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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의 생활 -네이버 백과사전 -문화콘텐츠닷컴 불교 / 비교종교
2014. 1. 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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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의 생활
승려의 하루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승려의 생활)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
목차
도량석, 아침 예불, 청소, 공양, 마지, 정진, 저녁예불, 사경
새벽 3시, 도량송이 사찰의 구석구석에 울리면 사찰의 하루는 시작된다. 이후 사물과 더불어 예경의식이 행하여지며, 의식을 마치면 도량을 정비하고 공양을 한다. 사시(巳時)가 되어 부처님께 마지공양을 올린 다음에야 승려들의 본업인 정진에 임한다. 저녁예불이 시작되면 아침예불과 같이 예경의식을 행한다. 저녁예불 이후도 수행은 계속되고 9시가 되면 좌선 후 잠자리에 든다.
도량석
새벽 3시가 되면 법당을 담당하는 노전(爐殿)스님이 목탁에 맞추어 큰 소리로 게송을 외며 사찰을 돌아다님으로써 사찰의 하루가 시작되는 데, 이것을 도량석(道場釋)이라고 한다.
화엄경이나 비화경 등을 비롯한 여러 경전에 의하면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나무 밑 금강좌(金剛座)를 당시 사람들은 ‘도량(道場)’이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던 것이 중국에 들어와서는 수행하는 승가가 모여 사는 사찰을 도량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사찰 전부를 도량이라고 부른다. 한 스님이 목탁에 맞추어 큰 소리로 게송을 외면서 사찰 안을 돌아다님으로써 사찰의 하루는 시작되는데, 이것을 도량석이라고 한다. 한국불교에서는 한자의 음을 세속의 자전에 나오는 음과는 다르게 읽는 몇 개의 낱말이 있는데 道場을 ‘도량’으로 읽는 것도 그것이다.
승가는 모두 새벽 3시에 일어나고 밤 9시에 잠자리에 든다. 전기가 보급되기 전에는 스님들 뿐 아니라 농경문화권의 모든 사람들은 대체로 그러한 리듬으로 살았다. 도량석의 진행은 다음과 같다. 법당을 담당하는 노전(爐殿)스님은 새벽 3시 전에 일어나 세수하고 법복을 갖추어 입은 뒤 법당의 다기(茶器)에 물을 올리고 단(壇)에 촛불을 켠 다음 3시가 되기를 기다린다. 정각 3시가 되면 어간(御間)이라고 부르는 법당 정문 가운데에 선 채 목탁을 두드리는데, 작은 소리에서 큰 소리로, 다시 작은 소리로 오르내리기를 3번 한다. 그 다음 목탁을 치면서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五方內外安慰諸神眞言) 및 사방찬(四方讚)과 도량찬(道場讚) 참회게(懺悔偈) 등을 큰소리로 외며 도량 안을 돌고 다닌다.
이때 외는 내용은 ‘신묘장구대다라니(神妙章句大陀羅尼)’를 외기도 하고 ‘나무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 또는 금강경의 한 구절이나 조사들의 게송을 읊기도 하는 등 절에 따라 혹은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른 것을 외도 무방한 것이 관례이다.
어간의 섬돌을 내려와 마당을 가로질러 종루를 지나 사천왕문을 한 차례 드나든 다음 다시 계단을 올라 명부전 관음전 등 도량 안의 전각들을모두 돈 뒤 맨 처음 시작했던 법당 앞 어간에 가서 멈춘다. 도량 안의 대중은 이 소리를 듣고 일어나 하루의 일과를 준비하게 된다. 대중을 잠에서 깨우고 절의 분위기를 가볍게 흔드는 일인데, 잠들어 있는 천지만물을 깨우고 일체 중생이 미혹에서 깨어나게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하기도 한다. ‘道場釋’은 ‘道場錫’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름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인도에는 이런 의식이 없고 자료도 전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중국에서 시작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도량석은 법당에 향불을 올리고 촛불을 켜는 직역이름인 노전스님의 중요한 일과인데, 노전스님은 예불을 비롯하여 법당에서 치르는 모든 의식절차를 주관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수행이 깊고 신심이 깊으며 염불에 능한 나이 드신 분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침 예불
도량석이 끝나면 법당에 있는 작은 종을 치면서 게송을 읊는데 이것을 종송 이라고 하며, 종송이 끝날 무렵 법당 밖에서는 사물(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의 타종이 이루어 지며 이 과정이 끝나면 예경의식을 행한다.
예불이란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바쳐 붓다를 공경하고 따르겠다는 마음의 표시를 불법승(佛法僧) 삼보에게 드리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나라 불교에서 의례로서의 예불은 사찰의 모든 대중이 아침저녁으로 두 번 모여 형식을 갖추어 본존 앞에서 예배하는 의식을 가리킨다.
노전스님이 도량석을 하는 동안 대중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법복을 걸친 다음 법당에 들어가 불전에 삼배를 올리고 각자 자리에 앉아 아침예불 준비를 한다. 이때 큰 절에서는 대중이 제각각 법당으로 걸어오는 것이 아니라 두 손을 모으고 줄을 지어서 법당으로 오는 관습이 있으니 이것을 차수안행(叉手雁行)이라고 한다.
도량석이 끝나면 예불을 담당하는 노전스님은 법당 안에 의식을 위해 준비한 작은 종(당종堂鐘이라고 함)을 치면서 게송을 읊는데, 이것을 종송(鐘誦)이라고 한다. 종을 치면서 게송을 왼다는 뜻인데, 예불을 드리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종송은 도량석과 마찬가지로 낮은 소리에서 시작하여 점점 높은 소리로 올라간다. 종송에 사용되는 게송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것을 사용하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처음은 종성(鐘聲)으로서 다음과 같다.
願此鐘聲遍法界(원차종성변법계) 원하옵나니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퍼져
鐵圍幽暗悉皆明(철위유암실개명) 철위산의 짙은 어둠 모두 밝아지고
三途離苦破刀山(삼도이고파도산) 삼도 모든 중생 괴로움 여의고 도산지옥 파괴되어
一切衆生成正覺(일체중생성정각) 모든 중생이 바른 깨달음 얻어지이다.
이어 『화엄경』의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서원을 말한 다음, 아래의 파지옥게(破地獄偈) 또는 제일게(第一偈)를 행한다.
若人欲了知 만일 과거ㆍ현재ㆍ미래의 모든 부처님을
약인욕료지
三世一切佛 알고자 한다면
삼세일체불
應觀法界性 마땅히 법계의 성품을 관할지니
응관법계성
一切唯心造 일체는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 것이라.
일체유심조
이어서 “나모 아따 시지남 삼막삼못다 구치남 옴 아자나 바바시 지리지리 훔”이라는 파지옥진언(破地獄眞言)을 왼 다음, 장엄염불(莊嚴念佛)을 행한다. ‘극락세계십종장엄(極樂世界十種莊嚴)’과 ‘오종대은명심불망(五種大恩銘心不忘)’ 등의 게송을 차례로 외우면서 종을 쳐 나간다. 특히 오종대은명심불망은 나라ㆍ부모님ㆍ스승님ㆍ시주ㆍ법우의 큰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각안기소국왕지은 편안한 삶 지켜주신 나라의 크신 은혜、
各安其所國王之恩
생양구로부모지은 낳으시고 키워주신 부모님의 크신 은혜、
生養劬勞父母之恩
유통정법사장지은 바른 진리 깨쳐주신 스승님의 크신 은혜、
流通正法師長之恩
사사공양단월지은 가지가지 공급하신 시주님의 크신 은혜、
四事供養檀越之恩
탁마상성붕우지은 선의경쟁 사람 만든 법우님의 크신 은혜、
琢磨相成朋友之恩
당가위보유차염불 그 은혜를 갚으려면 오직한길 염불이요。
當可爲報唯此念佛
이처럼 몸은 세속을 떠나 수행을 하지만, 세속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자신과 세속의 깨달음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염원으로 승려의 하루는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불교는 조선시대 이후 조계종이라는 이름의 선종으로 단일하게 내려왔는데도 의식을 올리는 데 있어서는 이처럼 염불과 진언이 중심을 이루고 또 교학의 으뜸으로 화엄경을 존숭하기도 하는 까닭은, 한국불교의 성격이 참선을 최상승으로 여기면서도 교학과 염불 및 진언 등을 모두 아울러 수행하는 원융불교(圓融佛敎)로서의 전통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종송이 끝날 즈음 법당 밖에서는 종루(鐘樓)와 고루(鼓樓)에 매달린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 등 소위 사물(四物)을 차례로 친다. 범종은 지옥계 중생의 해탈을 위해, 법고는 지상계 중생의 해탈을 위해, 목어는 수중계 중생을, 운판은 허공계 중생을 위해 친다고 해석을 한다. 범종은 아침예불 때와 마지를 올릴 때 그리고 저녁예불 때 등 하루에 3번을 치는데, 아침에는 28회를 치고 저녁에는 33회를 치는 것이 우리나라의 관행이다. 아침에 28번을 치는 것은 불교의 우주관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욕계ㆍ색계ㆍ무색계의 28천상세계에 종소리가 울려퍼지기를 기원하는 것이요, 저녁에 33번을 치는 것은 제석천왕이 머무는 선견궁(善見宮)을 포함한 도리천 33천에 종소리가 울려 퍼지기를 빌기 때문이다. 물론 절 안의 스님이 입적을 하면 임종과 동시에 108번을 치기도 하고, 긴급한 운력이 필요할 때 치기도 하지만, 그것은 예외에 속한다.
종송과 사물의 타종이 끝나면 예경의식을 올리는데, 아침 예경은 부처님께 차를 올리
는 다게례(茶偈禮)로 하고 저녁예불은 향을 올리는 오분향례(五分香禮)로 하는 것이 과거의 통례였다. 그러나 요즘은 승주의 선암사처럼 아침에도 오분향례를 올리는 절이 많다. 최근 조계종에서는 일곱 번 오체투지를 하는 칠정례(七頂禮)로 통일하였는데, 예로부터 종단과 사찰의 성격에 따라 예경의 내용은 조금씩 달랐다. 대체로 불법승 삼보에게 예경문을 외우면서 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는 것으로 예경을 한다. 조실의 노스님부터 갓 출가한 행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법당에 모여 경쇠소리에 맞추어 예불을 올리는 것은 그 자체가 커다란 수행이다. 조계종의 새벽 예불문은 다음과 같다.
다게(茶偈) (예불할 때 ‘다게’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금청정수 제가 이제 깨끗한 물로
我今淸淨水
변위감로다 감로의 차를 만들어
變爲甘路茶
봉헌삼보전 불법승 삼보께 바치오니
奉獻三寶前
원수애납수 원컨대 어여삐 받아주옵소서.
願垂哀納受
원수자비애납수 원컨대 자비를 베푸사 어여삐 받아주소서.
願垂慈悲哀納受
[오분향례(五分香禮) (원래 저녁예불에 오분향례를 하는 것이 관례이나, 지금은 다게 대신 새벽예불에 하는 절도 있다)
계향 戒香 [貪心을 이기시고 이루신 戒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계향!
정향 定香 [嗔心을 극복하사 이루신 定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정향!
혜향 慧香 [癡心을 누르시고 이루신 慧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혜향!
해탈향 解脫香 [三毒을 물리치사 이루신 解脫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해탈향!
해탈지견향 解脫知見香 [제법의 본래 모습 아시는 解脫知見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해탈지견향 이옵나이다.
광명운대 주변법계 공양시방 무량불법승
光明雲臺 周邊法界 供養十方 無量佛法僧)
광명의 구름자리 법계에 두루하여, 시방에 한량없는 삼보께 올리옵니다.
헌향진언(獻香眞言)
옴 바아라 도비야 훔
옴 바아라 도비야 훔
옴 바아라 도비야 훔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至心歸命禮 三界導師 四生慈父 是我本師 釋迦牟尼佛
삼계의 길잡이시며, 사생(四生)의 자비로운 아버지, 우리의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 지극한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불타야중
至心歸命禮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佛陀耶衆
시방삼세 제석천의 그물망같이 많은 세계에 항상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달마야중
至心歸命禮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達摩耶衆
시방삼세 제석천의 그물망같이 많은 세계에 항상 계시는 모든 법보(法寶)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대지문수사리보살 대행보현보살 대비관세음보살 대원본존지장보살마하살
至心歸命禮 大智文殊舍利菩薩 大行普賢菩薩 大悲觀世音菩薩 大願本尊地藏菩薩摩訶薩
대지문수사리보살 대행보현보살 대비관세음보살 대원본존지장보살과 여러 대보 살님들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영산당시 수불부촉 십대제자십육성 오백성독수성내지 천이백제대아라한 무량자비성중
至心歸命禮 靈山當時 受佛付囑 十大弟子 十六聖 五百聖 獨修聖 乃至 千二百諸大阿羅漢 無量慈悲聖衆
영취산 회상에서 부처님께 부촉 받은 10분의 큰 제자들과 16 성인, 오백 성인, 홀로 수행하여 도를 이룬 성인 내지 1200여 아라한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서건동진 급아해동 역대전등 제대조사 천하종사 일체미진수 제대선지식
至心歸命禮 西乾東震 及我海東 歷代傳燈 諸大祖師 天下宗師 一切微塵數 諸大善知識
인도와 중국,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대대로 법의 등불을 전해주신 모든 큰 조사(祖師)와 큰 종사(宗師),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지식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승가야중
至心歸命禮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僧伽耶衆
시방삼세 제석천의 그물망같이 많은 세계에 항상 계시는 승보(僧寶)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유원 무진삼보 대자대비 수아정례 명훈가피력 원공법계제중생 자타일시성불도
唯願 無盡三寶 大慈大悲 受我頂禮 冥熏加被力 願共法界諸衆生 自他一時成佛道
오직 원하옵건대, 다함없는 삼보시여. 저의 정례(頂禮)를 받으시고, 그윽한
향과 같은 가피력(加被力)으로 온 법계의 중생들, 나와 남이 일시에 불도를 이루게 하옵소서.
예불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축상(祝上)을 담당한 스님이나 노전스님이 불전에 축원을 올리는데, 그 내용은 나와 남이 동시에 성불하기를 바라는 내용이다. 나옹화상이 지은 행선축원문(行禪祝願文)이나 당나라의 이산혜연 선사가 지은 발원문을 읽기도 한다. 행선축원문은 다음과 같다.
앙고 우러러 고하옵니다。
仰告
시방삼세 온 누리에 항상 계시어
十方三世
제망중중 제석천의 보주(寶珠)가 서로 비추이듯
帝網重重
무진삼보자존 다함 없는 삼보님,자비로운 어른이시여!
無盡三寶慈尊
불사자비 버림 없으신 자비로
不捨慈悲
허수낭감 밝은 지혜를 [끊임없이] 드리워 주옵소서。
許垂朗鑑
상래 [그러하온 가운데] 지금까지,
上來
소수공덕해 닦은 바 한량없는 공덕을
所修功德海
회향삼처실원만 세 가지 목적으로 돌리오니 모두 원만히 이루어지이다。
回向三處悉圓滿
금차 △△산하 지금 이 △△산 자락에 [자리한]
今此 △△山下
○○사 수월도량 ○○사, 물에 비춘 달과 같은 도량에서
○○寺 水月道場
주지여 주지와
住持與
시회합원대중등 지금 모여 정진하옵는 각방의 대중 모두는
時會合院大衆等
지심봉위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유교(遺敎)를] 받드옵나이다。
至心奉爲
대한민국천추만세 대한민국은 천년만년 길이 보존 되옵고
大韓民國千秋萬歲
통령문무수제년 대통령과 문무각료는 오래도록 안녕하오며,
統領文武壽齊年
우순풍조민안락 알맞은 강우와 편안한 바람으로 백성은 안락하옵고
雨順風調民安樂
천하태평법륜전 온 세상 태평하여 불법의 바퀴 항상 구르게 되어지이다。
天下泰平法輪轉
원당성조복무량 법당을 조성한 시주(施主), 복이 무량케 되옵고
願堂成造福無量
성상소화구덕상 성상을 조성하고 탱화를 모신 시주, 덕스런 모습 갖추게
聖像塑畵具德相 되오며,
궁전채화획장엄 법전을 단청하고 벽화를 모신 시주, 장엄을 갖추게 되옵고
宮殿彩畵獲莊嚴
인등향촉득광명 인등이며 향과 초를 올린 시주, 지혜 광명 얻게 되오며,
引燈香燭得光明
창호도배면팔난 창호하고 도배한 시주, 팔난을 면하게 되옵고
窓戶塗褙免八難
유기철물신견고 유기며 철물을 올린 시주, 사대가 강건하게 되오며,
鍮器鐵物身堅固
해설마장어무애 염장이며 찬(饌)을 올린 시주, 언어가 자재하게 되옵고
海雪麻醬語無礙
불양헌답복무변 불전(佛前)의 공양 위해 전답을 올린 시주, 복이 무변하와
佛糧獻畓福無邊
시방시주원성취 이렇듯 많은 시주, 빠짐없이 원하옴을 이루게 되어지이다。
十方施主願成就
시회대중각복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대중이 천도코자 하옵는 바
時會大衆各伏爲
선망부모왕극락 타계하신 부모님께서는 모두 왕생극락하시옵고,
先亡父母往極樂
현존사친수여해 현존하신 스승님과 어버이께서는 오래 오래 사시오며
現存師親壽如海
법계애혼이고취 온 우주에 가엾은 영가는 삼악도를 여의어지이다。
法界哀魂離苦趣
산문숙정절비우 산문은 고요하여 [이 문으로 드는 이] 모든 슬픔ㆍ근심 끊어지오며
山門肅靜絶悲憂
사내재액영소멸 절 안의 재앙과 액난은 영원히 소멸되옵고,
寺內災厄永消滅
토지천룡호삼보 토지신과 천룡팔부는 삼보를 옹호하오며
土地天龍護三寶
산신국사보정상 산신과 국사는 상서(祥瑞)로 수놓게 되옵소서。
山神局司補禎祥
원공함령등피안 원하옴은 모든 중생이 저 언덕에 올라
願共含靈登彼岸
세세상행보살도 태어날 때마다 항상 보살의 길을 가옴이니,
世世常行菩薩道
구경원성살바야 마침내 일체 법을 증득할 지혜를 원만히 이루어
究竟圓成薩婆若
마하반야바라밀 [三說] 크나큰 지혜로 저 언덕에 이르러지이다。 [세 번]
摩訶般若波羅蜜
나무서가모니불 [二說] 석가모니부처님께 귀의하옵니다。 [두 번]
南無釋迦牟尼佛
나무시아본사 저희들의 본사이신
南無是我本師
서가모니불 [一說] 석가모니부처님께 귀의하옵니다。 [한 번]
釋迦牟尼佛
축원문을 읽으면 아침예불이 끝나는데 요즘은 축원문 다음에 반야심경을 봉독하는 경
우가 많다. 이어, 부전스님은 촛불을 끄고 부처님께 올렸던 다기의 물을 내린 다음 법당을 정리한다.
요즘 조계종 가운데 선원에서 올리는 예불의식은 매우 간단하다. 도량석을 하면 선방의 반장격인 입승은 죽비를 세 번 쳐서 대중들을 기상시키고, 이어 선방에 불을 켠 다음 잠자리를 정돈하고서 가사ㆍ장삼을 입고 각자 선방의 중앙을 향해 가장자리에 둘러앉아 입승의 죽비소리에 맞추어 불ㆍ법ㆍ승 삼보께 각각 한 번씩 세 번의 절을 올리는 것으로 예불을 마친다. 수행자 각각이 미래세의 부처라는 선종의 생각 때문에 이처럼 간단한 예식으로 대신하게 되었다.
청소
예불을 마친 다음 특별한 소임이 주어진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중은 모두 나서서 도량 안팎을 청소한다.
율장에는 마당을 쓰는 방법과 쓰레기를 치우는 법, 그리고 청소를 할 때는 다른 사람의 것을 빌려서라도 헌 옷을 입고 쓸라는 등 자세한 설명이 있다. 그것으로 보면 청소를 수행의 한 방편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마당을 쓴 자국만 보아도 그 절의 법도가 잘 지켜지는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입산 출가하여 행자생활을 할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것도 청소이다. 밥을 짓는 소임은 행자생활의 마지막이다. 그래서 청소의 소임을 별도로 두는 절에서는 대개 갓 입산한 행자에게 맡긴다. 선원 가운데는 용상방에 ‘소지(掃地)’라는 소임을 따로 두어 청소를 전담시키기도 하고 화장실 청소 담당은 ‘정통(淨桶)’, 법당 청소 담당은 ‘지전(持殿)’ 등 보다 세분한 소임을 두는 곳도 있지만 대개의 사찰은 대중 모두가 나서서 청소를 하기 때문에 따로 소임을 정하는 곳은 드물다.
공양
인도에서는 하루 한 번 속가에 나가서 탁발해온 것을 대중이 한 자리에서 먹었지만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절에서 직접 밥을 지어서 먹었기 때문에 탁발(托鉢)은 일상적인 일이 아닌 별도의 행사로 바뀌었다
공양이란 원래 불법승 삼보 또는 영가(靈駕)에게 몸(身)과 입(口)과 생각(意)의 세
가지 방법으로 공물(供物)을 바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산스크릿트어 pujana의 번역어로서 공시(供施)·공급·공(供·)식물(食物) 등으로 번역된다. 인도의 전통종교인 브라만교에서는 동물을 희생으로 바쳤지만, 살생을 금하는 불교에서는 그럴 수 없으므로 기름을 바르거나 향을 뿌리거나 꽃이나 물 또는 등불을 바치는 것으로 대체하던 것이 불교식 공양의 시작이었다. 석가모니불이 처음 승가를 이룰 때는 사사공양(四事供養)이라 하여 의복·음식·와구(臥具)·탕약(湯藥)·방사(房舍) 정도만 재가신자에게서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하였지만, 승가가 커진 뒤에는 건물이나 토지도 받았음이 확인된다. 이처럼 삼보에게 바치는 것이 공양의 원래 의미이지만, 우리나라 절에서는 끼니에 먹는 밥 또한 공양(供養)이라고 부른다. 아마 부처님이 아닌 스님들께 올리는 것도 공양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절에서는 스님들이 먹을 밥을 공양이라고 부르다가, 점차 대상을 가리지 않고 밥의 범칭으로 쓰인 듯하다.
스님들은 청소를 마친 다음 대략 5시경 아침공양을 한다. 부처님 당시에는 아침 하루 한 번 속가에 나가서 탁발해온 것을 대중이 한 자리에서 먹었지만,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절에서 직접 밥을 지어서 먹었기 때문에 탁발은 일상적인 일이 아닌 별도의 행사로 바뀌었다. 다만 밥을 지어서 먹을지라도 대중이 한 자리에 모여 위의를 지키면서 예법을 정한 다음 거기에 맞추어서 먹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아침은 죽(粥)으로 먹고, 점심은 정찬으로 먹으며, 저녁은 약석(藥石)이라 하여 가볍게 먹는 것이 전통적인 관습이었다. 요즘은 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수행자들을 교육하는 큰 절이 아닌 한 대체로 하루 세 끼 모두 밥을 먹는다.
삼의일발(三衣一鉢)이라는 기본계율을 보자면 인도에서는 발우를 하나만 사용했던 듯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반드시 4개의 발우에 담아서 먹는데, 그 예법은 수행의 기본이 되므로 매우 엄격하다. 발우공양의 대강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께 사시(巳時: 오전 9시-11시)마지를 올린 후, 큰 방의 부전스님이 대개 큰방의 툇마루에 걸어 놓은 반자를 여러 번 쳐서 공양시간임을 알린다. 그러면 대중은 큰방에 들어와 선반에서 발우를 내려 자기 앞에 놓고 기다린다. 회발게(回鉢偈)는 공양시 발우를 펼칠 때 염송하는 것으로, 펼치는 순서를 부처님의 성적(聖跡) 즉, 사대성지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그분의 성업(聖業)을 모범하려는데 있으며, 따라서 펼치는 순서는 지도(地圖)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 부처님이 성적(聖跡)을 남기신 순서와 같게 해야 한다.
<회발게(回鉢偈)>
불생가비라(佛生迦毘羅) 부처님께서는 가비라국에서 탄생하시어 (어시발우: 1)
성도마갈타(成道摩竭陀) 마갈타국에서 성도하셨고 (보살발우)
설법바라나(說法波羅奈) 바라나시에서 설법하시다 (연각발우)
입멸구시라(入滅俱尸羅) 구시나가라에 열반하셨네。(성문발우)
대중이 모두 정좌한 것을 확인한 입승이 죽비를 한 번 치면 대중은 합장하고 회발게(回鉢偈)를 외운다. 이후 각 단계마다 게송을 외우는데 발우를 펼 때는 전발게(展鉢偈)를 왼다.
전발게는 다음과 같다.
여래응량기(如來應量器) 여래께서 제정하신 법다운 이 그릇!
아금득부전(我今得敷展) 제가 이제 펼치게 되었나이다.
원공일체중(願共一切衆) 원하옵건대 일체중생 모두 함께
등삼륜공적(等三輪空寂) 삼륜이 공적함을 알아지이다.
옴 발다나야 사바하 (3설)
밥을 담아서 먹기 전에는 봉발게(奉鉢偈)를 왼다. 봉발게는 봉반게(奉飯偈)라고도 한다. 봉반게는 공양을 들기에 앞서 시방의 부처님은 물론 일체중생에게까지 공양을 올리고 베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차식색향미(此食色香味) 마련하온 이 음식의 모양이며 향과 맛을
상공시방불(上供十方佛) 저 위로는 시방세계 부처님께 올리옵고
중공제현성(中供諸賢聖) 다음으론 어지시온 성현들께 드리오며
하급군생품(下及群生品) 아래로는 한량없는 중생에게 베푸옴에,
등시무차별(等施無差別) 고루고루 남김 없고 차별 없이 베풀어져
수함개포만(受咸皆飽滿) 받으신 분 누구나가 포만함을 얻으시어
영금시수등(令今施受等) 이로 인해 베푼 이나 받은 이나 모두 함께
득무량바라밀(得無量波羅蜜) 한량없는 바라밀을 얻게되어 지사이다。
이어 공양을 대함에 있어 출가자의 본분과 목적을 고양시키기 위해
다음의 오관게(五觀偈)를 왼다.
계공다소양피내처 이 음식이 여기까지 오게 된 수 많은 공덕과 인연 헤아리며
計功多少量彼來處
촌기덕행전결응공 자신의 덕행이 이 먹을 것을 마땅히 받아먹을 만한지 생각해 보며,
忖己德行全缺應供
방심리과탐등위종 마음 잘 지켜, 허물과 탐욕을 여읨을 근본으로 삼아,
防心離過貪等爲宗
정사양약위료형고 정히 육신을 지탱해 주는 약으로 생각하여,
正思良藥爲療形枯
위성도업응수차식 오직 도업(道業) 성취를 위해 이 음식을 받습니다。
爲成道業應受此食
다시 죽비를 한 번 치면 하판(下判) 스님들이 천수물을 담은 천수통과 밥을 담은 공양기, 국을 담은 공양기를 좌우 두 군데로 나누어 들고서 차례로 음식을 나눈다. 먼저 가장 큰 어시발우에다 천수물을 받은 다음 그 물을 그릇 크기 순서대로 차례로 옮겨 부어 발우들을 적신 다음 마지막으로 보살발우에 담아둔다. 그 다음 가장 큰 어시발우에는 밥을 담고, 그 다음 연각발우에는 국을, 그 다음 성문발우에는 찬을 담는다. 수저와 젓가락은 보살발우에 놓는다.
오관게가 끝나면 공양을 들기 시작하는데, 밥을 먹을 때는 어시발우를 들어 입을 가리고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국을 먹을 때는 보살발우를 들어 입을 가리고 숟가락을 떠먹으며, 반찬을 먹을 때는 연각발우를 들어 입을 가리고 젓가락으로 집어먹는다. 이때, 시주 받은 공양을 함부로 여기지 않게끔 율장에서는 여러 가지 위의와 금기사항을 정하고 있다. 예컨대 볼을 볼록거리거나 소리를 내거나, 빨아서 먹거나, 혀로 핥거나 손을 털고 먹는 일 등을 금하였다. 보조 지눌스님이 지은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에도 “공양을 할 때에는 마시거나 씹을 적에 소리를 내지 말고, 음식을 집고 놓을 적에 반드시 조심하여 얼굴을 들고 돌아보지 말며, 맛있고 맛없는 음식을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말며, 말하지 말며, 잡념이 일어나지 않게 먹어라”고 되어 있다.
공양이 끝나갈 무렵 죽비를 두 번 치면 숭늉을 돌리고, 다시 죽비를 한 번 치면 찬상을 밖의 마루로 물린다. 김치조각 하나를 남겼다가 젓가락으로 발우들을 깨끗이 씻어서 숭늉을 마신 다음 받아 두었던 천수물을 이용하여 발우들을 어시발우부터 차례대로 씻는데, 이때 4개의 발우를 씻은 천수물은 처음처럼 맑아야 한다. 다시 죽비를 한 번 치면 양쪽 하판에서 각각 1명이 일어나 절수통을 들고 돌면서 천수물을 거둔 다음 천수다라니가 붙어있는 큰방 중앙에 놓는데, 이때 천수다라니가 내려앉아 천수물이라고 한다. 이어서, 천수물의 절묘한 묘용(妙用)을 찬탄하는 다음과 같은 절수게(折水偈, 絶水偈)를 왼다. 절(絶)은 버린다는 뜻이고, 수(水)는 공양한 뒤에 발우와 수저를 씻을 물을 말한다.
아차세발수(我此洗鉢水) 내 이 발우를 씻은 물
여천감로미(如天甘露味) 천상의 감로의 맛과 같은 것,
시여아귀중(施汝餓鬼衆) 너희들 아귀의 무리에게 베푸노니,
개령득포만(皆令得飽滿) 모두 맘껏 들고 주린 고통 쉴 지어다。
옴 마휴라세 사바하 [삼설]
唵 摩休羅洗 沙婆訶 [三說]
이는 공양 끝에 발우와 수저를 씻은 물을 아귀를 위해 제공하는 스님들의 자비심과 자비행을 보여준다.
발우는 펼 때와 반대로 발우를 거둘 때는 죽비 소리에 맞추어 합장한 다음 아래와 같은 수발게(收鉢偈)를 왼다.
반식이흘색력충(飯食已訖色力充) 공양 마쳐 온 몸에는 힘이 가득하고,
위진시방삼세웅(威振十方三世雄) 위풍당당 그 모습은 시방삼세의 영웅이라。
회인전과부재념(回因轉果不在念) 인과이치 깨달아서 생각 속에 아니 두면
일체중생획신통(一切衆生獲神通) 삼계중생 그 누구든 신통력을 얻는다네。
죽비를 세 번 치면 반배를 하고서 발우를 가지런히 놓고, 다시 죽비를 한 번 치면 자리에서 일어나 발우를 선반위에 올려놓는다. 이것은 공양을 마친 수행자의 마음가짐을 노래한 것이다. 오관게의 의미와 같이 공양은 진리를 깨닫기 위한 수단으로 몸을 보전하고 성불을 위한 수행력을 얻는 데 그 목적이 있음을 보여준다. 큰방의 부전스님은 절수통에 담긴 천수물을 큰방 옆에 마련된 퇴수구에 부음으로써 공양의 모든 차례는 끝난다. 이를 헌식(獻食)이라 한다.
공양을 마치고 큰방에서 나올 때 다음과 같은 퇴좌게(退座偈)를 외어 성불의 의지를 굳게 한다.
퇴좌출당(退座出堂) 당에서 나올 때는
당원중생(當願衆生) 모두 함께 발원하세.
심입불지(深入佛地) 부처의 경지 깊이 들어
영출삼계(永出三界) 길이 윤회의 세계에서 벗어나세.
발우공양의 방법과 정신은 수행자의 자세를 요구하는 기본이므로 매우 엄격하다. 특히 공양이 끝난 다음 거두는 천수물은 처음과 똑같이 맑아야 하는데, 만약 약간의 음식물 찌끼가 보이면 동참한 모든 사람이 나누어 마셔야 하는 벌칙까지 있다. 그래서 세속인이 보면 지나치다고 말하기 일쑤지만 이는 오관게의 정신을 소중히 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도 도를 이루는 수행을 하겠노라는 치열한 정신을 표현하는 매우 소중한 자세이다. 다만 대중이 함께 먹으므로 먹는 시간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늦지 않기 위해 급히 먹는 것이 습관화되고, 그 때문에 위장병에 시달리는 스님들도 있다고 한다.
마지
불보살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을 불공이라고 하고 절에서는 매일 사시(巳時 오전 9~11시)에 어김없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데, 매일 사시에 올리는 이 불공을 ‘사시불공’ 또는 절에서는 ‘마지(摩旨)’라고 부른다. ‘마지’라는 이름은 한국불교에서만 쓰이는 용어인데, ‘정성을 다한 맛있는 음식’이라는 의미로서 순우리말을 한자로 음사(音寫)한 것으로 짐작된다.
사시에 공양을 올리는 관습은 석가모니불 재세시 재가신자들이 부처님과 그 제자들에게 사시마다 공양을 올렸던 관습에서 비롯하였다. 부처님은 탁발을 나가기도 하였는데, 시각은 오전에, 양은 생명을 유지할 만큼만, 밥을 비는 집의 수는 7집 이내로 빈부를 따지지 않고 차례로 빌며, 탁발을 유도하는 언행이나 태도를 내비치지 않는다는 규율을 엄격히 지켰다. 때로는 신자들이 청하면 그곳으로 가서 꽃과 향과 차와 공양 등을 받고 법문을 설해 주었다. 그러던 것이 석가모니불 열반 뒤에는 부처님을 상징하는 탑이나 불상에 공양을 올리는 의식의 한 형태로 바뀌었고, 중국과 한국의 절에서는 스님들이 공양을 지어서 매일 일정한 시간에 부처님께 올리는 것으로 정착되었다.
마지를 올리는 과정이나 의식은 매우 엄격하다. 후원에서 밥 짓는 일을 담당하는 고참행자인 공양주(供養主)는 사시가 되기 전에 솥의 한 가운데 밥이 가장 맛있는 부분을 마지 그릇에 담아서, 사악한 기운이 마지에
가까이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빨간색 보자기 또는 금색 뚜껑을 덮어둔다. 이윽고 사시가 되면 법당 부전은 청정수를 법당 다기에 올리고 향을 켜서 불공 준비를 한다.
불보살님께 예를 청하는 “아금일신중(我今一身中) 즉현무진신(卽現無盡身) 변재삼보전(遍在三寶前) 일일무수례(一一無數禮): 제가 이제 이 한 몸 가운데 곧 다함없는 몸을 내어 법계에 두루하신 삼보님께 일일이 한없이 예를 올립니다) 옴 바아라 믹”이라는 보례진언(普禮眞言)으로 시작하여 모두 26단계에 걸치는 의식을 치르는 것이 정격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간소화되었다. 법당에서 마지쇠를 울리면 운반을 담당한 행자는 후원에서 준비해 둔 마지를 들고 법당으로 가는데, 한 손으로 마지를 담은 그릇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릇 든 손을 받치고 간다. 이때 마지는 어깨 위로 높이 치켜든다. 최대한의 공경을 표시하는 것이다. 마지를 들고 가는 행자는 혹 큰 스님을 마주치게 될지라도 절을 하지 않을 정도로 굳은 위의를 지켜야 한다. 마지를 올릴 때, 다음의 공양칠정례(供養七頂禮를) 하게 되는데, 그 문구는 예불문의 칠정례문과 비슷하다. 다만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 대신 ‘지심귀명례공양(至心歸命禮供養)’으로, ‘수아정례(受我頂禮)’ 대신 ‘수차공양(受此供養)’으로 바꾼 점만 다르다.
지심정례공양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至心頂禮供養 三界導師 四生慈父 是我本師 釋迦牟尼佛
지심정례공양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불타야중
至心頂禮供養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佛陀耶衆
지심정례공양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달마야중
至心頂禮供養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達磨耶衆
지심정례공양 대지문수사리보살 대행보현보살 대비관세음보살 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至心頂禮供養 大智文殊舍利菩薩 大行普賢菩薩 大悲觀世音菩薩 大願本尊 地藏菩薩摩訶薩
지심정례공양 영산당시 수불부촉 십대제자 십육성 오백성 독수성 내지 천이백제대아라한 무량자비성중
至心頂禮供養 靈山當時 受佛咐囑 十大弟者 十六聖 五百聖 獨修聖 乃至 千二百諸大阿羅漢 無量慈悲聖衆
지심정례공양 서건동진 급아해동 역대전등 제대조사 천하종사 일체미진수 제대선지식
至心頂禮供養 西乾東震 及我海東 歷代傳燈 諸大祖師 天下宗師 一切微塵數 諸大善知識
지심정례공양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승가야중
至心頂禮供養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僧伽耶衆
유원무진삼보 대자대비 수차공양 명훈가피력 원공법계제중생 자타일시 성불도
唯願無盡三寶 大慈大悲 受此供養 冥熏加被力 願共法界諸衆生 自他一時成佛道
불공을 올리는 의식은 예불의식 다음으로 배워야 할 중요한 의식이다. 정례적으로 부처님께 올리는 사시불공 외에도 신도들이 각종 향촉과 과일이며 곡식과 금전을 수시로 부처님 앞에 공양을 올리기 때문이다. 사원경제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신도들이 불전에 올리는 공양의 의식은 매우 중요하게 치르지 않을 수 없다. 법당 안에는 공양을 올리기 위한 단들이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절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처님과 보살들을 모신 곳에 차려진 단은 상단, 신중(神衆)을 모신 곳에 차려진 단은 중단, 망자의 영가(靈駕)를 모시는 곳은 하단 등으로 구분하여 부른다. 그래서 마지를 올릴 때는 원칙적으로 각 단마다 따로 마지를 올려야 하지만 상단에 올렸던 공양을 물려서 중단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마지를 올린 다음에야 스님들은 큰방에서 공양을 한다. 공양을 올리면서도 늘 마음은 온 법계의 중생들이 깨달음을 얻어 대자유와 대평등의 세계에 들기를 바라는 것이 스님들의 한결같은 마음가짐이다.
정진
아침공양을 마치면 이제 승려들의 본업인 수행을 해야 할 시간이다. 승려의 본업인 수행을 불교에서는 인도에서부터 정진(virya)이라고 불렀다. 정진이란 원래 대승불교의 실천덕목인 ‘여섯 가지 파라미타’의 4번째 덕목의 이름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수행자들이 용감하게 수행에 매진하는 것을 말한다.
불교는 중국으로 넘어오기 전 북인도와 중앙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대승불교라는 이름아래 여러 사상들이 분화발전하고, 그것들은 대체로 하나씩의 경전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이른 바 대승경전이라고 부르는 경전들이 중국으로 들어와 소개되고 이해되자 그 경전만을 가장 높이는 종단들이 성립하게 된다. 법화종 화엄종 삼론종 지론종 법상종 열반종 등이 그것들인데, 각 종단들은 자신의 종지(宗旨)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방법 또한 각각 다르게 내세웠다. 예컨대 염불종에서는 염불수행을 제일로 내세우고 진언종에서는 진언 외기를 제일로 내세웠으며 선종에서는 참선수행을 제일로 내세우는 식이다. 이른바 교종이라고 하는 경전교학 위주의 종단들 역시 경전학습을 제일로 내세웠다. 따라서 승려들이 정진하는 내용과 형식은 불교가 중국에 들어온 이후 우리나라에서까지 종단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가 있게 된다.
우리나라 불교는 조선시대 이래 조계종이란 단일한 종단으로 통합되었기 때문에 정진의 내용이 그다지 다양하지는 않다. 조계종이 비록 선종임을 표방하기는 하나 내용상으로 우리나라 불교는 종파불교가 아니라 교종과 염불종 선종 등을 모두 아우르는 원융불교(圓融佛敎)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전교학도 하고 염불도 하며 참선도 하는 전통을 지니게 되었다. 다만 최근 조계종의 교육체계는 사미과정에서는 주로 교학에 치중하여 가르치고 비구가 된 다음에는 참선에 치중하여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그래서 경전의 강학에 정진하는 수행도량은 대체적으로 승가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사미과정의 승려를 교육하는 기관이고, 참선수행에만 정진하는 사찰은 대체적으로 비구들이 경륜을 높이고자 모여 드는 선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일과시간에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정진은 강원(講院, 승가대학)의 경우 사미반(沙彌班)ㆍ사집(四集)반ㆍ사교(四敎)반ㆍ대교(大敎)반 등의 차례대로 반을 나누어 강의와 토론을 진행한다. 그 교육과정을 도표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조계종을 비롯한 여러 종단의 경우 승가대학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그 교육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학년 학과 교과 과정
1학년 사미과(沙彌科)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 치문(緇門), 사미율의(沙彌律儀)
2학년 사집과(四集科) 서장(書狀), 선요(禪要), 도서(都序), 절요(節要)
3학년 사교과(四敎科) 능엄경(楞嚴經), 기신론(起信論), 금강경(金剛經), 원각경(圓覺經)
4학년 대교과(大敎科) 화엄경(華嚴經), 선문염송(禪門拈頌), 전등록(傳燈錄) 등
이 밖에 불교개론, 인도불교사, 중국불교사, 중관, 한국불교사, 대승기신론, 유식학, 종교학개론, 포교론, 선종사, 불교교리발달사, 컴퓨터, 의식작법, 법화경, 아함경, 육조단경, 영어와 중국어 및 일어 등의 외국어. 컴퓨터 등의 과목이 포함된다.
참선수행만을 주로 하는 선원(禪院)에서는 아침 예불이 끝나면서 바로 참선에 들어가고 아침공양을 한 다음에도 참선을 한다. 더욱이 안거 중에는 하루 6시간에서 10시간 또는 그 이상 참선에만 골몰하는 수행을 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염불수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찰도 있고 범패나 불화처럼 특별한 기능을 수행의 일환으로 삼고 정진하는 사찰도 있다.
저녁예불
점심공양과 저녁공양은 시간만 다를 뿐 모든 절차는 아침공양과 마찬가지이다. 저녁 공양을 먹은 다음에는 아침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예불을 올리는데 역시 종송부터 시작한다. 다만 범종을 치는 횟수만 아침과 달리 33회 친다. 예경의 절차 또한 다게례가 아닌 오분향례(五分香禮)를 하는 것만 다를 뿐 내용은 아침예불과 거의 같다. 사찰에 따라서 운판을 비롯한 사물(四物)을 다루는 순서와 방법을 아침과 역순으로 하거나, 예불을 거행하는 전각의 순서를 역순으로 하는 전통이 있기도 하다.
아침예불과 같이, 저녁예불에도 종송을 행한다. 먼저 법당 부전은 촛불을 켠 다음 금고(小鐘)를 치며 다음의 종송을 행한다.
문종성번뇌단(聞鐘聲煩惱斷) 종소리 듣고 번뇌를 끊자
지혜장보리생(智慧長菩提生) 지혜를 길러 보리의 마음을 낼지니
이지옥출삼계(離地獄出三界) 지옥을 여의고 삼계의 고통 벗어나
원성불도중생(願成佛度衆生) 원컨대 부처 이루어 중생을 제도하여라
파지옥진언(破地獄眞言: 지옥을 부수는 진언)
옴 가라지야 사바하
옴 가라지야 사바하
옴 가라지야 사바하
이어 행해지는 저녁 예불은 오분향례(五分香禮) 및 헌향진언(獻香眞言), 그리고 예경문으로 구성된다. 오분향례란 계신(戒身)·정신(定身)·혜신(慧身)·해탈신(解脫身)·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의 오분법신(五分法身)을 구족하신 부처님께 오분향(五分香) 즉 계향(戒香)·정향·혜향·해탈향·해탈지견향 등 향을 공양하며, 그 향이 법계(法界)에 두루하여 시방의 무량한 불·법·승 삼보께 공양되기를 바라는 마음속에 예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어 향을 공양하는 헌향진언이 이어진다.
[오분향례(五分香禮)
계향 戒香 [貪心을 이기시고 이루신 戒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계향!
정향 定香 [嗔心을 극복하사 이루신 定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정향!
혜향 慧香 [癡心을 누루시고 이루신 慧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혜향!
해탈향 解脫香 [三毒을 물리치사 이루신 解脫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해탈향!
해탈지견향 [제법의 본래모습 아시는 解脫知見身을 모범코자 올리옵는] 해
解脫知見香 탈지견향 이옵나이다.
광명운대 주변법계 공양시방 무량불법승
光明雲臺 周邊法界 供養十方 無量佛法僧
시방에 한량없는 삼보께 올리옵니다. 광명의 구름자리 법계에 두루하여,
헌향진언(獻香眞言)
옴 바아라 도비야 훔
옴 바아라 도비야 훔
옴 바아라 도비야 훔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至心歸命禮 三界導師 四生慈父 是我本師 釋迦牟尼佛
삼계의 길잡이시며, 사생(四生)의 자비로 운 아버지, 우리의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 지극한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불타야중
至心歸命禮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佛陀耶衆
시방삼세 제석천의 그물망같이 많은 세계에 항상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 달마야중
至心歸命禮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達摩耶衆
시방삼세 제석천의 그물망같이 많은 세계 에 항상 계시는 모든 법보(法寶)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대지문수사리보살 대행보현보살 대비관세음보살 대원본존 지장보살마하살
至心歸命禮 大智文殊舍利菩薩 大行普賢菩薩 大悲觀世音菩薩 大願本尊 地藏菩薩摩訶薩
대지문수사리보살 대행보현보살 대비관세음보살 대원본존 지장보살과 여러 대보살님들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영산당시 수불부촉 십대제자십육성 오백성독수성내지 천이백제대아라한 무량자비성중
至心歸命禮 靈山當時 受佛付囑 十大弟子 十六聖 五百聖 獨修聖 乃至 千二百諸大阿羅漢 無量慈悲聖衆
영축산 회상에서 부처님께 부촉받은 10분의 큰제자들과 16 성인, 오백 성인, 홀로 수행하여 도를 이룬 성인 내지 1200여 아라한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서건동진 급아해동 역대전등 제대조사 천하종사 일체미진수 제대선지식
至心歸命禮 西乾東震 及我海東 歷代傳燈 諸大祖師 天下宗師 一切微塵數 諸大善知識
인도와 중국,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대대로 법의 등불을 전해주신 모든 큰 조사(祖師)와 큰 종사(宗師),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지식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상주일체승가야중
至心歸命禮 十方三世 帝網刹海 常住一切 僧伽耶衆
시방삼세 제석천의 그물망같이 많은 세계에 항상 계시는 승보(僧寶)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을 다하여 귀의합니다.
유원 무진삼보 대자대비수아정례 명훈가피력 원공법계제중생 자타일시성불도
唯願 無盡三寶大慈大悲 受我頂禮 冥熏加被力 願共法界諸衆生 自他一時成佛道
오직 원하옵건대, 다함없는 삼보시여. 저의 정례(頂禮)를 받으시고, 그윽한 향과 같은 가피력(加被力)으로 온 법계의 중생들, 나와 남이 일시에 불도를 이루게 하옵소서.
이어 반야심경 봉독과 함께 저녁예불이 끝난다.
사경(寫經)
기원전 1세기경부터 산스크리트어로 된 경전의 성문화(成文化)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실크로드를 따라 서역(돈황, 고창, 우진, 구자 등지)으로 들어왔다. 이후 167년 지루가참(支婁迦懺) 이래로 대승경전이 중국에 번역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경(寫經)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부처님의 교설(敎說)은 문자가 발명된 후에도 상당기간 구전(口傳)에 의하여 전파되었으나 문자에 대한 관념이 전환(문자 안에 神이 머문다)됨에 따라 성문(成文)화 되었다.
기원전 1세기경부터 산스크리트어로 된 경전의 성문화(成文化)가 이루어졌으며 이는 실크로드를 따라 서역(돈황, 고창, 우진, 구자 등지)으로 들어왔다. 이후 167년 지루가참(支婁迦懺) 이래로 대승경전이 중국에 번역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경(寫經)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또 이와 같은 사경의 확산은 곧 대승경전과 불교 교의의 확산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연유로 사경은 경전의 유포 목적과 더불어 사경의 행위 자체가 수행의 한 방편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한국의 불교사에서 사경이 갖는 의미는 신라 사경(국보 제196호) 『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의 발문에 잘 나타나 있다.
‘내 이제 서원하노니, 미래세 다하도록 필사(筆寫)한 이 경전이 파손되지 않기를 …… (중략) …… 설사 삼재(三災)로 대천세계가 멸한다 하여도, 이 사경은 허공처럼 파괴되어 흩어지지 말지어다. 만약 중생이 이 경을 통하여 부처님을 뵈옵고 법문을 들으며 사리(舍利)를 받들어...’
‘보리심을 발하여 퇴전(退轉)치 않고 보현(普賢)을 닦은 즉 이내 성불케 될지어다.’
또 『금강반야바라밀경』 중에 다음과 같은 절이 있다.
‘이 경(經) 내지 사구게(四句偈) 등을 따라 설하면 마땅히 알리라. 그곳은 일체 세간(世間)과 천(天)ㆍ인(人)ㆍ아수라(阿修羅)가 모두 응당히 공양하기를 불탑(佛塔)과 묘(廟)를 공양함과 같이 하리니, 수지(受持)ㆍ독송함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는가? 수보리여,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최상의 제일 희유의 법(法)을 성취한 것이며, 이 경전이 있는 곳은 불(佛) 및 존중제자(尊重弟子)가 있음이 된다.’
이로 보아 당시의 사경은 행위 자체가 신앙이며 사경된 경전 자체가 사리(舍利)와 같이 인식되기까지 했던 것으로 볼 수 있고, 이것은 곧 법신사리(法身舍利)로 경전을 탑에 안치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의미를 갖는 작업으로써의 사경은 신라의 사경 이후 고려 목종(穆宗) 9년(1006년) 감지금니대보적경(紺紙金泥大寶積經) 등의 사경본 제작에 이르러 고려말기의 사경술(寫經術)은 상당 수준에까지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고려말 원(元)에서는 고려에 다수의 사경승(寫經僧)을 요구하였으며, 또한 많은 사경본(寫經本)들을 인출(印出)해 가기도 하였다. 한편 충숙왕 12년(1325년) ‘고려국왕발원사성은자대장경(高麗國王發願寫成銀字大藏經)’인 아육왕태자법익괴목인연경(阿育王太子法益壞目因緣經) 조성 이전부터 고려에는 사경을 전담하는 사경원(寫經院)이란 국가기관이 설립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이후 금자원(金字院)과 은자원(銀字院) 등으로 분리ㆍ운영되기도 하였다.
이후 사경은 조선 초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지속되었는데, 조선 세종 23년(1441년) 12월 ‘금자경(金字經)이 몇 만권에 이르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인데, 또다시 금은자경(金銀字經)을 조성하는 일을 막지 않으면 나라의 금과 은이 모두 없어질 것이다’는 의정부로부터의 상소문을 통해 조선조 초기까지 금은의 사경이 얼마나 성행하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사경은 근대에 이르러 승가에서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단지 소수의 승(僧) 및 불자(佛子)들에 의해 개별적으로 시도하고 있을 뿐이고, 근래 간행된 금강반야바라밀경 사경이란 책에서 사경의식작법(寫經儀式作法)의 방안을 제시한 채 사경의 확산을 모색하고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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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승려의 하루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승려의 생활),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
[출처] 승려의 생활 -네이버 백과사전 -문화콘텐츠닷컴|작성자 상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