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세계보건기구)에 등록된 희귀난치성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약 5000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희귀난치성질환 중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400여개로 전체 질환의 12분의 1에 불과하다.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쓸 수 있는 약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행히 치료나 증상완화가 가능한 경우가 있더라도 치료제 대부분이 수입의약품이고 대부분 급여대상이 아니라 가격도 비싸다. 쓸 수 있는 약이 있어도 환자나 보호자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젠자임, 녹십자, 이수앱지스 등 제약사들의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 개발이 성과를 보이고 정부도 급여 적용기준 완화입장을 밝히는 등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 시장이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고셔병은 글루코세리브로사이다제라는 효소결핍으로 발생하는 열성 유전병으로, 전 세계적으로 평균 4~6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젠자임은 지난 1994년 고셔병 치료제인 ‘세레자임’(성분명 이미글루세라제)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해 8월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 ‘세레델가’(성분명 엘리글루스타트)를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수그룹 계열사인 이수앱지스도 지난 2013년 고셔병 치료에 쓰이는 바이오시밀러 ‘애브서틴’을 내놨다. 이수앱지스는 최근 3년간 고셔병과 파브리병에 쓰이는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최근에는 혈우병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파브리병’ 치료제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2002년 젠자임이 출시한 ‘파브라자임’(성분명 아갈시다제베타)에 이어 지난해 5월 이수앱지스가 ‘파바갈주’(성분명 아갈시다제베타)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SK케미칼이 ‘레프라갈’(성분명 아갈시다제 알파)의 국내 출시를 확정했다.
▲ 유스팜의 루게릭병 치료제 ‘유스뉴로솔루션’ <출처=유스팜 홈페이지>
그런가 하면 유스팜은 지난 2008년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제 ‘유스뉴로솔루션’(성분명 우루소데옥시콜린산)을 출시하고 식약처 승인을 받은데 이어 코아스템은 지난해 7월 루게릭병 진행속도를 늦추는 세계 첫 줄기세포치료제 ‘뉴로나타-알주’의 국내 승인을 받았다.
‘뉴로나타-알주’는 루게릭병 환자들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4주간 분리 및 배양한 후 환자의 뇌척수강 내로 투여되는 치료제로, 올해 3월 한양대병원에서 55세 여성 환자에게 첫 투약이 이뤄졌다.
뮤코다당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부족으로 성염색체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헌터증후군 치료제도 주목받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201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헌터라제’(성분명 이두설파제베타)를 출시했으며, 현재 FDA 승인을 진행중이다. 헌터라제의 보험약가는 228만원으로 수입 치료제인 ‘엘라프라제’(265만1616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종근당은 세계 최초로 프래더윌리증후군(유전성 비만질환) 치료제 ‘CKD-732’(성분명 벨로라닙)를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에서 3상 임상을 진행 중인 CKD-732는 지금까지 작용기전에 대해 밝혀진 바가 없고 치료제가 전무한 질환에 대한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기대가 높다.
보건복지부는 ▲국가별 조정가 중 최저가 수준에서 경제성 인정 ▲임상효과 개선 입증 시 신약에 대한 적정가치 인정 ▲희귀난치성질환에 대한 등재절차 간소화 등을 함께 추진해 제약업계의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 개발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