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설교 2012년7월8일]
양혜왕, MB정권, 그리고 한국개신교 마태복음 6장 31-33절
[1] 설교 메시지의 선포상황과 초점
1. 요즘 우리사회는 MB 정권의 말기현상으로 나타나는 권력 누수현상과 정부의 총체적 부패와 정책수행의 졸속으로 민심이 흉흉하고 사회의 불안정 상태가 점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MB 정권실세의 최측근이라고 자타가 인정하던 이상득, 최시중, 박희태, 박영준 등이 부패 수뢰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거나 수감되거나 조사 중이다. 둘째, ‘한일군사협정’이라는 중대한 나라장래와 직결된 국가 간 협정 문제를 밀실에서 국민 모르게 가서명을 하면서 추진하려했음이 밝혀졌다. 셋째, 국민 사이에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가속화되어 사회나 민족의 연대성과 공동체성이 치유되기 어려울정도로 심화되었다. 지금은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인간이 먼저 구할 것이 ‘하나님의 나라’의 기초인 의(義)인가 세속국가의 가치 추구 특징이라고 보는 이(利)인가 라는 근본문제를 진지하게 크리스천들이 생각해야 할 카이로스이다.
2.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이러한 위기 시대상황에서 모처럼 기획한 <에큐메니칼 행동의 날 - 한국교회, 2013을 구상한다!> 행사가 열리는 7월10일 오전10시-오후5시까지 국회 내 국회도서관에서 모이는 집회에 에큐메니칼 교회의 목회자와 성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서이다.
[설교 요약]
1. 양혜왕과 맹자의 대화는 역사적 근본 대화요 오늘의 문제
유교의 4대 경전중 하나인 『맹자』의 첫 페이지를 열면, 저 유명한 양혜왕과 맹자 사이의 대화가 나온다. 열국이 다투고 부국강병책을 모색하던 맹자시대의 열왕들은 나라발전에 큰 도움을 줄 지략과 경륜이 뛰어난 책사(策士)를 물색하곤 했다. 초청을 받았는지 자발적으로 찾아갔는지 모르지만, 공자의 영향을 받은 위대한 지혜자요 학자인 맹자가 나이도 꽤 많이 든 무렵 양혜왕 왕궁에서 왕을 배알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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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blog.naver.com/brucelee55 |
양혜왕: 나이 많은 노인장 어르신께서 천릿길 마다않고 와주셨습니다. 역시 이 나라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좋은 계획이 있으시겠지요. 맹자: 왕께서는 왜 하필 이익에 역점 두고 말씀하십니까? 오직 (나라 다스리는데는) 인의(仁義)가 있을 따름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여야 우리나라가 이익을 많이 보겠는가를 관심하시면 장관들과 서민들도 자기집안과 개인의 이익 되는 일만을 추구하게 되어 나라가 결국 위태하여 질 것입니다.
좀 의역을 많이 했지만 양혜왕과 맹자의 유명한 대화내용 핵심이다. 간단한 대화 같지만 인류역사의 영원한 문제를 제시한다. 고대국가사회 만이 아니라 근현대와 21세기에도 국제정치 정상들의 하는 일 거의 대부분이 자기국가 이익을 위한 협상이요, 비밀협약이고 조약체결이다. 정치와 정책의 제1목적이 국가의 이익 특히 경제적-물질적-군사적 이익이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것처럼 당연시되고 있다. 양혜왕을 함부로 탓 하거나 비판 할 수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렇다면, 공자와 맹자는 국가정치의 제1임무가 최소한 국민들이 굶어죽지 않게 경제문제를 굳건하게 다지고, 외국의 침입으로 국민이 전란에 빠지지 않도록 국방을 튼튼하게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몰라서 잠꼬대 같은 소릴 하고 있는 것일까? 맹자의 생각은 다르다. 경제와 국방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면 그럴수록 정치는 국민들이 인의(仁義)를 제일차적으로 중요시하는 국정철학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와 국방을 우선적으로 중요시한다는 명분은 그럴듯하게 들려도, 그러면 국민모두가 삶의 가치철학을 이익추구에 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라공동체가 위험과 혼란에 빠지고 만다는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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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blog.naver.com/lkj74xx |
중국 역사 중에서 춘추전국시대의 영웅호걸이 서로 천하를 두고 다투던 시대의 문제만이 아니다. 옛날문제가 아니다. 21세기 인류문제요, MB정권이 지난 5년간 실험해본 결과를 우리민족구성원이 지금 눈앞에서 보는 현실인 것이다. 지난 5년 전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후보 진영이 내세운 정책의 기본원리는 양혜왕의 정치철학과 같았다. 국민의 평균소득을 3만 불로 올리겠고 더 잘살게 해줄 수 있고, 직장 없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이다. 인의(仁義) 보다는 이익(利益)의 정치철학을 내세웠다.
국민의견이 둘로 갈라졌지만 민주주의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이명박 후보자의 정치철학을 지지하는 쪽이 정권을 잡았다. 그 과정에서 한국 기독교 특히 보수적 교회지도자들의 공로가 크다는 것을 이제와서 감출 필요 없다. 그런데, 불과 5년이 지난 지금 MB정권 말기의 현상은 어떤가? 유럽재정위기와 세계경제불황을 탓해서는 안 된다. 물론 그 영향이 클 것이다. 문제는 세계경제가 어려워 우리나라 경제도 어려워졌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인의(仁義)보다도 이익(利益)을 앞세우다 보니, 사회정의는 무너지고, 대통령 형님부터 최고위 공무원들이 자기이익 챙기기에 후안 무취할 정도로 부패와 법질서 혼란이 가중되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치가들의 파렴치는 그렇다고 치고, 그런 대통령을 만들고 정책을 지지했던 한국 보수기독교 지도자들과 보수언론들은 내 책임 없다고 시침을 뚝 뗀다. 아모스와 이사야가 지금 이 땅에 나왔다면, 파렴치한 한국기독교 지도자들에게 ‘회개하라!’고 가차 없는 일갈을 가할 것이다.
2. 예수님의 복음메시지가 시대착오적인 것인가?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2-33)
우리가 너무나 자주 들어서 잘 아는 성경구절이다. 예수님의 생각이 설마 원리로 말하거나 원칙상으로 그렇다는 말씀이고, 현실정치에서는 이익(利益)을 인의(仁義)보다 우선시하고 그런 쪽을 선택하는 정치가의 고뇌(?)에 찬 결단을 이해하신단 뜻인가? 결코 그렇게 예수님 말씀을 물 타기해서는 안 된다. 인의(仁義)보다도 이익(利益)을 앞세우는 개인과 공동체는 특히 국가는 결국은 망하고 만다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 뜻이다. 사람이 몸뚱이 가지고 살아가는데 개인이나 가정이나 사회국가 살림에서 의식주가 필요한 것임을 천부(天父)께서도 잘 알고 계신다는 것이다. 사람의 과잉탐욕과 지나친 낭비 욕과 권력지배욕 때문에 생필품으로서의 ‘의식주’ 문제가 인류사회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 하나님께 책임 전가하지 말라는 말이다. 창조주 하나님은 당신의 피조물의 의식주 기본 문제는 책임지신다. 다만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과 권력욕과 독점욕이 하나님의 세계 살림(오이쿠메네)을 방해하고 망치고 있을 뿐이다.
3. 기독자는 행동하는 책임자로서 ‘역사’의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요즘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직에 봉사 하겠다고 나서는 후보자가 10여명도 더되고 있다. 국민혈세로 국회의원 세비와 활동비를 주고 있는데, 일부정당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새로 단 사람이 비례대표선거과정에서 선거부정 투성이라고 한다. 이런 정치혼란을 볼 때, 흔히 보통 사람들은 정치에 아예 관심 갖기를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정치기피증이다. 나 혼자만이라도 내 양심이나 바로 지키다가 하늘나라에 가겠다는 결심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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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파워 오브 원 (1992년) ( 출처 - http://cafe.naver.com/themoviehunters) |
그러나, 바로 거기에서 우리사회 우리 후손들의 운명이 갈라진다. 한두 사람의 목소리는 작고 약하다. 그러나 물방울이 모이면 홍수가 되듯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 주인인 국민의, 시민의 집결된 행동과 단합된 소리는 놀랍게 역사와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모처럼 한국교회협의회 주관으로 <에큐메니칼 행동의 날 _한국교회, 2013년을 구상한다!> 표어를 걸고 특히 국민의 세금이 바로 쓰여야 한곳에 바르게 집행되는지 따져보고 의견을 제시하는 연합집회가 열린다고 한다(7월10일 오전10-오후5시). 모이는 집회장소도 평민들에겐 낯설고 접근하는데 교통편도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럴수록, 깨어있는 한국 개신교 성도들이 모두 뜻을 모아 참여해야 할 것 아닌가? 실패한 장로 대통령을 낸 개신교로서, 진보나 보수나 막론하고 정말 하나님과 역사 앞에 우리의 우둔했음과 탐욕이 지나쳤음을 회개하는 날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결론적으로, 성경의 증언에 의하면 하나님의 속성이 거룩하심과 긍휼하심이기 때문에, 인간 편에서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상응하는 의(義)가 요청되고, 긍휼하심에 상응하여 사랑(仁)이 요청된다. 그래서 맹자가 말하는 ‘인의(仁義)’는 인간 공동체 삶의 근본 척추가 된다. 척추가 손상되면 사람의 정상적 보행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의 두 기둥도 ‘정의와 사랑’이다. 이 두 기둥이 바로 설 때라야만 ‘자유 평등 평화의 생명공동체’가 하늘에서처럼 땅위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실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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