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 (9/02 빈시 2일차)
아침을 호텔 식당에서 먹고 있는데 한국학생들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학생들 옆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나눠보니 봉사활동 하러 왔다고 한다.
총 8명의 학생들은 하노이에서 이틀 묵고 어제 빈시에 왔다고 한다. 어떤 봉사 활동을 하냐고 물었더니 제과 제빵 봉사활동을 하는데 이번 방문은 사전 방문이고 10월쯤 다시 온다고 한다. 이곳 호텔은 5성급 호텔이어서 먹을것이 많은데 학생들은 먹을게 없단다.
아침 10쯤 호텔로 짜의 아버지와 통역 여성이 나를 태우러 왔다. 사실 빈시에는 유명한 관광지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동해안을 가기로 했다. 차로 한 30여분 달렸는데 동해 바다가 나타났다.
동해 바다를 따라 음식점이 수백개는 늘어져 있는 것 같다. 바다 색깔은 흙탕물로 뿌옇게 그려져 있다. 지난 며칠동안 비가 많이 와서 그렇다고 한다.
이곳 바닷가는 건기인 4월부터 7월까지가 피크이고 지금은 9월 초니 시즌이 지나 사람들이 별로 없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한참 내려가다 어느 가게에 들렀다. 짜의 아버지가 아는 사람의 가게인 것 같다. 그 가게에서 맥주 한 캔을 마시면서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그 가게 주인이 경기도 광주 가구 공단에서 한 10년 정도 일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말을 잘 한다. 통역으로 같이 다니는 여성보다 훨씬 한국말을 잘한다. 성실하게 착하게 생겼는데 한국에 있을 때 얼마나 푸대접을 받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봤다. 한국에서 돈을 좀 벌어 베트남에 땅도 조금 샀다고 한다.
오늘 점심은 한국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시내에 있는 한국 식당인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주 메뉴가 숯 불고기인데 한국에서 먹는 것과 맛이 비슷하다. 내가 눈치를 보며 잘 먹지 않으니까 처음 만난 젊은 친구가 상추에 싸서 내 앞에 갖다 놓는다. 우리 짜의 아버지는 또 술잔을 돌리고...
베트남 사람들도 한국사람 못지않게 정이 넘친다.
점심식사가 끝난 뒤 시내 드라이브를 했다. 도로변에는 큰 가로수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고 가로수가 커서 그런지 시내 전체가 가로수로 덮여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드라이브를 하다가 빈시 시청에 들렀다. 오늘은 쉬는 날(9. 1 독립기념일. 이틀간 공휴일임)이라 청사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청사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한국 남양주시에서 왔다고 하니까 수위 아저씨가 반갑게 맞이해 주신다. 시청 정원은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고 시 청사 규모는 화도읍 청사와 비슷한 규모로 아담해 보였다.
【 2005년 11. 5 자매결연 기념 비석 】
시내 구경을 마치고 시간이 남아 점심때 식사를 같이 했던 짜의 아버지 친구집에 들렀다. 집은 2층 목조건물인데 중국풍 건물로 고급스럽다,
저녁은 베트남 쌀국수를 먹기로 했다. 오후 6시쯤 적당한 길거리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런데 어느새 불렀는지 의사라는 사람과 같이 앉게 됐다.
〖좌측 두 번째 앉은 사람이 의사(60년생)라고 한다〗.
쌀국수를 베트남 어로 퍼(pho)라고 하는데 한 그릇에 13,000동(650원)이다.
나와 사촌은 쌀국수를 시켜주고 짜의 아버지와 친구분들은 맥주를 마셨다. 베트남 사람들은 퇴근시간 무렵에 맥주를 즐겨 마신다고 한다. 하노이 맥주를 ∼ ∼ .
대화의 한계를 느끼고 오후 8시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내가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손님이 무슨 계산을 하냐고 하면서 말린다.
여기서 호텔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1키로 정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걸어간다고 하니까 거리가 멀다고 차를 태워다 준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마라토너이기 때문에 1키로는 내게는 아주 짧은
거리다. 라고 말하고 가려는데 짜의 사촌 여동생이 호텔까지 바래다 준다고 한다.
둘이 일어서서 호텔쪽으로 걸어가다 사촌 여동생 손을 잡았다. 괜찮냐고 하니가 괜찮다고 한다. 손을 잡고 호텔로 걸어 가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비를 피하기 위해 도로옆 가게 처마 밑에 앉아 비 그치를 기다리다 기념으로 셀카를 찍었다. 그런데 어두워서 잘 나오지 않았다. 비가 그쳐 다시 호텔을 향해 걸어갔다.
호텔로 들어가 로비에 앉아 사촌과 셀카 한 장 찍고 사촌은 돌아가고 나는 호텔 방으로 들어갔다.
사촌 여동생은 9월에 고1이 됐는데(베트남은 새학기가 9월에 시작됨) 한국사랑에 푹 빠져 있다. 남양주시에서는 2년에 한번씩 자매도시인 ①몽골 울란바트라시, ②중국 상주시, ③베트남 빈시의 청소년들을 각각 15명씩 신청을 받고, 남양주시에서는 관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45명을 신청을 받아 『국제청소년캠프』를 실시한다. 사촌 동생은 이 프로그램에 신청을 해서 한국에 꼭 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본인의 영어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다른 사람들과 대화가 되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계속 나와 대화를 하고 싶어 졸졸 따라 다니는 것 같다.
호텔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문을 열어보니 짜의 아버지와 사촌이 왔다. 짜의 아버지는 얼큰히
술에 취해 있었는데 내가 내일 떠나는데 마지막 인사가 부족했던 모양이다. 내일 자신은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못 오고 건축하는 다른 분이 와서 공항까지 태워다 준다고 한다. 내가 공항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 된다고 하니까 그래도 태워다 준다고 한다. 잠시 후 그들은 호텔을 떠나고 다시 내가 호텔 밖까지 사촌과 짜의 아버지를 배웅했다. 그리고 언제 또 다시 만날지 모르는 작별인사를 했다.
『짜의 부모들도 한국에 꼭 한번 오고 싶어 한다. 특히 겨울에 눈을 보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한국에 오는 비자 발급이 쉽지
않은것 같다』.
첫댓글 술도 별로 않좋아 하시는분이 매일 술이시네요...고생하셨어요..
적당히 마셨습니다....
여행기에서 즐거움과 행복함이 묻어나네요.
짜의 사촌여동생도 꼭 한국에 왔슴 좋겠네요.
멋진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산성님 힘
짜의 여동생이 한국에 오면 나도 만나기 힘들듯 합니다... 또 다른 한국 학생 파트너가 있게 되니까요.
여행 또 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인연 잘 간직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내년에 다낭 한번 다녀 오시죠. 일본 애들 코좀 납작하게 하고 오세요... 답글 | 수정 |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