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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2013년 그 파란만장했던 한 해여 안녕~~
단비 추천 0 조회 130 13.12.22 12:48 댓글 8
게시글 본문내용

 

 

 

1. 2013년 한 해는 눈물바람을 한 해 였던것 같다.

   엄동설한에 막내를 군에 보내놓고, 눈이내려도,비가 내려도 추운데 훈련병 과정 겪느라 고생할 모습이

   눈에 선해서 23사단 철벽카페에서 밤을 지새다 시피하고, 하루도 안거르고 인터넷 편지를 ?던 날들..

   아마도 군대에 가지 않았더라면 평생동안 막내한테 편지라는걸 못 써 봤을 텐데...

   착하고, 성실하고, 속 깊은 아이라서 군에서도 열심히 하고, 선임들 눈에 들게 행동을 했는지, 사격을 잘

   했는지 이백여명이 넘는 아이들 중에 다섯명이 사단장님의 상을 탔는데, 거기에 울 지환이가 있었다.

   농담삼아 가문의 영광이라고 했지만 정말로 뿌듯하고 아이가 대견했다.

   촌 아줌마가 별 두개 단 사단장님을 단상에서 뵙게 된다는게 영광 아니고 무었이겠는가?

   아들아~ 처음마음처럼 전역할 그날까지 쭈~욱 알았지?

   힘들땐 엄마 아빠 생각하라고 했지?

   엄마 아빠도 하루에도 수 십번 우리 막내, 두 누이들 생각하면서 지낸단다.

   국방부 시계가 아무리 더디 간다해도 어느새 상병 달았잖아?

   우리 가족 있는 그 자리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 하고 있으리라 믿고, 뜨건불, 물 조심하고,

   오늘도 긍정의 힘으로 달리는거다.

   사랑한다 울 아들. ㅎ

 

 

 

 

 

 

2. 태어나서 첨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아봤다.

    나랑 남편이랑... 딱히 건강에 적신호가 와서 라기 보다, 조카딸의 간곡한 부탁이기도 했고,

    열심히 회사 다니고, 주말과 휴일에 등산다니던 언니가 등산 나섰던 길에 갑자기 복통을 호소했고,

    병원에가서 진찰을 받은결과 간암 3기라는 청천벽력같은 비보를 받았던 2011년 8월달의 기억이 생생해서__

    우리 친정집 가족은 큰아버지, 아버지, 작은아버지 두분 모두 간암으로 별세하셨기에 가족력이란걸 무시하지

    못한다고 주위에서 은근 겁을 주기에...

    남편은 저체중, 시력저하, 좌측청력저하, 역류성 식도염, 만성 위축성 위염, 저칼륨(재검사 요함) 으로 나왔고,

    나는  비만, 시력저하 (좌,우) 이상지질혈증,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 갑상선기능 저하증, 지방간,

    역류성 식도염, 만성 위축성 위염 이랜다.

    커피, 알콜, 탄산음료, 초코렛, 뜨건 국물을 들이 마시지 말랜다.

    한 달치 위장약 한 푸대 타 왔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맨날 부어라 마셔라 했으면서 운동도 안 했으니까..

    안그래도 비만으로 인해서 허리협착증에, 무릎연골이 다 닳아 빠졌다는데 정신 못 차리고.

   으이그... 술이 웬수야. 이제 좀 적당히 마시자.

 

 

 

 

 

 

 

3  '사랑 안녕히 가세요'

     라는 제목으로 둘째가 강원대학교 신문 방송사에서 주관한 35회 강대 문상에서 소설 부문에 당선이 되었다.

     거금 백만원과 함께..

     1.95kg, 미숙아로 태어나서 인큐베이터 안에서 보름이상을 지내고 엄마 품에 안긴 작고 여린 아이.

     연년생 둘째로 태어나다 보니, 제대로 모유나 우유도 못 먹이고, 농삿일에 허덕이느라 굶기를 밥 먹듯하다보니

     쬐끄맣고, 땀을 심하게 많이 흘렸던 아이.

    그래서 유치원도 못 보냈는데, 초등학교 가기 전에 스스로 한글을 깨우친 아이.

    언니도 유치원 2년을, 아래 남동생도 유치원 2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소녀가 꿈이였던, 그래서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많은 책을 읽었고, 직장 생활 할 때도 책 사는데 생활비를

    탕진 할 정도로 책을 좋아했던 엄마인 나를 조금을 닮았거나, 내 꿈을 닮았거나..

    그렇지만 난 절대적으로 글을 쓸 줄 모르는 그져 감성적이고, 조금은 내성적인 아직도 마음은 열 여덟 소녀이지만

   현실은 마흔 여덟 을 살고있는 시골 아줌마인데...

   아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했지만 뿌듯하고 또한 대견하다.

 

 ◈◈◈ 강대문화상에 도전하려는 후배들에게 ◈◈◈

 

 

"문학의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세요. 충분한 문장수련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패기와 새로움을 더한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문학실험은 튼튼한 기본기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기본 바탕이 취약한 것을 감추거나 만회하기 위한 실험은 수수깡으로

기둥을 세운 집처럼 저절로 무너지고 만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 강대문화상 제 6회 소설부문에서 수상한 이순원 작가는 88년

문학사상 신춘문예에서 (낮달)로 등단, 대표작으로 <19세> <은비령> 등이있다.

 

 

 

 

 

 

 

 

 

4. 잔인한 달 4월.

   막내를 주문진 향호리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두 딸래미가 교통사고가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시누이 둘째 아들인 조카 한테서 처음으로 ...

   안 그래도 남편이랑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한 직후라 머리가 깨 질듯이 아프고 자꾸만 잠이 ?아져서

   비몽사몽 집으로 오던 길이였는데...

   모처럼 일요일 이라서 서울로 연극보러 두 딸아이랑 셋이서 차를 타고 가는 길이였는데, 뭔가 싸~아한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둘째는 안전벨트를 매는 동시에 뒤에서 쾅~ 하고 들이받았다고한다.

   인성병원에 입원을 하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병원생활을 했었는데, 둘째는 강원일보에 수습사원으로 근무

   중이였는데, 엄마 아빤 웬수스런 일 땀시 못 가봤다.

   이러고도 에미가 맞기나 한지.. 괜찮다고 오지 말라는 말을 믿고, 넘쳐나는 일 속에 허우적 거리느라 부모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말았다.

   비 내리는 날 온 몸이 두들겨 맞은것 마냥 아프고, 삭신이 쑤신다는 내 표현을 아이들은 뼈저리게 느낄 텐데...

   후유증이 없길 수십 수백번 마음으로 빌고 또 빌었다.

 

 

 

 

5.   아.. 엄마.

     시집와서 이 세상 떠나는 그날 까지 아들이란 족쇄에 묶여서 편히 한 번 쉬어본 적없이,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셨던, 깡마르고, 작고, 야윈 체구에 일 밖에, 아들밖에 몰랐던 엄마.

     여덟남매에 세째 며느리로 시집오셔서 줄줄이 딸 만 내리 낳아서 주눅들어 사셨을 엄마.

     큰엄마도, 작은 엄마들도 아들 셋, 넷 씩 있는데, 딸딸딸 딸만 내리 태어나서 아버지 한테도 큰 사랑 받지못하고,

     아들이 포한이 셨던 엄마의 삶.

     그 아들을 위해서 밤 낮없이 일에 뭍혀서 살았던 삶.

     기관지랑 폐가 안 좋아서 계절이 바뀔 때 마다 한 번씩 곤혹을 치루고, 119를 부르고 응급실을 가기를 9년 째.

     허약한 몸으로 일 하다 밭고랑에 쓰러져서 남편이 발견해서 입원시켰던 해는 쓰쓰가무시란 병명으로 고생하시고,

     대상포진이란 병으로 또 입원하시고, 급성폐렴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던 지난 날.

     노인들은 비 맞고 일하면 도지는데, 어김없이 비 맞고 일하고, 본인 몸 추스릴 겨를도 없이 아들 일 거들어

     주느라 '나'는 없었고, 면역력이 약해서 감기마져도 이기지 못하고 입원을 했던 사월 초순.

     가슴에 가득 쌓인 불만과 답답함과 울화를 풀 데가 없어서 둘째인 나한테 전화를 해서 속사포로 풀어놓던 엄마

     편을 안 들고 중립을 지킨답시고 끝까지 들어주지 못하고 봐도 못 본척, 들어도 못 들은 척 , 그져 아들내외 하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지켜만 보라고 했는데, 그러한 모든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병이 되었겠지..

    좀 쉬면서 일을 하라고 그렇게 만류했건만, '자식이 힘들게 일 하는걸 부모가 되어 가지고 어떻게 보고만 있냐".

    라면서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던 엄마.

    너무 착하고, 남에게 싫은소리 한 번 할 줄 몰라서 이웃 몇몇 사람들이 함부로 대했던...

    농사짓는 집에 시집가서 홀시아버지 모시면서 일만하는 둘째 딸래미를 가장 애처롭게 생각하고, 당신은 불 안때고,

    새집에서 사시는걸 미안해 하시던 엄마.

    새 집 짓게 되었다는  말을 전해듣고 이제 지혜에미 고생 덜하게 되었다면서, 겨울에도 밖에서 벌벌 떨면서 불 때고

    빨래히고, 설거지하고, 밥 안해먹어도 되겠다고 환하게 웃던 엄마.

    지인께서  엄마 아버지 다 잃은 사람은 고아가 아니고 불효자라고 하셨는데, 내가 불효자가 될 줄이야...

    이젠 설날 들뜬맘으로 ?아갈 친정이 없다는게, 기쁘거나 슬플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부모님이 안 계신다는게,

    얼마나 슬픈일인지 새록새록 뼈 아프게 느끼는 요즘.

    아직도 하우스 어느 모퉁이에서 잡초를 뽑고 계실것만 같고, 작고 힘없는 체구로, 휘적휘적 걸어서 토마토 모종이며,

    고추모종에 물을 주고 계실것만 같고, 개 밥을 끓이고, 키 질을 하고, 곡식 쭉정이를 골라내고 계실것만 같은...

    엄마의 부재는 내 가슴 한 켠에 후회와, 공허함과, 아픔이란 자리를 마련하게 한 계기가 되어버렸다.

    보고싶을 땐 하늘을 쳐다봐야하고, 꿈에서나 뵈어야하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나를 존재하게 해 준 엄마의 큰 사랑이

    생각하면 할 수록 목이 메어 온다.

 

6. 꿈에 그리던 집.

 

    

 

 

     이 집을 짓기위해서 흘렸던 많은 눈물과, 가슴앓이, 고통은 이루 말 할 수없이 컷던 한 해.

     또한 집 한 채를 짓기위해 애써주신 고마운 분들, 잊지못할 평생 은인이신 분. 마음으로 기도해 주신 분들,

     집 한 채를 지르려면 스물 일곱번 공정을 걸쳐서 완성이 된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고 세심하게 지휘하고,

     좋은 자재를 준비하고, 인테리어도 꼼꼼하게 신경써 주시고, 티비 받침대랑, 싱크대를 협찬해 주신 사장님.

     집을 허물고, 기초를 파고, 흙을 실어오고, 조경석을 쌓고, 계약을 하고, 그리고 40여일동안 중단이 되어서 면사무소

     로 부터 건축취하 통보를 받고, 벙어리 냉 가슴앓듯이 시간만 보내다 6월 중순이 훌쩍 넘어서

     다시 측량을 하고, 허가를 받고, 다지고, 정화조를 뭍고, 통기초를 파고 거푸집을 엮고, 배관을 하고, 그 위에

     철근은 엮고, 그 위에 콘크리트 타설을하고, 일주일 정도 콘크리트가 양생이 된 후에 빔으로 기초를 세우고 집

     모양새를 갖춰 나갔다. 뜨거운 여름철에..

     외벽을 판넬로 지붕까지 얼추 해 놓고, 배전을 하고, 지붕에 방수포를 깔고, 슁글 작업을 해 나갔다.

     배관을 하고, 엑셀을 깔고, 시멘트를 붓고, 미장을 하고, 거실창이랑 각종 창문을 부착하고, 내부 공사를 했다.

     아트룸도 만들고, 천정도 이쁘게 꾸미고, 타일도 붙이고, 외벽 마감도 하고, 도배도 하고, 장판도 깔고....

     수 없이 많은 공정을 지켜 보면서 , 눈뜨면 밭으로 가고 해 거름에 집엘 오는 시간의 연속이였지만 힘이 들어도

     행복했었던 시간들. 점심을 인부들한테 해 주면 농삿일을 접아야 할 만큼 타격이 크니까 무조건 점심은 알아서

     해결하라고 조언해주시고, 수시로 집 짓는 과정을 지켜봐 주시고, 늦으면 늦어진다고 업자분을 닥달? 을 하시고,

     노심초사 하면서 맘 고생 하셨을 우리 오빠님.

     세심하고 꼼꼼한 관심과 배려 덕분에 오롯이 농사에만 매 달릴 수 있었고, 고작 한다는게, 얼음물과, 음료수, 캔

     커피, 캔 맥주를 제공해 드리는것 뿐. 달리 할 수있는 일이 없었지만, 일 마치고 집 와서 주변에 쓰레기 치우고,

     태우고, 못이라도 밟힐 까봐 매일 치우는일도 즐겁게 할 수있었다.

     추석 무렵 소금이랑 쌀 한 포를 먼저 집에 들이고, 손 없는 날을 택해서 우리 부부가 거실에서 잠을 잤던 날.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무수히 많은 밤하늘 별과, 구름과, 달을 안고 설레는 맘으로 꿈에 그리던 집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티브이, 세탁기, 전자렌지, 오븐렌지, 주방용품, 그릇세트, 커피잔세트, 거울, 청소기, 병풍, 시계, 화장지, 세제,

     현금을 주셨던 고마운 손길과 마음들 한 분 한 분 잊지않고 기억했다가 꼭 보답을 해 드리리라....

     집 한 번 짓자면 10년은 더 늙는다는 얘기가 괜히 있는게 아님을 실감했던 한 해.

     따뜻하고 포근한 새 집에서 단 하루 만이라도 울 엄니께서 주무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면

     가슴이 먹먹해 지면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7. 막내삼촌과의 이별.

     엄마 가시고 한 달 후에 먼 길 가신 막내삼촌.

     울엄마 마지막 가시는 날 까지 동행해 주셨던, 막내 삼촌께서 속절없이 먼 길 떠나신 날.

     사람들이 우리 엄마가 시동생 데려 갔다고 더러는 원망 섞인 말을 하는걸 듣게 되었다.

     사람이 태어나서 이 세상 떠나는 것이 맘 먹은대로 된다면야 얼마나 좋을까마는, 무심결에 뱉은 말이

     아프게 아프게 와 닿았던 유월 초순.

     아버지 형제 자매 여덟분 중 이제 봉화작은 아버지랑 아버지 누이인 고모님이랑, 막내고모 세 분만 생존해 계신다.

     사촌들이 경조사에서나 얼굴을 보게 되는데, 한 달만에 또 만나게 되어서 기분이 씁쓸했다.

     우리 이제 좋은 일에서만 만나자고 우스개 소리를 하긴 했지만...

     준비없이 이별을 맞이하다보니 감당이 안 된다.

 

 

 

    

 

8. 두 딸아이의 졸업.

    토마토 따고, 풋고추 따느라 8월달에 졸업을하는 딸래미들한테 못가봤다.

    아무리 바빠도 갔어야 했는데, 그넘에 일이 웬수지..

    큰 애는 공주에, 작은애는 춘천에, 막내는 안동에 보내놓고, 다달이 방세에, 용돈에, 책값에, 전화요금에,

    그야말로 숨 막힐 지경으로 셋이 대학생으로 있는 기간이 2년이 되다보니 오로지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위해서

    몸이 아파도, 농삿일이 버거워도 끽 소리 못하고 일에 치여 살았던 지난 날.

    고등학교 안 보내 준다고 엄마 아버지한테 단식투쟁도 하고, 가르치지도 못할거면서 뭣하러 낳아 놓았냐고,

    가슴에 대못을 쾅쾅 박았던 장본인이였기 때문에 내 아이들 만큼은 내 몸이 부서지는 한 이 있더라고 대학만큼은

    꼭 졸업을 시키겠다는 각오로 죽기 아니면 까무러 치기로 남편이랑 합심해서 많은 농삿일을 했던 지난 시간들...

    아이들이 인사성 바르고, 착하고 바르게 자라준 것 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 못지않게, 아이들은 빠듯한 용돈에, 책값에 허덕이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겹게 4년이란 시간을 보냈을

    텐데... 넉넉하지 못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서 다른애들보다 더 고생을 했을텐데도 밝게자라주고, 열심히 살아줘서

    그져 고마울 뿐이다.

    그런데도 방학때는 찰옥수수 밭으로, 토마토 하우스로, 더덕밭으로, 고추밭으로, 농약줄 당기고, 고추따고, 토마토

    따고 온갖 일을 다 시킬 궁리만 했는데,,,

    젊은날의 고생이 밑거름이 되어서 사회에 나가서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하리라 믿어본다.

    다행스럽게 둘 다 직장생활 하느라 업무 익히느라, 새론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울고 웃고 하겠지.

    엄마 아빠가 그렇게 살아왔던 것 처럼...

   

 

 

 

 

 

 

9. 의용소방대원 3년만에 ..

    만 삼년 되었다. 아직도 의소대에선 이방인같은 기분이 든다.

    내 집처럼 대원들 챙겨주는 역할은 하지 못하는게 조직의 맨 아래에 있는 사람이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봉사란 말이 익숙치 않다.

    자원해서 모든일을 능수능란하게 해야하는데, 산더미처럼 쌓인 농삿일 하느라 허덕여 대다가, 정기모임,

    체육대회, 야간근무도 허겁지겁 달려가는 지경이니까 그런생각이든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아직 부목도, 심폐소생술도 안 해본 무늬만 의소대원이니까..ㅋ

    그런 내게 소방서장님의 상장과 상패, 문화상품권은 더 잘 하라는 의미이겠지...

    상을 받고, 어계가 무거워지고, 부담백배에 대략난감했다.

    상이라곤 중학교때 개근상과, 고등학교때 선행상 받은게 전부인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더 열심히 봉사하고, 이웃과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생활을 해야겠다고

    가만 다짐해 본다.

 

 

 

10. 언니보고싶은 그리움은 현제 진행형인데...

     요즘은 각종 방송에서 귀가 따갑도록 암 광고를 해 댄다.

     아무리 조건이 좋고, 아무리 자식위해서라지만 내 가 없으면 무용지물인것을...

     3년전 8월 15일날, 언니가 간암이라는 통보를 해 주던 날, 잊지 못할것 같다.

     그 후로 색전술, 방사선을 거듭하고, 독한 약을 먹고, 항암치료를 하고, 머리카락이 죄다 따지고,

     구토와 속쓰림으로 인해 양배추즙이랑 죽으로 끼니를 때우다 보니, 면역력은 떨어지고, 간에서, 콩팥으로

     전이되고, 간도 절제하고, 콩팥도 하나 절제했는데, 다시 담낭과 폐로 전이되는 상황까지 오고...

     감기랑 천식 비슷한 증상이 심해지면서 살아야 겠다는 의지를 조금씩 놓아버렸던...

     처음엔 살고싶다고, 나이도 없는 내게, 이런일이 생겼냐고 울고불고 하던 그때는 천당과 지옥을 오고갔지만,

     설마 내가 엄마가 간 길을 고스란히 간다고 생각도 안 했을텐데...

     당신 몸이 그 지경이 되었으면서도, 동생인 날 생각하고 걱정하고 문자를 하루에도 몇 번씩 보냈던 언니.

     암이랑 싸우느라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암 관련된 카페에서 언니의 증상을 눈여겨보고, 다른사람들이 쓴 글을 보면서 몸에 좋다는 당귀, 민들레,

     개똥쑥, 싱싱한 곤드레나물, 찰옥수수.... 이것저것 챙겨올려준 것 밖엔 한 일이 없는데...

     희망을 놓아버린 직후에 모든것이 허무하고, 삶이 피폐해져갔던 언니.

     동생으로서 해 준 것도 없고, 곁에 있어주지도 못했는데, 외동딸한테 하나라도 더 주기위해, 자기 몸 망가지는것도

     모르고 일 하고, 일요일날은 모든것 잊고, 암벽등반도 하고, 등산을 즐기면서 그렇게 살았는데...

     면사포라도 써 봤으면 이리도 안타깝지나 않지..

     그져 맘 약하고 착하고 물러터지기만해서 이래저래 사기당하고 손해보고 그렇게 살았는데,

     딸래미가 방황한다고 맘 잡지못해서 석달동안 주구장창 마셔버린 막걸리로 인해서 병마가 침투했던...

     7개월만에 친정엄마랑 언니를 보내고 허전하고 아픈가슴 가눌 길 없이 방황하고 있는 남동생 보는것도 안쓰럽고,

     그럴수록 오기로 일에 매달리는 여동생도 안타깝고, 내색 못하고 밤이되면 남몰래 눈물흘리곤했던 나.

     언니 떠날 준비를 하던 이틀 전, 병문안 갔던 동생내외랑, 우리 두 사람한테 호박죽이라도 먹이고 싶어서,

     죽 여섯개를 필사적으로 주문하던 그  애틋하고 따스한 맘.

     한 번도 싫은소리 한 적없고 사이좋게 지냈던, 그래서 더 그립고 안쓰러운 울 언니.

     죽도록 일 만 하지 않았더라면...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자식에게 올인하지만 않았더라면...

     배우자를 잘 만났더라면...

     치료를 중단하지말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더라면...

     그랬더라면 그랬더라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못 해준게 내내 목에 걸린다.

     울 언니는 항시 동생아~ 사랑한다, 사랑한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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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3.12.22 20:11

    첫댓글 한해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우리가 좋은일이라고 말하는 일이 과연 좋은 일인지?
    안좋은 일이 과연 그런지는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볼때 너무 맘 아파하지않아도 되는....
    힘내세요 단비님 ♥♥♥

  • 작성자 13.12.23 22:46

    몽이언니의 댓글들이 제게 놀라운 치유의 힘이 되었답니다.
    힘 내서 열심히 살께요 ^^

  • 13.12.23 09:48

    단비님에 세상사는 이야기 먹먹해 지기도 하고 또 다른 희망이 샘솟기도 하구~~ 1년 한해 고생 많으셨어요.
    내년에는 항상 웃는일만 있기를.....

  • 작성자 13.12.23 22:47

    요정새우님의 열정과 당당함과 솔직담백한 모습을 또 보고싶어요.
    그 먼 봉하에서 정선 고라데이 까지 달려와 주신 큰 마음
    잊지 못할꺼에요.

  • 13.12.23 17:11

    좋은일 나쁜일 다겪은 단비님 .힘 내세요

  • 작성자 13.12.23 22:48

    고마워요.
    처음엔 언니 인 줄 알았던 구름이님.^^

  • 13.12.23 19:02

    작은 체구로 큰일하는 단비님 삼남매의 힘이 아니면 지쳐 쓰러졌을것 같아요 힘내시고 건강하고 좋은 소식 많은 새해 되길 바랍니다 가슴이먹먹하고 마음도 아픔니다 화이팅~!!!!!11

  • 작성자 13.12.23 22:49

    올 한해 잦은 수술로 많이 힘드셨을 에스더언니.
    건강이 쵝오에요. 아프지마시고, 아프면 무조건
    병원부터 가시구요, 내녀엔 좋은일들이 마구마구
    생기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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