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기 숲길체험지도사 교육 2주차 후기
8월 3일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엷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다.
2주차 교육을 받으러 먼 길을 가야하는 조바심에 서둘러 누룽지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차를 몰고 하행선 호남고속도로를 달렸다. 잠시 여산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잔 마시니 기분이 개운한 느낌이다.
하늘을 바라보니 짙은 구름에 휩싸여 비가 내릴 것만 같다. 날씨마저 찌뿌듯한 탓에 교육장까지 가는 길이 염려가 되었다. 서둘러 차를 몰고 고속도로에 진입 상관 IC를 향해 달렸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차량통행도 많지 않고 한산함 느낌이다. 교육장에 가는 동안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아침 일곱시 반쯤에 임실군 신덕면 교육장에 도착하니 주차장엔 벌써 여러대의 동료들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만나는 동료 마다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으며 교육장 안에 들어서니 벌써 대표 강사님은 교육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교육을 하든, 행사를 하든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더 먼저 준비하고 더 늦게 마무리하다보면 바쁠 수밖에 없다는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전북적십자사 소속 강사님의 열성적인 응급처치 교육을 시작으로 아침 8시부터 시작된 이론과 실습은 강행군이었다. 연령적으로 높은 교육생을 비롯한 모두가 하나라도 더 배우고 알려는 열의에 대단함을 느꼈다.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들어 서서히 졸음이 몰려 오고 피곤함이 몰려 왔다. 교육받는 것은 언제나 고달픈 신세 오기로라도 버텨야 했다.
암벽등반 강사님의 열성적인 이론교육이 밤 아홉 시까지 이어지는 동안 동료들의 모습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보듯이 우리 모두 용기를 내자고 속으로 응원을 보냈다.
이튿날도 날씨는 잔뜩 구름이 끼었고 습도는 높아 아침부터 온몸이 찌뿌듯했다. 오늘은 암벽 등반을 하는 현장 교육, 내심 걱정이 앞섰다. 고소 공포증이 있기 때문이다. 실습 현장에 도착하니 깎아지른 절벽이 위용을 뽐내며 겁을 잔뜩 주는 듯 보였다.
일부러 뒷순위로 자리를 잡고 차례를 기다리다 보니 운명의 순간이 다가왔다. 과연 해낼수 있을까? 지금까지 육십평생 살아오면서 쓰라린 경험도 많이 겪어 보았지만, 여기서 못하겠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도전해 보기로 하고 “등반준비완료!” 복창을 외쳤다. 암벽을 한발씩 오르는 순간마다 잔뜩 긴장한 때문인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등 뒤에는 땀이 비 오는 듯했다. 드디어 ‘해냈다.’ 목표 지점에 안착하는 순간 예전에 누려보지 못한 희열감을 느꼈다. 조금은 과장해서 나 자신이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하강하여 착지를 하니 동료들 격려의 박수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다. 경륜 있는 강사님들의 빈틈없는 지도와 연령 높은 인생의 선배님들 비법 그리고 조금 더 젊은 패기 넘치는 동료들의 응원이 합쳐진 합작품이라 생각한다.
2일간에 걸친 2주차 교육일정이 한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끝났다. 교육 첫 주에는 아는 동료가 한사람도 없어 서먹서먹하였지만, 2주차에는 어느새 친숙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다. 모두가 교육을 주관하는 전주시 산악연맹 관계자들과 교육생 동료들의 배려라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마음이 가볍다. 어둠 내린 고속도로엔 오가는 차량 불빛이 수 많은 사연을 싣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는 안도감도 있지만, 마음은 이미 다음 주를 향하고 있다. 열심히 배워도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는 후반기 인생이지만 최선을 다해보련다.
늦은 밤 아파트 거실에 가끔 불어오는 실바람이 시원함을 안겨다 준다. 되돌아보는 교육생활이 잠자리를 더디게 해준다.
※ 대표 강사님을 비롯한 강사님들 감사합니다. 숲길체험지도사 제4기 교육생님들 교육받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주 3주차에도 밝은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원드립니다. 무더운 여름철 건강에 유의하시고 즐거운 한주 되시길 바랍니다.
-제4기 교육생 김진성 올림-
첫댓글 일목요연한 교육후기 즐감 합니다
앞으로 남은 교육기간도 즐거운 기대감으로
기다려집니다^^
장거리운전하고 강의받으시고, 끝나면 피곤하신데 또다시 운전하고 가셔야되니 힘드시겠어요. 암벽실습에 고생많으셨구요. 이제 구조실습 외에 힘든 실습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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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도 부탁 드려요~~!!최고입니다...
수필공부를 하신다더니 실력이 빛나는 글이네요. 같은 년배에 같은 방향을 보고 가는 입장에서 또 이런 멎진 글을 게시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신도식-
역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잘 읽었습니다.
김선생님의 후기에 젖어드니 무더위도 날아간듯 합네다.
후기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 드리고~~수고하셨습니다
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무더위에 건강조심 하시고 다음주에 기대됩니다.
좋은 글 잘 봤읍니다 넘 수고하셨읍니다.^^*
김선생님의 인생제2막이 뜻하시는대로 이루어 지시겠네요.
늦은 밤 힘드셨을텐데 생생한 후기를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