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처음 계단길이 조금 힘들지 나머지 코스는 능선이라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순천만에 와서 이 장면을 보지 않는다면 70% 이상은 순천만을 보지 못한 것과 같다. 한국인의 심성을 풍경으로 그려보라고 하면 바로 이 풍경이 아닐까 싶다. 하늘아래 둥그런 산과 너른 들녁, 둥그런 갈대밭. 감탄이 절로 나온다. 풍경도 풍경이거니와 나무판에 푹 주저 앉고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순천만이 들려주는 진솔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가슴에 작은 파문이 일다가 나중엔 큰 울림으로 내게 다가선다.
어떤 외계인이 미스테리 서클을 그렸을까? 누군가 콤파스를 이용해 정성들여 만든 모양이다. 그 모양이 궁금해서 책을 찾아 보았다. 갈대의 번식은 뿌리의 일부나 씨앗이 바닷물에 떠돌다가 잘 자랄 수 있는 갯벌위에 도착하면 뿌리를 내려 버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처음에는 작은 원이었다가 이들이 성장하면서 큰 원을 만들고, 여러개의 둥근 갈대밭이 이어져 이런 거대하고 둥근 갈대밭이 되었다고 한다.
유람선이 하나 지나가면 생동감이 느껴진다. 아듀~ 순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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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동글동글 갈대밭...참 멋있어요...뻥과자를 실에 매달아 뻘에 내려놓으면 작은 게들이 물고 올라오기도 했지요...^^*
아주 좋은곳 다녀오셨네요.잘 보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언제 순천쪽에 가볼수 있을지 . . . 꿈은 이루어진다 ~~ ^^ 대장님 감사합니다.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는 느낌도 참 좋더군요.. 사계절 항상 다른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곳으로 유람선 선장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아하~~~ 하는 소리와 배끼리 서로 엇갈릴때의 출렁거림으로 신났던 기억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