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세월낚시 대표 임승우씨는 제방낚시를 유난히 즐기는 사람이다. 그는 "제방권과 특히 무넘기는 상류와 더불어 저수지에서 붕어가 가장 잘 낚이는 핫스팟"이라고 말한다. 임승우씨는 지난 2000년 중반부터 창원에 있던 서찬수씨의 세월낚시점을 10년간 찾으며 갓낚시를 배웠다. 갓낚시는 상류,중류,하류에 관계 없이 포인트가 될 만한 곳이면 어디서나 위력을 발휘하지만 수심이 깊은 제방권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한다. 다만 깊은 수심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얕은 연안을 공략하는 게 키포인트다.
낚싯대 네 대로 무넘기 공략
임승우씨는 평소 안성과 용인 지역의 소류지를 많이 출조하지만 이번 제방낚시 촬영지는 의외로 중형지를 선택했다. 경기도 화성시 장지리에 있는 2만평짜리 준계곡지인 장지리지. 이곳은 90년대 초까지 붕어터로 명성이 높았고 2000년대 들어 유료터로 관리되었으며 현재는 유료터 허가가 끝나 무료터로 돌아온 상태. 약 10년 전 부터 주변이 개발되고 주 진입로였던 큰 도로변이 공사장으로 변하며 낚시인들의 발길이 끊긴 곳이다. 나도 잘 아는 곳인데 지금쯤이면 으레 호수공원으로 바뀌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막상 현장에 도착하곤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임승우씨가 적어준 내비주소를 따라 가니 복잡한 산길을 따라 상류로 진입하였다. 여기에서 가까운 오산에 사는 지인도 장지리지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준계곡지인 장지리지 상류는 마름과 연이 뒤덮여 낚시할 자리가 없었다. 대신 도로변인 우안곳곳에 앉은 자리가 있었고, 한적한 좌안 중하류도 좋아 보였다. 그러나 임승우씨가 선택한 곳은 역시 제방 무넘기였다."장지리지에 와서 제방에 앉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제방권은 수심이 너무 깊어서 낚시가 안된다는 선입견 때문일겁니다. 아직 수도권 사람들은 제방에 앉아 낚시하는 걸 낯설어합니다. 그러나 나는 갓낚시를 하면서 제방낚시의 위력을 체험했습니다. 장지리지를 다섯 번 정도 찾았는데 그때마다 가장 조황이 좋았던 곳이 제방권이었습니다. 좌우 중류 연안은 손을 많이 탄 탓인지 씨알과 마릿수 모두 제방권에 뒤졌습니다. "아파트 공사로 하류의 논이 사라진 후 배수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인지 장지리지는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제방에 앉은 임승우씨는 왼쪽으로 받침틀을 틀어 5.2칸대로 무넘기 우측 끝 1m 정도의 수심을 노렸다. "무넘기에서 약 2m 정도 떨어진 지점인데 시멘트 바닥입니다. 적어도 3m 이상은 떨어져야 본바닥이 나오는데 오늘은 어리연이 무성하게 자라있어 본바닥을 노리기는 어렵네요. 장기간 만수가 돼 있던 터라 붕어들이 오히려 시멘트 바닥 위에서 먹이 활동을 많이 할 겁니다." 임승우씨는 4.8, 4.2, 3.8칸 대를 차례로 펴 무넘기 앞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네 대만 펴면 확률적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 갓낚시는 얕은 곳으로 나와 먹이활동하는 붕어를 노리는 것이므로 네 대만 펴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대를 펴면 집중력이 떨어져 초반에 들어오는 입질을 많이 놓칠 수 있습니다."임승우씨가 말했다.
본바닥보다는 석축의 경사면을 노려라
나는 임승우씨 자리에서 30m가량 떨어진 제방 중간에 대를 폈는데 4.5칸 대를 던지자 4m 가까이 수심이 나왔다. 임승우씨가 긴 대들을 옆으로 펴 수심 2m 안쪽을 노리라고 주문한다. 밤이 되면 붕어들이 얕은 곳으로 나오니 본바닥을 노리는 것보다는 약간 얕은 석축의 경사면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채비가 석축 틈에 걸리지 않겠냐고 묻자 " 이 저수지는 축조 된 지 70년이 넘어 석축 사이가 흙으로 메워져 밑걸림이 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임승우씨의 말대로 수심을 2m에 맞춰 양쪽 사이드에 찌를 세우니 간간이 걸림이 있으나 심한 밑걸림은 생기지 않았다. 가까운 곳을 노리는 만큼 인기척을 줄이기 위해 물가에서 2m가량 뒤로 물러앉았는데 발밑의 잡초들이 헤치자 틈이 흙으로 메워진 석축이 나왔다. 물속도 이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밑걸림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입질은 의외로 빨리 들어왔다. 어둠이 밀려오기 전인 오후 6시 반 물소리가 크게 나 달려가 보니 임승우씨의 새우 미끼에 7치급 붕어가 첫수로 올라왔다. 제방과 무넘기가 만나는 코너 1m 수심에 찌를 세운 3.8칸 대였다. 그의 말대로 가장 얕은 수심에서 첫 입질이 들어왔다. 이후 10분 간격으로 입질이 들어왔으나 씨알은 비슷했고 더 이상 큰 놈은 없었다. 그러나 배스터가 대부분인 요즘, 이런 황금빛 토종붕어 입질을 연타로 맛볼 수 있는 사실이 너무나 반가웠다. 촬영 후 뒤늦게 자리를 대를 편 나에게도 7시경부터 꾸준한 입질이 들어왔다. 옥수수를 써서 그런지 씨알은 새우보다 약간 잘게 낚였는데 가장 큰놈이 7치이고 나머지는 6치였다. 임승우씨는"지난 달 정출 때는 이런 씨알 20여 마리에 월척이 한두 마리씩 섞였는데 오늘은 저기압 때문인지 큰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특이한 점은 내 포인트에서 가장 왼쪽 가장자리에 편 4.2칸 대 입질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5대의 낚싯대중 가장 얕은 1.8m 수심이었는데 무넘기에서부터 자라난 어리연이 딱 그부분까지만 자라고 있어 얕은 곳과 깊은 곳이 만나는 경계지점으로 보였다.
밤늦게까지도 입질왕성
10시가 되자 임승우씨가 내 우측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낚싯대를 네 대만 편 터라 밤중에도 포인트를 옮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제방의 중간 지점으로 옮긴 임승우씨는 이번엔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제방 맨 위에서 연안을 공략했다. 연안에서 2~3m앞을 노리는 전형적인 갓낚시였다. 미끼를 옥수수로 바꾸어 던지자 불과 5분도 안 돼 8치급 붕어가 올라왔다. 벌써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손을 덜 탄 미답의 포인트여서 인지 의외로 많은 붕어들이 제방 연안의 얕은 수심에서 놀고 있었다. 이때까지도 중류 연안에 앉았던 낚시인들은 거의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10시 반에는 예상치 못한 헤프닝도 발생했다. 임승우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맨 왼쪽에 펼친 4.5칸 대를 정체불명의 물고기가 끌고 간 것이다. 고민 끝에 낚시점으로 돌아간 임승우씨가 보트를 갖고 와 낚싯대를 건져왔는데 혹시나 월척이 아닐까 기대했으나 녀석은 45cm급 잉어였다. 이 소동 후에는 비까지 내려 밤 12시경 낚시를 마쳐야 했다. 월척은 만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수도권 에서도 제방낚시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승우씨는 "제방권 낚시는 소류지에서 많이 하지만 중대형지도 잘 됩니다. 다만 몇가지 조건이 있지요 이곳 장자리지처럼 오래돼서 석축 걸림이 없거나 드문 곳이 좋습니다. 이런 곳은 굳이 수위가 내려간 갈수기가 아니라도 제방낚시가 잘 됩니다. 제방이라고 해서 반드시 긴 대로 본바닥을 노릴 필요가 없습니다. 오늘처럼 얕은 연안을 노리는 갓낚시를 시도 하면 쉽게 붕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첫댓글 제방은 구신나와서 무솨요...
정보감사합니다.
구신도 처뇨 구신은 봐 줄만한디..ㅋㅋㅋ
제방에선 물소리도 무서워요.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