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가장 높은 곳에서 태어나 가장 낮은 곳에서 사라진다. 자기 몸을 전부 눈물로 자기 눈물을 전부 불로 빛으로 자기 생을 끝까지 전부 꽃으로 피워낸다.
여덟시에 식사. 길사모님과 박순임씨가 수고하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선물로 주셨다. 심도학사는 자연풍경도 좋고 여기 오는 사람들도 좋고 강의도 좋지만 제일 좋은 것은 정성껏 준비한 식사다. 길 사모님은 식재료비를 아끼려고 일산의 코스트코까지 가서 사오시고 지난 십삼년 동안 거의 매주 식사 준비하는 수고를 하셨고 길선생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이 일을 하신다. 숨은 성자가 있다면 이런 분이실거다.
자전거 타는 소년 영화감상.
이 영화는 형편이 어려워 자식을 키울 수 없어 보육원에 맡겨진 시릴이라는 소년이 사만다라는 천사같은 후견인 여자를 만나 자기를 버린 아버지로부터 받은 고통과 나쁜 사람의 유혹을 받아 죄를 짓는 시련으로부터 구원 받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감동적인 영화다.
자식을 버리는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 속사정이 어떠하든 최악의 비극이며 범죄이다. 시릴은 자기가 가장 아끼는 자전거마져 팔아버린 아버지를 잊지 못해 찾아가지만 또다시 아버지의 버림을 받는다. 아버지가 팔아버린 자전거를 다시 사주고 시릴의 반항과 방황을 참으며 받아준 사만다의 사랑덕에 시릴은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가 가장 아끼는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시릴의 모습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그가 기댈 수 있는 자전거와 사만다가 없었으면 시릴은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에 대한 토론
다양한 이들의 개성 넘치는 소감을 들으니 이 영화가 더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우리는 남자 친구와 시릴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서 시릴을 선택한 평범한 미용사 사만다의 사랑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을 했다. 망가진 아이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사랑뿐인데 누가 그 십자가를 질 것인가?
점심 식사후 큰나무카페 방문
커피와 큰나무카페에서 직접 만든 맛있는 빵을 들며 문연상 목사에게 자폐아 돌봄 공동체인 큰나무카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세상에는 아무도 돌보려하지 않는 약한 사람들을 돌보는데 자기 인생을 바치는 헌신적인 사람들이 있다. 거의 삼십여년 자폐아들을 돌본 문목사 부부를 보며 가슴이 먹먹했다.
그후 멋진 음악감상실에서 오선생의 인도로 베토벤의 로망스등 몇곡의 음악을 들었는데 천상의 음악회에 참석한듯 황홀했다.
음악감상후 그곳 농장과 양봉 현장을 둘러보았다. 돌밭이었던 사천여평의 땅을 개간해 멋진 농토로 만들어 사회적 농업 기관이 되어 학생들의 농업교육을 하기도 하고 작약등 꽃을 재배하고 닭도 기르고 양봉도 했다. 특히 양봉전문가가 된 문 목사로부터 벌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됬다. 벌 한통에는 십만마리 정도의 벌이 사는데 수컷이 삼천 여왕벌이 한마리 나머지는 일벌인데 수명은 한달에서 다섯달 정도란다. 수컷은 놀고 먹다가 여왕벌이 날아오르면 그 뒤를 따라가는데 교미에 성공하는 것은 다섯마리뿐이란다. 벌들이 죽을 때는 벌통에서 나와 숲으로 날아가다가 기진해서 떨어져 죽는다고 한다. 이 위대한 죽음을 생각하며 나는 전율했다.
영화 보며 눈이 음악을 들으며 귀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입이 서로 정을 나누며 가슴이 참으로 행복했던 이틀이었다. 다시 또 만나요. 전주에서 경주에서 포천에서 하남에서 서울에서 강화에서 온 귀한 도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