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녹교회월레회(2월3일)신안교회에서 박성웅목사님설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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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 히 11:13-16절

○제 목 : 「믿음은 미완성 건너편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Ⅰ. Preface

 한국인의 정서 속에 가장 깊이 농축된 것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유행가에는 ‘고향무정’, ‘꿈에 본 내 고향’, ‘머나먼 고향’, ‘흙에 살리라’ 등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곡들이 특별히 많습니다.

 본문 13절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을 고향 떠난 나그네라고 묘사합니다. “이 사람들은 ……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로라.” 우리가 예수그리스도를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한 순간,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 백성이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천국 백성이 되는 순간, 이 땅에서는 외국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때부터 이 땅에서의 우리의 삶은 나그네 인생일 수밖에 없습니다.

 나그네는 영어로는 ‘필그림’_(pilgrim)이라 합니다. 우리말로 하면 순례자입니다. 본문은 우리의 신앙의 선배들이 이 인생 순례의 길을 믿음으로 살다가 믿음으로 죽었다고 말합니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_(13절).그들이 믿음으로 죽기 위해서는 믿음으로 살아야만 했습니다. 이 땅의 순례자로서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을 의미할까요?

Ⅱ. Main Course

1 순례자는 인생길의 미완성을 수용합니다

 본문은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믿음으로 살고 믿음으로 죽었으며, 그 믿음은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 것이었지만 그 약속의 실현을 이 땅에서 다 경험하지는 못하였다고 증언합니다. 물론 어떤 하나님의 약속은 이 땅에서 분명한 실현_{(기도응답)}을 경험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아브라함은 약속의 아들 이삭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자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되는 것을 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 약속은 먼 후일 이 땅의 사람들이 모든 족속, 모든 방언 가운데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는 때에 비로소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이 먼 앞날을 내다보고 환영했지만, 다 이루어진 것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장차 이루어질 약속을 믿으면서 기쁨으로 인생의 미완성도 수용했습니다. 이것도 믿음입니다. 즉, 당장 나의 때에 다 이루어지지 않아도 언젠가 분명히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면서 지금 기뻐할 줄 아는 것이 믿음이라는 말입니다.

 지나치게 과제 중심적인 사람들은, 상당히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왔고 많은 것을 성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루지 못한 것만을 바라보면서 행복해 하지 못하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본문은 믿음의 사람들은 인생의 미완성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순례자들은 지나가는 길에서 모든 것을 다 성취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순례의 길에서 이웃들에게 여기가 우리가 안주할 고향이 아니라는 것과 영원한 고향에서 아버지가 우리를 기다리신다는 것, 그것을 제대로 증거하고 가면 됩니다. 이것이 곧 순례자의 기본 소명이라고 할 것입니다.우리는 그것만 제대로 이루고 가면 됩니다.

 순례자가 지나가는 인생길에서 모든 꿈을 다 이루려고 하는 것 자체가 과욕입니다. 모든 것을 다 이루려는 것은 우리가 한계를 지닌 인간임을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미완성고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는 31년밖에 살지 못해0T고, 그가 쓴 심포니 “NO.8 b minor"는 3악장도 다 채우지 못한 미완성 교향곡이지만, 누가 이 작품을 오늘날 쓸모없다 할 수 있겠습니까?

2 순례자는 궁극적인 본향을 바라봅니다

 순례자는 지나가는 길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은 본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구촌의 시골 마을들이 조금씩 발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소위 애향심 때문이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고향 사랑하는 마음으로 고향에 사업을 벌이고 고향에 이것저것 희사함으로써 고향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본문은 이 당이 순례자의 궁극적인 본향이 나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나가는 인생길에도 의미 있는 행적을 남겨야 하고, 세상에도 선한 발자취를 남기도록 힘쓸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으로 이 세상이 금방 천국이 될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 이곳은 궁극적인 천국이 아닙니다. 그래서 본문에서 히브리서 기자는 하늘에 있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_(16절). 이 본향에 대한 소망 때문에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지상고향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고 옛날로 돌아가지 않았던 것입니다_(15절).

 그러면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정말 순례자로서 궁극적인 본향에 소망을 두고 살고 있습니까? 혹시 이 땅에 대한 미련을 갖고 한발은 이 세상에, 또 한발은 저 세상에 두고 방황하지는 않습니까?

 이런 분들은 성경을 읽어보십시오. 성경이 얼마나 밝히 천국의 소망을 증거하는지 들어보십시오. “오직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 거기로서 구원하는 자 곧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노니”_{(빌 3:20)}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위엣 것을 생각하고 땅엣 것을 생각지 말라”_{(골 3:2)}고 하지 않았습니까?

 찬송을 불러보십시오, “괴로운 인생길 가는 몸이 …… 돌아갈 내 고향 하늘나라”, “날빛보다 더 밝은 천국 믿는 맘 가지고 가겠네”, “천국에서 만나보자 그날 아침 거기서”, “저 요단강 건너편에 화려하게 뵈는 집”,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갑니다”.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등등 모두 궁극적인 본향을 향한 소망을 일깨우지 않습니까? 찬송으로 족하지 않거든 최희준의 하숙생이라도 불러보십시오.

인생은 나그네길 ｜ 어디서 왔다가 오디로 가는가 ｜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길 ｜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 없이 흘러서 간다

 순례자는 궁극적인 본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3 순례자는 본향 찾는 인생을 삽니다

 순례자들은 천국 본향의 소망이 있었기 때문에 이 땅에서도 본향 찾는 인생을 살았다고 본문을 증거합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본향 찾는 인생일까요?

1. 순례길에서 과도한 욕심을 절제해야 합니다

 우리 안에서 천국 소망이 희미해질 때가 언제입니까? 욕심이 생길 때 아닙니까? 지나가는 순례의 길에 욕심이 발동하면 천국 가기 싫어집니다. 천국 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집니다.

 사도 베드로는 믿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자들아 나그네와 행인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스려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_{(벧전 2:11)}고 가르칩니다.

 또한 우리는 히브리서 11:9-10에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검소한 장막생활로도 만족한 이유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경영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천국소망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의 욕심은 절제되고 있습니까?

2. 본향에 투자해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투자하는 일에 집착하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천국에 투자하면 천국에 집착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투자하면 세상에 집착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_{(마 6:19-20)}고 하신 것입니다.

 청교도들은 천국 투자를 위해 두 가지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겼다고 합니다. 하나는 규칙적인 헌금생활입니다. 특별히 십일조 생활입니다. 우리는 헌금할 때마다 이렇게 고백하는 것입니다.

 “주님, 저의 소망은 이 땅에 있지 않습니다. 천국에 있습니다. 따라서 하늘나라 사역을 위하여 이 헌금을 드립니다.”

 그동안 십일조 생활을 못했으면 지금이라도 꼭 그렇게 하십시오. 어떤 사람은 직장이 없어졌다고 십일조를 포기합니다. 하지만 용돈은 쓰지 않습니까? 그 용돈에서 십일조를 드리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헌금이 규칙적인 헌신의 표현이라는 사실입니다.

 청교도들의 천국 투자 실천의 또 하나는 ‘유산 안 남기기 운동’이었습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받은 재물을 하나님을 위해 쓰지 못하고 남기고 가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재산을 정리하여 하나님의 사역에 드리고, 유언을 통해 전 재산을 교회나 사회사업 기관에 기증하여 아무것도 남기지 않도록 조처한 것입니다. 이것이 기독교적 무소유의 실천입니다. 불교적 무소유는 안 벌고 안 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안 벌고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벌어서 하늘나라에 보물을 쌓아 두자는 것입니다.

3. 이 땅에서 보상을 기대하지 않아야 합니다

 주님을 위해 헌금하고 헌신했다고 해서 당장 이 땅에서 대가를 바란다면 신앙생활은 투기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천국을 기대하는 사람들입니다. 천국은 우리의 모든 꿈이 궁극적으로 실현될 고향입니다. 그 고향을 바라보며 오늘의 고통도 기쁨으로 인내하는 것, 이것이 바로 순례자의 믿음입니다.

Ⅲ . Conclusion

 본문에서 히브리서 기자가 소개한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모두가 이런 자세로 본향 찾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들은 때로 그들이 기대한 약속의 실현을 보지 못했어도, 언젠가 휴일에 후손들을 통하여, 아니면 궁극적으로 천국에서 실현될 약속을 바라보며 변함없이 헌신했던 것입니다.

 20세기 초에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헨리 모리슨_{(Henry C. Morrison)} 선교사는 40년 동안의 아프리카 선교를 마치고 고향 미국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습니다. 그가 탄 배에는 때마침 약간의 정치적 임무와 함께 사냥을 하고 돌아가는 루스벨트대통령이 타고 있었습니다.

 배가 뉴욕 항구에 도착하자, 커다란 팡파레 소리와 함께 대통령을 마중 나온 환영 인파의 박수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루스벨트는 수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레드카펫을 밟고 항구를 빠져 나갔습니다.

 대통령이 사라지자 팡파레 소리도 그쳤습니다. 레드카펫도 치워졌습니다. 군중도 흩어졌습니다. 그 항구를 혼자 쓸쓸히 빠져 나오면서 모리슨 선교사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나님, 이것이 저의 40년간의 한신의 결과란 말입니까?”

 바로 그 순간, 아름다운 저녁노을 너머로 들려오는 하늘의 음성이 있었습니다!

 “아들아! 너는 아직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다. 네가 고향에 돌아오는 날, 팡파레가 아닌 천군 천사의 나팔소리로, 레드카펫이 나닌 황금길을 깔아 놓고, 내가 친히 마중하마!”

 우리도 그날을 바라보며 승리하는 믿음의 순례자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kim-heui-in]

에녹회에서 들은 설교이지만 다시 보니 더 새롭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