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영화에 나오는 음악들이 정말 좋았다. 영화를 보기전부터 미리 여러번 들어서 익숙했던 음악인데도 질리지 않는 포크송의 매력이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영화의 음악에 빠져서 보다보면 중간 중간 재밌는 장면도 많이 나온다.
원제는 'Inside Llewyn Davis',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다. 한글로 번역하면 '르윈 데이비스 안에(내면에)' 정도가 되겠다.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전설적인 포크송 가수 '데이브 반 롱크'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제목과 같은 이름의 Inside Llewyn Davis라는 앨범이 나오는데, 실제로 Inside dave van ronk라는 앨범이 존재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그의 전기영화는 아니다. 감독 인터뷰를 보면 그의 일화를 몇 개 차용하긴 했지만, 르윈 데이비스는 당시를 나타내는 인물이자 그 커뮤니티의 변형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영화에 나오는 음악 중 Hang Me, Oh Hang Me 나, Green, Green Rocky Road 는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dave van ronk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음악도 좋았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도 좋았다. 사람마다 영화를 보고 느낀게 다 다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다.
'니가 원하는대로 살아라, 그게 니 인생이다' 라고 말이다.
아주 추운 겨울, 뉴욕에서 무일푼으로 기타 하나만 들고 허름한 선술집에서 노래를 하는 르윈 데이비스. 듀엣을 하기도 했지만, 파트너는 자살을 하고 솔로로 낸 앨범은 잘 팔리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음악을 그만두지 않는다. 시카고의 대형기획사(?)의 대표인 그로스먼 앞에서 오디션을 보는데, 르윈 데이비스의 음악을 듣고 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돈은 안되겠군. 실력은 괜찮아, 경험도 있고. 트리오를 구성중일세, 남자 둘에 여자 하나. 메인 보컬은 무리지만 그 수염 좀 깎고 얼굴 관리 좀 하면 나머지 둘과 목소리가 맞겠는데, 화음도 좀 하나?"
기획사 대표의 이 말을 들으면서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자신의 삶이 아니라 타인의 삶인데..." 라고 말이다. 그런데 역시나 르윈 데이비스는 대표의 제안을 거절한다. 아마도 그건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겠지? 물론 기획사 대표의 말을 따라 자신만의 스타일, 자신만의 음악을 버리면 무일푼 떠돌이 신세를 면할 수도 있고 돈도 더 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르윈 데이비스만의 음악, 더 나아가 르윈 데이비스만의 삶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삶이 정말 힘들었나 보다.
"I'm tired.(...) I'm so fucking tired."
지쳤다고, 힘들어 죽겠다고 말하는 그의 대사에서 그게 느껴졌다. 그는 예전에 돈을 벌기 위해 했던 항해사를 다시 하려고 한다. 그 일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려는 것과도 같다. 하지만 결국, 르윈 데이비스는 음악을 계속하게 된다. 여전히 무일푼의 포크송 가수로 살면서 말이다. 그렇게 살던 그는 나중에 '밥 딜런'이라는 세계적인 포크송 가수에게 영향을 준 사람이 된다.
르윈 데이비스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비주류를 대변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 삶은 쉽지 않다. 하지만 영화의 처음과 끝에 나오는 음악의 가사, "세상 구경 잘 했소"라는 말은 자신만의 삶을 산 사람들만이 죽기전에 내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는 행복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항해사를 했다면, 돈은 더 벌었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면서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건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이 아니다.
그리고 내 생각 하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면, "가난하게 살아야한다.", "어렵게 살아야한다."
라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하지만, 그것마저 다 생각아닌가?
사실학교에 와서, 기억에 남는 말들 중 몇 가지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죠!"
"돈이 필요하면 필요한만큼 돈을 벌 수 있고, 필요가 없으면 안벌고, 이게 돈에서 자유로운 삶이죠!" 이다.
첫댓글 뭘원하는지 먼저 알고파 파 파요
내가 원하는대로 사는것 내삶 기꺼 살기로 결정 급 행복해지네요~~
가슴 따뜻합니다.
따뜻하고 감사합니다!
스마일 덕분에 영화를 많이 알게 되어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