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보성군율어면유신리 주릿재~석거리재~백이산(584m)~반계재~고동치~고동산(709m)
~선암굴목재~조계산(884m)~순천시승주읍신전리 접치
구간거리: 27km 산행소요시간: 13시간
<편안한 마루금>
우리가 지금까지 능선산행을 하다가 마루금상에 주둔해있는 군부대로 인하여 종주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대한 마루금을 밟아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대 철책을 붙잡고 통과 한다거나 경비병에게 사정도 하고, 아니면 약간씩 우회해서 통과하곤 했다.
그런데 그 지역 일대를 군부대가 전부 차지하고 있을경우에는 부득이 종주를 포기하고 뛰어넘을수밖에 없다. 그런곳이 세군데가 있었는데 첫 번째가 한북정맥의 우이동 군부대, 두 번째가 금북정맥의 압실마을 군부대, 세 번째가 한강기맥 오음산 군부대다.
그런데 이번 존재산구간 5.5km도 군부대로 인하여 건너뛸수밖에 없었다.
자료에 의하면 이 일대가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본 무대로 그당시 좌우 이념차이로 인한 민중의 아픔이 그대로 남아있는곳이라고 하며, 6.25전쟁시에는 정상 주위에 대인지뢰를 공중에서 뿌렸다고 해서 민간인 접근이 철저하게 통제되는곳이다.
작년에 정상에 있는 군부대는 철수하고 산 사면일대의 지뢰제거 작업도 끝마첫다고는 하지만 아직 정상에는 부대시설이 그대로 남아있고 또 우리는 잡풀이 무성할대로 무성한 9월초에 그것도 야간산행을 할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안타깝지만 다음을 기약할수밖에 없었다. 할수없지~~~오래 오래 산에 다닐려면~~~
주릿재 04시00분
2차선 도로가 지나는 고개에는 별다른 시설물은 없지만 파고라쉼터가 마련되어있고
존재산 방향으로는 길이 잘 나있어 주차공간이 상당히 넓다.
산판도로를 조금 따르다가 우측 사면으로 올라 04시20분.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내리막길이다
커다란 산소 두기를 지나자마자 절개지 철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신설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건너편 절개지를 겨우겨우 기어올라간다. 고개 주위에는 아무런 시설물이 없다. 이어지는 오르막....
485봉 04시38분
<산에대한 사랑이 극진한 "준.희"씨>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작은 바위옆 소나무에는 어김없이 준희씨 정상표지가 걸려있다. 사진한장 찍고 좌측으로 하산하면 내리막길에는 키작은 잡목이 울창해서 엄청 가로거친다. 05시15분이 되니까 배낭무게가 조금씩 조금씩 느껴진다
무게도 줄일겸 대원이 가저온 특별 비상식 콩국수를 한그릇씩 해치우고 조금 가니까 밋밋한 능선에 키가 넘는 억새밭이다. 억새밭을 지나니 임도와 만나고, 차량통행금지용 줄을 매어놨다.
<콩국수 준비중..>
임도따라 계속간다. 길 좌측사면 일대에는 전부 메타쉐콰이어 군락지다. 전남지방 도로변에 가로수로 식재한 메타쉐콰이어가 이곳에서 많이 옮겨심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계속 임도따라 내려갔지만 사실 정맥마루금은 임도 전에서 우측으로 이어진 능선이다. 임도와 정맥능선이 나란히 가고있고 임도도 석거리재와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GPS로 방향을 확인해도 별 이상이 없었다. 편하긴 했지만 시작부터 정맥을 크게 벗어난 셈이다.
06시13분에 동암사입구 이정표가 서있는 15번 국도와 만나 우측으로 도로따라 조금가면 석거리재다.
석거리재(240m) 06시25분
<석거리재>
2차선 포장도가 지나는 고개마루에는 주유소가 있고 휴게소도 있다.
길건너 밋밋한 오름길에는 성묘때라 등산로 주위로 풀을 베어놓아 오르기가 아주 수월하다.
06시54분. 임도가 지나가는 안부네거리를 지나면 급경사 오름길이다. 얼마전에 산불이 크게 났었는지 사면일대에 서있는 불에탄 나무들이 아주 을씨년 스럽다.
한바탕 땀을 흘린후 07시16분에 능선위에 올랐다가는 또다시 오르막....막말로 코가 땅에 닿을듯이 가파르다.
백이산(584m) 07시37분
<백이산 정상에 선 사람들..>
잡풀만 무성한 정상에는 까만 정상표지석이 있고 삼각점도 있다. 올라와 보니까 산이 정말 뾰족하다. 뾰족한 봉우리에 나무도 없다보니 전망하나는 기가막히다.
남쪽으로 너른 평야가 펼처저 있고 그 너머로는 평화로는 남해바다가 보인다.
날도 좋고 전망이 좋다보니 지리산 능선도 보인다.
사진한장 찍고 억새와 가시덤풀이 무성한 하산로를 내려간다. 정상부근의 나무에는 여지없이 준희씨의 정상표지가 매달려 있다.
08시02분에 편백나무 군락지를 지나 2차선 포장도에 닿는다.
반계재 08시21분
<이곳에서 식수를 구할수 있다>
고개에는 아무런 시설이 없지만 특이한것은 고개 맞은편사면에서 내려오는 작은 계곡에 물이 아주 풍부하다는 거다. 물은 많을수록 좋은거니까 수통에 무조건 꽉꽉 채운다.계곡 좌측으로 밋밋한 사면을 오르면 사면일대가 전부 편백나무 군락지다.
마루금 좌측사면일대의 땅이 개인소유인지 등산로를 따라가면서 계속 철망이 처저있다. 08시54분~09시24분 까지 아침식사을 하고 10시20분에 삼각점 봉우리를 지난다.
아마 이곳이 510봉 같다.
주위에 편백나무가 울창하고 등산로에는 잡목이 갈길을 막는다. 특히 이구간에는 명감나무 넝쿨이 많다.
요즘 호남정맥 산행시 무척 가로거치는 식물중 대표적인것은 길 흔적이 보이질 않을 정도로 마루금에 뒤덮힌 한키 이상되는 억새군락, 줄기가 팔에 스치기만해도 피가 줄줄 나는 산딸기 군락, 마루금에 꽉 차있는 키작은 산철죽 군락, 가다보면 몸에 이리 엉키고 저리 엉키는 명감나무 군락 등인데 특히 이 명감나무는 빨간열매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줄기가 질겨서 잘 끊어지지도 않고 가시도 굻고 길어서 통과하는데 아주 조심해야한다.
11시11분에 T자 삼거리와 만나 임도따라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면 고동치다.
고동치 11시18분
자갈섞인 넓은 임도가 지나는 고개마루에는 아무런 시설물은 없다. 다만 도로 상태가 좋아서 차도 올라올수 있을거 같다. 아닌게 아니라 산악오토바이를 탄 젊은이 세명이 고개마루로 올라온다. 이렇게 가파른데를 뭐하러 왔는지 모르겠다.
낙동정맥 고헌산구간에서 산악자동차인지 오토바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임도를 따라 그곳까지 올라오는 바람에 임도가 완전히 절단난것을 보았었는데 그대로 두면 이곳도 그짝이 날것같다.
우리가 뭐라고 할수도 없고... 그냥 정상으로 이어진 임도를 따라 조금 오르다보니 누가 장비로 길을 끊어놨다. 오죽했으면 길까지 잘랐을까~~ 하면서 이해를 해본다.
고동산(709m) 11시50분
<고동산 정상>
정상에는 거대한 KTF 송신탑이 서있고, 대리석으로된 커다란 정상표지석도 있고 산불감시초소도 있다. 하늘이 맑으니 시야에 거칠것이 없어 오늘 우리가 가야할 조계산이 이어지는 송전탑 너머로 뾰족하게 보이고 멀리로는 지리산 능선이 겹겹이 쌓여있다.
그건그런데 아까 그 친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여기까지 올라왔다. 길이 끊어저 있었는데 어디로 올라왔을까?? 정말 못말리는 오프로드 매니아 들이다. 그러나 아무리 지가 좋다고하드라도 여러사람이 오래 써야할 산을 독점적(?)으로 파괴해서야 되겠나??
참 나~~~ 좋았던 기분이 약간 상처를 받는다.
눈앞의 송전탑을 바라고 임도따라 가다가 헬기장을 통과하고, 12시08분에 SK텔레콤 송신탑 우측 담장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간다.
12시30분~12시55분 까지 점심식사을 마치고 다시 오래된 헬기장을 지나 13시45분. 울창한 숲속에있는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나무로 인해 시야가 하나도 없는데 왜 산불감시초소를 세웠는지???> 차량이 다닌
흔적이 있는 비포장임도를 가로질러 앞 봉우리를 좌측으로 우회한다.
지도를 보니 깃대봉을 우회하고 있는것 같다. 다행인것은 이곳부터는 잡풀이 없고 주위에 있는 나무가
아주 크고 싱싱하다. 드문드문 산죽밭도 지난다.
선암굴목재 14시15분 14시25분
<큰굴목재 사거리>
이곳은 조계산도립공원 주 등산로다.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있고 등산객도 많다. 더더욱 즐거운것은 이동 아이스케익 장사가 있어서 오랜만에 모두 케익을 하나씩 입에 물고 쭉쭉 빤다. 이제 조계산만 넘으면 되니까 다 온거 아닌가?
나무층계를 따라 오른다. 작은 봉우리를 넘으니 다시 고갯길. 이곳에도 등산객이 상당히 많고 이정표에 작은굴목재라고 씌어있다. 좀 전에 지나온 선암굴목재도 이정표에는 큰굴목재라고 씌어있고.. 이곳에는
우측 선암사 2.8km, 좌측 송광사 5km, 직진 장군봉 0.8km라고 표시되어있다.
이곳부터 암릉 급경사 오르막이다. 진이 빠질대로 빠진 상태에서 마지막 있는힘을 다해 오른다. 15시00분에 배바위가 있는 능선위로 오른다음 다시 또 오르막....하긴 고도 약300m를 오르려니 숨이 턱에 찰수밖에...
조계산 장군봉(884m) 15시18분
<조계산 장군봉>
정상에는 작은돌들로 쌓은 돌탑이 있고 자연석으로된 정상석이 서있다.
이정표에 우측 선암사 2.7km, 직진 송광사 6km, 장밭골 1.8km라고 씌어있다.
기념사진 한 장찍고 잘 나있는 직진 송광사방향 등산로로 들어선다.
도립공원내 등산로 답게 길도 넓고 주위의 나무도 크고 아주 울창하다. 15시45분에 산죽밭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들어선다. 길옆에 이정표가 서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거의 145도 정도 꺾인다.
즉 왔던방향으로 되돌아가는셈이다.
그 다음부터 끝없이 내려가는 외길 등산로다. 16시45분. 고속도로가 보이는 철탑 삼거리에서 필히 잘 나있는 좌측 일반등산로로 내려서야한다. 정맥은 가시덤풀이 울창한 직진능선이지만 잡목을 헤치고 내려가다보면 절개지 철사다리도 타야되고 결국 고속도로 옹벽에 닿아 오갈데가 없어 좌측으로 풀숲을 또 한번 헤처야 한다.
접치 17시00분
<오늘에 종점>
이곳은 주차공간도 넓어 많은차들이 주차되어있다. 고속도로위로 다리가 세워저있어 차를타고 다리를 건너면 22번 국도에 닿는다.
이곳 지리를 잘 아는사람에게 알아보니까 차가 주차되어있는 이도로는 과거 고속도로를 확장하기전에 사용하던 옛날 고속도로라고 한다.
어찌되었거나 오늘은 근래에 보기드문 장거리 산행을 하게 되었다. 발바닥이 아프고 무릎도 뻐근하지만 중도에 포기한 사람 하나없이 전원이 완주했다는데서 보람을 찾는다. 때론 힘들때도 있는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