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4월 제 1회 소재 공모전을 시작으로 2년여에 걸쳐 완성한 국립민속국악원의 야심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오랜 세월 우리 세월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 해온 아리랑. 수천 수에 이르는 많고 다양한 아리랑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아리랑은 한 편의 영화에서 비롯됐다. 1926년 10월 1일 단성사에서 개봉한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은 일제강점기, 고통 받던 국민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었던 영화이다. 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국립민속국악원의 브랜드창극 나운규, 아리랑 은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을 동시대인과 공감할 수 있도록 오늘날의 이야기로 새롭게 구성한 작품이다.
막이 오르면 공연을 앞둔 무대 분장실에서 배우 나운규가 환상 속에서 어린아이의 환영을 보고 혼잣말을 한다.
너는 누구냐? 도데체 누군데... 아까부터 거기 서서 날 보는 게냐?
그 때 딸 신자의 전화를 받고 나서 나운규가 천처히 노래한다.
난 누구, 오래된 질문. 육남매의 셋째로 태어나 세상을 떠돌다 스물두 살에 극단에 들어 연기를 배우고 스물세 살에 영화를 시작 단역을 하다 스물다섯에 아리랑 창극을 시작한 이래 지난 십 년 동안 창극만이 내 인생...
창극 나운규, 아리랑은 이중 구조로 되어 있다.
한 축의 이야기는 과거 나운규의 삶과 비슷한 궤적을 살고 있는 창극 배우 나운규의 삶이다. 과거 나운규는 영화 아리랑의 주인공 최영진 역으로 출연했지만 그 도플갱어인 창극배우 나운규는 변사 역으로 설정했다. 또 다른 한 축의 이야기는 과거 나운규가 상영했던 영화 아리랑을 창극으로 개작한 작품이 공연되는 무대 상황이다. 두 개의 이야기는 교차 또는 동시에 진행된다, 두 이야기의 주인공이 죽음에 이르는 끝 장면에서는 그 경계가 무너지면서 창극배우 나운규의 장례식 장면이 두 공간에서 동시에 전개되고 하늘 공간에서는 창극배우 나운규가 이 모습을 바라본다.
영화인 나운규의 삶과 영화 아리랑, 그리고 민족의 노래 아리랑으로 엮은 우리 시대 예술가의 이야기. 나운규, 아리랑. 한민족을 대표하는 노래 아리랑, 영화인 나운규 삶과 영화 아리랑을 창극으로 만난다. 2016 국립민속국악원 브랜드 창극. 한민족을 대표하는 노래 아리랑, 영화인 나운규 삶과 영화 아리랑을 창극으로 만난다. 이 작품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실존 인물 나운규의 생애와 그의 대표작 영화 아리랑의 줄거리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예술을 향한 한 예술가의 고뇌와 슬픔, 희망과 좌절, 그를 통한 진정한 예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질문서이기도 하다. 동시에 가족애와 개인적인 사랑, 그리고 그 용서와 화해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