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엠블렘]
이제 약20일 정도가 지나면 50억 아시아인의 축제인 제16회 아시안게임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다. 아시안게임은 올림픽과 컴온웰스게임(영연방올림픽) 다음으로 큰 종합 경기 대회이다. 컴온 웰스게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과거 영국의 영향 아래 있었던 영연방국가들이 참가하여 영국적인 종목을 중심으로 4년에 한번씩 개최되는 종합경기 대회이다. 컴온웰스게임에는 스쿼시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남.녀 개인전, 남.녀 단.복식, 혼합복식등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아시안게임과 같은 해에 개최되며 올해는 인도 델리에서 개최 된 바 있다.
[사진=지난 10월 인도 델리에서 열린 2010 Commonwealth Games 개막식 장면]
[사진=엘리자베스 여왕의 축사를 대신하는 찰스 왕세자]
[사진=2010 Commonwealth Games 스쿼시 입상자 사진]
올림픽과 컴온웰스게임에 이어 종합경기대회로 아시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안게임. 어렸을적‘86 서울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아시안게임이란 걸 처음 알게 되었고, 스쿼시를 처음 시작하게 되면서 스쿼시도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이 되었으면, 그래서 우리 대표 선수들이 꼭 한 번 참가를 해봤으면.... 이런 꿈을 키우며 스쿼시와 함께 생활해 왔는데, 어느새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을 파견한지도 벌써 12년이 흘러버렸다.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남·여 개인전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되어,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그리고 올해 11월 광저우까지 참가 하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 체육에서 스쿼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약하다. 이미 알려져 있는것 처럼 우리나라는 올림픽 7위 국가이다. 인구 5000만의 작은 반도 국가가 그것 마저도 분단된 국가에서 올림픽 7위를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로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많은 메달 종목의 틈 바구니에서 올림픽 종목도 아닌, 아시안게임 금메달 종목도 아닌 스쿼시가 대한민국 체육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초라한 수준이다.
[사진= 스쿼시 경기가 펼쳐질 "아시안 게임 타운 짐나지움"]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스쿼시인들과 대한스쿼시연맹의 꾸준한 노력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며 대한민국 스포츠 제전인 전국체육대회에 시범종목 채택 2년만에 당당히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고, 특히 올해 열린 제91회 전국체전에서는 전국체육대회 규모 축소라는 정부 정책의 압박속에서도 일반부가 단체전으로 확대 되어 많은 선수들에게 전국체전 출전의 기회를 제공 하였으며, 종합점수도 상승하여 전국 시.도 체육회에도 스쿼시종목의 입지를 넓힐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실제로 인천의 경우 올해 종목 종합 우승을 한 종목이 스쿼시가 유일할 정도로 스쿼시의 입지는 상당히 높아져 있으며 어느 한 시.도에 메달이 집중되지 않고 다수의 시.도가 메달을 획득함으로서 우리 종목에 대한 발전 가능성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끌어내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앞으로 전국체전에서 스쿼시의 입지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며 전국 시.도체육회에서 투자가치가 높은 종목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전국체전은 단순하게 국내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으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국제 종합경기대회 메달 획득을 위한 전초 단계로 국제 경기력을 강화 시키고자 하는 의미를 크게 내포하고 있으며 전국체전 세부종목도 종합 경기대회에 기준하여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몇몇 종목의 경우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전국체전 비중이 높아 갈수록 국가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점점 저하되고 있으며 선수들의 목표가 경제적 수단으로서 전국체전에만 관심을 집중 할 뿐 당초 우수선수 양성을 통한 국제대회 메달획득 기반마련 이라는 전국체전의 의미를 상실시키고 있는 분위기이다.
[사진= 제91회 전국체전 남자일반부 단체전 입상자 사진]
얼마 전 테니스의 이형택 선수가 기고한 글을 보면서 스쿼시도 그렇게 되어 가는 것 같아서 아쉽고, 불안하다. 그 글의 요지는 테니스 선수들이 세계무대에 도전하기 보다는 그냥 전국체전에서만 좋은 성적을 내면 안정된 직장과 보수가 보장되기 때문에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좋지 못 하다는 것이다. 팀의 감독이 훈련을 조금 타이트하고 강하게 시키면 다음 년도에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훈련도 마음대로 시키지 못 하기 때문에 실력의 향상도 꾀 할 수 없다고 한다. 이 글을 보면서 우리의 경우를 생각 했다. 비슷하게 전개 되는 것 같다. 이번 체전에서 누구하나 아시안게임 준비는 잘 되어 가고 있냐? 라고 질문하는 사람도 없고, 전국체전 성적이 중요하긴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출전 하는 선수들에게 격려의 말 한마디 조차 들을 수없는 현실을 보면서, 걱정이 앞선다.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들에게 내년에 좋은 조건을 약속하면서 우리 시도로 옮기는 것이 어떻냐? 는 말로써 훈련에 열중인 선수들의 마음을 흔드는 것 같아서, 이건 뭔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나 싶다. 스쿼시 인들에게서 조차 무관심인 아시안게임 스쿼시 대표팀의 현실이 안타깝다. 사실 전국체전이 선수들의 연봉을 보장 해주 것은 맞다. 그러나 전국체전이 존재 하는 것은 스쿼시가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이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체육회에서는 전국체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올림픽+아시안게임 종목 중심으로 재편 하려고 하고, 그 외 종목을 민속종목과 격년 또는 3년 개최 등으로의 방향을 설정 하려고 하고 있다. 다행히 스쿼시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라서 구조조정 대상에서는 제외 되어있다. 하지만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서도 아시안게임 종목 축소를 추진 중이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역대최다 종목으로 개최 되는 마지막 대회 인 것이다. OCA의 종목 축소의 골자는 올림픽 28개 종목에 비 올림픽종목 7개를 더해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부터 실시한다. 이미 보디빌딩과 당구는 종목제외가 확정 났고, 11월12일 OCA 회의에서 최종 결정한다. OCA는 인천시 조직위원회에 비 올림픽 종목인 크리켓, 야구, 카바디, 세팍타크로, 소프트볼, 스쿼시, 우슈, 볼링 등 8개 종목 가운데 하나를 뺀 7개를 선택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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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ic Council of Asia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아시아의 스포츠를 총괄하는 유일한 기구.]
조직위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경기종목 가운데 비 올림픽 종목은 OCA가 경기 선호도와 마케팅 등을 고려해 총회에서 확정 한다.”면서 “국내 스포츠 균형 발전을 고려해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회 기간에 열리는 OCA총회 전까지 경기종목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만약 OCA총회에서 스쿼시가 종목에서 제외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지금 막 전국체전에 발을 내 딛는 스쿼시는 당연히 퇴출 될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스쿼시가 금메달 종목도 아니고, 3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 하나 밖에 획득 하지 못 했기 때문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게 실현 된다면 지금 각 시도 체육회에서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은 한 순간 실업자로 전략 하고 말 것이다. 극단적인 상황 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지만 혹시나 하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긴장 하지 않을 수 없다. 설령 이번에 종목이 살아남는 다고해도 다음에 또 제외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불안은 여전 하다.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 스쿼시 대표팀은 반드시 메달을 획득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막바지 훈련에 혼신의 힘을 다 쏟아내고 있지만 국가 대표 선수들에 대한 무관심은 여전하며 아시안 게임이 보름정도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내년 전국체전 선수 스카웃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쿼시 종목으로서는 아시안게임 결과에 따라 파급되는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전국 시.도 관계자와 선수들은 전국체전 입지 확립도 아시안게임 결과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음을 한 번쯤 깊게 생각하고 반성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의 성적은 어떨까? 98년 방콕대회에는 지금 국가대표을 이끌고 있는 구륜회 코치가 현 대표팀 주장인 박은옥 선수와 참가를 하여 1회전 탈락을 했고, 2002년 부산대회에서는 남자부에 김동우 선수와 이용희선수, 여자부에 이해경선수와 박은옥 선수가 참가를 하여 홈 어드벤티지를 활용, 이해경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했고 다른 선수들은 1회전에서 탈락 했다. 그리고 2006년 카타르 도하에서도 김동우, 김성영, 안은찬, 박은옥 선수가 참가를 하여 모두 1,2회전에서 탈락 했다.
[사진=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사진]
[사진=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박은옥 선수와 니콜 데이비드(MAS) 경기 장면]
아시아에서 스쿼시 강국은 많다. 남자부의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인도, 홍콩, 여자부의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 등의 국가이다. 이들 나라는 공통점이 스쿼시의 종주국인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영연방국가이다. 때문에 100년의 스쿼시 역사를 갖고 있는 스쿼시 강국이다. 이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 스쿼시가 비집고 들어가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스쿼시 강국들을 틈바구니에서도 대한민국 여자팀은 2009년 아시아주니어 단체전 준우승과 2010 아시아선수권 단체전 3위에 오르면서 아시아 스쿼시 강국으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물론 남자 선수들도 과거에 아시아 최하위에서 이제 중상위권으로 도약 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가대표임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현재 처한 스쿼시의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대표팀은 메달 획득을 할 수있는 가능성이 남자대표팀 보다 높다. 단체전에서 말레이시아, 일본과 함께 A조에 속해 일본을 이기면 조 2위로 준결에 진출하여 동메달을 확보 할 수 있다. 현실 적으로 남·녀 개인전과 남자단체전에서는 메달 획득이 아직까지는 힘든 것은 사실이다. 현재 대표팀은 코트 여건상 전국체전이 끝나고 남자는 인천 이스파에서 여자는 산본 그린힐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하고 있다. 그리고 16일 광저우로 출발하여 18일부터 개인전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을 한다. 특히 여자 선수들의 부담감은 굉장히 높다. 반드시 메달을 획득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어깨를 짖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선미, 박은옥, 김가혜, 김진희, 이년호, 이승택, 이세현, 이승준]
다행인 것은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훈련에 임하는 대표선수들의 모습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경기도 정영준 선수, 그린힐 이은범 코치와 백영고 남자 선수들은 여자팀의 메달 획득을 염원하면서 자청하여 스파링 파트너와 훈련 파트너 역할을 해주면서 훈련의 분위기와 집중도를 높이고 있으며 또한 인천에서 훈련 중인 남자팀은 황중원 선수와 이스파 소속 선수들이 남자팀 훈련파트너를 자청 하면서 남자 팀을 돕고 있는것이다. 작지만 그래도 훈련에 도움을 주는 선수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그대들이 있어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우리 대표 선수들이 힘겨운 훈련을 이겨내며 외로움을 견디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대한민국 스쿼시를 대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우리 대표팀에게 격려의 문자 한통씩 보낼 여유는 없는 것일까? 스쿼시가 전국체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종목이 아닌데......
[스쿼시온 기획=1부 도약하는 스쿼시. 2부 스쿼시 미래(미정)라는 부제로 아시안 게임을 전.후로 현장감을 전해 듣고, 스쿼시 현주소를 국가대표 코치에게 직접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스쿼시를 읽고 느끼면서 16일 출국하는 구륜회 코치, 강호석 코치를 비롯해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우리 스쿼시 대표 선수단에게 스쿼시인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