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비에 모든 것 잃었어요
살림집 딸린 가게, 폭우에 무너져…목숨만 부지 가게에 쌓여있던 물건 밤 새 모두 잃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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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5일 새벽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일대를 강타한 기록적 폭우로 집을 잃은 권재춘ㆍ박재숙씨 부부가 무너진 집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 성금계좌(예금주: 평화방송) 국민은행 004-25-0021-108 우리은행 454-000383-13-102 농협은행 001-01-306122"24일 밤부터 비가 쏟아지길래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새벽에 이웃집 할머니가 '물 들어온다'며 깨워주지 않았다면 죽은 목숨이었을 거에요. 눈을 떠보니 시커먼 물이 허리 위로 차올라 옷 입을 새도 없이 급하게 뛰쳐나왔어요." 권재춘(73)ㆍ박재숙(67)씨 부부는 "이렇게 큰 비는 처음"이라며 폭우로 무너진 집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인다.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1리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근근이 살아온 권씨 부부는 7월 25일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남은 것이라고는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지만 하룻밤 내린 비 때문에 집이 무너진 경우는 처음이에요. 목숨을 건진 것만도 다행이에요." 살림 집이 딸린 가게는 무너져 내려 흔적조차 없고, 그 자리엔 가재도구와 물품들이 나뒹굴고 있다. 복구할 엄두조차 못낸다. 권씨는 38년 전 손수레 행상부터 시작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며 살아온 봉화 토박이다. 폭우가 모든 것을 쓸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가게에는 농산물과 학용품, 철물 등이 가득, 만물상 같았다. 봉화군 주민 대부분이 송이와 사과, 벼농사 등 농업 종사자들이지만, 권씨는 젊은 시절부터 허리와 목,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시작한 일이 바로 장사였다. 권씨는 척추수술과 목 디스크 수술 등 지금까지 일곱 차례나 병원 신세를 졌고, 고혈압과 당뇨에 시달려 왔다. 부인 박씨도 허리 디스크 때문에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부부가 몸이 아파 병원을 들락거리려니 생활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우에 모든 것을 잃은 부부는 하루아침에 이웃 집에 얹혀사는 신세가 돼버렸다. 그나마 부부가 무사한 것만도 다행이었다. 이웃집 노부부는 이번 폭우에 할아버지가 목숨을 잃는 사고를 당했다. 부부는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춘양면 수재민들에게 봉화군측이 제공한 쌀과 식수 등 식료품과 생필품, 의연금을 전달 받았지만, 생활하기에도 빠듯하다. 집과 가게 건물을 다시 짓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처지지만 그렇다고 남의 집 신세를 계속 질 수도 없는 딱한 상황이다. 부부는 5남매를 두고 있으나 자녀들이 살기가 빠듯해 도움을 받을 형편이 안된다. 큰 딸은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안동교구 봉화본당 정철환 주임신부는 "이번 폭우로 삶의 터전을 잃은 부부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평화신문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호소했다. 이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