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지금 시장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가?
전례없는 폭발적인 명품열풍이 불고 있으며, 고가품을 선호하는 소비패턴이 사회전반에 급속도로 파급되고 있다. 그 파괴력은 일상 소비재에서 금융, 심지어는 건설에까지 몰아닥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는 일상용품에서 금융서비스까지 전 산업범위로 확대되고 있는 고가/명품화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와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비의 분명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는 귀족마케팅에 대해서 단순히 사회학자와 같은 비판적인 기준이 아닌 소비자의 수요와 욕구를 충족시켜 살찌우는 마케팅을 행하는 기업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귀족(VIP)마케팅의 특장점
귀족마케팅은 훌륭히 마케팅 정책을 실시했을 경우에는 상당한 이점들이 있다. 고정고객 확보로 안정된 매출을 확보할 수 있고, 경기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실례로 IMF때 오히려 매출이 늘었던 고가품들도 꽤 있었다). 그리고 가격에 따라 구매력에 영향을 받는 일반 소비자들과는 달리 가격탄력성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대부분 귀족마케팅 상품들은 가격대비 마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귀족마케팅 상품은 이런 직접적인 효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초기 구매자들이 준거집단이 되어 하위 집단의 모방을 이끌어 장기적인 유행을 선도하기도 하며, 기업이미지를 고급화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이런한 특장점에 의해 귀족마케팅은 기업측에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단지 사회제반 여건이나 기타 등의 이유로 인해 이제까지 활성화가 되지 않았을 뿐, 이런 고수익과 고급이미지를 기업이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국내 귀족마케팅 현황
국내 기업들도 최근 몇 년 전부터 오래 전부터 존재해오던 시장에 대해 더 이상 애써 부정이 아닌 적극적인 공세로 돌입했다. '자동차 한 대가 1억원, 고급 RV는 4천만원, 대형 TV 한 대 가격이 2천만원을 웃돌고, 최고가 양복은 1천300만원, 빌라 한 채에 20억원......' 모두 외국 유명브랜드 사(社)가 아닌 순수 국내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는 귀족마케팅이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가/고급품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으며, 갈수록 그 분야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귀족마케팅을 활발히 실시하고 있는 중이다. 간단히 그 예를 살펴보자.
우선 백화점은 등급에 따라 고객을 치밀히 관리한다. 등급에 따라 상이한 마케팅을 실시하고, 상이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백화점의 귀족마케팅은 갈수록 공세를 가하고 있는 할인점과 무점포 유통업체 등에 대한 자구책으로 인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생존을 위한 경쟁전략으로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백화점 구매액 상위 2% 사람들을 VIP 고객으로 선정하고 VIP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VIP전용 라운지가 대표적인 예로써, 백화점이 선정한 VIP들만 '특별하게' 모신다. 고급카펫이 깔려있는 방안에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벽에는 대형 PDP-TV가 설치돼 있다. 뿐만 아니라 VIP들에게는 고액의 스킨케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또한 'MVG(Most Valuable Guest;최우수고객)'라는 등급을 선정해 최고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MVG고객에게는 전용주차장, 주차대행 서비스, 전용라운지 이용, 쇼핑가이드 전담제 등 혜택을 주고 있으며, 별도로 마련한 고급 라운지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직원들이 무릎을 꿇고 무료 서비스를 해준다. 또 해당점포 점장은 고객이 원할 경우 회의중이라도 직접 달려가 상품 안내를 해 주고 정성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에는 1년에 2차례 우수고객 초청 해외명품 패션쇼, 보석 초대전 등 비정기 행사를 마련하고 있으며, 매출상위 1% 우수고객에게 '퍼스트레이디' 발송하고 있다. 그밖에 명품마케팅의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명품관은 분기별로 우수고객 1만명에게 신상품과 행사, 서비스를 안내하는 전단을 발송,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 쇼핑몰 업계 또한 귀족마케팅의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롯데닷컴'은 6개월내 5회 이상 구매액이 200만원이 넘으면 플레티넘 회원으로 선정해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며, '인터파크'의 경우도 유사한 귀족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전체적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자사보다 브랜드력이 앞서는 해외 명품에 대해 자사의 이미지 제고와 매출증대 등의 이유로 유치경쟁을 하고 있다. 백화점 1층은 그런 유치경쟁을 여실히 보여주듯 국내산 제품이 희귀할 정도이다. 또한 명품을 내건 경품, 할인 등 명품마케팅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