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종합경기장 부지 내에 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시의회에 해당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승인을 요청했다.
2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덕진동1가 종합경기장 내 5만㎡ 부지에 전시장과 대회의실 및 중·소회의실 등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해 내년 예산안에 국비 70억원과 시비 70억원 등 140억원을 편성했다.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사업은 건립비 590억원(국비 50%, 시비 50%)과 토지매입비 93억원(시비 100%) 등 총 683억원을 투입, 내년부터 2018년까지 추진된다. 건립 부지는 종합경기장 정문 옆 주차장 쪽이며 기존 종합운동장과 야구장 등의 시설은 철거하지 않고 진행된다.
앞서 시는 지난 2012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시장 건립 승인과 함께 지방재정투·융자심사(행정자치부)를 완료했으며, 국비 70억원도 이미 확보했다.
전주시는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시의회에서 승인돼 예산이 성립되면 전북도와 협의 절차를 거쳐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전북도가 지난 2005년 12월 전주시와 도유재산(종합경기장) 무상 양여계약을 체결하면서 제시한 ‘대체시설 이행각서’에 따르면 대체 체육시설 건립과 함께 10년 이내에 체육시설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용도를 폐지할 경우 사전 협의하도록 돼 있다.
백순기 전주시 생태도시국장은 “컨벤션센터는 수요가 많아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 예산에 시에서 매칭 사업비를 반영하지 않으면 국비(70억원) 이월은 어렵다는 방침이어서 사업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백 국장은 또 “나머지 종합경기장 부지는 전북도와 시의회·전문가 등과 충분히 협의해서 개발 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을 실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쇼핑몰과 호텔 등 종합경기장 부지 개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주시가 호텔과 쇼핑몰을 제외하고, 국비 활용을 이유로 우선 전시·컨벤션센터만 건립하려는 방안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시의회 행정위원회는 지난 7월 집행부가 제출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심의했으나 처리를 유보했다. 종합경기장 철거 및 잔여부지 활용계획 등 전체적인 밑그림이 미흡하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시의회가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제315회 정례회에서 해당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다시 심의·승인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한편 전북도는 전주시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애초와는 달리 사실상 종합경기장 부지에 호텔·쇼핑몰을 건립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전북도 심덕섭 행정부지사는 2일 “애초 계획은 호텔과 쇼핑몰도 함께 건립해 전시·컨벤션 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라며 “전시·컨벤션센터만 들어서면 (경기장을 무상양여 해준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 부지사는 이어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무상 양여계약에 대한 법률 검토작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북도와 전주시의 종합경기장 무상 양여계약의 핵심은 종합경기장 부지를 전시·컨벤션센터 등으로 활용하는 대신 대체 체육시설을 건립하는 것이어서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김종표, 김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