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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늘도 어김 없이 새벽이다.
한 권의 책 끝장을 덮으면서 저 창 넘어 새벽을 바라 본다.
無感이다.
저 푸른 기운이 도는 흰 빛 도시의 모습이 노자가 이야기하는 玄妙일진대
지금은 푸른 빛과 흰 빛이 새벽공기와 안개에 스멀거리면서 항룡(肛龍)과 현룡(賢龍)이 되어 도시를 감싸며 휘젖고 다는 것 같다.
그렇듯 사람 맘이 간사하다. 이 책을 읽고 난 내 감정이 그렇다. 항룡과 현룡이 내 머리 하늘에서 치열하게 싸우면 모르겠는데 나도 모르게 내 몸 근처에서 스멀거리며 싸우고 있다는 이 기분. 누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누가 항룡이고 현룡인지 모르고,나아가 항룡이라 믿었던 것이 실제는 현룡이게 되는, 그러다 내가 맨붕이 되어 버리는 사태. 이것이 이 책을 읽고 난 끝장 심정이다.
그리고 한편 억울하다. 근데 누구한테 억울하지? 그래 언론이다. 나는 정치에 시민들이 관심을 갖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정치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한마디로 컨텐츠는 모르고 캐릭터로만 정치와 정치인을 알고 있을 뿐이다. 남들만큼 모르고 남들만큼 안다고 할까. 그리고 정책과 사안별로 정당과 정치인을 평가해야지 진보와 보수라는 프레임, 어느 이념적 지형을 가지고 있느냐로 정치인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
이번 통합진보당 '총체적 부정선거사건'(그래 논란이 아니다. 사건이다.)이나 이어 발생한 '종북친북세력 경기동부연합논란' 그리고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대립','이석기,김재연의 당 제명 실패', '강기갑혁신비대위장의 단식과 사퇴'를 알고 있다. 그러나 진짜 알고 있냐고 물으면 확신할 수 없다. 내가 진짜 아는지. 뭐랄까? 내가 아는 수준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자가 통합을 위한 행보를 요새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정도로 통합진보당의 사태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내가 접하는 정보와 갖고 있는 지식은 언론 매체의 머릿말을 그대로 복사한 수준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정치에는 관심을 갖어야 하겠고 깊이 알고 살기에는 내가 바쁘다. 또한 나에게 정치는 일상의 삶에서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 처지에서는 정치판의 이야기란 언론에서 듣고 믿고 넘어 갈 수 밖에 없다. 기사가 사실이고 거기에서 나온 평가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다. 아니 대한민국 언론을 믿을 수 있어? 라고 물으면 나도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지만 결국 나는 언론이 짜 놓은 -아니 그 위에 언론을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깔고 누워 있는 권력과 자본이 짜 놓은-프레임에 맞춰 생각하고 살아가는 대중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하나의 장면을 명백히 기억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모여서 이석기와 김재연의 제명건을 통과 시키기 위해 모였을 때 악수를 건네는 심상정과 이를 거부하는 이석기의 모습을. 당시 나의 느낌은 이러했다. 심상정의 미소는 온화한 염화미소였고 악수마저 거부한 저 이석기의 굳은 표정은 볼성 사납기를 떠나 불쌍해 보였다. 이것이 통합진보당 사태를 보는 내 관념이었다. 알지도 못 하고 공부도 안 해 놓고 나는 이미 어느 한편을 진실이라고 결정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우연히 책을 읽게 되었다. 오랜만에 통화한 지인과의 대화속에서 통진당의 진실이 우리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분에게 전해 들은 책. <진보의 블랙박스를 열다. 2012년 통합진보당에 무슨 일이 있었나?>이다.
책표지부터 도발적이다. 3류 신동아 기획물도 아닐 거고. 그러나 순간 내가 통진당 사태에 대해 아는 게 뭐가 있나라는 생각이 미치고 이렇게 책으로 나올 정도면 차분하게 정리된 자료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 참에 제대로 공부 좀 해 볼까?' 하는 그야말로 착한(?) 생각이 들어 만 오천원에 샀다. 순간 책 값이 아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그래 진짜 순간 했었긴 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독후감을 쓰고 있다. 책을 읽었으니까. 그런데 어렵다. 내가 자꾸 찌질하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내가 이용당했다는 느낌. 그 이용당하게 한 주체가 또한 바로 나일 것이라는 느낌. 언론에 한 없는 분노. 조중동,한경오-모두 다 똑 같다는 현실에 나도 결국 별 수 없는 부평초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든다.
결론적으로 이렇다. 이념과 노선에 대한 지지와는 별개로 진실과 거짓에 대한 판단은 또 다른 영역이다. 진실과 거짓은 팩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근거와 1차 자료가 중요하다. 이를 무시하는 모든 주장은 거짓이다. 언론은 결과적으로-의도적으로-거짓에 동참하였다. 대중은 기만당했다. 범죄자는 백일하에 드러나 처벌을 받겠지만 그가 핵심이 아님을 나는 안다. 핵심은 언론이다. 오늘아침 언론에 침을 뱉고 싶다. 나에게 침을 뱉고 싶다. 독후감이 격해져서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그러나 지금 내 심정은 정말 그렇다.
1. 사실및 경과: 3월 18일 통진당 비례후보 경선결과 개표에서 3월 21일 결과 공고까지.
1) 쟁점 1- 19일 경북 지역 몇 군데 현장 투표에서 선거인명부 조작 의혹제기.
그 중 한 군데는 선거관리인 4명이 순서대로 서명. 이 선거구에서 윤금순후보에 몰표가 나옴.
- 오옥만후부측에서 윤금순후보 측을 상대로 이 문제를 제기.
중앙선관위는 이의제기를 받아 들여 무효처리 함.
- 이후 오후보측에서 추가적인 명부확인을 요청했고 선관위는 이에 응함.
그 결과 오후보측에서 15개 가량의 명부에 더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였으나
선관위 자체 확인상 문제 없는 것으로 이의제기를 기각.
- 당시 오후보는 후보 사퇴와 검찰 고발을 주장하는 상태.
- 선관위는 문제 투표함을 전부 무효표 처리해도 비례대표 순번- 윤금순 1위,오옥만 8위-이 바뀌지 않
는다고 판단. 그러나 대표단은 만약 조직적 부정이 있었다면 무효처리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책임
을 져야 하는 것이고 전수조사로 무효표가 늘어 나면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판단하고 선관위의 투
표결과 공고를 미루고 정치적 해결을 도모.
- 그리하여 4.11 총선이 끝나고 진상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
조사 결과가 후보간 순위가 바뀔 정도가 되면 사퇴까지 포함하여 책임진다는 취지로 합의.
=> 이 것이 1차 진상조사위원회의 설치 근거와 배경이 됨.
2) 쟁점 2
- 이영희후보(순위8번)와 노항래후보(순위10번)사이 문제
- 거제 현장투표소에서 명부상 선거관리인의 서명이 통채로 누락된 경우가 있어 선관위에서 전체 무효
처리 함. 그런데 이 투표구에서 민주노총 출신인 이영희후보 표가 170여 표 가량 나왔는데 이 정도면
순위가 바뀌는 정도가 되었다.
- 이후보측은 당이 선거 관리를 잘못한 것을 가지고 왜 후보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고 항의를 하였고 민
주노총과 금속노조 관계자들도 강력히 유효 처리및 거제 지역만의 재투표를 요구해 옴.
- 노후보측은 기존대로 무효처리하고 자신을 비례대표 8번으로 확정하여 발표하고 비례선거결과에 대
한 노동계의 반응을 고려해 10번으로 양보할 수 있다고 제안.
- 그러나 이후보측이 상급단체와 논의하겠다고 발을 빼고 결국 이 제안을 거부.
- 대표단은 양 자를 설득해 노후보가 원래 8번이지만 양보해 10번을 배정받았다는 것으로 합의 함.
- 대표단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것은 선거에서 노동계 후보들이 후순위로 전부 밀려
나 있어서 노동계 배려 원칙으로 노후보에게 양보를 권고 한 것 임.
# 당원들의 직접 비밀 선거에 의한 결과를 당에서 정치적 해결이란 명분으로
순위를 임의로 변경 할 수 있는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한편 이해는 된다. 사실 다른 정당
들은 아예 투표는 없으면서 주로 당권을 쥔 세력들에 의해 순번을 정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선거
의 결과를 조율하여 잡음을 없애고 본선에서 최고의 라인업을 갖추고 싶은 것이 대표단의 욕심일
거고 그들 말대로 동지들의 하소연을 들어줘야 하는 측은지심이나 시비지심은 있었지 않을까 싶
다.
2. 4.12 비례대표후보 선출선거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이후
- 위원장: 조준호. 고영삼(현장, 오옥만추천), 신지연(현장,윤금순추천), 엄교수(이영희추천),
박무(온라인,노항래추천), 이주호의원.
- 5.2일 발표: 120개 현장 투표소, 현장투표의 80~90%에서 문제가 있다고 발표.
선거관리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부정선거'라고 규정.
- 5.12 1차 중앙위원회에서 심상정의장의 만장일치 발언 직후 폭력사태 발생
이정희 공동대표의 돌연 사퇴. 침묵의 형벌시작.
- 5.14 박영재당원 중앙당사 앞에서 분신.
"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님은 통합의 정신으로 돌아오십시오"
- 5,14 강기갑 통합민주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취임
- 6.25 2차 진상조사특위 보고서 발표 연기,일부 보도
위원장- 김동한,
선거관리분과- 양기환,권정순,김혜영
온라인투표분과-이정주,윤영태,한성욱,한규성
현장투표분과-변춘희,김유진,정형택 사무국- 주우열,임동현,이정훈,류화영
- 6.26 김동한진상조사특위원장 사퇴
" 법학자의 양심에 기초해서 봤을 때 이번 조사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철저히 보장되지 못했음을 인
정하지 않을 수 없다."
- 6.26 2차 진상조사보고서 발표, 전국운영위 채택.
- 6.28 김인성교수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하여 글 게시
- 이후는 선거 부정과 부실의 진실게임에서 벗어나 정파간의 갈등,파행등에 관한 통진당 내부의 일지
들이어서 정리 무의미.
* 앞으로 정리글의 핵심은 김 인성교수의 digital forensic 컴퓨터 법의학-분석에 대한 글인데 이거 참 정
리하기 힘듦.
그러나 이 분석글을 3-4번 정독한 결과는 원천 데이터에 대한 조작과 변경이 없이 행한 것이라면 거
짓은 없다고 판단 됨.
이에 근거하여 부실은 있었고 온라인 투표의 자체 한계- 동일 IP투표가 57.9%있었다고 검찰도 발표-
는 있지만 1차 진상조사보고서 처럼 조직적인 부정은 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
그러나 문제이자 놀랄 일은 1차 진상조사 위원으로 활동한 한 사람이 조직적인 부정투표에
관여했다는 사실이다. 이 처리가 어덯게 되는 것인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으로 본다.
* 참여계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제명 요구 기자회견 내용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보다 오로지 자신들의 주장만이 옳다고 강변하는 구태와 패권적인 모습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강기갑 대표와 함께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국민이 바라는 진정으로 혁신된 모습의 진보정치를 만들어가는 데 함께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이에 대한 신문의 보도
지난 7월 27일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 의총 당시 기권표를 행사해 부결시킨 김제남 의원은 "지난
의총에 대한 책임을 함께 느낀다"며 그동안 정파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당이 화합하는데 뜻
을 모을 것을 호소했지만 구 당권파는 오랜 패권과 구태의 답습으로 답을 내지 않아 국민에 실망을 보
였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는 자진사퇴를 하면 의원직이 상실되지만 제명의 형태로 당을 나갔기 때문에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어 분당이 가시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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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컨텐츠는 모르고 캐릭터로만 ........핵심은 언론이다.
아는 것이 전부인가?
누가 나의 두뇌를 조직하는가?
누가 나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누가 나의 미래를 오도하는가?
이미 분당한 통진당!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통진당 문제가 아니라도 이미 언론보도만 믿는 대중들의 우매함을 답답해했었습니다. 진실과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기엔 관심과 노력이라는 부담을 떠 안기 어려운 심리현상일 것입니다. 즉 모두 자기 편의주의의 판단을 하기 때문이란 말이지요. 그 결과는 진실 왜곡에 의한 피해를 본 당사자의 억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 구당권파에 속한 이들의 억울함을 짐작할만합니다. 그러나 이들도 자기와 직접 관련없는 다른 분야의 이슈에 대해선 지금의 대중처럼 똑같이 관심없거나 언론보도 중심으로만 판단하는 것 같아 아이러니 합니다.
무엇이 진실일까? 무엇이 진리일까? 무엇이 우리를 나를 행복해 할까? 나는 정말로 행복하고 싶습니다. 나의 열정과 헌신이 헛되고 싶지 않습니다. 안 그러세요? 작가님...이게 뭡니까? 책을 읽는다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것을 이번에 느꼈습니다.