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등 각기 색깔이 뚜렷한 뉴타운들이 강북에 새로 들어서면 결국 강남에 없는 것들로 강북은 차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요컨데 강북에 새로운 도시경쟁력을 공급하면 자연히 격차는 해소될 것이다"(이명박 서울시장)
이 시장의 말처럼 강북중심의 뉴타운 사업의 목표는 "20년 이상 강남에 밀려나있 었던 강북에 새로운 도시경쟁력"을 불어넣는데 있다. 그렇다면 강북의 경쟁력은 어떻게 키워야 강남에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도시공간 이 연출될 수 있을까.
남진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계획)는 "뉴타운사업이 그저 대규모 주택재개발(재건축)수준에 머물러선 결코 강북이 강남과 대응한 도시로 변모될 수 없다"면서 "오늘의 강남 경쟁력은 8학군으로 대표되는 교육여건과 예술의 전당 같은 문화 공간, 테헤란벨리 등과 같은 비즈니스 인프라 등이 어우려진 결과"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도 이 사실을 익히 알고있기 때문에 청계천 복원과정에서 주변지역의 도시정비를 통해 금융 및 패션지구를 조성하고 마포구 상암동과 강서구 마곡동 등지엔 디지털 콘텐츠, 나노 .바이오 등에 특화된 산업개발진흥지구를 만들어 새로 운 비즈니즈 중심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비전은 장밋빛 이지만 뉴타운 사업 출범 2년을 맞은 지금까지 교육. 문화. 비즈니스
인프라 등 도시경쟁력의 3대 핵심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잘 보이지 않고 있다.
이명박 시장과 서울시의 비전과 열의는 높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는 제도적, 법적인 지원수단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도 "강북경쟁력 업-그레이드" 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수도이전 밀어붙이기, 교육청의 강북 교육여건개선에 대한 비협조, 건교부나 산업자원부등 중앙부처의 강북지역 기업유치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등 정책환경도 서울시에 호의적인게 하나도 없다.
<>요원한 교육인프라 개선
서울시는 당초 강북 뉴타운사업의 성공 여부가 청소년 교육환경의 획기적인 개선에 크게 좌우된다고 보고 은평 등 강북 14개 자치구에 특수 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15개교를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명박 시장은 최근 "강남에 위치한 한 명문사립고가 뉴타운이 들어설 은평구로 이사하고 싶다는 의견을 타진해왔다"고 밝히긴 했지만 아직까지 가시화된 논의가 없는 상태다.
오히려 교육부와 서울시 교육청 등 교육당국에서는 특수 목적고 등을 강북에 설치해야 한다는 서울시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신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는 교육부의 2008학년도 새 대입안이 확정되면 현재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가 일반고교에 비해 불리해지기 때문에 뉴타운내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 설치가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평뉴타운내 우수고교 유치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구돈회 위원장은 "뉴타운 사업의 성공과 강남.북 균형 발전은 우수 고교 유치 여부에 달려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의 협조가 정말 아쉽다"고 강조했다.
<>강북 예술의 전당은 어디에
강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강북 지역의 문화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도 시급한 현안의 하나다. 실제 폭넓은 문화 혜택을 누릴리는 강남지역 주민들과 달리 서울 강서 지역과 북부 지역은 부산 대구 등 지방 대도시보다 못한 문화인프라 소외지로 남아있다 .
서울시는 강북의 문화 인프라 확대를 위해 뉴타운 및 균형발전촉진지구 안에 복합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1개 이상 건립토록 유도하고 속칭 "미아리 텍사스촌"지역을 "예술의 전당"에 버금가는 종합 문화예술단지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재원문제 등으로 구체화되기까지 해결과제들이 첩첩산중이다.
<>청계천 일대를 "강북 테헤란로"로
서울시는 내년 하반기에 완성된 청계천 복원에 맞춰 청계천 주변을 "물이 흐르른 강북의 테헤란로"로 조성, 강북의 비즈니스 환경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방침이다. 서울시가 구상하는 청계천 주변 개발은 국제 금융 및 비즈니스 중심지(무교동), 의류. 패션 중심지(동대문.남대문시장) 등이다.
또 마포구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지구는 디지털 콘텐츠분야, 강서구 마곡동은 바이오.나노기술분야 산업개발진흥지구로 집중 개발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들 지역으로 첨단 기술기업의 이전 및 창업을 촉진하기위해 건물 신축에 따른 기존의 건축 제한 및 건폐율.용적률 규제를 대폭 완화 해주고 지방세 감면 혜택과 함께 기술개발 자금 및 마케팅 비용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명동 을지로의 연장선에 있는 청계천 일대를 비즈니스 타운으로 조성하는 것이 가장 기대해 볼만 한다"면서도 "다른 강북 뉴타운에 대한 서울시의 비전은 중앙정부와 재계의 획기적인 협조가 없이는 요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서울시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고 입을 모은다.
조원호 인토엔지니어링도시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뉴타운 성공을 위해서는 사회.문화뿐 아니라 경제와 비즈니스 분야 등에서도 세심한 배려와 검토가 뒤따라 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원:한국경제 2004.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