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부 모임 하던 날.
품바타령 음악이 접수한 온통 고막을 잘근대는 홍쌍리
매화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섬진강은 말없이 흐르고 있었다.
덜 핀 꽃몽오리가 꼭 수줍은 색시 젖몽오리라 표현하면 너무 야할까?
그래서 그런지 발걸음을 멈추고 활짝 핀 꽃보다 더 반기는 듯했다.
재첩회 정식에 시 한가락 읊는데 하모니카 연주가 그만이었다.
하나는 딸아이가 선물해주고 또 하나는 정시인님 사모님이 선물해 주신 거라면서
하모니카를 멋들어지게 연주 하시는데 하모니카도 추억에 젖어 한두 번 음률을 놓치며 목이 메었다.
하동 땅을 여러번 돌고 돌았지만 별로 넓지 않은듯 싶은데, 삼성궁은 구불구불 왜 이리
멀기만 한 지? 가도 가도 끝이 안나온다. 저수지를 둘이나 휘돌고 산굽이를 수 십번
넘어서야 지리산 중턱 삼성궁 주차장 당도.
허연 수염이 늘어진 매표소 할아버지 그냥 들어가란다.
김용길 시인님 깨복쟁이 친국 덕에 1인당 5,000원 입장료 서너 만원 아끼게 되었다.
仙國을 들어서는 이들은 모두가 신선이거나 선녀거나 하다못해 두건 쓴 나뭇꾼이라도
되어야 한다. 자연 그대로를 살려 만든 건물이며 돌탑들이 신묘할 따름이다.
세상의 멧돌, 절구통, 다듬잇돌은 모두 모아 놓은듯 옛스런 풍치가 눈을 사로잡는다.
한바퀴 돌아 나오는데 두 시간은 족히 걸렸을 법한 시간대라 다리도 아프고.
허기도 지고. 위 사진에 흰 두건 두른 이가 김용길 시인의 고향 하동 악양면
깨복쟁이 친구로 이곳 삼성궁이 좋아 365일 날마다 출퇴근하며 보듬고 사신단다.
서비스로 내 놓는 막걸리 한 순배에 파전을 오물거리며
김용길 시인의 걸출한 입담이 시작되었다.
김용길 시인:니 그 야그 기억나나?
흰 두건 친구:무슨 이야기?
너 장가 일찍 갔제?
또 그 야그 꺼낼라카나?
내가 너거 집에 놀러갔을때 늬 엄니가 사립문에서 막아서며 뭐라켔는지 아나?
"용길아 우리 아가 지금 방에서 아이 맹그는 중이니 아뭇소리 말고 퍼뜩 가그라이.
용길이 너 그거 날 음해하는 거다. 난 아무것도 모린다.
모릴 수밖에 없제. 아이 맹글던 니가 내 온 줄을 어찌 알겄노?
이때 해연 마마님이 달고 나선다.
친구요, 몇 남매 두었능교?
남매 두었심더.
그람 그때 아이 맹근거 맞네.
모두들 배꼽을 쥐었다.
하얀 두건 아자씨 옆 얼굴을 슬쩍 쳐다보니 홍매화다.
막걸리 한바가지 더 내오는 친구 덕에 이래저래 매화꽃이 만발하였다.
팔도문향 책 몇 권 건네 주며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건내고.
먼 길 홀로 정광일 고문님. 온가족 데불고 오신 행복한 모습의 최연봉 작가님,
고향이라 길 안내를 열심히 하신 김용길 시인님, 바쁜 일정 뒤로 미루신
이쁜이 김선자 시인님 감사하고 감사하였습니다.
매화꽃은 광양땅에 두고 왔지만 우리들의 팔도문학 정은 가슴에 담고 왔습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과 만부득이 참석을 뒤로 미루신 분들 언제 어디서건
문학의 길 평정심 잃지 마시고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첫댓글 정말로 청학동에서 한 사나흘 묵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싶었습니다. 한편으론 평생 살라면 지루하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진을 보니 어제가 새롭습니다. ^^*
ㅋㅋ 저도요 ㅎㅎㅎ
담장 안에 갇혀 생활하다 보니 시간이 늘 ...한마디로 부럽습니다.
그렇지요 매인 몸이라서 그 심정 이해합니다 덕분에 저희는 편안합니다
정감이 가는 글 웃음꽃이 피어나는 듯하여 보기좋습니다
한여름날 그곳에 무싯날 각제 가렵니다
ㅎㅎㅎ 그렇게라도 다녀가세요 삼성궁이라는 곳 한번은 볼만하더군요
후기 올리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행복한 날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