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금요일 저녁 8시
양파님의 승용차로 곷향유님과 저 세 명이서
시골집으로 갔습니다.
오전약수탕에서 춘양면까지의
외씨버선길 10구간 일부와 9구간 전부를
걷기 위함이었습니다.
3시간쯤 걸려 고향집에 도착,
어둠속에서 집구경을 대충하고는
서둘러 여장을 풀고 잠자리로 들었습니다.
고도가 높은 시골길은 중남부지방임에도
선명한 단풍이 아름다웠습니다.
봉화군내 물야면과 춘양면의 경계인
주실령고개에서 소백산너머까지의 산들도
조망할 수 있었던 날,
춘양목 울창한 임도길에서 피톤치드 마음껏 들이켰고
춘양면 길다랗고 너른 계곡 지형 중간을
흐르는 맑은 하천과 동행하였습니다.
너른 과수밭 아주머니는 우리를 불러서
사과를 하나씩 주시더니 사과즙도
일곱봉을 쥐어 주었습니다.
판촉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고
아이쿡이라는 업체에서 모두 사가지고 간다고
하더군요.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요즘 춘양인심은
사과밭에서 나네요.
구름사이에 걸터앉은 듯 고지대에 자리잡은
외씨버선길 사진명소에서는 태백산도
볼 수 있었습니다.
길을 잃지않고 잘 걸었던 덕에
춘양에서 오후 네시에 봉화로 나오는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작년엔 홀로 걸으며 하도 헤맨 탓에
5킬로미터를 더 걸었고 시간도 늦어서
네시차는 놓치고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했었지요.
여성회원이 솜씨를 뽐낸 밥상이 시골집에 머문
내내 행복을 배가하였습니다.
다음 날 10월 23일 일요일
춘향전의 주인공 이몽룡의 생가에
들렀습니다.
성이성이란 분을 놓고 소설의 후반을 쓴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집은 저희 증조부의 외가입니다.
문수산 꼭대기 축서사에서 구름밑에 온전히
펼쳐진 첩첩산들을 멀리서나마 발아래에 두고서
평생 처음으로 기와불사를 했습니다.
내친 김에 군내 유일한 국보가 있는 지림사에
가서도 기와불사 하나 더 했습니다.
수십년간 못다 한 부모형제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습니다.
영주 무섬마을엔 어느 때 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이 때가 제일 좋은가 봅니다.
이번 주말에도 갔어야 했는데
대상포진때문에 기차표를 모두 취소했습니다.
고추는 다 땄지만
무와 총각무를 그대로 두어서 얼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다음 주의 고향은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던데.
마음만 졸이며 도리없는 시월의 주말에
머리속은 서울과 시골 양갈래로 나뉘어
늦가을 짧은 해따라 어둠에 파묻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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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아침밥 먹고 채비를 해서
6시 55분에 장터에서 버스를 타고 약수탕에 7시경 도착을 했습니다.
14분이나 흘렀을 리가 없을텐데 아마 사진기의 시계가 잘 못 된 것 같습니다.
약수탕 버스정류소 매점에서 간단하게 막걸리와 맥주를 사고
외씨버선길 10구간의 허리에서 출발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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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계곡에 내려앉은 낙엽의 부피만큼 익어 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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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오전약수탕의 물맛은 길 떠나는 나그네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 줍니다.
양파님은 연신 주변을 담고 꽃향유님은 약수탕에서 자세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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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단풍동굴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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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의 빨간 열매를 먹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달콤새콤한 맛으로 기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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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800미터 주실령 고개입니다.
봉화군 물야면에서 춘양면으로 넘어가는 관문입니다.
부석사가 있는 봉황산은 발아내께에 숨은 것도 같고 우측에 보이는 가까운 산인가도 싶고......
높은 산은 백두대간 선달산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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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이끼들의 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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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띠를 두른 금강송은 문화재보수용입니다. 벌목을 하면 야단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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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사과즙 인심을 보여준 춘양면의 사과농장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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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리 공원에서 맛난 점심을 합니다.
아래 사진은 얻어온 사과즙과 걸으면서 주섬주섬 거두어 들였던 호두알.
춘양과 물야에는 호두나무가 정말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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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했으니 출발해야지요.
아쉬운 마음은 흔적을 남기고.
도심리 공원에는 철사줄에 코를 꿴 나무조각들이 안부인사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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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농사를 크게 한 집이네요. 기계까지 동원을 했습니다.
낟가리가 아주 큼직하고요.
오랜 만에 도리깨질을 하는 농부를 보니 참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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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인가 했더니 구절초네요.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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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단풍색에 눈이 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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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지 않은 가을색이 담담하고
붉나무는 이름 그대로 서둘러 붉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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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태백산이 보이고 오른쪽에 각화사를 간직한 각화산이 버티어 섰습니다.
외씨버선길 과수밭이 있느 곳의 사진명소입니다.
지대가 높다보니 전망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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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습니다. 많은 쓰레기가 왜 나뒹굴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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땰감으로 모여있는 사과나무 가지들.
아직도 싱싱한 사과 하나의 운명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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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라고 하는데 비슷하게 생긴 다른 것과 구분하기거 어렵습니다.
고사리는 양치류의 비슷한 식물과는 다르게 좀 불규칙하게 자란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가지런한 것이 아닌가도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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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헴~ 양반걸음을 하는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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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콩밭엔 추수손길을 기다리는 콩들만 머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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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의 이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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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강동천이라고 합니다.
거북 구 아니면 코끼리 상 이라고 생각했는데
봉새 봉 이고 언덕 강 자를 저렇게 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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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가 가끔씩 눈에 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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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것이 바로 돼지감자입니다.
루드베키아를 지금껏 돼지감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당뇨에 좋다는 돼지감자가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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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흰 장미가 핀다는데 이은하가 그렇게 노래했잖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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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양면 한국산림과학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보물, 서동리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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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단풍이랍니다.
꽃향유님과 다니니까 스쳐 지났던 나무와 꽃들이 비로소 이름을 갖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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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기상이 느껴지지 않나요?
(2017년 3월 22일 다시 사진을 보니 전나무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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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속에 자리잡은 느티나무는 물살에도 언제 저렇게 잘 자랐을까요?
차 시간때문에 눈으로만 보고 지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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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깔금한 것을 보니 벌개미취인 것 같습니다.
첫댓글 많이도 걸으셨네요
이즘 외씨버선 길에 사과가 눈에 선 하네요
인심은 여전들 하신듯 ㅎ
좀 쉬세요~~( 대상포진 낳을때 까지 만이라도)
그 금단의 유혹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