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후암동 9개 교회가 지역복음화를 위하여 뭉쳤다.

[선한이웃]

지역복음화 위해 뭉친 '9형제 교회'

 

▲ 연합전도지 뒷면은 각 교회를 동일하게 소개했다.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교회를 출석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서울 후암동 교동협의회, 찬양예배·나눔 행사 함께

한 지역의 9개 교회가 연합으로 성탄축하 찬양예배를 드려 교계는 물론 지역 사회에까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지 여러 교회가 연합했다는 것만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교회와 지역사회에 던져주고 있다. 9개 교회가 연합으로 그 동안 지역 복음화와 지역 사회 섬김을 위한 실질적인 전략과 행동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교동협의회. 서울 후암동에 위치한 교회들과 지역민들은 이들 9개 교회 연합을 그렇게 부른다. 교회와 동사무소의 연합이라는 의미에서 그 첫 글자를 합쳐서 부른 이름이다. 9개 교회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고 교회의 크기나 형편을 따지지 않으며 또한 목회자의 학력과 경력 등을 뛰어 넘어서 오직 지역 복음화와 섬김의 자세로 뭉쳤다. 후암동 동장도 처음부터 핵심원으로 함께했다. 교동협의회는 그렇게 해서 지난 1997년 태어난 것이다. 지금 회원 교회들은 서로를 ‘9형제 교회’라고 부르고 있다.

교동협의회(회장 권정희 목사, 숭덕교회)는 매년 연합성탄예배와 연합성가발표제를 통해 믿음의 우의를 다진다. 교동협의회 주관 자체 친목 행사 중 대표적인 것이다. 금년에도 지난 12월 18일 후암교회(손상률 목사)에서 성탄 연합예배를 드렸다. 1997년 협의회 창단 이후 9년째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년에는 같은 지역의 금성교회(전두선 목사)가 신입 회원으로 동참해 ‘연합’의 의미와 역할이 더욱 커진 셈이다.

한영복 목사(중앙루터교회)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1부 연합예배는 성홍모 목사(영주교회)의 기도와 전두선 목사(금성교회)의 성경봉독으로 진행됐다. 교동협의회 회장인 권정희 목사(숭덕교회)는 ‘큰 기쁨의 소식을 노래하라’는 제목으로 “우리 교계에 자랑인 교동협의회가 복음전파와 이웃사랑의 실천에 더욱 매진하는 예수 탄생의 전령이 되자”고 설교했다. 조진형 목사(후암제일교회)의 봉헌기도와 손상률 목사(후암교회)의 축도, 유수인 목사(남산중앙교회)의 광고로 예배가 마쳐졌다.



▲ 각 교회는 돌아가면서 무료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일정한 수고에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것이 연합의 큰 특징이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오가며 마주칠 때마다 성도들은 서로 밝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성가연습실이나 화장실 등을 찾는 일들을 비롯해서 교회는 분주했다. 그러나 서로가 안내자의 역할을 스스로 하는 등 질서가 잘 잡혔다. 지역복음화와 섬김을 위해 연합으로 부름을 받았다는 의식이 각 성도마다 충만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각 성도의 얼굴에는 ‘경쟁’이 아닌 ‘연합’의 미소가 가득했다.

이어서 2부 연합찬양의 시간이 이어졌다. 3개 교회씩 연합해서 한 곡을 연주한 후, 마지막으로는 전체 성가대가 하나가 되어 ‘할렐루야’ 곡을 연주하는 방식이었다. 지난 해까지 각 교회가 한 곡씩 연주해 온 것을 금년에는 ‘연합’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3개 교회를 한 단위로 찬양팀을 형성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각 팀 소속 교회들은 11월부터 모여 찬양곡 연습을 하며 친목을 다져온 것이다.

연합찬양제 마지막 곡을 남겨두고 9개 교회 성가대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200여 명이 넘는 성가대원들이 다양한 성가대 가운을 입은 채 단위에 올라왔다. 성가대원은 물론 이 자리에 참석한 각 교회 성도와 지역민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된 순간이었다. 찬양곡은 잘 알려진 ‘할렐루야’였다. 성가대의 ‘할렐루야’ 노랫말이 우렁차게 외쳐질 때마다 지역 성역화를 기대하는 성도들의 소망도 함께 울려 퍼졌다. 연합 합창이 끝나자 누군가의 박수 소리를 시작으로 동시에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 박수 소리는 각 성가대 대원들이 자리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됐다. 프로그램 중간에 9개 교회 목회자와 사모들의 연합 찬양도 있었다. 100여 명에 이르는 목회자와 사모들의 ‘저 들밖에 한 밤중엷라는 찬양이 끝나자 참석한 성도들은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힘차게 보내기도 했다. 이렇듯 모든 순서는 최상순 목사(산정현교회)의 기도로 마쳐졌다.



▲ 교동협의회 주체 성탄축하 연합찬양예배가 지난 12월 18일 후암교회에서 열렸다. 같은 지역 9개 교회가 연합해, 지역 복음화와 지역 섬김을 위한 믿음의 결단을 가진 것이다.

1부 연합예배 후, 사랑의 쌀 전달식이 있었다. 교동협의회의 또 하나의 존재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바로 지역 섬김이다. 이날 교동협의회 총무인 유수인 목사(남산중앙교회)가 쌀 20kg짜리 300포를 후암동장인 안중규 씨에게 전달했다. 그 자리에서 안중규 동장이 지역의 여러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설명하자, 유수인 목사는 “우리의 할 일”이라며 다시 한 번 섬김의 다짐을 하기도 했다.

교동협의회의 지역 섬김 사업은 1년 내내 분주하게 진행된다. 청소년 가장을 위한 한 가족 결연 사업,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도시락 전달 사업, 경로잔치 사업 또한 저소득 장애인 가정 후원사업과 환경미화원을 돕는 사업 등이다. 이중 한 가족 결연사업은 지금까지 79가정과 연결해 돕고 있다.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도 80가정으로 늘었다. 그 사업의 내용과 규모가 매년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교동협의회가 금년(2005년) 위와 같은 사업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약 5천700만원이다. 지출 현황도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이때 어느 특정 교회의 역할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모든 금액이 동일한 헌금이라는 원칙을 잘 지키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협력해서 사업을 하니 첫째 사업 목적이 아주 순수해 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교회 이름이 아닌 예수님의 이름을 앞세우며 지역을 섬길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리고 개 교회가 큰 부담으로 할 수 없는 일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권정희 목사(교동협의회 회장, 숭덕교회)는 교동협의회가 지역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자랑이라며 강조했다. 권 목사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각 교회가 기도로 준비하고 섬기고 있다”며 “해가 거듭될수록 사업이 더욱 크게 확장될 것을 기대한다”고 그 포부를 밝혔다.

교동협의회는 최근 연합 전도지를 만들었다. 교회의 ‘연합’을 통해 순수한 복음만을 전하려는 의도다. 어느 교회를 찾든 모두가 같은 믿음의 형제임을 드러내려고 한 것이다. 또한 교회의 연합으로 지역을 섬기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번 성탄연합예배 때 동일한 현수막을 제작해 사용한 것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활동한 것이다.

교동협의회는 매월 1차례씩 정기모임을 갖는다. 회원 교회 담임목회자와 후암동장이 함께 만나는 시간이다. 이때 지역민의 변화와 필요를 매월 점검한다. 그리고 그 필요에 매월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각 교회에 도우미들을 청하기도 한다.

교동협의회 회원 교회는 다음과 같다. 영주교회(성홍모 목사), 산정현교회(최상순 목사), 남산중앙교회(유수인 목사), 숭덕교회(권정희 목사), 중앙루터교회(한영복 목사), 후암교회(손상률 목사), 후암제일교회(조진형 목사), 후암백합교회(김세진 목사), 금성교회(전두선 목사) 등이다. 권정희 목사(교동협의회 회장)는 “지역 복음화와 섬김을 위해 지역 교회에 문을 언제든지 열어놓고 있다”며 “이단만 아니라면 누구든지 한 형제로 함께 사역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