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년동안 조울증환자가 우울증 약을 먹을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겪었답니다. 갑자기 기분이 심하게 들뜨는 증상인데, 우울증약의 부작용이었던거죠. 그래서 우울증약을 먹는 데도, 아무런 호전을 보이지 않거나, 더 급격히 우울해지고, 우울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가끔씩 기분이 들뜨는 증상이 나타나면, 좀더 큰 병원이나 종합병원으로 가시라고 권하고 싶어요.아직도 80%센트의 조울증환자가 우울증으로 오진받고 있답니다.
개인병원을 다니면서 얻게된것은 계속되는 오진이었습니다. 처음, 병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유명하다는 방송출연경험이 많은 이나미 여자의사의 병원을 다녔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신뢰감이 있는 병원이란 생각에 아무 의심없이 다녔습니다. 처음에 우울증이란 진단을 받고 진료를 일주일에 세번 다녔었는데, 증상은 가끔 환상이 보이기도 했지만, 의사는 아무런 별다른 진단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밥을 잘 먹고, 잠도 잘자는 저를 보고는 이내, 정상이니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했지만, 제 생각은 달라 계속2년이상을 다녔습니다. 차도는 전혀없었고, 한창 공부해야할 나이에, 저는 공부에 집중할수도 취업준비를 할수도 없었습니다. 머릿속엔 엄청단 비현실적인 사고들로 가득차 있었거든요. 이 오진은 동내 병원으로 옮기면서 계속되었습니다. 이분도 방송에 출연경험이 다수 있는 의사셨고, 저는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우울증이라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했던거죠. 3년을 다녔습니다. 차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진으로 나타나는 약의 부작용은 이내 제 행동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우울증약을 먹고 나타난 최초의 증상은 기분이 들뜨는 거였어요. 성적으로 굉장히 호기심이 많아졌고, 그래서 많은 남자들을 나도 모르게 만나고 있었답니다. 모두들 다행히 10년전이상의 일들이라, 남자들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차원에서 끝났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그리고, 우울증이 극에 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생각도 나지 않고, 계속해서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만 되풀이 했 습니다. 이것은 처음 우울증약을 먹지 않았을때보다고 더 심각한 우울증이었습니다. 그당시에 저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상황이었고, 계속 잠을 자거나 밥을 먹는 일, 병원을 오락가락 하는 일 이외에는 한것이 없는듯합니다. 당시 24살에서 27살 때였습니다.
이렇게 맞지 않는 처방이 계속된채 저는 해외연수를 가게 되었고, 거기서는 약을 먹지 않았습니다. 제 몸이 이젠 알았던거 같습니다. 약이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을. 그러나, 해외연수할때 저는 제몸속에 키워온 병마에 못이겨 정신병원에 입원하였고, 한국에 돌아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서울대병원에 진료를 받았습니다. 별다른 검사없이 조울증이라는 병명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대 병원은 개인병원의사보다 훨씬 많은 임상실험의 경험을 갖고 있고, 정보력도 또한 남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마다, 교수진들은 해외의 유수 대학들과 자매 결연되어있어 1-2년간 출장을 가서 현지 연구결과들을 연구진들과 연구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리고, 하규섭 의사선생님은 조울증에 있어서 우리나라 에서는 제일 실력있는 의사로 인정받고 있거든요. 저는, 하태현교수님에 이어 하규섭 의사선생님의 진료를 받을 예정에 있습니다. 의사들은 끊임없이 환자의 말을 토대로 약을 교체해 가면서
사용해 봅니다. 처음에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차츰 증상에 맞게 바꿔가다보면, 6-1년 혹 2년안에는 자신에게 맞는 약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의 부작용또한 우려해서 정기적으로 피검사를 실시해 약의 혈중 농도를 알아보며 수위를 조절하기도 하구요.
진료비가 종합병원에 특진이라 상담비가 2만원정도 더 비싼걸로 압니다. 하지만, 한달반정도에 한번 가는 것이고, 약도 어차피 보험처리가 되니까, 저같은 경우는 약의 종류는 모르겠지만 5-6종류의 알약을 처방받고 5주에 10만원 내외입니다. 건강보험에서 15만원 정도를 내주니까.. 참.. 국가에 고마워 해야겠죠. 맞지도 않는 약을 수년동안 먹은 비용과 진료비에 비하면, 저는 그리 비싼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과가 빠르게 회복되어지는게 돈 버는 길이니까요.
이상무, 저의 조울증과 우울증 차이의 보고서 입니다. ㅋㅋ 글을 쓰다보니까 많이 쓰게되었네요.. 처음엔. 이게 아니었는데....
저의 하소연으로 여기주세요.
시간이 되면 함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카페에 있어서요. 이제는 성급하게 사람들을 맞이하는게 아니라, 차분한 생각과 사고를 갖고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여유있는 사람으로 님들을 만나뵙고 싶네요. 아직도 사람이 고픈, 아픈 상처가 많은 사람이랍니다.
.
첫댓글 글을 길게 논리적으로 잘 쓰시네요...부럽당.^^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행입니다. 치료 잘 받으시고 좋은일 있으시길 바랍니다.
그러게요. 우리도 좀 더 빠른 대처를 했더라면 지금의 현실과 다른 생활을 하고 있었지 싶네요.
혼자로 살기님... 저도 평생을 그렇게 살거라 믿었었는데, 막상 혼자로 살기님의 아이디를 보니 가슴이 찡 하네요.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차츰 나아지면서 그림일기를 쓰고있어요. 일기속 내인생에 사람들을 포함시키다보니 나의 딸도 아들도 남편도 이웃도 그리고 나의 직업도 생기네요.사실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혹은 위로가 된답니다. ㅎㅎ
좋은 정보가 되었다니 도휘님 .. 제가 글을 쓴 보람이 있었네요. 저도 감사드려요. 그리고 치료 잘 받으세요ㅎㅎ
고운님^^ 조울증을 병원다니면서 내 자신이 컨트롤할수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가능하다고 봐요^^ 저두 조울증 진단받은지 9년이 다되가지만.. 작년에 결혼했고.. 아이를 낳아볼까 시도중이랍니다.. 모두들 힘내세요~~
아직은 결혼을 엄두도 못내는 데...이런 병을 이해하는 평범한 사람 만날수 있을까요? 감사해요...그리고 이쁜 아기 낳으세요.. 그리고 더 행복해지시길 바래요.
지금 조울증약을 무엇을 드시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가족중에 힘든사람이 있는데 지금 먹는약과 비교해 보았으면 합니다. 꼭 좀 알려주세요..
네, 제가 12월3일날 하규섭 선생님과 면담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먹고있는 약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님에게 쪽지 보내드릴께요.지금은 그 종이를 버렸거든요. 그전에, 가족분의 증상과 먹고 있는 약을 먼저 얘기해주세요.그러면 면담할때 물어봐드릴께요.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 그럴 수도 있군요. 이제 제대로 진단을 받으셨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힘든 건 자신이 병을 제대로 모르거나 방치했을 때지.. 본인의 치료의지만 강하다면 이해해주는 사람 만나는 건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꼭 다 나으시고 행복해지시길 빕니다. ^^
감사해요.기운이 나세요..ㅎㅎ
저도 개인병원을 전전하다가 차도가 없어서 서울대병원에 다니려고 합니다..고운님 글을 보고 잘 선택한 것 같단 생각에 기운이 나네요. 저도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