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D Major, Op.43>
시벨리우스의 작품 중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곡은 ‘핀
란디아’와 더불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되며, 20세기 교향곡 중 최고의 걸작으로 칭송받고 있다.
초연은 1902년 3월 8일 시벨리우스 지휘로 헬싱키에서 이루어졌다.
이 작품은 그의 개성을 잘 나타낸 곡으로 유명하며, 핀란드 민요와 무곡을 많이 도입했고 특히 전원적인 느낌이 깊어서, ‘시벨리우스의 전원 교향곡’이라고도 한다.
1악장은 핀란드 자연을 목가적인 선율로 나타난다
2악장에서는 시벨리우스 특유의 서정이 흐른다.
3악장은 거칠은 금관악기의 울부짖음과 리듬이 강렬하면서도 오보에가 느리고 아름다운 선율을 마음껏 노래한다.
4악장에서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고 크게 발로되어 승리감이 넘치는 코다로 마감한다.
마리스 얀손스가 지휘하는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의 연주로 감상.
Sibelius Symphony No.2
https://youtu.be/8sSFVvF7-W0
◇ 아라벨라 슈타인바허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도 감상. https://youtu.be /PvrPGO7ja3k
※13일 예당콘서트홀에서 쾰른방송교향악단과 슈타인바허가 공연한다.
♡ 산등성이
ㅡ 고영민
팔순의 부모님이
또 부부싸움을 한다.
발단이 어찌됐던 한밤중,
아버지는 장롱에서 가끔 대소사가 있을 때 차려입던 양복을 꺼내 입는다.
내 저 답답한 할망구랑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죄 없는 방문만 걷어차고 나간다.
나는 아버지에 매달려
나가시더라도 날이 밝은 내일 아침에 나가시라 달랜다.
대문을 밀치고
걸어나가는 칠흑의 어둠속,
버스가 이미 끊긴
시골 마을의 한밤,
아버지는 이참에
아예 단단히 갈라서겠노라고
큰소리다.
나는 싸늘히
등돌리고 앉아있는
늙은 어머니를 다독여
좀 잡으시라고 하니,
그냥 뒤라,
내 열일곱에 시집와서
팔십 평생 네 아버지
집 나간다고 큰소리치고는
저기 저 등성이를 넘는
것을 못봤다.
어둠 속 한참을 쫓아 내달린다.
저만치 보이는
구부정한 아버지의 뒷모습,
잰걸음을 따라
나도 가만히 걷는다.
기세가 천리를 갈 듯 하다.
드디어 산등성,
고요하게 잠든 숲의 정적과
뒤척이는 새들의 혼곤한 잠속,
순간 아버지가
걷던 걸음을 멈추더니
집 쪽을 향해 소리를 치신다.
에이, 이 못난 할망구야,
서방이 나간다면
잡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이 못된 할망구야,
평생을 뜯어 먹어도
시원찮을 이 할망구,
뒤돌아 씩씩거리며 아버지는 집으로 천릿길을 내닫는다.
지그시 웃음을 물고
나는 아버지를 몰고 온다.
어머니가 켜놓은
대문앞 전등불이 환하다.
아버지는 왜,팔십평생
저 낮은 산등성이 하나를 채 넘지 못할까
아들은 묻는다.
아버지 왜 저 산등성이 하나 못 넘느냐고.
아버지가 답한다.
가장이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안 되는 거라고.
딸이 묻는다.
왜 엄마는 대문 앞까지
전등불을 켜놓느냐고.
어머니가 답한다.
남정네가 대문을 나가면
그 순간부터
기다려야 하는 거라고.
아들 딸이 묻는다.
그럴 걸 왜 싸우느냐고.
부모가 답한다.
물을 걸 물어보라고!
-- 시집 '악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