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검은 성모자(聖母子) 목조상(木彫像)
몬세라트 수도원의 정식명칭은 베네딕투스 수도회 소속으로 ‘산타마리아 몬세라트 수도원(Santa Maria of Montserrat Abbey)’ 인데, 치유의 기적을 베푸는 오래된 ‘검은 성모자(聖母子) 목조상(像)’을 모시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목조상은 성 누가(St. Luke)가 조각하고 사도 베드로(St. Peter)가 스페인으로 가져온 것으로 전해지며, 무어(Moor)인이 지배할 당시 동굴 속에 숨겨져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잊어버렸는데 서기 880년, 어느 날 저녁 목동들에게 밝은 빛과 함께 천상의 음악이 들려서 빛이 있는 쪽을 따라가 보았더니 동굴 안에 검은 성모자 상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검은 성모님 뵈러가는 자비의 문 / 몬세라트 성당 제단 / 성당 내부 모습
목동들은 놀라 만레사(Manresa) 주교님에게 알렸고 주교님은 성모상을 옮기려 하였지만, 꼼짝도 하지 않아 성모상이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라며 이곳에 작은 성당을 세웠다고 한다.
만레사(Manresa)는 이 근처의 지명으로, 이냐시오(Ignatius) 성인이 살던 곳이다.
에스콜라니아 성가대 / 성당은 미사 중 / 검은 성모자 상
검은 성모자 상을 알현하려면 성당으로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으로 뵈러 가는 문이 있는데 이곳으로 들어가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본당 정면의 제단 뒤쪽으로 가는 좁은 통로가 이어진다.
이 통로는 참배객들로 항상 기다란 줄이 늘어서는데 제단 바로 뒤쪽 2층의 작은 방에 검은 성모자 상이 모셔져 있다. 본당에 있는 사람들도 머리를 들어 제단 뒤쪽을 보면 검은 성모님을 알현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검은 성모님은 둥근 유리로 막아놓고 오른쪽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았는데 그곳에 구슬을 들고 있는 성모님의 손이 보이는데 이 구슬을 만지면 염원(念願)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성모님이 계시는 이 작은 방으로 들어가는 문은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잠벌(暫罰)을 사해주는 전대사(全大赦)의 은혜를 내리는 ‘자비(慈悲)의 문’으로 지정해 주신 문이다. 성모자 상을 모신 작은 방으로 오르는 계단 바로 옆에는 성가대 복장의 소년 조각상이 있는데 슬픈 일화(逸話)가 있다.
이 근방에 살던 한 소년이 큰 병을 앓고 있었는데 소년은 에스콜라니아 성가대에 들어가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한다. 소년의 사연을 알게 된 수도원에서는 단 하루지만 에스콜라니아 성가대원이 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고 소년은 그토록 원하던 성가대 옷을 입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안타깝게도 얼마 뒤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소년의 부모는 아들의 소원을 이루어 준 성당과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에 에스콜라니아 성가대 복장을 한 아들의 조각상을 만들어 수도원에 기증했다고 하는데 바로 성모상을 뵈러가는 입구에 세워져 있다.
예수님과 12사도(성당 입구) / 성당 입구 / 소년 조각상
빈 소년합창단,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과 더불어 세계 3대 소년합창단으로 꼽히는 에스콜라니아 소년합창단은 이곳을 방문하는 순례객들과 관광객들을 위하여 무료로 매일 오후 1시에 2곡을 부른다고 하는데 한 곡은 하느님께, 또 한 곡은 이곳을 방문하는 순례자들을 위하여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에스콜라니아 성가대는 이곳에서만 노래를 부르고 성당 바깥에서는 절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고 한다. 1881년, 교황 레오 13세는 몬세라트 수도원의 이 검은 성모자 상을 카탈루냐의 수호성물(守護聖物)로 선포하였다.
하느님 앞에 너무나 부족한 제가 이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은총을 모두 입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아멘~
검은 성모자 상(聖母子像)을 알현하고 뒷문으로 나오면 성당 뒤편에 둘러서 있는 바위 절벽을 만나게 된다.
그 절벽 아래로 순례객들이 봉헌한 색색의 촛불로 온통 꽃밭을 이루고 있다. 초 하나에 2유로....
성모님께 촛불 봉헌 / 수도원 산의 뒤편 순례길 / 길옆 모든 곳에...
나는 물론 기꺼이, 그런데 장로교 장로님이신 임교장도 선뜻 초를 봉헌한다. 그것도 진지한 모습으로 머리를 숙이고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드리고.... 임교장은 나를 여러 번 놀라게 한다.
수도원 앞 광장으로 나오니 마침 일요일이라서인지 민속공연단이 와서 카탈루냐지방 민속무용을 공연한다.
남녀 무용단의 공연은 물론 성극(聖劇)도 하고 어린이들 무용도 공연하는데 관광객들을 위한 무료공연이다.
카탈루냐 전통무용(수도원 앞 광장) / 수도원 앞 절벽 위의 공연장 / 아슬아슬한 조각 작품
30분 정도 관람 후 수도원 뒤쪽으로 돌아가 보았는데 절벽 끄트머리에 몇 가지 기념 조형물들이 있고, 산 뒤쪽으로 돌아가면 산허리를 돌아가는 오솔길이 보인다. 호기심에 오솔길로 들어섰는데 길옆의 모든 바위에 성인들과 성모님 그림이 붙어있고 가는 곳마다 꽃들로 장식되어 있다.
그야말로 순례길이다. 20분쯤 가다가 되돌아섰는데 계속 가면 아마 산 중턱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수도원이 나올 것 같은데 한 시간 정도로는 될 것 같지도 않아서 포기하고 말았다.
수도원 옆 절벽 위쪽에는 공연장인가 반원형 아치로 둘러싼 마당도 보이고 기묘한 조각도 보인다. 광장에서 보면 훨씬 위쪽 절벽 끝에 십자가상이 보이는데 산 호안(Sant Joan) 성당이라고 한다.
멋져 보였지만 올라갈 자신이 없어 포기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아쉽다.
1881년, 교황 레오 13세는 몬세라트 수도원의 이 검은 성모자 상을 ‘카탈루냐의 수호 성물’로 선포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