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van Gogh, Red Vineyards near Arles, 1888,
<아를의 붉은 포도밭>은 반 고흐의 생전에 팔린 유일한 그림이다. 1888년 고흐는 자신이 살던 프랑스 남부 아를 근처의 석양에 비친 포도밭을 보고 작업실로 돌아와 이 작품을 그렸다. 작품은 1890년 브뤼셀에서 열린 전시회에 처음으로 선보였고, 인상파 화가 안나 보슈라는 여성에게 400프랑(오늘날 약 2,000달러)에 팔렸다. 1890년 브뤼셀에서 열린 상징주의(Symbolists) 전시회에서 선보인 이 그림은 강렬한 색채와 불안한 느낌의 표현으로 관심을 끌었고, 전시회 직후 벨기에 예술가 안나 보쉬가 400프랑에 구입했다. 고흐가 사망하기 2년 전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머물며 완성한 작품으로 지금은 약 8천만 불(약 950억 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 고흐의 이 작품은 1888년 폴 고갱과 함께 생활했던 아를의 야외에서 그린 작품이다. 반 고흐는 동생 테오(Theo)에게 이 그림에 대해 “비가 내린 뒤 석양이 땅을 보라색으로 바꾸고 포도 잎을 와인처럼 붉게 물들일 때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을의 포도밭과 포도 따른 사람들을 보고 영감을 받아 제작했던 이 그림에서 하늘의 초록색 색조는 전체 구도를 지배하는 강렬한 붉은 색조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오른쪽에서 중앙을 향한 원근법적 구도와, 멀리 보이는 완만한 지평선의 수평 구도가 특징적이다. 색채 표현에 있어서 그는 각각의 모티프에 보색을 사용했는데, 특히 밝은 노란색, 붉은색, 파란색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유달리 강렬했던 아를 평원의 노을빛에 온 세상이 붉게 물들었다. 석양에 붉게 물든 포도밭을 그리면서 어쩌면 고호는 자기자신마저 붉게 물들어감을 표현했는지 모른다. 붉은 하늘 빛에 이렇게 들판이 붉은 빛으로 물들어 가듯이 그 역시 꽃처럼 피어난 피를 저물어가는 저 벌판에 흘리고자 함은 아닌지 ?
그 역시 저 갈가마귀 때지어 나는 아를의 평원에서 통째로 붉은 피를 뿌리지 않았던가!
"나는 몽마주르 근처에 있는 포도밭에 가서 그림을 그릴거야. 푸른 하늘 아래의 자주빛을 띤 황록색의 아름다운 모습은 나의 작업에 모티프를 준다."고흐는 함께 그림을 그리던 친구 Eugene Boch(유진 보쉬, 1855 ~ 1941)에게 쓴 편지에 앞으로 할 작업 대한 언급한다. 우리에게 인상주의 화가로 잘 알려진 Vincent Van Gogh(빈센트 반 고흐)가 프랑스 파리를 떠나 남부의 Arles(아를)에서 작업한 The Red Vineyard at Arles, Montmajour(아를의 붉은 포도밭, 몽마주르)는 공식적으로 고흐의 생전에 판매한 유일한 그림으로 알려져 있다. 완성된 그림은 1890년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린 Les XX(레뱅)전시에 초청을 받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전시에서 유진 보쉬의 누나이자 예술가였던 Anna Boch(안나 보쉬)가 그림을 400프랑에 구매한다. 유진과 안나 보쉬의 아버지는 독일의 도자기 명가로 알려져 있는 Villeroy et Boch(빌레로이 앤 보흐)의 대표로 부유한 집안이었다.
고흐의 그림 오른쪽에 보이는 강은 론강의 하류 지역으로 이 강을 끼고 있는 론 지역에는 지금 훌륭한 품질의 와인이 생산된다. 와인 생산지로 론 지역은 크게 남과 북 이렇게 두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그리고 남부 론에서는 고흐를 닯은 와인 M. Chapoutier, Gigondas (엠 샤뿌티에, 지공다스)가 생산된다.
이 아를의 붉은 포도밭 "Red Vineyards near Arles" 을 보면서 서슬퍼런 시기, 그 심장이 붉게 타들어간 윤동주 시인을 떠올린다.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십 자 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1941. 5. 31.
- 윤동주, [십자가] 全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