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과불식碩果不食
[풀이] (큰 과실은 다 먹지 않고 남긴다는 뜻으로) ‘자기의 욕심을 버리고 자손에게 복을 끼쳐 준다’는 말.
http://handic.empas.com/dicsearch/show.tsp/?q=%E0%B5%CD%FD%DC%F4%E3%DD&o=3&d=0
신영복 교수가 마지막 강의에서 석과불식,이란 말을 화두로 강의를 진행했다고 하네요.
그냥 후루룩 읽다가 석과불식,이란 말이 열계단 중에서 아홉계단까지만 가고 끝까지, 열계단까지는 가지말아라,는 주역 얘기랑 비슷한 뜻인줄 알았네요.
그런데 좀 다른가보네요.
신 교수는 이번 마지막 강의 전에도 이 말을 덕담으로 한 적이 있었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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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복 교수가 새해 덕담을 직접 그리고 쓴 서화, ‘석과불식(碩果不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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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신영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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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과실은 먹지 않는다’로 풀이할 수 있는 이 말은
<주역>의 64괘 중 가장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는 박괘(剝卦)에 나온다.
박괘는 세상이 온통 악으로 넘치고 단 한 개의 양효(선)만 남아있는 상태인데,
그 한 개의 양효마저 언제 음효(악)로 전락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말한다.
흔히 다섯 마리의 고기가 꿰미에 매달려 있는 고단한 형국으로 설명한다.
그런데 이 박괘는 ‘절망이 곧 희망의 기회’임을 함축하고 있다.
"박괘는 늦가을 잎이 모두 져버린 감나무 가지 끝에 빨간 감 한 개를 남겨놓은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지요.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모든 잎사귀를 떨어버리고 있는 나목입니다. 역경에 처했을 때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잎사귀를 떨고 서는 일입니다. 그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가지를 직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거품을 걷어내고 화려한 의상을 벗었을 때 드러내는 구조를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29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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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는 굶어죽더라도 종자로 쓸 볍씨를 먹지는 않는다,란 뜻으로 푸는게 더 맞을 것 같네요.
고별 강연에 즈음한 인터뷰에서도 신 교수는 같은 말풀이를 하시네요.
◇ 변상욱 / 진행
마지막 강의도 ‘석과불식’ 이라는 주제로 하셨는데요. ‘석과불식’은 주역에서 가장 위태로운 상황을 가리키는데 우리가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요?
◆ 신영복 / 성공회대 교수
제가 특별히 마지막 강의 주제를 선택한 것은 아니고요. 우리 교과과정의 제일 마지막 부분이 마침 석과불식이라는 주제를 다루게 돼있어서 그 내용이 오늘날의 여러 가지 상황에 맞다고 해서 그걸 갖고 종강 강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그 석과불식이라는 뜻이 마지막에 아주 어려운 하나의 가능성, 하나의 가능성밖에 남지 않은 어려운 상황을 이제 상징하는 그런 것인데 그것을 그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희망으로 일궈내는가 하는게 과제입니다. 제 결론은 낙엽이 지면 나무에 가지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그래서 그 가지라는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구조를 먼저 직시하고 경제적인 구조, 정치적인 소위 자주성의 문제, 문화적인 자존의 문제를 먼저 직시하는게 필요하고요. 그다음에 떨어진 낙엽으로 뿌리를 키워내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첫댓글 좋은 글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