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낭만닥터'라는 필명으로 맥주등에 관한 유익한 글을 자주 남겨주시는
외과전문의 '배상준 선생님'으로부터 지난 주 있었던 가평
수제맥주축제 참관 기행문을
받았다.
답글로 무엇인가 적고 싶다는 생각에.. 얼마 전 있었던 수제맥주 1세대들의 '그리스
산토리니의 와이너리
기행문'을 다음과 같이 2회에 걸쳐 적어본다.
('낭만닥터' 배상준 선생님)
(버킷리스트에서 가봐야 할 곳 1위로 선정된 '그리스 산토리니 이아마을' 해질무렵 풍경)
1997년 미국 번역회사 한국 지사장 시절 우연히 방문했던 캘리포니아의 맥주제조장에서 거대하게 보이던
Brewhouse(맥즙을 만들고
끓이는 장비 )를 본 후 맥주사업을 구상하고.. 맥주제조 및 장비사용 교육을 받고...
또한 자금을 투입하며 경영하고...그리고 그것을
마치기까지의 모든 역정을 지내온지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맥주제조업을 하면서 일정한 품질(풍미, 색상, 알콜량 등..)의 맥주를 생산해야 한다는 문제에 봉착할 때면 늘
끓임 공정도 없는 와인은 어떻게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가?....우리들은 이것이 항상 궁금했었다.
맥주제조는 맥즙을
생산하여 격렬하게 끓이는 과정에서 모든 발효균이 일단 제거된다.
그리고 끓여진 맥즙을 효모가 활동할 수 있는 온도까지 열교환기를 이용하여 급속하게 식힌 후
그 맥주스타일에 알맞은 풍미를 생산하는 효모
한 종류만을 투입하여 정갈하게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친다.
맥주는 이렇듯
끓여 졸이는 공정을 거치며 정확하게 조절된 맥즙의 발효성 당분이 늘 일정한 양의
알코올을 생산하는 시금석이 된다.
그러나
와인은 야지에서 자란 포도를 으깨어 즙을 낸 후 즉시 발효시켜 만든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일부 전통적인 와인제조는 사람이 발로
밟아 포도즙을 생산하고 발효시킨다고 하니
그 과정에서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 균들이 합동으로 포도즙을 발효시키겠는가?
(산토리니 와인박물관)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산토리니 포도나무)
(전통적인 방식의 포도즙
생산모습)
그런데도 어떻게 신의 물방울이라는 찬사를 듣는 고품질 와인이 탄생될 수 있는가?
또한 포도는 작황에 따라 당도가 모두 다를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일정하도록 생산국의 정부로부터
허락받은 알코올량을 포도즙으로부터 정확하게 얻어내는 것일까?
맥주제조과정과 비교해 볼 때 와인의 품질유지에 대한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번
산토리니 와이너리 여행은 이런 공통된 의문점을 갖고 계신 대구 아리아나 호텔의 전 대표이사 김대성 사장님과
같이 했다.
김사장님께서는
수제맥주 제1세대일 뿐만 아니라 칠순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현재도
대구, 군산, 포항 등에서 여러 개의 식음료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경영하시는 열정적인 사업가로 그를 아는 모든
후배들에게는 Mentor와 같은 존재이다.
더구나 필자와는 2000년대 초
뮌헨근교 Buger Brau라는 전형적인 독일식 양조장에서 맥주제조에 관한
교육을 같이 수강한 classmate이기도 하다.
(김대성 대구 아리아나호텔 전 대표이사: Ariana Brau창업자)
산토리니는 아테네 항구에서 쾌속크루즈를 타고 7시간이나 달려가야 만날 수 있는 에게해에 위치한
상주인구 2만이 채 되지
않는 조그마한 화산섬이다.
새벽에 그리스 본토 아테네항구를 출발한 배는 흰 거품을 만들며 마치 어뢰와 같은 속도로 에게해를
가로질러 갔다.
에게해..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고 세계사 등에 수 없이 등장하는 바다!
오딧세우스가 트로이 원정을
마치고 귀향길에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외눈박이 괴물에게 잡히자 포도주를 담가
이를 이용하여 그를 제압하고 탈출했다는 호메르스의
이야기와..
동방의 페르시아가 쳐들어 왔을 때 바로 이 바다에서 있었던 살라미스 해전에서 그리스가 승리함으로써 세계사를
바꾸었고, 로마의 삼두정치기 과정에서 패권을 다투던 내전 중 안투니우스가 옥타비아누스에게 굴복하고 그 결과
크레오파트라의 이집트를
역사속으로 사라지게한 악티움 해전 역시 이 바다에서 있었으며,
중세 오스만 제국의 지중해를 통한 서방진출 의지를 꺾어버린 레판토
해전 역시 바로 에게해에서 있었던
세계사적인 대 사건들이었다.
지금까지 읽고 들었던 에게해에 관한 여러가지 가슴뛰는
이야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있을 무렵
무정한 크루즈는 산토리니 항구에 벌써 도착해 버렸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자랑스런 쾌속크루즈선이 에게해를 질주하는 모습)
가평수제맥주축제.....
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ityhuntorr&logNo=221005982684
글 쓴이: 박 철 (카브루 맥주제조장 창업자/수제맥주협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