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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희귀 난치병 앓는 경선씨 | ||
부모·형제 잃고 남편·딸도 가출…모진 인생 | ||
어린 시절 동생들 연탄가스 사고 둘째딸 뇌성마비에 자폐증까지 | ||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경선씨는 참으로 모진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10살 때 어머니가 병으로 시름시름 앓다 돌아가신 뒤 아버지는 술에 빠져 지내다 경선씨가 중학생이던 시절 집을 나가 연락을 끊었습니다.
당시 8, 6살 난 동생이 있었던 경선씨는 생계를 위해 다니던 학교마저 그만 둔 채 구걸로 연명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조그만 공장에 취업해 고정적인 수입을 얻으면서 경선씨는 잃었던 웃음도 조금씩 되찾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귀가한 경선씨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평소 반겨주던 동생들이 방안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어린 두 동생을 먼저 보내고 삶의 의욕을 잃고 있었던 경선씨…. 다시 세월이 흐르면서 경선씨는 이를 잊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몇 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아 여자아이를 입양한 이후에 그렇게 고대하던 딸도 낳았습니다. 하지만 갓 태어난 딸은 선천적인 뇌성마비 증상으로 자랄수록 자폐 증세까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딸의 치료에 모든 재산을 쏟아 부었지만 증세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남편은 빚을 얻어 운수업에 뛰어들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사업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빚쟁이에 쫓기던 남편은 어느 날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이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 힘들게 키운 큰 딸도 자신이 친딸이 아님을 알게 된 충격으로 역시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가혹한 시련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중풍 증상이 있었지만 치료를 미뤄오던 경선씨는 3개월 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간 뒤 자신이 '길랑-발레증후군'이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에 걸린 것을 알았습니다. 점점 근력은 약해지고, 신경마비가 진행돼 치료를 미룰 경우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초기 상태로 몇 개월에 걸쳐 집중치료를 한다면 완치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가 될지 모르는 병원비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마저도 모진 시련 속에 내던져 진 경선씨는 이제 누가 돌볼 수 있을지….
·안선영·부산 수영구 망미1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610-4904. ·지난 21일자 김연옥씨 이야기 59명의 후원자 203만4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4월 7일자 기조씨 기조씨에게는 '사랑의 징검다리'를 통해 모금된 123만원이 전달됐습니다. 사연이 소개된 이후 복지관 및 방송사, 독지가 등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루 벌어 생활하는 기조씨는 매달 발생하는 60만원의 병원비로 인해 800만원이라는 큰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정성어린 성금 덕분에 전부는 아니더라도 병원비의 일부나마 갚을 수 있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을 걷고 있는 듯 했지만 시민들의 도움으로 목을 축이고 재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병원비 때문에 미뤄왔던 아내의 면회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아내를 만나러 가벼운 발걸음으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